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40건

  1. 2020.03.02 올해도 어김없이...
  2. 2019.04.10 덤으로 데려온 풀꽃들
  3. 2019.04.10 깽깽이풀 1
  4. 2019.04.10 돌단풍
  5. 2019.04.10 동강할미꽃
  6. 2019.04.10 봄맞이 행사
  7. 2018.11.06 가을야생화 Ⅱ
  8. 2018.11.06 가을야생화 Ⅰ
  9. 2016.03.31 복수초(福壽草) 2
  10. 2015.04.27 얼레지 2
  11. 2015.04.21 광대나물 1
  12. 2014.12.02 용담(龍膽) 4
  13. 2014.11.19 산국 2
  14. 2014.10.27 산부추 2
  15. 2014.10.20 박주가리 2
  16. 2014.09.30 닭의장풀 2
  17. 2014.09.17 물봉선 4
  18. 2014.09.05 자주조희풀 4
  19. 2014.08.26 무릇 7
  20. 2014.08.21 사위질빵 4
  21. 2014.08.11 칡꽃
  22. 2014.08.05 짚신나물 1
  23. 2014.07.31 좁쌀풀
  24. 2014.07.17 원추리
  25. 2014.07.08 하늘말나리
  26. 2014.07.08 산꿩의다리
  27. 2014.07.03 야생화 영상
  28. 2014.07.03 엉겅퀴(가시나물)
  29. 2014.06.23 돌(돈)나물, 바위채송화, 땅채송화
  30. 2014.06.23 산수국

올해도 어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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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예봉산에는 너도바람꽃과 복수초가 피어났다.

 

세상은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풀죽은 모습이지만

꽃이야 절기되면 피어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나?

 

이 또한 지나가고 나면, 그래~ 그때 그랬지 하지 싶다.

 

매크로렌즈가 고장나고 고치는데 56만원 든다길래 포기했더니

갑자기 야생화 보러 가는 것도 귀찮아졌다.

하여튼 나란 인간의 간사람이란...

 

아주, 아주 오랫만에 

그래도 매년 의식처럼 지내왔던 복수초는 한번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당위에 밀려 예봉산 계곡에 갔다.

여전히 대포카메라로 무장한 취미 찍사분들이 많이 보였지만

과거와 다르게 핸드폰을 들이대시는 나이드신 어른도 꽤 보였다.

 

꽃 좋아 산 찾았는데 장비가 뭔 상관이겠나.

나도 매크로렌즈 심폐소생을 포기하고

예전에 쓰던 미러리스 삼성카메라 메고 갔는데 어찌나 가볍던지...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복수초
복수초
복수초

 

복수초
복수초
이끼 포자낭
이끼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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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데려온 풀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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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데려온 풀꽃들 
 
깽깽이풀 탐사 갔다가 덤으로 데려온 풀꽃들이다.
이리 깍두기로 취급 당할 꽃들은 아니지만 깽깽이풀에 밀려 "덤"이 되어 버렸다. 
 
황금산에서 솜나물, 깽깽이풀 자생지에서 산자고와 노루귀를 데려왔다. 
 
솜나물도 나물로 먹었다고 한다. 하긴 봄에 나는 웬만한 야생화 새순들은 다 나물로 먹었던 것 같다. 원추리, 얼레지, 어수리, 쑥부쟁이, 비비추, 돌나물 등등... 독성만 없다만 다 먹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솜나물 꽃은 워낙 작아 이것도 꽃으로 봐줘야 하나 싶지만 나름 뼈대(?)있는 가문 국화과라고 한다. 
 
산자고는 고향 순천에서 보고 서산에서 두번째로 만났다. 올 해 나와 인연이 닿나 보다. 하얀꽃 안의 노오란 수술도 예쁘지만 꽃잎 뒷면의 붉은 줄무늬가 돋보이는 녀석이다. 길고 가느다란 잎이 난초처럼 양 옆으로 뻗어 있어 뭔가 위엄이나 절개가 느껴지기도 한다. 
 
봄마다 많은 찍사들의 사랑을 받는 노루귀의 귀염포인트는 꽃줄기의 잔털이다. 꽃도 화려하고 예쁘지만 가느다란 줄기에 빽빽히 나있는 잔털을 보고 반하는 이가 많다. 꽃만 보고는 왜 이름이 노루귀인지 도저히 알 수 없지만 꽃이 진 뒤 나는 잎을 보면 작명의 이유를 짐작 할 수도 있다.

 

솜나물
솜나물
솜나물
솜나물
솜나물
산자고
산자고
산자고
산자고

 

누루귀. 이렇게 탐스럽게 띤 군락을 만나다니 운이 좋다.
누루귀
누루귀
누루귀
누루귀
예전에 찍어 놓은 노루귀잎. 진짜 노루귀와 닮았나? 보질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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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깽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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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부터 보고 싶던 꽃이기에 기회만 보고 있었는데 자생지를 알 길이 없었다. 야생화 찍기를 취미로 가진 사람 치고 자생지가 훼손될까봐 인터넷에 공개하는 사람은 없다.   
 
블로그를 이 잡듯 뒤져 겨우 건진 정보가 서산종합운동장 근처 야산이라는 것과 자생지 초입 사진 두장이 전부였다. 다들 "황금산-자생지-간월암" 코스를 따라 관광 겸 출사를 한다기에 나도 무작정 따라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황금산에 도착해 코끼리바위를 후다닥 찍고 서산종합운동장으로 직행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근처 식당에 들러 식사하면서 혹시나 해서 주인장에게 깽깽이풀 자생지를 물으니 "뭐? 땡땡이풀요?"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 먹고 살기 바쁜데 누가 풀꽃따위에 신경 쓸까 싶었다.   
 
아무튼 자생지를 찾았다!!! 결정적으로 자생지 초입사진과 같은 장소를 우연히 발견했다. 깽깽이풀 자생지가 남쪽 지방 여기저기서 발견됐다는 기사가 몇 건 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꽃은 아니어서 나름의 희열이 느꼈다. 생각보다는 꽃의 크기가 작고 아직 개화 절정기에 이르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개화기간이 유난히 짧아 개화시기를 맞추기 힘들다고 하니 이 정도의 만남에라도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깽깽이풀은 개미들이 씨에 붙어 있는 단 성분에 끌려 집으로 옮기다 보니 한발자국 정도의 거리를 두고 띠엄띠엄 피어나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설(썰)이 있다. 이름이야 어떻든 봄에 피어나는 여러 풀꽃 중 미모로 투표한다면 다섯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 하는 개인 생각이다. 
 
자생지에는 산자고와 노루귀도 흔했다. 어~~ 이리 흔한 꽃은 아닌데 싶었다. 야생화의 자생지는 산의 북사면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생 조건이 비슷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기도 그런 조건이 맞아 떨어 진 것 같다. 
 
두세시간 꽃구경을 한 뒤 밀물 때면 고립되는 간월암을 보러 갔다. 이곳이 단체관광 코스인지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버스로 북세통을 이루었다. 그 정도는 아닌듯 싶은데... 간월암의 의미는 근처 노점에서 사온 5천원어치 꼬시래기에서 찾아야 될 것 같다. 뜬금없지만 꼬시래기와 갈치속젖의 궁합은 일품이다.

 

코끼리바위. 코가 보인다...
산에 올라가 처음으로 발견한 깽깽이풀. 어찌나 반갑던지...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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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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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단풍 (2019.4.1)
 
동강할미꽃 보러 갔다가 덤으로 돌단풍도 보고 왔다.
희안하게도 돌단풍도 동강할미꽃처럼 절벽 바위틈에서만 자리 잡고 있었다.
보통은 습한 계곡에서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절벽 바위틈 한줌 흙의 수분에 의지해 자생하고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이날 날씨가 불순했던 관계로 돌단풍도 대부분 활짝 개화한 상태는 아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리 많은 개체가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다니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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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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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미꽃 (2019.4.1)
 
며칠 전 오마이뉴스 "동강댐 건설을 막은 장한 꽃"(http://omn.kr/1i1m9) 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몇년 전부터 벼러왔던 동강할미꽃 구경을 다녀왔다. 마침 동강할미꽃 축제도 열리고 있었다. 
 
문제는 날씨였다. 토요일 일기예보 상으로는 비가 오락가락 한다고 했는데 쓸데 없이 정확했다. 정선으로 가는 내내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그나마 점심 때 쯤에는 약간 볕이 들기 시작했다.  
 
비에 젖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정선할미꽃 몇주를 찍고 나서 꽃잎이 필 때까지 기다릴겸 요기를 했다. 메밀전 5천원, 보리밥 7천원... 축제라고는 하지만 동네 분들이 직접 음식을 해서 그런지 저렴하고 인심도 후하다. 가본 지방 축제 중에서 가장 소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1~2시간을 보내고 이제 꽃잎을 조금 열어 주었으려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다시 한번 냇가와 절벽을 쏘다녔다. 기대 만큼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온 보람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동강할미꽃은 한반도의 몇 안되는 특산종이고 정선 아니면 볼 수 없는 꽃이기에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 녀석은 희안하게도 토질 좋은 산기슭에서는 볼 수 없고 냇가나 석회암 절벽 사이의 작은 틈바구니에만 서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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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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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행사 (2019.3.4)
 
매년 3월이 되면 나만의 봄맞이 행사가 되어버린 복수초 구경을 나섰다. 
 
복수초는 여러해살이라서 그런지 작년에 본 곳에 가면 올 해도 어김없이 꽃대를 내밀고 있다. 매년 보는 복수초지만 아직 완전히 물러나지 않은 추위속에서 처음 보는 꽃이라 그런지 항상 애뜻한 마음이 든다. 
 
