돌아 댕기기

서울 성곽길 걷기 (흥인지문에서 사직공원까지)

bearyang 2012. 12. 20. 19:41

 

 

(2012년 12월 15일 흥인지문에서 사직공원까지 서울성곽길 걷기)

 

토요일 오후 5시에 인사동에서 송년회가 약속되어 있었다.

산에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하고,

그렇다고 이번주 산행을 포기하자니 아쉽고 해서

고민하다 전부터 한번 가보려했던 서울 성곽실 걷기를 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서울 성곽길을 걸으면 시간 맞춰 약속장소인 인사동에 갈수도 있고

비록 낮기는 하지만 북악산과 인왕산도 오를 수 있어

산행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처음에는 한성대입구역 혜화문에서 시작하려다

코스가 너무 짧은 감이 있어 흥인지문(동대문)에서 출발하기로 하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오늘의 걷기, 등산 코스는 서울 성곽을 따라 4개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 낙산공원구간 (2.3km) : 흥인지문(동대문) → 낙산공원 → 혜화문

* 성곽소실구간 (1.5km) : 혜화문 → 서울과학고 (일반도로 구간)

* 북악산구간    (4.7km) : 와룡공원 → 말바위안내소 → 숙정문 → 청운대(293m) → 북악산정상(342m) → 창의문(자하문)

* 인왕산구간    (3.1km) : 윤동주시인의 언덕 → 기차바위 → 인왕산정상(338m) → 사직공원

 

위 Tranggle Map에서 보듯이 11.9km, 4시간 53분이 소요되었다.

 

오늘 걷기로 서울 성곽길의 북쪽 반은 모두 걸어본 셈이다.

아래 지도를 보면 남쪽 성곽길은 소실된 구간이 많아 흥미가 조금 떨어질지는 모르겠으나

남산 구간은 재미있을 것 같다.

언젠가는 시간을 내어 남쪽 반도 마저 걸어봐야 겠다.

 

한양도성 관광안내지도

http://tour.jongno.go.kr/Tour.do?menuId=110429&menuNo=110429

 

 

 

오늘 코스의 고도를 기록한 그래프다.

첫번째 봉우리가 낙산공원, 두번째가 북악산, 세번째가 인왕산이다.

 

 

 

흥인지문 북쪽 건널목을 건너오면 보이는 곳이 오늘 코스의 출발 점이다.

가운데 보이는 회색건물(서울디자인지원센터) 뒷쪽으로 낙산성곽길이 연결되어 있다.

비교적 찾기가 쉽고 여기까지만 오면 길이 계속 연결되어 있어 무난하게 걸을 수 있다.

 

 

 

왼편이 서울디자인지원센터 오른편에 성곽이 자리 잡고 있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으나 자태가 빼어나다.

파란 하늘과 어울린다.

 

 

 

주택가를 성벽이 가로 지르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성벽 바깥에 있는 건물은 대체로 깨끗해 보이는데

성벽 안쪽에 있는 주택들은 매우 허름한 오래된 건물들이다.

아주 오래된 산동네 같은 느낌인데 문화재때문에 개발제한에 묶인건지도 모르겠다.

 

 

 

가운데 멀리 보이는 산이 인왕산으로 생각된다.

오늘 계획이 저 산까지 올랐다 내려오는 것인데 여기서 보니 꽤나 멀어 보인다.

 

 

 

낙산공원이다.

여기서부터 성곽 바깥쪽 길을 걸었는데,

안쪽으로 연결된 계단이 하나 있었지만 지나쳤더니

길이 끝날 때까지 안쪽으로 들어가는 문이 없었다.

덕분에 안쪽에 공원이 있는 건지 어쩐지 보질 못했다.

어쨌든 성곽 바깥쪽은 이렇게 우레탄이 깔린 길로 잘 정비되어 있었다.

 

 

 

성곽 안쪽에 나무들이 있는 걸 보니 뭔가 있을텐데...

들어가는 문이 없다. 그냥 통과...

 

 

 

성곽길 끝나는 지점에 도달하니 도로 건너편에 혜화문이 보였다.

성문이 저렇게 높은 곳에 위치 한걸 보면 산 중턱을 상당히 많이 깍아내고

가로지르는 도로를 개설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도로를 건너는 건널목이 위 사진처럼 혜화문을 마주 봤을때 왼편으로 한참(300m 정도?)을 가야 있었다.

혜화문을 보려면 다시 뒤로 돌아와 급경사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음 귀찮다. 그래서 패스...

 

여기서부터 서울과학고등학교까지가 성곽이 소실된 구간이다.

혜화문로터리에서 혜화초등학교 방면으로 걸으면 학교 조금 지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이 보인다.

이 건물의 오른쪽 길로 직진하면 서울과학고에서 시작되는 성곽길을 찾을 수 있다.

나는... 생활관의 왼쪽으로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발품 좀 팔았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직 허기지지는 않지만 북악산코스 등반 시작하기 전에 뭐라도 먹어둬야 할 것 같아서

코스를 시작하는 길 건너편에 위치한 마전터란 음식점에 갔다.

