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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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부추 - 
 

이 맘때면 산 곳곳에서 불꽃놀이를 펼치고 있는 산부추 꽃을 발견 할 수 있다.
가느다란 꽃대 끝에서 자주빛 꽃이 구형으로 피어난 모습이 막대폭죽(스파클러)을 연상시킨다. 
 
산부추는 사찰에서도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 다양한 식재료로 활용하는 부추와 같이 백합과에 속한다.

산부추를 검색해 보면 꽃보다는 먹는데에 더 관심이 쏠려 있는듯 하다.

부추보다 맛과 향이 진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우리가 식재료로 활용하는 파, 마늘, 양파도 모두 백합과에 속하고 꽃이 피는 모양도 구형으로 비슷하다.

산부추와 부추까지 포함해서 얘들 모두 이웃사촌들이다.

그런데 기품있어 보이는 하얀 백합과 식용으로 쓰이는 파나 부추가 같은 과로 분류되는게 신기해서 조금 더 찾아 보았다. 
 
원예용으로 재배하는 백합은 백합과 나리속(屬 Lilium)으로 분류 되는데

참나리, 하늘나리, 땅나리 등 척 보면 백합과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꽃들이 속해 있다.
반면 파, 마늘, 양파, 부추 등은 같은 백합과 이지만  파속(屬 Allium)으로 분류 되어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학자들이 이렇게 분류했겠지만 문외한이 봐도 엊비슷한 종류끼리 묶어 놓을 걸 알 수 있다. 
 
내친 김에 백합과의 특징을 알아 보았지만 대체 뭔소리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포기가 빠르면 마음은 편하다.) 
 
다시 꽃 얘기로 돌아 가서 산부추는 8월에서 11월까지 붉은자주색으로 꽃이 핀다.

속이 빈 긴 꽃자루 끝에서 난 여러개의 작은꽃자루에 달려 산형으로 꽃이 피는데

백합과 꽃의 특징대로 수술은 6개, 암술은 1개다.

활짝 개화된 꽃을 찍지 못해 직접 세어 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반면 부추는 7~8월에 순백의 하얀 꽃을 피워낸다.

무갑산 하산길에 밭둑에서 피어난 하얀꽃을 발견하고 이게 무슨 꽃일까 궁금해 하던 생각이 난다.

어려서부터 도시생활을 한 덕분에 농작물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본적이 없어 새로운 야생화를 만난 줄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좀 부끄럽다... 
 
산부추와 부추는 피워내는 꽃의 색과 모양이 다르지만 꽃이 달리는 형태는 비슷하다.

하지만 나름 화려한 산부추꽃과 정갈한 느낌을 주는 부추꽃은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하다.

형제라서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성격까지 똑같진 않은 것처럼... 


 
 
산부추(김승기) 
 
또 한해를 살아냈다 
 
봄가뭄
쩍쩍 갈라지는 엉그름의 마음바닥
황사바람이 창문을 흔들어대고
먼지 쌓이는 문틈 사이로
주름만 깊게 패였다 
 
장마
오락가락하는 빗발 그치는가 싶더니
다시 무겁게 내려앉는 물안개
햇빛 한 줄기 들지 않았다 
 
타는 여름
바람 한 점 없는 갈증의 자갈밭에서
저리는 팔다리로 허리 세우며
흠뻑 땀에 젖어야 했다 
 
다시 건들장마
장대비에 태풍 불어
젖은 마음벽 금이 가고
줄줄 비가 새더니
마침내 홍수에 잠겼다 
 
발버둥치며 치며
겨우 목숨만 부지한 가을
온몸 가득
탱탱하게 부풀어 오른 멍자국 달리고
손바닥에는 자글자글 잔금만 늘어나 있었다 
 
그렇게 자줏빛으로 피우는 꽃송이
무엇을 위한 자축인가 
 
공중에서 팍 터져버리고 사그라지는
한 순간의 불꽃놀이
이제 어떤 꿈으로 동면에 들어야 하나 
 
겨울이 눈앞에 와 있다 
 

 


 

전국 각지의 산기슭이나 들판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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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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