복수초와 더불어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너도바람꽃도 군데군데 고개를 내밀고 있다.
워낙 작은 꽃이라 찾기도 쉽지 않지만 렌즈에 고스란히 그 자태를 담기도 어렵다.
2개씩 갈라진 노란 꿀샘이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는 모습이 벌을 꼬이는 신호등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제 봄꽃이 시작됐다.
한동안 이 녀석들 쫓아다니는 재미로 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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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생화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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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주말에 남한산성 외곽과 예봉산에 가서
찍어 놓은 야생화 사진을 모아 보니 꽤 되었다. 
 
여기에 올리는 야생화만 총 27종 정도... 
 
아마 보기는 더 많이 보고 찍기도 더 찍었을텐데 
안예쁘거나 잘 모르겠으면 게시물에서 탈락... 
 
모르는 종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찾아보며 
얼굴을 익히는 과정도 재미가 쏠쏠하다. 
 
내년에는 더 많은 얘들과 사궈 봐야겠다.


▲ 방아풀



                              ▲ 궁궁이



                              ▲ 산박하



▲ 산박하



▲ 봄여뀌



▲ 기생여뀌



                              ▲ 오이풀



▲ 뚝갈



▲ 물봉선



▲ 산부추



▲ 산부추



▲ 영아자



                              ▲ 자주쓴풀  (뭔가 기품이 느껴지는 꽃?)



▲ 자주쓴풀



▲ 투구꽃 (꽃모양과 이름이 일치 되는 꽃^^)



▲ 솔이끼 포자 (꽃은 아니지만 이끼에겐 포자가 같은 역할을 하니까...ㅎㅎ)



▲ 솔이끼 포자 (확대한 사진)



▲ 호랑거미



그래도 못내 아쉬어 단풍사진 한 장 걸쳐 놓는다.



▲ 사위질빵 씨방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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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생화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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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내 폭염을 탓하며 
에어컨 바람만 쏘이다가 시간 다 보내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야 산에 다녀왔다... 
 
봄에는 
매주마다 야생화 찾아 산을 헤메다 보니 
초봄, 봄의 절정, 늦봄을 차례대로 느낀다.
하지만 가을엔
"가을"인가 하고 뒤돌아 보면 이미 가버렸다. 
 
올해도 단풍 한번 봐야지 하며
산에 갔더니 
이미 잎이 말라 갈변해 버렸다... 
 
누군가 시계에다 가속기를 달아 놓은게 분명하다. 
 
가을에도 산에는 여러 꽃들이 핀다.
우리가 모른척 지나쳐도
저들은 저들이 할 일을 열심히 한다.




                              ▲ 쑥부쟁이



▲ 쑥부쟁이



▲ 개쑥부쟁이



                              ▲ 까실쑥부쟁이



▲ 까실쑥부쟁이



▲ 미국쑥부쟁이



▲ 산국



▲ 산국



▲ 감국


                              ▲ 구절초



                              ▲ 왕고들빼기



▲ 이고들빼기



▲ 미역취



▲ 사데풀



▲ 큰꿩의비름



▲ 큰꿩의비름



                              ▲ 큰꿩의비름



▲ 고려엉겅퀴



▲ 배초향



                              ▲ 향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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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福壽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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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초(福壽草) -

 

(야생화 이야기 서른두번째)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원하는 '행복'과 '생명'. 이 두 글자로 이름 붙여진 꽃이 복수초다.


이른 봄에 얼음을 뚫고 피어나는 꽃이라는 뜻으로 얼음새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관상용으로 심어진 꽃으로만 보았던 터라 올 해는 꼭 산에서 대면하려고 1년을 별렀다.

급한 마음에 2월말부터 예봉산으로 마중을 나갔지만 꽃대 하나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2주일 정도를 더 기다린 3월 중순에야 마침내 첫 대면에 성공했다.


다른이들도 마찬가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특히 이른 봄에 만나는 야생화에 대해서는 몇가지 감상들이 동반된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 겨울을 이겨낸데 대한 애뜻함, 봄볕에 대한 희열, 안도, 희망...

이런 감상들이 꽤나 상투적이긴 하지만 이른 봄이 아니면 언제 메마른 내 머리 속에서 이런 생각들을 떠올려 보겠나 싶다.


노오란 봄볕을 머금은 복수초를 마주 대한 순간 솔직히 잠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작년에 너무 늦게 산을 찾아 보지 못한게, 꽤나 후회스러웠기 때문에 반가움이 더 컷을게다.


복수초를 자세히 살펴보면 8~9장의 꽃받침 위에 겹쳐진 10~30장의 꽃잎이 빙둘러 나있고

수십개의 수술이 가운데 동그랗게 모여있는 암술을 호위하듯 뻗어 있다. 

아직 겨울이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는데 이 놈들 수분은 누가 해주나 싶었지만 기우였다.

이름 모르는 곤충들이 일용 할 양식을 구하느라 부지런히 꽃들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하산길, 뉘엇뉘엇 저물어가는 봄볕에 반사된 노란 복수초를 보면서

이른 봄이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데 어울리지 않는 '슬픈추억'이라는 꽃말은 어디서 유래한걸까?



복수초 (이희숙)


까르르 웃음 터진
암팡진 저 계집 좀 봐
무슨 말을 하려다
꼭 다문 입술처럼
겨우내 동안거에 들더니
어머니 젖무덤 같은
보드라운 대지의 피부를
겁도 없이 들썩이네



복수초(미산 윤의섭)


응달의 잔설이
희끗희끗한데
바위틈의 얼음 꽃이
춘심을 품었네


냉혹한 고혹미
간지러운 애무에
부끄러운 꽃 얼굴
붉은 가슴이 설레고


산새의 지저귐이
고요를 깨고
골짜기의 물소리를
놀라게 하네.



 

 

 

☆ 전국 산지의 숲 안, 경사면의 초지에 이른봄에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
☆ 피자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 꽃말 : 슬픈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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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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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레지(Dog-tooth Violet) -

 

(야생화 이야기 서른한번째)

 

 

 

 

높은 고도와 물빠짐이 좋고 반그늘에 비옥한 토질이라는 까다로운 생육환경 때문인지

얼레지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보기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봄의 설레임을 대표하는 야생화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른 봄이 되면  활짝핀 얼굴을 보고 싶어 날 안날나게 하는 꽃이 얼레지다.

 

작년에 선자령에서 얼레지 군락을 만났으나

날씨가 흐려 봉우리를 굳게 닫아 버린 탓에 대면에 실패하고

올해는 예봉산 골짜기에서 다시 맞선을 보려 했으나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탓에 또 다시 실패했다.
일주일을 기다려 삼세판 도전 끝에 비로서 그 화려한 얼굴을 마주 대할 수 있었다.

 

백합과의 꽃들이 그렇듯이 얼레지도 예의 그 화려함을 자랑한다.
자주색을 띄는 6개의 화려한 꽃잎,

날렵하게 뻗어 뒤로 말린 꽃잎선,

꽃 안쪽에 "W"자 형태의 선명한 무늬,

곤충을 유혹하느라 길게 늘어뜨린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

바소꼴의 마주나는 두 잎에 갈색의 점박이 무늬가 어우러져

독특하고 수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얼레지의 모습에 반해 실제 3월 중순이 되면 야생화를 찾아 다니는

진사들의 블로그에는 온통 얼레지에 대한 찬사로 가득하다.

 

더구나 보기 힘들다는 흰얼레지를 마주한 진사들은 '유레카'를 외치며

그 단아한 모습에 흠뻑 빠져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제 계곡에서 만나는 진사마다 흰얼레지 본 적 없냐고 애타게 묻곤 한다.

이미 촬영에 성공한 나는 득의양양한 태도로 '요 위로 가면 한 두송이 볼수 있어요'라고 애매하게 대답한다.

이런 경우가 별로 없는 아마추어지만 따뜻한 동료애 보다는 선 경험자라는 우월감이

어깨를 으쓱하게 하는 속물근성은 어쩔 수 없다.^^

 

복수초로 시작하여 노루귀, 바람꽃, 괭이눈, 현호색, 제비꽃 등등

여러 현란한 봄꽃들이 나름의 자태로 유혹하지만

얼레지에 대한 찬사를 앞지르기엔 역부족이라 느끼는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얼레지의 봄날은 간다 (이정자)

 

저기, 지나가는 여자를 놓고
허리 상학이 발달한 여자,
허리 하학이 발달한 여자, 운운하며
사내 몇 몇이 나른한 봄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렇게라도 시시덕거리지 않으면 봄날은 못 견딜 일인지
제 그림자를 지우며 멀어져가는 벚나무 아래서
형이상학도 형이하학도 제 안에 다 품고 있는 듯한
꽃, 얼레지가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꽃이 피면서 여자 치마 뒤집어지듯 뒤집어진다고
꽃말까지 바람난 여인이라니!
이유 있는 반란이라면 서슴치 않는
요즘 꽃들이 제 아무리 화끈하다하여도
바람은 아무나 나나
얼레지는 피어나는데
무엇 그리 두려워 가시를 드러내며 살고 있는지
보일 듯 말 듯 숨어있는 요염함을
한껏 꽃대로 밀어 올리며 살아도 좋을
봄날이 속절없이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라도 시시덕거리지 않고는 못견딜 봄날도 서서히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전국의 높은 산에서 자라는 다년생 구근식물.
피자식물문 > 외떡잎식물강 > 백합목 > 백합과
꽃말 : 질투, 바람난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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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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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화 이야기. 서른번째)

 

- 광대나물 - 

 
3월 중순 장모의 생신에 맞춰 처가에 내려갈 때마다 밭둑에서 마주치는 들풀이 광대나물이다.

시골에 가면 밭둑이나 들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인데도

 도시에서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이름에 나물이 붙었으니 식용했을터,

찾아보니 살짝 데쳐 봄나물로 무쳐 먹는데 취나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처가에서도 고향에서도 이 광대나물을 무쳐 먹는 사람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먹을게 흔한 요즘 인상적인 맛이 나지 않아 이젠 나물이었다는 전설로만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슨 들풀이던지 간에 자세히 살펴 보면 그들만의 개성으로 가득하다.
광대나물도 마치 치마처럼 보이는 자주색 점박이 잎과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순형화 脣形花)의 꽃이 어울려 광대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외양을 갖고 있다. 
 
