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위례길 덕풍골에서 시작해 위례둘레길 걷기
(2013년 2월 16일 위례둘레길 덕풍공원에서 출발해서 걷기)
▲ 버스를 기다리다 영파여고의 메타세콰이어를 사진기에 담았다. 이렇게 키가 컸었나? 새삼스럽다.
하늘이 맑아 걷기 좋은 날이다.
하남시청 홈페이지에서 얻은 하남위례길 지도를 보고
이번에는 작년 여름 선법사에서 시작해서 걸었던 둘레길의 맞은편에서 걸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들머리인 말바위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포탈사이트의 위성지도까지 살피며 짐작해보고
집에서 가는 교통편도 검색해 보고,
코스 중간에 있는 이성산성엔 뭐가 있는지도 미리 알아 보았다.
가장 큰 문제는 지도에 파란색으로 동그랗게 칠해 놓은
덕풍골 또는 말바위를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였다.
다행히 포탈사이트 지도를 보고 미리 연습한대로 접근했는데 헤메지는 않았다.
혹시 여기서부터 걷기를 시작하고 싶으신 분이 있으면
버스를 타고 하남 구시가지에 있는 하남우체국 정류장에서 하차 한 후
덕풍공원을 찾아 오면 된다. (덕풍초등학교나 하남자이아파트 방향)
동산어린이집 옆 덕풍공원입구에 도착하면 계단을 오른 후 오른쪽 방향으로 계속 걷다 보면
말머리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나도 저기를 어떻게 찾아가지 하며 난감해 했는데 나름 정보를 검색하고
실행해 보니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다.
총 소요시간 4시간 47분, 11km를 걸었다.
등산코스 : 덕풍공원 → 말바위 → 사리고개(서울외곽순환도로) → 거북바위 → 이성산성 → 춘궁동
→ 향여고개(서하남로) → 광암동 → 큰바위얼굴 → 덜미재 → 어미새와 아기새바위
→ 금암산 → 참샘골 → 널문이고개 → 연주봉옹성 → 우익문 → 성골마을
등산코스를 보면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하남시에서 길을 조성하면서 아주 친절하게 곳곳마다 여기가 어디라는 안내판을 설치해 놓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말바위에 들어선 이후엔 길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전체 코스는 무난한 편이다.
두번의 도로를 건너는 구간을 제외하고는 긴 거리에 걸쳐 조금씩 고도가 높아지는 형태라서
크게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코스라고 생각된다.
덕풍공원 계단을 오른 후 오른쪽(하남자이아파트 방면)으로 5분여 정도 길을 따라 가면
둘레길의 첫 표지판이 나온다.
다시 5분정도 걷다보면 "말바위"가 나온다.
특별한 특징이 있는 바위는 아닌듯하고 이 바위 위쪽에 동네 주민들이 나무들을 기부해서
가꾸어 놓은 "말바위 꽃동산"이 있다.
이동네 매우 가족적이다.
이 길을 걷다보면 선사시대 유적에 대해 설명하는 표지판이 여럿 눈에 띈다.
풍납동, 암사동, 덕풍동 등 한강유역의 이 지역들이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나 보다.
주민들이 운동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요즘 어딜 가도 이런 곳이 흔하다.
다만 이용하는 사람만 이용 한다.
서울 외곽순환도로가 길을 막아선다.
중부고속도로와 판교방향의 순환도로가 갈라지기 직전인 지점이다.
계속 전진하려면 눈쌓인 건너편 산으로 도로를 횡단해야 한다.
날아서?
아니면 차를 요리조리 피해 도로를 건너서?
아니 안전한 길로 내려와 굴다리 통해 건넌다.
너무 썰렁한 농담이었나~
굴다리를 건넌 후 사진 좌측 길건너 공장 앞 계단에서 다시 산을 오르면 된다.
나 엄청 친절하다...ㅋㅋ
사실은 내가 위성지도를 보면서 걷는 길이 도로때문에 끊겨 있어서
건너는 방법을 검색해 봤지만 쓸만한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나라도 좀 자세히 써서 정보를 제공하고 싶을 뿐이다.
다시 산으로 오르는 지점이 "사리고개"라고 한다.
사리고개 설명문에 나오는 석불이 이 계단 중간쯤에 보이는 허름한 가건물 속에 모셔져 있다.
석불의 몸체는 시멘트로 발라져 있고 어깨까지만 그 원형이 남아 있다.
주위에 촛불도 켜져 있는 걸로 봐서는 누군가 여기를 관리하고 있나 보다.
물박달나무다.
"자작나무과로 나무줄기에 네모난 하얀 종이를 덧붙인 듯한 별난 모습을 하고 있다." 라고 표지판이 알려주었다.
자작나무와는 외피 모양이 사뭇 다르다.
생강나무에 새순이 맺혀있다.
3월에 노란색 꽃이 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저 봉우리가 새순이 아니라 꽃봉우리 인지도 모르겠다.
이 나무는 가을에 노랗게 낙엽이 지면 예쁘던데 꽃은 어떤지 보질 못했다.
위례길 중간중간에 둘레길 표식을 달아 놓았다.
나무를 안다치게 하려고 했는지 스프링으로 메달아 놓았다.
꽤나 세심한 배려를 한 것 같다.
거북바위라고 한다.
어린아이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작년에 걸었던 건너편 위례둘레길도 마찬가지였지만
내가 가본 둘레길 중에서 이렇게 보이는 바위마다 이름을 달아 놓고
보이는 골짜기마다 옛이름과 유래를 설명해 놓고
꽤 많은 종류의 나무들 앞에 이름과 특징을 설명한 표지판을 설치해 놓은 곳은 없었다.
