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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17 물봉선 4

물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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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봉선 - 
 


봉선화(봉숭아)는 어려서부터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온 꽃이라

당연히 우리나라 꽃으로 생각해 왔는데 찾아 봤더니

인도,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었다.

반면 물가에서 자라는 봉선화란 뜻에서 이름 붙여진 물봉선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동북부가 원산지라고 한다.

지금까지 봉선화를 자세히 살펴 본 적이 없는데

물봉선을 검색하면서 같이 찾아 봤더니 정말 꽃모양이 많이 닮아 있었다.

물봉선의 빛깔과 꽃모양이 상당히 독특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설마 그 흔하디 흔한 봉숭아와 닮았으랴 싶었는데... 
 
머리 속에 비석의 문구처럼 강고히 새겨져 있는 고.정.관.념.을 넘어

유연한 사고체계를 가진다는건 어쩌면 희망사항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봉선화의 한자가 봉황새 봉(鳳), 신선 선(仙) 字 인데, 신선이 타고 다녔다는

봉황새와 닮아서 봉선화가 되지 않았나 하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물봉선은 '신선이 타는 봉황새를 닮은 물가에 사는 꽃'쯤 되려나... 
 
물봉선은 8~9월에 꽃이 피는데 어쩌다 한 두 송이만 눈에 띄다

남양주 다산길4코스를 따라 걷다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물봉선 군락과 만나게 되었다.

아니 이렇게나 흔한 꽃이었나 싶을 정도다.

귀한 야생화는 여러 사람이 찾으면 훼손될까봐 자생지를 알려 주지 않는게 불문율이라지만

이 곳의 물봉선은  너무 흔해 그런 염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진한 자주색의 물봉선, 노랑물봉선, 흰물봉선, 미색물봉선 등의 종류가 있다는데

나는 그동안 물봉선과 노랑물봉선만 마주 할 수 있었다.
내가 본 두 종류를 비교해 보면 꽃모양은 유사하지만

물봉선은 꽃을 달고 있는 가지인 꽃대가 짧고 비교적 두꺼우며

꿀주머니가 동물의 꼬리처럼 안쪽으로 말려있는 모습이 선명하다.

이에 비해 노랑물봉선은 꽃대가 상대적으로 길고 가늘어

마치 가는 철사에 종이꽃을 메달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이며

꿀주머니는 아래로 숙여져 있을 뿐 말려 있지는 않다.

비슷한듯 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한여름 뙤약볕과 아직은 무뎌지지 않은 초가을 햇볕아래서

붉디 붉은 꽃잎을 활짝 열고 아우성 치던 물봉선...

그렇게 또 한해의 여름은 지나가고 있다. 

 


물봉선 (권오범) 
 
외로움이 터전인 심심산천
태어나자마자 최대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야 하는 팔자기에
늘 허출한 깔때기가 되었다
꼬리마저 살짝 말아 내린 채
오매불망 미지의 사랑만 그리다 보니
홍 자줏빛으로 달아올라
열없이 건넌 성하의 강,
호시절 지나 처참하게 사그라진 꿈
가까스로 추슬러
부르르 떨리는 조막손만 남았는데
고추잠자리야 헤살부리지 마라
장맛비 유달리 지짐거려
외로움이 독이 되어 서린 몸
나를 건드리지 말아다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으니까 
 


 
미색물봉선 (김승기) 
 
본바탕은 하얀 색이었어
살다 보니, 살아가다 보니
물이 들더라구
물들지 않으려고 애 많이 썼어
처음으로 돌아가려고 안간힘도 써봤어
마음을 비우면 본바탕을 되찾을까
공부도 많이 했어
늙어가면서 너무 힘들어
몇 번이나 주저앉을 뻔 했는지 몰라
이만큼이라도 하얘지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몰라
오랜 고행이었어 
 
아직도 수행을 더 해야겠지
반드시 가야 하는 길
끝내 본바탕을 찾지는 못할지라도
지금의 빛깔은 그대로 간직할 거야
앞으로 내딛는 발길
힘들다고 여기서 멈추면
어떤 수행으로도 더는 지울 수 없는
진한 물이 들 거야 
 
외로운 산길
지금까지는 홀로 걸었지만,
이미 누군가 앞에서 걸어갔을 것이고
걸어가고 있을 것이고
뒤에서 누가 또 걸어올 것이니
걷다 보면
함께 만나 길동무 될 거야
행복한 산행이 될 거야 


 

 


 

산골짜기의 물가나 습지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한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무환자나무목 > 물봉선화과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touch me not) 
 
열매가 익으면 스스로 터뜨려 종자가 튀어 나와 붙여진 꽃말이다.
'봉선화연정'의 노랫말이 절로 떠오른다.
손대면 톡하고/터질 것만 같은 그대/봉선화라 부르리 ~~~♬
아아~ 진정 전엔 이런 의미가 있는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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