잎은 줄기 중간중간에서 감싸듯이 나서 층을 이루고 있고, 진한 자주색으로 보이는 점들이 박혀있다.

이 점들이 사실은 자가수분하는 폐쇄화라고 한다.

위쪽에 잎을 벌리고 있는 꽃은 곤충과 바람의 도움을 받아 수분을 하는 개방화이고

주위 환경이 안 좋을 때를 대비해 폐쇄화를 같이 피운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광대나물 씨앗에는 엘라이오좀(elaiosome)이라고 하는 냄새를 풍기는 방향체가 붙어 있는데

이 냄새가 개미들을 끌어 모아 씨앗을 퍼트리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이중 삼중으로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려는 노력들이 이른봄 밭둑에 지천으로 널려 있게 만드는 힘인가 보다. 
 
꽃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장흥에서 찍어온 광대나물에는 아래 꽃잎이 흰색바탕에 자주색 점무늬가 있는데

순천에서 찍어온 녀석은 진한분홍에 무늬가 없다.

자라난 환경 때문인지 세세한 분류가 다른지는 모르겠다.

형제정도로 생각하는게 맘 편할듯 하다. 
 
한창 무더운 여름날 남한산성에서 비슷한 꽃을 보고 헷갈렸던 풀이 층층이꽃이다.

같은 꿀풀과의 층층이꽃의 외양은 비슷하지만 광대나물은 이른봄부터 피고

층층이꽃은 여름이 한창인 7~8월에 핀다.

층층이꽃의 이파리는 길쭉한 형태를 띄며 마주나고 있어 구분하기가 어렵진 않다.

마지막 사진이 층층이꽃이다. 

 
 
봄봄봄(김형영) 
 
다들 살아 있었구나.
너도,
너도,
너도,
광대나물
너도, 
 
그동안
어디 숨어서
죽은 듯
살아 있었느냐. 
 
내일은
네오내오없이
봄볕에 나가
희고 붉은 꽃구름
한번 피워보자. 
 

 

 

 


 

전국의 양지바른 밭이나 길가에 자라는 두해살이풀.
피자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꿀풀목 >꿀풀과
꽃말 : 그리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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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龍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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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담(龍膽) - 
 
용담... 이름만 들어도 한약재 냄새가 물씬 풍긴다.
뿌리가 용의 쓸개처럼 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곰의 쓸개보다 더 써서 붙여진 이름일지도 모를 일이다.
웅담도 아니고 용담이라니 상당히 거창하다.
예상대로 뿌리를 소화불량이나 간과 관련된 질환의 약재로 사용한다고 한다. 
 
이름의 살벌함에 비해 꽃은 화려하다.

통모양의 꽃은 끝이 5갈래로 갈라지는데 특이하게도

삼각형 모양의 부(副)화관이 갈래와 갈래사이를 연결하고 있다.

또 한가지 특징은 갈라진 꽃잎 중간 부분에 점점이 찍힌 물방울 무늬가 있다는 것이다.

이 꽃잎을 보고 있자면 단순히 "예쁘다"라기 보다는 신비롭다는 느낌이 든다.

역시 꽃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사람은?  
 
백과사전에는 자주색의 꽃이 핀다고 되어 있으나

내가 만난 녀석들은 남색에 더 가까웠고 드물게는 흰색으로 피는 꽃도 있었다. 
 
용담은 이제까지 3번 정도 만났다.

작년에 포천 명성산에 억새 구경하러 갔다

등산로 옆에 눈에 띠는 색의 꽃을 만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용담이었다.  

또 한번은 올림픽공원에 산책나갔다가 야생화 밭을 조성해 놓은 곳에 피어 있었고,

의외로 한강변 산책을 나갔다가 본적도 있다.

산에만 피는 줄 알았는데 암사동 한강공원 갈대밭 근처에 피어 있는 녀석을 보고

어떻게 여기에 자리를 잡았는지 신기해 했었다. 
 
늦은 가을.
남들 다 열매 맺고 내년을 기약 할 무렵

쓸쓸한 가을 산에 고고한 코발트 빛으로 눈길을 붙잡던 용담이 새삼스럽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숙을 알고있다 (정일근) 
 
해지고 어두워 지기 전에 그 여인숙을 찿아가야 합니다
어두워 지면 문을 꼭 닫고
파란 슈미즈를 입은 여인숙 주인
밤새 손님을 뜨겁게 안아 주지요
아침 햇살이 찿아 오면
주인이 손수 대문을 열어 손님을 정중히 떠나 보내고
손님은 제 몸에 스민 꽃내음 감추지 못해 붕붕 거립니다
얼마냐고 묻지를 마세요
숙박비도 하루밤 꽃값도 무료 입니다
십일월 찬서리 내린 다음날 그 다음 날에도
오래 오래 피어있는 은현리 용담꽃
길잃은 벌들이 찿아와 하루밤 자고 떠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숙 
 
☆ 용담은 밤이 되면 꽃잎을 오므리고 아침에 해가
    떠야 다시 꽃잎을 연다고한다. 여인숙, 파란
    슈미즈... 시인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나 보다. 
 


 
두고 온 용담 (서연정) 
 
산행 때마다 보게 되는 몸부림이 있다 
 
예순 나이가 넘어도
뵈는 것이 예쁜 그만큼
몸서리치게 가지고 싶어서
욕심은 또 젊을 적 육욕처럼 거칠어서는
눈독들인 것마다 움켜쥐려는 저 갈퀴손 
 
뿌리째 내 뜰에 옮겨오고 싶은 꽃이 왜 없으랴 
 
고스란히 두고 온 용담
이윽하게 바라만 보는 날
끌어안고 싶은 갈비뼈가 홀로 으스러진다 
 
 
☆ 시인의 욕심이 이해된다.
    용담 보면 약에 쓰려고 하는지 뿌리째 캐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지 말자...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용담목 > 용담과
꽃말 : 슬픈 그대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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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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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국 -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눈녹는 개울에서 시작한 꽃의 계절이 알록달록한 단풍에 밀린지 엊그제 인데

이젠 그 단풍마저 손 흔들어 떠나 보낼 시기가 됐다. 
 
오늘은 햇살 가득했던 가을에 눈부신 노란 향기를 남겨주었던 산국 얘기다.
흔히들 '들국화'라고 부르는데 엄밀히 얘기하면 '들국화'는 야생 국화류의 총칭이다.

산국을 비롯하여 하얀색의 구절초, 산국보다 꽃송이가 큰 노란색의 감국(甘菊),

연보라빛 쑥부쟁이 등 들에서 피는 온갖 국화들을 싸잡아 들국화라고 편히들 부르는 이름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다들 자기만의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등산하면서 이리 저리 야생화를 틈틈히 찾아보고 사진을 찍지만 향기를 맡아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안 믿을지는 몰라도 신체적 약점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기 싫어서 때문만은 아니다.^^  
키 작은 야생화에 납작 업드려 코를 킁킁대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가급적 손대지 않고 보는 즐거움만 누리자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다. 
 
하지만 떼지어 피어 있는 산국은 근처에만 가도 자연스럽게 진한 국화향을 맡을 수 있다.

그것도 누리장나무나 밤나무 꽃처럼 기묘한 냄새가 아니라

머리를 맑게 해주는 말 그대로의 진한 국화향이 꽃 주변을 떠돈다.

그래서인지 산국을 검색 해보면 말리거나 덕어서 차를 만든다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감국보다 향이 진하고 독성이 있어 살짝 데쳐서 우려낸 후 만든다고 한다. 
 
감국은 꽃의 크기가 500원 짜리 동전만하고 향기가 은은하며 꽃잎 끝이 날카롭다는 특징이 있고

산국은 50원짜리 동전 크기로 작은 대신 감국보다 꽃송이가 빽빽하게 밀집되어 피며 향기가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나 감국의 꽃잎은 씹어보면 이름처럼 단맛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감국을 보기란 쉽지 않다.

나도 언젠가는 한번 봤으려니 하고 지난 사진을 들쳐 봤지만 한번도 내 카메라에 찍힌 적이 없었다. 
 
올해 내 야생화 구경의 마지막을 장식한 꽃이 산국이다.

눈부신 노란색과 강렬한 향기로 벌과 나비의 겨울 채비에 한몫하던 산국도 지고 산과 들이 휴식기에 접어 들고 있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를 걸어 본다. 


  
국화가 피는 것은 (길상호) 
 
바람 차가운 날
국화가 피는 것은,
한 잎 한 잎 꽃잎을 펼 때마다
품고 있던 향기 날 실로 뽑아
바람의 가닥에 엮어 보내는 것은,
생의 희망을 접고 떠도는 벌들
불러 모으기 위함이다
그 여린 날갯짓에
한 모금의 달콤한 기억을
남겨 주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하여 마당 한편에
햇빛처럼 밝은 꽃들이 피어
지금은 윙윙거리는 저 소리들로
다시 살아 오르는 오후,
저마다 누런 잎을 접으면서도
억척스럽게 국화가 피는 것은
아직 접어서는 안 될
작은 날개들이 저마다의 가슴에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 
 
 
무식한 놈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시인님. 과격하십니다.그려...^^ 
 

 

 


 

 

전국의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 다년생 초본
꽃말 : 순수한 사랑, 흉내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초롱꽃목 > 국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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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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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부추 - 
 

이 맘때면 산 곳곳에서 불꽃놀이를 펼치고 있는 산부추 꽃을 발견 할 수 있다.
가느다란 꽃대 끝에서 자주빛 꽃이 구형으로 피어난 모습이 막대폭죽(스파클러)을 연상시킨다. 
 
산부추는 사찰에서도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 다양한 식재료로 활용하는 부추와 같이 백합과에 속한다.

산부추를 검색해 보면 꽃보다는 먹는데에 더 관심이 쏠려 있는듯 하다.