물론 조그마한 바위에 별로 닮아 보이지 않은 이름을 붙여 놓은 것을 보고 실소를 터트리기도 하지만
걷는 이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이런 노력을 아낌없이 바친 하남시 담당공무원께 경의를 표한다.
이성산성에 도착했다.
하지만 표지판에 보이는 성터는 눈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이성산성에서 검단산 방향을 바라보고 찍은 전경이다.
가운데 짙게 보이는 산등성이가 선법사, 객산을 통해 남한산성에 가는 또다른 위례둘레길 코스다.
맨 왼쪽부터 예봉산, 운악산, 검단산, 객산 순이다.
이성산성은 삼국시대 유적이라고 하는데
검색해 보니 정확히 어느 나라의 유적인지를 확정 짓지 못하는 것 같다.
과거 건물이 있었던 장소의 추춧돌을 발굴 해 놓았다.
저수지도 발굴해 놓았고...
난 역사탐방이 목적이 아니므로 또 부지런히 길을 걷는다.
리기다소나무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고 우리나라에는 1907년에 들어와 황폐한 산지를 복구하기 위하여
전국적으로 심어졌다고 한다.
이상하게도 이렇게 키가 쭉쭉자라는 나무는 거의 다 외국산이다.
참고로 소나무는 잎이 두개씩, 리기다소나무는 세개씩, 잣나무는 다섯개씩 모여 난다고 한다.
이성산 정상이다.
209m의 나즈막한 야산이지만 남한산성에서 금암산을 따라 이어진 줄기에 속하는 산이다.
전설에 의하면 백제의 왕자 두사람이 이 산에 거주하였다 하여 이성산이라 칭하였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곰양의 관찰에 의하면 지금은 이성산 정상에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감시인이 상주 한다...
이성산성을 검색해 보면 백제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발굴된 적이 없어 신라나 고구려의 성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이성산이나 춘궁동 등의 지명은 모두 백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쓰여 있다.
아직 뭔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것 같다.
두번째 도로를 가로질러야 하는 지점이다.
이번에는 다행히 도로 위로 길이 나있다.
이 길은 서하남 IC에서 하남으로 넘어가는 서하남로인데
나는 차로 이 길을 많이 넘어 다니면서 대체 여기에 웬 굴이 있지 하며 의아해 했는데
오늘에야 굴의 정체를 알았다.
그런데 단순히 둘레길을 이으려고 이렇게나 큰 공사를 했을까 싶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으려나...
도로로 끊긴 등산로를 이어 놓은 지점이 향여고개라고 한다.
이 고개를 넘어가면 오리고기집, 보리밥집 등 음식점들이 많은데...
고인돌이 많아서 넓을광, 바위암 자를 써서 광암동이 되었다네... 말 된다.
표지판 오른쪽으로 돌을 쌓아 놓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 고분이다.
대체 저런걸 어떻게 알아 발굴 했을까?
사진상으로는 구분이 잘 가지 않지만 왼쪽의 나무 줄기가 산벚나무이고 오르쪽이 신갈나무이다.
아랫 부분으로 내려가면 거의 하나의 뿌리에서 줄기가 뻗어 나온 것처럼 보인다.
이것도 연리지의 일종인가...
봄에 한쪽 나무에선 벚꽃이 피고 한쪽 나무는 새순만 올라오면서 아주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줄 것 같다.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큰바위얼굴... 내 얼굴을 얘기하는 거냐?
역시 상상력이 필요하다.
으음... 대체 어디에 바위가 많다는 거지.
금암산 정상..
그 많다는 바위 중 하나에 서서 건너편 위례둘레길을 찍었다.
▲ 이젠 그 많은 지명과 설명에 좀 지친다... ▼
앞에 가는 분홍색 모자를 쓴 아주머니와 가는 경로가 겹쳐
하산이 끝날 때까지 내가 저분 꽁무니를 쫓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런데 이 양반 아이젠도 없이 미끄러지지도 않고 빠른 속도로 하산 하는 걸 보고
무슨 메이커인지 모르지만 저 등산화를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아이젠 없으면 엉덩방아의 대마왕인데...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 연주봉 옹성(465m)에 다다랐다.
시간이 있으면 옹성의 봉화대에 올라 주변 경치를 감상했으면 좋으련만
마눌님의 내 친구들 가족모임에 늦겠다는 재촉 메시지에 마음이 급해졌다.
경치 구경은 다음으로 미루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놀라운 등산화를 착용한 그 아주머니가
내 앞 일행들 틈에 끼여 다섯번째로 걷고 있다.
질 수 없다... 쫓아가자!
서문에 도착하기 직전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는데 거기서 찍은
거여, 마천 방면을 조망한 사진이다.
서문(우익문)이다.
항상 북쪽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
왜 여기가 오른쪽 날개문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왕이 기거하는 궁궐이나 행궁이 항상 남쪽을 바라보고 지어지기 때문에
왕의 기준으로 보았을때는 서문이 오른쪽이라서 우익문이라고 한다.
오늘날 정치계의 보수 우익들이 출몰하는 그런 문은 더더군다나 아니고...
우익문에서 등산코스가 끝나는 지점까지는 1.3km로 비교적 짧다.
기적의 등산화를 신은 그 아주머니 저 앞에 간다.
잘 찾으면 보인다.
열심히 따라 가야지...
코스가 길고 비교적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지 않아
등산 보다는 트래킹이란 단어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날이 길어지면 덕풍골에서 출발해서
남한산성을 돌아 향교말마을로 "U"자 형으로 한바퀴 돌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종주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