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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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꽃 -

 

(붓꽃, 각시붓꽃, 금붓꽃)

 


붓꽃은 피지 않은 꽃봉우리가 먹물을 뭍인 붓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내 머리속에 붓꽃은 연못가에 피는 꽃이라고 각인되어 있는데

백과사전에는 산기슭 건조한 곳에서 자란다고 되어 있다.

하긴 최근에 붓꽃을 본 곳이 누군가의 무덤가 건조한 곳이긴 하다.

 

그래서 좀더 알아보니 내가 생각한 꽃은 습지에서 자라는 부채붓꽃이나 꽃창포였다.

붓꽃, 부채붓꽃, 꽃창포 각각의 특징들을 살펴보니 대략은 알겠는데

막상 구분하라고 하면 머뭇거릴 것 같다.

뭐든지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어려워 진다.

 

붓꽃은 6장의 꽃잎 중 바깥꽃잎(외화피) 3장은 누워 있고

안쪽꽃잎(내화피) 3장은 곧게 서 있는게 특징이다.

또한 외화피 안쪽에 호피무늬가 선명하게 나있다.

 

붓꽃의 영문명이 아이리스(Iris)인데 엄밀히 말하면

아이리스는 붓꽃과 식물의 속명(屬名)이다.

따라서 붓꽃과 비슷하긴 한데 외래종이나 개량종이서

이름을 부르기 애매할 때 아이리스라고 부르는 것이 무난하다고 한다.

 

각시붓꽃은 산속에서 자라며 키가 30cm 정도로 상대적으로 작다.

꽃도 붓꽃에 비해 무늬가 덜 화려하고 색도 옅다.

정말 수줍은 각시가 떠올려지는 꽃이다.

금붓꽃은 노란 각시붓꽃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붓꽃은 꽃의 강렬함과 화려함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는 꽃이지만,

산속에 숨어사는 각시붓꽃은 수수하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는 꽃이란 생각이 든다.

 


  각시붓꽃을 위한 연가 (복효근)


  각시가 따라 나설까 봐
  오늘 산행 길은 험할 텐데, 둘러대고는
  서둘러 김밥 사 들고 봄 산길 나섰습니다.
  허리 낭창한 젊은 여자와 이 산길 걸어도 좋겠다 생각하며
  그리 가파르지도 않은 산길 오르는데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산비알에
  저기 저기 각시붓꽃 피어 있습니다.
  키가 작아서 허리가 어디 붙었나 가늠도 되지 않고
  화장술도 서툴러서 촌스러운 때깔이며
  장벽수정을 한대나 어쩐대나 암술 수술이 꽁꽁 감추어져
  요염한 자태라곤 씻고 봐야 어디에도 없어서
  벌 나비 하나 찾아주지 않는 꽃
  세상에나, 우리 각시 여기까지 따라 나섰습니다.
  세상에 내가 최고로 잘 난 줄 아는 모양입니다.
  이 산길까지 남정네 감시하러
  앵돌아진 입술 쭈뼛 거리며 마른 풀섶에 숨어 있습니다.
  각시붓꽃 앞에 서니 내 속생각 들킬까 봐
  아무도 없는 숲길에마저 괜스레 조신합니다.
  두렵게도 이쁜 꽃입니다.
  새삼 내가 스무 살처럼 깨끗합니다.

 

 

남자가 혼자 산에 가는건 각시붓꽃 만나러 가는 겁니다.
시인이 하신 말씀이니 믿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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