부추보다 맛과 향이 진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우리가 식재료로 활용하는 파, 마늘, 양파도 모두 백합과에 속하고 꽃이 피는 모양도 구형으로 비슷하다.

산부추와 부추까지 포함해서 얘들 모두 이웃사촌들이다.

그런데 기품있어 보이는 하얀 백합과 식용으로 쓰이는 파나 부추가 같은 과로 분류되는게 신기해서 조금 더 찾아 보았다. 
 
원예용으로 재배하는 백합은 백합과 나리속(屬 Lilium)으로 분류 되는데

참나리, 하늘나리, 땅나리 등 척 보면 백합과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꽃들이 속해 있다.
반면 파, 마늘, 양파, 부추 등은 같은 백합과 이지만  파속(屬 Allium)으로 분류 되어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학자들이 이렇게 분류했겠지만 문외한이 봐도 엊비슷한 종류끼리 묶어 놓을 걸 알 수 있다. 
 
내친 김에 백합과의 특징을 알아 보았지만 대체 뭔소리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포기가 빠르면 마음은 편하다.) 
 
다시 꽃 얘기로 돌아 가서 산부추는 8월에서 11월까지 붉은자주색으로 꽃이 핀다.

속이 빈 긴 꽃자루 끝에서 난 여러개의 작은꽃자루에 달려 산형으로 꽃이 피는데

백합과 꽃의 특징대로 수술은 6개, 암술은 1개다.

활짝 개화된 꽃을 찍지 못해 직접 세어 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반면 부추는 7~8월에 순백의 하얀 꽃을 피워낸다.

무갑산 하산길에 밭둑에서 피어난 하얀꽃을 발견하고 이게 무슨 꽃일까 궁금해 하던 생각이 난다.

어려서부터 도시생활을 한 덕분에 농작물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본적이 없어 새로운 야생화를 만난 줄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좀 부끄럽다... 
 
산부추와 부추는 피워내는 꽃의 색과 모양이 다르지만 꽃이 달리는 형태는 비슷하다.

하지만 나름 화려한 산부추꽃과 정갈한 느낌을 주는 부추꽃은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하다.

형제라서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성격까지 똑같진 않은 것처럼... 


 
 
산부추(김승기) 
 
또 한해를 살아냈다 
 
봄가뭄
쩍쩍 갈라지는 엉그름의 마음바닥
황사바람이 창문을 흔들어대고
먼지 쌓이는 문틈 사이로
주름만 깊게 패였다 
 
장마
오락가락하는 빗발 그치는가 싶더니
다시 무겁게 내려앉는 물안개
햇빛 한 줄기 들지 않았다 
 
타는 여름
바람 한 점 없는 갈증의 자갈밭에서
저리는 팔다리로 허리 세우며
흠뻑 땀에 젖어야 했다 
 
다시 건들장마
장대비에 태풍 불어
젖은 마음벽 금이 가고
줄줄 비가 새더니
마침내 홍수에 잠겼다 
 
발버둥치며 치며
겨우 목숨만 부지한 가을
온몸 가득
탱탱하게 부풀어 오른 멍자국 달리고
손바닥에는 자글자글 잔금만 늘어나 있었다 
 
그렇게 자줏빛으로 피우는 꽃송이
무엇을 위한 자축인가 
 
공중에서 팍 터져버리고 사그라지는
한 순간의 불꽃놀이
이제 어떤 꿈으로 동면에 들어야 하나 
 
겨울이 눈앞에 와 있다 
 

 


 

전국 각지의 산기슭이나 들판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외떡잎식물강 > 백합목 > 백합과
꽃말 :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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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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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가리 - 
 
하루가 다르게 아침 기온이 쌀쌀해 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주책 맞게 가을을 타는지, 웬지 가슴 한구석이 휑하다.
설마 살이 빠져 그런건 아닐텐데 말이다. 
 
오늘의 야생화는 '박주가리'라는 조금은 별스럽게 생긴 꽃이다.  
 
박주가리는 꼬리조팝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7월 중순에 천마산을 오르다 처음 만났다.

키 낮은 관목을 휘감고 오른 덩굴에서 피어난 조금은 이상한 생김새를 가진 꽃을 보며

이런 '꽃'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꽃도 이름이 있으려나 싶었다.  
 
그 옛날부터 살아 왔겠지만 내가 모르거나 생김새가 낯설면 뭉뚱거려 '잡초'라고 싸잡아 불러 왔던 관성으로

박주가리를 이름도 없는 잡초로 매도 할 뻔 했다. 
 
꽃은 흰색이나 옅은 자주색이며 화관이 5개로 깊게 갈라져 있고 안쪽에 털이 빽빽이 나있다.

암술머리는 꽃 중앙에 안테나처럼 솟아 있다.

도감에 수술은 5개라고 나와 있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다.

도대체 그 작은 꽃에서 수술 5개를 찾아낸 사람은 현미경으로 들어다 보기라도 한 것일까?
아무튼 내가 받은 이 꽃의 첫 인상은 불가사리를 닮았다는 것이다.

좀더 그럴싸하게 표현해도 '털달린 별' 정도다. 
 
처음 이 꽃을 접한 이후 10월 현재까지 박주가리 꽃을 여러 곳에서 그렇게 자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박주가리 열매는 10월경에 열리고 11월이면 완전히 익어

씨방이 갈라지면서 은백색 깃털이 달린 다량의 씨앗이 공중에 날아 오른다.

이 가벼운 씨앗이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지기 때문에

우리나라 산기슭이나 공원 등에서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내가 올해 처음 봤기 때문에 신기해 했을 따름이다.   
 
박주가리는 열매가 박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그 열매를 군것질거리로 먹었다고 한다.

줄기나 잎을 자르면 하얀 유액이 나오는데

독성이 있어 몸에 난 사마귀를 제거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다고도 하고,

이런 약효 때문인지 잎이나 줄기를 식용하면 남자한테 좋다고 한다. 남자한테... 흠.

그리고 다 익은 꼬투리에서 은백색의 깃털들을 모아

인주나 바늘쌈지의 재료로 활용하기도 했다고 하니 나름 활용도가 높은 식물이었나 보다. 
 


 
그들의 삼각관계(마경덕) 
 
식물, 곤충, 동물이 뒤섞이는 계절
독을 숨긴 박주가리는 천연스럽고
독을 묵인하는 제주왕나비는 능청스럽다 
 
이름값대로 왕의 기질을 드러내는 제주왕나비
애벌레들은 심장을 마비시키는 박주가리 흰 즙을 먹고
박주가리보다 더 독해진다
조금씩 독을 맛보며
치사량의 독을 이겨야 하늘을 얻는다 
 
노련한 사냥꾼 푸른어치
제주왕나비 날개를 떼고 몸통을 삼킨다
용포가 찢어지는 위험한 식사,
그때 숲의 비밀을 깨닫고 삼킨 것을 모두 게워낸다 
 
죽다가 살아난 푸른어치
먹잇감의 목록에서 제주왕나비 이름을 삭제한다 
 
삼키고 뱉는 생존전략
꼬투리 틈을 열고 새처럼 날아가는 박주가리 비행으로
제주왕나비, 박주가리, 푸른어치의 관계는 해마다 이어진다 
 
 

제주왕나비 애벌레는 박주가리 잎을 먹고 자라는데, 이때 박주가리의 독이 체내에 축적된다.

후에 포식자가 자신을 잡아먹으면 이 독이 포식자의 심장에 타격을 가한다.

결국 포식자는 제주왕나비를 게워내고 위기를 모면하지만 학습효과로 인해 제주왕나비의 생존율은 높아진다. 
 
이러한 생태계를 '그들의 삼각관계'라는 약간은 코믹한 제목으로 표현한 시다.
음미하다 보니 '삼키고 뱉는 생존전략'이 그들만의 삼각관계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전국의 산기슭에 흔하게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용담목 > 박주가리과
꽃말 : 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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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장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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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의장풀 - 
 
누구나 봤을 법한 꽃.
풀밭, 냇가, 밭둑... 습하고 약간 그늘진 곳에서 흔하게 보이는 꽃.
짙은 녹색의 풀밭에서 아주 조그맣지만 짙은 청색을 띠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 꽃.
닭의장풀이다. 
 
닭장 주변에서도 잘 자란다고 해서 닭의장풀,

닭의 벼슬을 닮았대서 달개비로 불리며

영문명 dayflower는 아침에 꽃이 피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 시든다는 의미라고 한다. 
 
꽃은 7∼8월에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줄기 끝의 포에 싸여 달린다.

포는 하트가 접힌 모양인데 가느다란 털이 나있다. 
 
꽃잎은 부채처럼 펼쳐진 짙은 청색 잎이 2장, 아래쪽에 흰색 꽃잎이 한장 있다.

수술은 진짜 꽃가루를 달고 있는 2~3개의 기다란 수술과,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노란 가짜 수술 3개가 있다.

꽃 안쪽에 암술이 하나 있는데 수정이 안되면

기다란 진짜 수술이 동그랗게 말리며 자가수정을 한다고 한다.

유혹용 수술뿐 아니라 곤충에 의한 수정에 실패하면

자가수정까지 감행하며 자손을 후대에 전하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잎은 대나무 잎과 닮았는데 당나라 시인 두보는 '꽃이 피는 대나무'라 칭하고

수반에 꽂아 두고 감상했다고 한다.

또한 꽃이 질 때 시들어 떨어지지 않고 꽃이 핀 자리에서 녹아 내리린다고 하니

시인 두보가 좋아 했다는 사실이 헛말은 아닌듯 하다. 
 
난 산에 다니며 닭의장풀은 너무 흔하게 접해 사진 찍는 데에도 인색했는데

알고 보니 그렇게 신통치 않은 대우를 받을 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잎이나 꽃은 나물이나 샐러드, 꽃차 등으로 식용 할 수 있고,

과거에는 꽃즙을 내 비단을 염색하는데 썼다고도 한다.  

활용처도 다양한 풀꽃이다.  
 
