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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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위질빵 - 
 
야생화를 찍고 이름을 찾아 보면 바로 수긍이 갈 때도 있지만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드는 이름도 많다.

때로는 이름의 한자, 고유의 우리말, 이름의 유래까지 뒤져 보아야 제대로된 의미를 알 수 있다. 
 
사위질빵도 그런 경우다.

"질빵"이란 단어가 '짐 따위를 질 수 있도록 어떤 물건 따위에 연결한 줄'이라는 우리말인데 이번에 처음 들어 보았다.

멜빵은 알지만... 
 
장모가 처가 추수를 도와주는 사위 지게 짐이 무거울까봐

잘 끊어지는 사위질빵 덩굴로 지게 끈을 만들어 주었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역시 '사위사랑은 장모'다.

요즘이라면 명품 가방쯤은 선물해 주어야 '장모님 따봉!'을 외치겠지만... 
 
반면 할미질빵(할미질망)이라는 덩굴은 사위질빵보다 빠른 5~6월에 꽃이 피는데

이 덩굴은 사위질빵보다 훨씬 질기다.

할배가 할미 지게끈 튼튼하게 만들어 주려는 배려(?)라기 보다는

할미가 무거운 짐을 들게 하려는 고약한 심보에서 연유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이름 하나에서도 조상의 해학을 엿볼 수 있다.^^ 
 
아무튼 사위질빵은 7~8월에 흰색으로 꽃이 피는데

조금 떨어져서 보면 솜털이 뭉쳐 있는 것처럼 부스스한 모습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열십자 4조각의 꽃받침 위에 여러개의 암술과 수술이 수북하게 나있는데

이런 꽃들이 무리지어 있어 언뜻보면 솜털처럼 보이는 것이다. 
 
할미질빵의 꽃은 사위질빵과 비슷하지만 꽃받침은 5조각이고 3송이씩 모여 핀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흔히 볼 수는 없다고 한다.

나도 아직 보지 못해 내년 5~6월에는 찾아 나서 봐야겠다. 

 

 
 
사위질빵 (김승기) 
 
사위의 어깨 위에
무거운 짐 올리지 마세요
구부정한 등에 매달린
약하디약한 질빵끈 끊어질까 안타깝네요
아무리 여성상위 시대라 해도 그렇지요
늙고 병든 제 부모는 나 몰라라 외면하고
마누라 눈치 보며 처갓집만 위하는
이 세상의 남자들,
불쌍타는 생각은 안 드는가요
사위도 자식이라고,
백년손님으로 어렵게만 여기던 생각도
구시대의 잘못된 관념이겠지만요
다른 일꾼보다 짐을 적게 지우던
장인의 사랑이 옛말 되지 않았나요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을 한다지만,
지금도 사위 사랑은 장모라 하여
애지중지 귀한 대접 받는다지만,
너무 무거운 짐만 지우는 건 아닌가요
마누라 무서워 눈치 보며
이혼 당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화사한 꽃잎으로
진한 향기로
가린다고 깊은 그늘을 지울 수 있나요
제발 사위의 어께 위에
무거운 짐 올리지 마세요. 
 
※ 시인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산 50~1,000m 고지의 들판이나 밭 근처에 서식하는 낙엽 덩굴나무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꽃말 : 비웃음 (잘끊어지는 사위질빵으로 지게끈을 매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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