주로 북악산에서 하산한 단체 등산객들이 많이 오는 나름 이름 있는 음식점 인 것 같다.

 

나야 국밥에 막걸리 한사발하고 금방 일어났다. (쓰고 나니 어째 머슴이 점심 먹는 삘 나네. 쩝)

저녁 약속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마음이 급해져 뜨거운 국밥에 입천장이 훌러덩 다 까졌다... 이런...ㅈㅈ

 

 

 

왼편이 서울과학고등학교 담장이다.

끊어진 성곽길이 다시 시작되는 지점이다.

 

 

 

성곽을 따라 조용하고 한적한 공원이 연결되어 있다.

 

 

 

와룡공원.

그냥 걷는 그런 공원이다.

 

 

 

좀 가다 보면 흙길도 나온다.

 

 

 

성북동 방면을 찍은 사진이다.

서울시가 선정한 우수 조망 명소라고 쓰여진 표지판 옆에서 찍었는데 조망이 그리 우수해 보이진 않는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사진기술 때문인지...

 

 

 

이런 성곽길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말바위 안내소가 나온다.

북악산을 오르려면 여기에서 탐방신청서를 작성하여 신분증과 함께 제시 하여야 한다.

신분 확인이 되면 목에 거는 패찰을 주는데 이 구간을 다 통과 할 때까지 눈에 보이게 걸고 있어야 한다.

 

지나는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는데 사진 찍는 방향과 패찰 패용여부에 대해 간섭한다.

보안이 중요한 곳이긴 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통제하는게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숙정문이다.

서울성곽의 사대문 중에 북문에 해당 되는데

궁의 뒷편에 있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상징적인 의미였다고 한다.

 

 

 

나무 사이로 멀리 남산과 타워가 보인다.

사진 찍는 지점이 거의 북쪽 끝이고 남산이 서울 성곽의 남쪽 끝이니 서울 도성의 규모가 대략 짐작이 된다.

결코 작지 않은 규모란 생각이 든다.

 

 

 

작은 봉우리에 청운대란 표지석을 설치해 놓았다.

저 靑자를 청와대에서 따오지 않았나 싶다.

 

 

 

점점 날이 흐려진다.

왼쪽의 남산과 오른쪽의 인왕산 사이의 조망이다.

날이 흐려져 시야가 불량하다.

 

 

 

이글을 쓰면서야 저 한자가 북악산이 아니라 백악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상해서 찾아봤더니 북악산과 백악산을 혼용해서 쓰고 있었다.

 

 

 

북악산 코스의 마지막인 창의문이다.

창의문 바로 위에 있는 창의문안내소에서 패찰을 반납하고 내려오면 된다.

 

 

 

창의문에서 조금 걸어나오면 위 사진의 길이 나오는데

고가도로 밑에 멀리 보이는 계단으로 오르면 인왕산코스로 접어 들 수 있다.

길을 건너려 하는데 택시가 내 앞에 서더니 자하문이 어딘지 물어 보았다.

난... 모르겠다고 했다. 모르니까...

나중에 보니 창의문의 다른 이름(별칭)이 자하문이었다.

근처 계곡의 이름을 따 자하문이라 하였다는데 난 금방 지나온 곳을 모른다고 시치미를 뗀 셈이다.

 

 

 

창의문 건너편 인왕산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한컷 찍엇다.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다.

서시가 쓰여진 큰 시비도 세워져 있고...

윤동주시인이 머무르던 곳이 근처였을까?

 

 

 

오늘 성곽 좀 질리게 본다.

성곽의 기단은 옛것도 있고 새로 복원한 것도 있지만 성곽의 상층부는

거의 다 복원한 것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위, 아래가 현저히 차이 난다.

 

 

 

기차바위다.

왜 기차바위 인지 알 수 없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갈 수 있는 길이 있어 가봤을텐데 오늘은 웬만하면 패스다.

 

인왕산을 타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까지 1km라는 표지를 보았다.

높이가 338m 인데 오르는 코스는 1km 밖에 되지 않아 경사가 매우 급한 편이다.

짧은 대신 압축적인 등산을 할 수 있는 코스다.

 

 

 

 

인왕산 정상이다.

표지석 대신 오른쪽에 보이는 큰 바위가 있다.

저 바위 위가 정상이다.

당연히 올라가 봤다. ㅋㅋ

그 바위위에서 오늘 지나온 코스를 조망한 사진이 아래에 있다.

 

 

 

사진 중간쯤의 나지막한 야산에서 시작하여 왼쪽의 능성을 따라 올랐다 내려와

북악산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른 후 다시 인왕산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코스가 보인다.

 

보면 볼수록 무학대사가 기가 막힌 곳에 도읍을 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왕산을 하산하다 뒤돌아 본 풍경이다.

서서히 해가 떨어지고 있다.

 

 

 

산을 내려오면 사직공원과 마주친다.

겨울 공원이 스산하다.

 

오늘은 이렇게 걷기와 등산이 마무리되었다.

 

눈내린 겨울산을 등산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역사를 가진 성곽길을 걷는 것에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성곽길의 남은 남쪽 반은 봄이 와야 걸을 마음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