내가 본 닭의장풀은 짙은 청색과 연한 보라빛 꽃잎을 가진 녀석들인데

드물게 흰색 꽃을 가진 종류도 있다고 한다.

내년 7~8월에는 정갈한 흰색 꽃을 피워내는 달개비가 어디 있나 하며 두리번 거릴 것 같다. 
 

 

달개비꽃(김영천) 
 
자꾸만 밀려나가는 바다더러
안된다고, 안된다고,
제 몸 데구르르 구르며,
온 몸으로 치받으며,
자갈거리는 돌멩이들

그렇게 떠나보낸 세월이나,
열혈 들끓던 젊음이나,
사랑 따윈 다 헛되더라고,
송림은 아직도 푸르게 서서
갯바람이나 조금씩 흔들어보는 것이지만
오메, 저 깜깜한 숲 속으로는
새파랗게 맺히는 눈물들은 무슨 이유인가?

저리 순결한 몸짓을 보라
우리의 삶은 시정의 그 것들처럼 더욱 진부해도
끝끝내 젊음을 유지하려는 게지

와그르르 밀려와 깨지는
파도처럼
그 어떤 진실보다도 더 진한 빛깔로
한 마디 말도 되지 못할 중얼거림으로
비로소 터치는 입술.    
 
 
달개비꽃(김영천) 
 
달개비꽃 시퍼런 가슴
예송리 깻돌밭
그 명주바다
파아란 심연이었구나 
 
오호라,
수도없이 피어나던 꽃들이
저렇듯 바람이 되어 일어나거나
우우, 파도로 무너지기도 하는구나 
 
나는 그 중에 같이 푸르거나 흔들리지 못하는 무심이어서
이 난데없는 외로움만 깊어지느니 
 
뚝, 꺽어 향을 맡으면
그대는 어느새 파아랗게 넘치는
그리움이어라 
 
 
같은 시인의 두가지 '시' 어느 편이 더 와 닿나요?
저는 아래 시에 한표. 

 

 


 

풀밭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외떡잎식물강 > 닭의장풀목 > 닭의장풀과
꽃말 : 순간의 즐거움 
 
드디어 목표의 4/1 지점이 지났네요.
산에 가는 횟수가 주는 대신 뱃살이 산이되고
찍어 놓은 사진 자료는 고갈되고 갈길은 멀어 보이네요...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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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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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봉선 - 
 


봉선화(봉숭아)는 어려서부터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온 꽃이라

당연히 우리나라 꽃으로 생각해 왔는데 찾아 봤더니

인도,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었다.

반면 물가에서 자라는 봉선화란 뜻에서 이름 붙여진 물봉선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동북부가 원산지라고 한다.

지금까지 봉선화를 자세히 살펴 본 적이 없는데

물봉선을 검색하면서 같이 찾아 봤더니 정말 꽃모양이 많이 닮아 있었다.

물봉선의 빛깔과 꽃모양이 상당히 독특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설마 그 흔하디 흔한 봉숭아와 닮았으랴 싶었는데... 
 
머리 속에 비석의 문구처럼 강고히 새겨져 있는 고.정.관.념.을 넘어

유연한 사고체계를 가진다는건 어쩌면 희망사항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봉선화의 한자가 봉황새 봉(鳳), 신선 선(仙) 字 인데, 신선이 타고 다녔다는

봉황새와 닮아서 봉선화가 되지 않았나 하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물봉선은 '신선이 타는 봉황새를 닮은 물가에 사는 꽃'쯤 되려나... 
 
물봉선은 8~9월에 꽃이 피는데 어쩌다 한 두 송이만 눈에 띄다

남양주 다산길4코스를 따라 걷다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물봉선 군락과 만나게 되었다.

아니 이렇게나 흔한 꽃이었나 싶을 정도다.

귀한 야생화는 여러 사람이 찾으면 훼손될까봐 자생지를 알려 주지 않는게 불문율이라지만

이 곳의 물봉선은  너무 흔해 그런 염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진한 자주색의 물봉선, 노랑물봉선, 흰물봉선, 미색물봉선 등의 종류가 있다는데

나는 그동안 물봉선과 노랑물봉선만 마주 할 수 있었다.
내가 본 두 종류를 비교해 보면 꽃모양은 유사하지만

물봉선은 꽃을 달고 있는 가지인 꽃대가 짧고 비교적 두꺼우며

꿀주머니가 동물의 꼬리처럼 안쪽으로 말려있는 모습이 선명하다.

이에 비해 노랑물봉선은 꽃대가 상대적으로 길고 가늘어

마치 가는 철사에 종이꽃을 메달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이며

꿀주머니는 아래로 숙여져 있을 뿐 말려 있지는 않다.

비슷한듯 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한여름 뙤약볕과 아직은 무뎌지지 않은 초가을 햇볕아래서

붉디 붉은 꽃잎을 활짝 열고 아우성 치던 물봉선...

그렇게 또 한해의 여름은 지나가고 있다. 

 


물봉선 (권오범) 
 
외로움이 터전인 심심산천
태어나자마자 최대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야 하는 팔자기에
늘 허출한 깔때기가 되었다
꼬리마저 살짝 말아 내린 채
오매불망 미지의 사랑만 그리다 보니
홍 자줏빛으로 달아올라
열없이 건넌 성하의 강,
호시절 지나 처참하게 사그라진 꿈
가까스로 추슬러
부르르 떨리는 조막손만 남았는데
고추잠자리야 헤살부리지 마라
장맛비 유달리 지짐거려
외로움이 독이 되어 서린 몸
나를 건드리지 말아다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으니까 
 


 
미색물봉선 (김승기) 
 
본바탕은 하얀 색이었어
살다 보니, 살아가다 보니
물이 들더라구
물들지 않으려고 애 많이 썼어
처음으로 돌아가려고 안간힘도 써봤어
마음을 비우면 본바탕을 되찾을까
공부도 많이 했어
늙어가면서 너무 힘들어
몇 번이나 주저앉을 뻔 했는지 몰라
이만큼이라도 하얘지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몰라
오랜 고행이었어 
 
아직도 수행을 더 해야겠지
반드시 가야 하는 길
끝내 본바탕을 찾지는 못할지라도
지금의 빛깔은 그대로 간직할 거야
앞으로 내딛는 발길
힘들다고 여기서 멈추면
어떤 수행으로도 더는 지울 수 없는
진한 물이 들 거야 
 
외로운 산길
지금까지는 홀로 걸었지만,
이미 누군가 앞에서 걸어갔을 것이고
걸어가고 있을 것이고
뒤에서 누가 또 걸어올 것이니
걷다 보면
함께 만나 길동무 될 거야
행복한 산행이 될 거야 


 

 


 

산골짜기의 물가나 습지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한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무환자나무목 > 물봉선화과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touch me not) 
 
열매가 익으면 스스로 터뜨려 종자가 튀어 나와 붙여진 꽃말이다.
'봉선화연정'의 노랫말이 절로 떠오른다.
손대면 톡하고/터질 것만 같은 그대/봉선화라 부르리 ~~~♬
아아~ 진정 전엔 이런 의미가 있는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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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조희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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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조희풀 -

 

 
'조희'는 '종이'의 경남, 충남 지방 방언인데 자주조희풀의 이름도

이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 할 뿐, 정설로 굳어진 유래는 찾지 못했다.

자주조희풀 줄기를 닥나무처럼 한지의 원료로 썼다던지,

꽃모양이 한지의 구겨진 모양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본다.
또하나 이름에 '풀'字가 붙었지만 자주조희풀은 초본이 아니라 관목이다.

언뜻 보면 풀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일게다. 
 
작년에는 종주산행에 관심이 많아 집에서 가까운 몇군데 산의 종주를 시도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운길산~예봉산 코스였다.

이 코스를 비를 맞으며 돌다 길가에 피어 있는 자주조희풀 한 그루를 만났었다.

그 때는 당연히 이름도 몰랐고 그리 끌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올해 남한산성에서 군락을 지어 활짝 피어있는 모습을 마주 하니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햇볕이 강해 보라빛이 좀 바랜듯 보였지만

쭉쭉 뻗은 가지 끝과 잎겨드랑이에 10여 송이씩 매달린 꽃송이들이

마치 치어리더들이 군무를 추는듯 했다. 
 
자주조희풀은 7~8월에 피는데 우리가 많이 들어본 은행나무처럼

암꽃이 피는 나무와 수꽃이 피는 나무가 딴그루다.

암꽃 수꽃 모두 통모양의 꽃받침이 4갈래로 갈라져 평평하게 펼쳐지다 뒤쪽으로 말리는데

가장자리가 매끄럽지 않아 손으로 찢어 붙여 놓은 한지의 느낌을 준다.

그래서인지 힘껏 불다 터져 버린 트럼펫이 연상된다. 너무 엉뚱한 상상인가...
암꽃에는 수술과 암술이 같이 있고 수꽃은 수술만 가지고 있는 점도 특이한 점이다.

하지만 암술, 수술이 꽃 안쪽에 숨어 있어 육안으로 관찰하기는 어렵다.
수분이 끝난 꽃은 꽃받침이 떨어지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데

먼지털이 모양의 암술대가 시간이 지나면서 깃털모양으로 변해 간다. (7번째 사진 참조)
잎은 3장의 겹잎이 마주 나고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모양이 나있다. 
 
나에게 자주조희풀은 옅은 남보라빛 꽃을 피워낸 긴 가지를,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내뻗으며 소란스럽게 웅성거리는 야생화로 기억될 것 같다. 

 


 자주조희풀(김창진) 
 
1
라틴 아메리카를
생각해야 하나
아프리카를
이베리아반도
그 핏줄
돛단배의
항해航海
파랗게
파랗게

진한 계집애의
입술이여 
 
2
그대의
성장盛裝이

물들게 한다
장독대에
두고 온
다알리아의
그 보랏빛
오늘은
자주조희풀
네가 날
물들게 한다. 
 

