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장풀

|

- 닭의장풀 - 
 
누구나 봤을 법한 꽃.
풀밭, 냇가, 밭둑... 습하고 약간 그늘진 곳에서 흔하게 보이는 꽃.
짙은 녹색의 풀밭에서 아주 조그맣지만 짙은 청색을 띠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 꽃.
닭의장풀이다. 
 
닭장 주변에서도 잘 자란다고 해서 닭의장풀,

닭의 벼슬을 닮았대서 달개비로 불리며

영문명 dayflower는 아침에 꽃이 피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 시든다는 의미라고 한다. 
 
꽃은 7∼8월에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줄기 끝의 포에 싸여 달린다.

포는 하트가 접힌 모양인데 가느다란 털이 나있다. 
 
꽃잎은 부채처럼 펼쳐진 짙은 청색 잎이 2장, 아래쪽에 흰색 꽃잎이 한장 있다.

수술은 진짜 꽃가루를 달고 있는 2~3개의 기다란 수술과,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노란 가짜 수술 3개가 있다.

꽃 안쪽에 암술이 하나 있는데 수정이 안되면

기다란 진짜 수술이 동그랗게 말리며 자가수정을 한다고 한다.

유혹용 수술뿐 아니라 곤충에 의한 수정에 실패하면

자가수정까지 감행하며 자손을 후대에 전하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잎은 대나무 잎과 닮았는데 당나라 시인 두보는 '꽃이 피는 대나무'라 칭하고

수반에 꽂아 두고 감상했다고 한다.

또한 꽃이 질 때 시들어 떨어지지 않고 꽃이 핀 자리에서 녹아 내리린다고 하니

시인 두보가 좋아 했다는 사실이 헛말은 아닌듯 하다. 
 
난 산에 다니며 닭의장풀은 너무 흔하게 접해 사진 찍는 데에도 인색했는데

알고 보니 그렇게 신통치 않은 대우를 받을 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잎이나 꽃은 나물이나 샐러드, 꽃차 등으로 식용 할 수 있고,

과거에는 꽃즙을 내 비단을 염색하는데 썼다고도 한다.  

활용처도 다양한 풀꽃이다.  
 
내가 본 닭의장풀은 짙은 청색과 연한 보라빛 꽃잎을 가진 녀석들인데

드물게 흰색 꽃을 가진 종류도 있다고 한다.

내년 7~8월에는 정갈한 흰색 꽃을 피워내는 달개비가 어디 있나 하며 두리번 거릴 것 같다. 
 

 

달개비꽃(김영천) 
 
자꾸만 밀려나가는 바다더러
안된다고, 안된다고,
제 몸 데구르르 구르며,
온 몸으로 치받으며,
자갈거리는 돌멩이들

그렇게 떠나보낸 세월이나,
열혈 들끓던 젊음이나,
사랑 따윈 다 헛되더라고,
송림은 아직도 푸르게 서서
갯바람이나 조금씩 흔들어보는 것이지만
오메, 저 깜깜한 숲 속으로는
새파랗게 맺히는 눈물들은 무슨 이유인가?

저리 순결한 몸짓을 보라
우리의 삶은 시정의 그 것들처럼 더욱 진부해도
끝끝내 젊음을 유지하려는 게지

와그르르 밀려와 깨지는
파도처럼
그 어떤 진실보다도 더 진한 빛깔로
한 마디 말도 되지 못할 중얼거림으로
비로소 터치는 입술.    
 
 
달개비꽃(김영천) 
 
달개비꽃 시퍼런 가슴
예송리 깻돌밭
그 명주바다
파아란 심연이었구나 
 
오호라,
수도없이 피어나던 꽃들이
저렇듯 바람이 되어 일어나거나
우우, 파도로 무너지기도 하는구나 
 
나는 그 중에 같이 푸르거나 흔들리지 못하는 무심이어서
이 난데없는 외로움만 깊어지느니 
 
뚝, 꺽어 향을 맡으면
그대는 어느새 파아랗게 넘치는
그리움이어라 
 
 
같은 시인의 두가지 '시' 어느 편이 더 와 닿나요?
저는 아래 시에 한표. 

 

 


 

풀밭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외떡잎식물강 > 닭의장풀목 > 닭의장풀과
꽃말 : 순간의 즐거움 
 
드디어 목표의 4/1 지점이 지났네요.
산에 가는 횟수가 주는 대신 뱃살이 산이되고
찍어 놓은 사진 자료는 고갈되고 갈길은 멀어 보이네요...ㅉㅉ

 

 

 

 

 

 

 

 

 

 

 

 

 

 

 

 

 

 

 

 

 

'야생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부추  (2) 2014.10.27
박주가리  (2) 2014.10.20
물봉선  (4) 2014.09.17
자주조희풀  (4) 2014.09.05
무릇  (7) 2014.08.26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