 


전국 산지숲 가장자리에서 자라는 낙엽소관목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꽃말 : 검색 안됨.
※ 그래서 자작꽃말 : 진군하는 나팔수, 입술로 삿대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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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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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 
 
오늘의 주인공은 여름 야생화 중 산기슭이나 들판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무릇'이다. 
 
'무릇'하면 '무릇 사람이란...', '무릇 시란...' 등의 문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물론 야생화 무릇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무릇은 물기가 많은 곳 위에서 잘자란다는 뜻의 '물웃'의 발음이 변하면서

지금의 '무릇'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름 앞에 '물'字가 붙으면 물봉선, 물매화처럼

물가나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야생화를 뜻하므로 얼추 맞는 해석처럼 보인다. 
 
광주 무갑산 헬기장의 풀숲에서 무릇을 처음 접하고

뭐 이리 힘 없어 보이는 꽃이 다있나 싶었다.

가느다란 꽃대에 의지해 이삭모양으로 여러송이의 꽃이 달리는데

애처러울 정도로 옅은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풀잎들이 어지럽게 널린 풀숲에서 키조차 작아 존재감을 느끼기 힘든 연분홍 꽃이라니...

더구나 달랑 가느다란 꽃대 하나뿐, 잎을 찾기도 어려웠다. 
 
나중에 남한산성에 단체로 피어있는 녀석들을 보고

그리 없어 보이진 않는구나 하며 마음을 고쳐 먹긴 했다.

덕분에 같은 야생화라도 자생하는 지역의 환경에 따라

외양이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불어 내 어머님이 나 어릴 때 제대로 먹이지 못해

키가 자라다 말았다며 항상 아쉬워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엄마! 걱정마세요. 이제 영양이 충분해 아직도 옆으로 자라고 있답니다." ^-^ 
 
백과사전에는 꽃이 연한 홍자색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얼핏 봤을 때는 옅은 분홍색처럼 보인다.

꽃은 화피가 6장으로 갈라져 있고 수술은 6개, 암술은 1개다.

잎은 봄에 났다가 시들고 꽃이 필때 다시 나는데

비늘줄기와 어린순을 오랜시간 조려서 먹는 구황식물 중 하나였다고 한다. (무릇곰) 
 
이제 산을 오르다 무릇을 만나면

네가 그 '비실비실한 무릇이구나!' 하고 아는척 한번 해주시길... 

 
무릇(김승기) 
 
이 세상에 꽃으로 왔으면
반짝 피었다 지고 마는
짧은 생일지라도
은은하게 향기는 남기고 가야지 
 
타는 여름
말라버린 강을 건너왔으면
그래도 길고 질긴 목숨 아니던가 
 
작아서 더 초롱초롱하게
가을밤 별빛 같은
그런 꽃을 피워야지 
 
무심한 짐승들도 가끔 쳐다보며
그렁그렁해지는 눈망울
그 깊은 우물 화안히 비추는
등불 하나 걸어두고 가야지 
 

 


전국의 반그늘지고 약간 습한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외떡잎식물문 > 백합목 > 백합과
꽃말 : 강한 자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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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질빵

|

- 사위질빵 - 
 
야생화를 찍고 이름을 찾아 보면 바로 수긍이 갈 때도 있지만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드는 이름도 많다.

때로는 이름의 한자, 고유의 우리말, 이름의 유래까지 뒤져 보아야 제대로된 의미를 알 수 있다. 
 
사위질빵도 그런 경우다.

"질빵"이란 단어가 '짐 따위를 질 수 있도록 어떤 물건 따위에 연결한 줄'이라는 우리말인데 이번에 처음 들어 보았다.

멜빵은 알지만... 
 
장모가 처가 추수를 도와주는 사위 지게 짐이 무거울까봐

잘 끊어지는 사위질빵 덩굴로 지게 끈을 만들어 주었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역시 '사위사랑은 장모'다.

요즘이라면 명품 가방쯤은 선물해 주어야 '장모님 따봉!'을 외치겠지만... 
 
반면 할미질빵(할미질망)이라는 덩굴은 사위질빵보다 빠른 5~6월에 꽃이 피는데

이 덩굴은 사위질빵보다 훨씬 질기다.

할배가 할미 지게끈 튼튼하게 만들어 주려는 배려(?)라기 보다는

할미가 무거운 짐을 들게 하려는 고약한 심보에서 연유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이름 하나에서도 조상의 해학을 엿볼 수 있다.^^ 
 
아무튼 사위질빵은 7~8월에 흰색으로 꽃이 피는데

조금 떨어져서 보면 솜털이 뭉쳐 있는 것처럼 부스스한 모습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열십자 4조각의 꽃받침 위에 여러개의 암술과 수술이 수북하게 나있는데

이런 꽃들이 무리지어 있어 언뜻보면 솜털처럼 보이는 것이다. 
 
할미질빵의 꽃은 사위질빵과 비슷하지만 꽃받침은 5조각이고 3송이씩 모여 핀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흔히 볼 수는 없다고 한다.

나도 아직 보지 못해 내년 5~6월에는 찾아 나서 봐야겠다. 

 

 
 
사위질빵 (김승기) 
 
사위의 어깨 위에
무거운 짐 올리지 마세요
구부정한 등에 매달린
약하디약한 질빵끈 끊어질까 안타깝네요
아무리 여성상위 시대라 해도 그렇지요
늙고 병든 제 부모는 나 몰라라 외면하고
마누라 눈치 보며 처갓집만 위하는
이 세상의 남자들,
불쌍타는 생각은 안 드는가요
사위도 자식이라고,
백년손님으로 어렵게만 여기던 생각도
구시대의 잘못된 관념이겠지만요
다른 일꾼보다 짐을 적게 지우던
장인의 사랑이 옛말 되지 않았나요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을 한다지만,
지금도 사위 사랑은 장모라 하여
애지중지 귀한 대접 받는다지만,
너무 무거운 짐만 지우는 건 아닌가요
마누라 무서워 눈치 보며
이혼 당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화사한 꽃잎으로
진한 향기로
가린다고 깊은 그늘을 지울 수 있나요
제발 사위의 어께 위에
무거운 짐 올리지 마세요. 
 
※ 시인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산 50~1,000m 고지의 들판이나 밭 근처에 서식하는 낙엽 덩굴나무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꽃말 : 비웃음 (잘끊어지는 사위질빵으로 지게끈을 매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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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꽃

|

 

- 칡꽃 -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너무나 익숙한 칡.
칡냉면, 칡차, 칡즙, 칡효소 등등 주로 먹는걸로 친근하다. 
 
그래서 칡꽃도 야생화냐며 따질 수도 있겠다.
야생화(wild flower)의 사전적 정의가 "산이나 들에 저절로 피는 꽃"이니 칡꽃도 야생화가 맞긴 맞다.

꽃을 보기 위해서 집에서 칡을 키운다는 사람을 본 적은 없지 않은가 ^^ 
 
8월 한여름이 되면 예의 그 왕성하고 억센 덩굴 줄기에서 긴 꽃대가 올라와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한다. (총상꽃차례라 부른다)
칡꽃은 자주색 꽃잎이 모두 5장인데 그중에 가장 바깥에 위치한 큰 꽃잎에는 노란무늬가 선명하게 보인다.

자주색 바탕의 이 노란 무늬가 대비 효과를 키워 화려함을 더하는 것 같다. 
 
이렇게 칡꽃은 화려하고 뿌리는 여러 먹거리나 약재로 사용되어 쓰임새가 많지만 산림에 끼치는 해악 또한 만만치 않다.

칡덩굴이 나무를 타고 오르기 시작하면 나무가 제대로 생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왕성한 번식력으로 주변을 초토화 시키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제거 작업을 벌인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질기디 질긴 생명력을 가진 칡과의 싸움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미국에서는 사방공사용으로 들여왔다가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유해식물로 등록했다고 한다. 
 
칡을 찾아 보면서 알게 된 두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첫째, 칡은 겨울에도 얼어 죽지않고 대부분의 줄기가 살아으며 매년 굵어져서 나무로 분류된다는 사실. 
 
둘째, 갈등(葛藤)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칡 갈(葛)字와 등나무 등(藤)字 인데

칡덩굴은 왼쪽(시계반대방향)으로 감아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시계방향)으로 감아 올라가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두 나무가 같은 장소에서 만나면 감아올라가는 방향이 서로 반대이므로 화합하지 못하고 갈등 할 수 밖에... 
 
내가 칡이라면 등나무 같은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 할까? 등나무도 꽃은 예쁘던데...ㅎ

 

 

칡꽃 (안도현) 
 

칡꽃이 피었다 
 
칡넝쿨 속에 허리 펴고
서서 벌 받는 것처럼 
 
칡넝쿨 속처럼 어둑한 방에 내가 불을 켜 놓으면
어느 틈에 꺼버리고 돌아앉아 파를 다듬던 어머니,
어머니, 정말 어두워서 책을 못 읽겠네요!
하지만 칡넝쿨은 자기가 낳은 꽃을 감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 칡꽃은
어머니가 아끼고 아끼다가 모처럼 내게 밝혀준 몇 촉 燈火인가? 
 
누가 불러도 세상 같은 데 나가지 않고 
 
고개 수그리지 않는
꼿꼿한 꽃, 
 
藤花, 자욱한 향기가 자그마치
구십 평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표고가 낮은 산과 들에서 자라는 낙엽이 지는 덩굴성 나무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장미목 > 콩과
꽃말 : 사랑의 한숨 (진한 향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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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나물

|

- 짚신나물 - 
 
엊그제 찍은 꽃의 이름이 짚신나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과거에도 몇번에 걸쳐 찍은 적이 있는 꽃이었다.

난 비로소 전에는 한번도 이 꽃의 이름을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도 이 꽃에 대해 그리 깊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나 보다. 
 
하지만 짚신나물을 검색하다 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녀석의 자손을 퍼뜨리는 방법이 독특했다.

등산하다 보면 쐐기모양이나 갈고리 모양의 씨앗이 바지에 무더기로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바로 짚신나물 같은 녀석들이 쓰는 전략이다.

사람이나 동물의 힘을 빌려 넓은 지역으로 자손을 퍼뜨리는 것이다. 
 
짚신나물의 씨앗은 꽃이 지고 난 꽃대에 종모양으로 매달려 있는데 씨앗 주위에 갈고리 모양의 털이 빙 둘러져 있다.

지나가던 사람이나 동물에게 잘 들러 붙기 위하여 살짝만 건드려도 떨어진다고 한다.

등산객에게는 귀찮은 존재지만 영특한 녀석이다.^^ 
 
짚신나물이라는 이름도 짚신에 씨앗이 잘 달라 붙고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데서 유래 됐다고 한다. 
 
꽃은 가지 끝의 10~20cm 정도의 꽃대에 이삭 모양으로 많은 꽃이 피어나며

각각의 꽃은 5장의 노란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제 산에 가서 아는척 할 수 있는 야생화가 한 종류 늘었다. 
 
그나저나 밑천은 떨어져 가는데 이 무더위를 뚫고 산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저 네이놈 지도를 펼쳐 놓고 어딜 갈까 고민만 깊어 간다.
가지도 않으면서... 

 


 

 

전국 산과 들의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장미목 > 장미과
꽃말 : 감사, 임따라 천릿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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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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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쌀풀 -

 

 

여름 햇살을 머금은 노오란 꽃과 '좁쌀풀'이라는 이름은 영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일반적으로 좁쌀이란 단어가 그리 긍적적으로 쓰여지지 않기 때문일게다. 
 
혹자는 좁쌀풀의 꽃이 피기 전 꽃망울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좁쌀 같아서,

또 어떤 이는 꽃들이 올망졸망 피어 있는 모양이 좁쌀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수긍이 가지 않는다. 
 
좁쌀풀 입장에서는 좀 억울 할 것 같기도 하고...
한 미모하는 라운드걸 가슴에 "오나미" 명찰 단거 아닌가? ^^

(오나미씨 미안~~ 자세히 뜯어 보면 예쁘리라 믿는다...) 
 
그나마 꽃말이 '별'과 '동심'이니 꽃말에서나마 위안을 찾아야 할듯 싶다.
실제 꽃잎이 5장으로 깊게 갈라져 있고 수술이 5개 나는데

꽃 하나만 떨어뜨려 놓고 살펴보면 별모양과 닮은 구석이 있다.

김동인의 '발가락이 닮았다' 수준인지도... 
 
잎은 줄기 윗부분에서는 2장이 마주나고

줄기 중간부터는 3~4장이 돌려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꽃이 피기 전에도 비교적 구분이 쉽다. 
 
좁쌀풀은 6~8월에 꽃을 피운다.

고생스러운 여름 등산길에 땀방울 뚝뚝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다

이 녀석을 만나 그나마 자그마한 위안을 얻는다. 
 
나는 양평 백운봉과 남양주 천마산 오르는 길에서 좁쌀풀과 조우했었다.

올 여름이 가기 전에 한번쯤은 더 만날수 있으려나... 
 

 

 


 



오늘의 약속 (나태주)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난밤에 쉽게 잠이 들지 않아 많이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 우연찮게 발견한 나태주님의 시.
    마음을 끌어 당기는 힘이 있다... 
 

 


 

 

전국 햇볕이 잘들고 습기가 많은 장소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앵초목 > 앵초과
꽃말 : 별,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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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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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추리 - 
 
2년전쯤으로 기억한다.
봄에 산을 오르면서 어떤 아주머니가 나물을 뜯고 있길래 물어봤더니 원추리 새순이란다.

그때만 해도 그 나물이 6~8월 사이에 노란 백합 모양의 꽃을 피워내는 야생화인지 몰랐다.

그 사실을 한참을 지나서야 알게 됐지만 여전히 봄에 보았던 새순과

여름 산에 피는 노란 꽃을 머리 속에서 일치시키기가 쉽지 않다. 
 
day lily는 원추리속(屬)을 총칭하는 영문명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추리는 단 하루 동안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든다고 한다.

대신 여러개의 꽃봉우리가 달려 차례로 꽃을 피워 내므로 날마다 관찰하지 않는 이상 이런 사실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아래 사진에서도 하나의 꽃봉우리는 활짝 피어 있지만

이미 시든 꽃은 꽃잎을 비비꼬면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원추리를 포함한 백합과에 속하는 대부분의 꽃들은 꽃부리(花冠)가 6장으로 갈라져 있고

수술은 6개, 암술은 1개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가 있기 마련이니 자신은 별로 없다... 
 
원추리라는 이름은 중국명 훤초에서 변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노바디 노바디 원츄~~♬" 에서 "원추~리"란 이름이 유래됐다는 설을 지지한다.^^ 
 
꽃잎을 노란 단색으로 물들이고 길다란 수술의 꽃밥에 갈색으로 포인트를 준 원추리는

화려 한듯 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멋을 간직하고 있다.

그에 비해 중국에서 건너온 왕원추리는 원예용으로 많이 심는데 주황색의 화려한 무늬가 특징이다.

(8~10번 사진) 
 
더 복잡한 분류는 못하더라도 이 둘 정도는 이름을 따로 불러 줘야 할 것 같다.

모양 뿐만 아니라 "국내자생종 vs 중국원산", "야생화 vs 관상용" 꽤나 다르지 않은가? 

 

원추리 여관(안도현) 
 
왜 이렇게 높은 곳까지 꽃대를 밀어 올렸나
원추리는 막바지에 이르러 후회했다
꽃대 위로 붉은 새가 날아와 꽁지를 폈다 접었다 하고 있었다. 원추리는

어쩔 수 없이 방을 내어 주고 다음 달부터 여관비를 인상한다고 똑 부러

지게 말하지 못했다.
멀리서 온 것이나 키가 큰 것은 다 아슬아슬해서 슬픈 것이고,

꽃 밭에 널어 놓은 담요들이 시들시들 마르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가을이 오면 어린 잠자리들의 휴게소로 간판을 바꾸어 달아도 되는지

면 사무소에 문의해 볼까 싶었지만,
버스를 타고 올라 오기에는 너무나 멀고 낡은 집이어서 관두기로 했다.
원추리 꽃대 그늘이 흔들리다가 절반쯤 고개를 접은 터였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 계곡이나 산기슭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
속씨식물문 > 외떡잎식물강 > 백합목 > 백합과
꽃말 : 기다리는 마음.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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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말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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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말나리 - 
 
바야흐로 백합과 꽃들의 계절이다.
이른 봄부터 피어나던 여러 야생화들이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 무렵 백합과 꽃들은 제철을 만난다. 
 
혹시나 하고 가까운 산에 올랐더니 역시나 짙은 녹음에 눌려 피어 있는 야생화를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듯 하늘말나리가 간간히 가는 길목을 지켜주고 있었다. 
 
백합과 나리속으로 분류되는 꽃들도 많이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꽃이 고개를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구분한다는 점이다.
꽃이

하늘을 향하면 하늘나리,

땅을 보면 땅나리,

옆을 보면 중나리로 부른다.

물론 이밖에도 잎모양 따라 솔나리, 말나리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며

구체적인 특징을 덧붙인 이름을 가진 종도 여럿 있다. 
 
말나리의 특징은 줄기 중간에 6~12개 정도의 끝이 뽀족한 타원형의 잎이 줄기를 빙돌려 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하늘말나리는 꽃이 하늘을 보고 있고 잎이 줄기를 빙둘러 나는 나리의 한종류이다.

그래서인지 하늘말나리를 우산말나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여름의 하늘말나리는 꽃의 화려한 색채와 외모로 길가던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들 핸드폰을 꺼내 주머니속에 담아두겠다고 셔터를 눌러댄다.

나도 이놈을 온전히 담아보겠다고 수없이 찰칵거렸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카메라 성능이 문제가 아니라 꽃의 미모에 팔려 꽃을 담는데만 집중하다보니

하늘말나리 전체를 제대로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가지 배웠다.
"미모에 현혹되면 전체를 보지 못하게 된다"라는...
예쁜 것들 조심해야돼!!! ㅎㅎㅎ 
 

 


 


나리꽃(도종환) 
 
세월의 어느 물가에 나란히 앉아
나리꽃만 한나절 무심히 바라보았으면 싶습니다
흐르는 물에 머리 감아 바람에 말리고
물소리에 귀를 씻으며 나이가 들었으면 싶습니다 
 
살다보면 어느 날 큰물 지는 날
서로 손을 잡고 견디다가도
목숨의 이파리 끝까지 물은 차올라
물줄기에 쓸려가는 날 있겠지요 
 
삼천 굽이 물줄기 두 발짝도 못 가서 손을 잃고
영영 헤어지기도 하겠지요
그러면 또다시 태어나는 세상의 남은 생애를
세월의 어느 물가에서 따로따로 그리워하며 살겠지요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목이 길어진 나리꽃 한 송이씩 되어
바위 틈에서고 잡풀 속에서고 살아가겠지요. 
 

 


 


산지의 풀밭이나 계곡 주변에서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속씨식물 > 외떡잎식물 > 백합목 > 백합과
꽃말 : 순진, 순결, 변함없는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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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꿩의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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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꿩의다리 - 
 
산꿩의다리는 지나가는 산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는 못할것 같다. 
 
꽃은 솜털 같은게 뭍어 있는듯한 단순한 모양인데다
다른색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순 하얀색이다.
줄기는 특별할 것 없이 가느다랗고,
그나마 잎모양이 세개로 갈라진 발굽모양으로 앙증 맞다. 
 
꽃 모양을 육안으로 자세히 관찰하기는 쉽지 않으나 사진을 확대해 보면

곤봉 또는 볼링핀 모양의 수술이 산발한 머리처럼 나있다.
그 속 어딘가에 암술도 있다는데 보진 못했다. 
 
꽃잎은 관찰하기가 쉽지 않은데 일단 가느다란 수술이 피어나면

그걸 둘러싸고 있던 화피(꽃잎?)가 금세 떨어지기 때문이다. 
 
순백색의 단순한 꽃모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이 풀에 더 끌리는 부분은 귀엽게 생긴 잎모양이다.

흔히 산꿩의다리를 약초로 쓰이는 삼지구엽초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산꿩의다리도 삼지구엽초의 이름처럼 줄기에서 세개의 가지가 뻗어나 거기에서 다시 세개의 잎이 달리기 때문인데,

결정적으로 삼지구엽초의 잎은 하트 모양을 하고 있고 꽃모양도 현격히 다르다. 
 
꿩의다리속 족보도 꽤나 복잡하다고 한다.
자주꿩의다리, 좀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그늘꿩의다리, 참꿩의다리, 바이칼꿩의다리...
앞으로 만나봐야할 꿩의다리 식구들도 꽤나 많다. 
 
"꿩의다리"라는 이름이 날씬한 줄기가 꿩의 다리를 닮아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두루미다리" 또는"학의다리"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밑에 진짜 꿩의다리 사진을 보고 과연 닮았는지 비교해 보시길...ㅎ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 강 > 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꽃말 :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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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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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올린 사진들로 만든 야생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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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가시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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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겅퀴(가시나물) - 
 
여름이면 우리나라 들이나 밭둑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어서

야생화로 취급하기에는 약간의 민망함이 있다.

하지만 흔하다고  꽃이 예쁘지 않을리 없고, 벌과 나비가 날아들지 않을리 없다. 
 
9월경 열매를 맺을 때 하얗게 엉킨 머리털처럼 보여 이름이 붙여졌다거나,

엉겅퀴를 먹으면 피가 엉긴다고 하여 '엉겅퀴'로 불린다는 설이 있다. 
 
많은 야생화들이 요즘 약재로서의 효능이 입증되어 재배되고 있는데

엉겅퀴는 피를 맑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준다고 하여

즙을 내어 마시거나 효소를 담아 먹는다고 한다. 
 
엉겅퀴의 어린 순을 나물로도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 조상들은 거의 먹지 않는 풀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독이 있는 풀이면 데치거나 물에 우려 낸 후 먹었으니... 
 
나물의 향이 좋아서 일까, 아니면 먹을게 없어서 일까?
먹을게 없어서 먹다보니 잡초가 나물이 되고

나물로 먹다보니 그나물의 향을 좋아하게 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엉겅퀴의 종류만도 수십종에 달한다고 하는데

내가 직접 본 엉겅퀴는 세종류에 불과하다.

토종엉겅퀴(1~2번 사진),
외국에서 귀화한 지느러미엉겅퀴(3~8번 사진, 줄기에 지느러미가 붙어있다),
제주도에서 본 가시엉겅퀴(9~10번 사진, 온통 가시다) 이렇게 세종류이다. 
 

  엉겅퀴의 노래 (복효근) 
 
  들꽃이거든 엉겅퀴이이라
  꽃 핀 내 가슴 들여다보라
  수없이 밟히고 베인 자리마다
  돋은 가시를 보리라
  하나의 꽃이 사랑이기까지
  하나의 사랑이 꽃이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잃고 또
  떠나야 하는지 
 
  이제는
  들꽃이거든 가시 돋힌 엉겅퀴이리라
  사랑이거든 가시 돋힌 들꽃이리라
  척박한 땅 깊이 뿌리 뻗으며
  함부로 꺾으려드는 손길에
  선연한 핏멍울을 보여주리라
  그렇지 않고 어찌 사랑한다 할 수 있으리
  그리고
  보라빛 꽃을 보여주리라
  사랑을 보여주리라 마침내는
  꽃도 잎도 져버린 겨울날
  누군가 또 잃고 떠나
  앓는 가슴 있거든
  그의 끓는 약탕관에 스몄다가
  그 가슴 속 보라빛 꽃으로 맺히리라 
 

****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 자라는 다년생 초본
피자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초롱꽃목 > 국화과
꽃말 : 근엄, 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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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돈)나물, 바위채송화, 땅채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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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돈)나물, 바위채송화, 땅채송화 - 
 
돌나물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중 꽃이 거의 비슷한 종류가 꽤 많다.
돌나물, 바위채송화, 땅채송화, 돌채송화, 기린초, 말똥비름 등등... 
 
모두 다 수술 10개, 심피 5개에 별모양 노란색 꽃이다. 따라서 꽃으로는 거의 구분이 안된다. 
 
그럼 잎모양으로는 구분이 가능할까?
꽃모양보단 낫지만 상대적인 길이나 형태로 구분해야 하므로 역시 쉽지 않다. 
 
낮은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 자라면 돌나물
(잎이 긴 타원형)
높은 산 바위틈에서 자라면 바위채송화
(돌나물에 비해 잎이 선형)
바닷가 바위틈에서 자라면 땅채송화
(돌나물에 비해 잎이 뭉뚝)
땅채송화 같은데 줄기와 잎이 전체적으로 홍색을 띄면 돌채송화

(잎의 끝에 둔한 톱니)
정도로 구분 하면 될 것 같다. 
 
물론 이렇게만 구분하면 오류가 많을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식물도감을 검색해 봤지만...
도대체 뭔소린지.ㅠㅠ 
 
기린초나 말똥비름은 잎모양이 확연히 틀리므로 생략... 
 
돌나물은 돌틈사이에서 잘자라는 나물이라는 뜻이고
바위(땅,돌)채송화는 채송화의 잎모양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일게다.
담장 밑에 키우는 채송화는 사실 전혀 다른 꽃인데... 
 
돌나물의 잎은 보통 3개씩 돌려난다고 하니 식탁에 올랐을때 한번 자세히 살펴 보자.

진짜 잎 세개가 돌려 나 있는지... 
 

  돌나물 (김종태)

  땅 탓은 안 해
  여기가 내 땅이야 
 
  달동네인들 못살랴
  돌인들 어때 
 
  어차피 기는 인생인데
  기다가 뿌리 내리면
  거기가 천국 
 
  뜯기는 데는 이골이 났고
  밟힐수록 신나더라 
 
  뜯는 사람
  밟는 사람
  그들은 잠깐이고
  이 땅에서 우린
  오래 오래 살거야 
 

**
"뜯기는 데는 이골이 났고
밟힐수록 신나더라"
민초의 삶을 대변하는 싯구이긴 하지만
난 신나지는 않더라... 
 

****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 > 장미목 > 돌나물과
꽃말 : 돌나물 - 근면
         바위채송화 - 가련함, 순진함
         (채송화 꽃말에서 따온듯...)
         땅채송화 - 씩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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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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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국 - 
 
처음 산수국을 접하고 어떻게 이런 신비한 꽃이 다 있을까 하며 놀라워 했다. 
 
한그루의 나무에서 전혀 다르게 보이는 여러(?) 종류의 꽃들이 피어 있고 게다가 꽃 색깔도 제각각이었다. 
 
첫 대면에서는 전혀 사전 지식이 없다 보니 이게 대체 어찌된 꽃인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산수국에 대해 조금 알게된 지금도 이 꽃에 대한 신비로움이 줄어 들지는 않았다. 
 
산수국의 꽃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가운데 참꽃(양성화) 주위로 3장 또는 4장으로 갈라져 보이는 헛꽃이다.

이 헛꽃은 곤충을 유혹하는 역할을 할뿐 수술과 암술이 없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성화다.

이 헛꽃이 산수국의 신비로움을 더하는 것 같다. 
 
가운데 보이는 좁쌀처럼 작은 꽃들이 참꽃인데 어떤 것은 피기전의 모습으로 동글동글하게 보이고,

어떤 것은 막 피어나 촉수를 뻗고 있는 곤충처럼 보인다.

내가 여러 종류의 꽃이 피어있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이런 다양한 모습들 때문이었다. 
 
게다가 토양의 성분에 따라 알칼리성이면 분홍색, 산성이면 청색, 중성이면 흰색을 띈다고 하며 여러색이 섞인 꽃도 있다.

또한 헛꽃은 제 역할이 끝나면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리고 갈색으로 변색한다고 하니 참으로 변화무쌍한 꽃이다. 
 
난 양평에 있는 백운봉 초입에서 청색의 산수국은 봤지만 제대로된 분홍색 산수국은 아직 보지 못했다.

엊그제 명지산에서 산수국 군락을 만났으나 대부분 아직 꽃봉오리 상태였고 반쯤 핀 딱 한송이에서 연한 분홍색의 기운만 느낄 수 있었다. 

 

쥐면 꺼지는 봉곳한 뽕브라처럼 (장옥관) 
 
소줏집에서 등골 안주가 사라졌다 광우병 탓이다 광우병의 잠복 기간은 5년,

올해 86세 친구 아버지 광우병 파동 뉴스 본 뒤엔

퇴근길 아들이 자주 사들고 오던 등골에 젓가락 일절 대지 않더라고, 
 
또 이런 이야기; 아파트 노인정에 나가는 게 유일한 낙인 82세 장모님

며칠째 칩거하시는데 사연인즉, 말기암에 걸린 그 할마씨 점심상에서

 얼굴 마주하면 도무지 밥덩이가 넘어가질 않아서, 
 
아흔을 넘기고는 끼니마다 밥공기에서 밥 덜어낸다는 시인의 외할머니,

며느리 볼일 보러 나간 밥상에서는 식은밥 한 공기 말끔히 비우신다는 할머니,

같은 사람일까 다른 사람일까 
 
아, 그랬던가 무릇 생(生)이란
쥐면 꺼지는 봉곳한 뽕브라처럼 속이 비어서
산수국 헛꽃에 죽자고
달려드는
저 겹눈의 허기에 바닥은 없다 

 

****
산골짜기나 자갈밭에서 자라는 낙엽관목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장미목 > 범의귀과
꽃말 : 변하기 쉬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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