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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25 금오도 비렁길 1

금오도 비렁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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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휴가 (8월 20일)

 

본격적인 나만의 하기휴가를 즐기기 위하여 어제 여수로 내려왔다. 여수에서 일하고 있는 처남이 모든 편의를 제공해 주기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제 밤에 계획한 대로 첫날은 금오도에 개발되어 있는 비렁길을 걷기로 하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돌산도의 신기항에서 9시 10분 배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처남의 자가용을 운전하여 도착해 보니 8시 40분 정도가 되었다. 마땅한 가게는 없고 컨테이너 박스 간이매점에서 생수, 김밥, 막걸리를 사서 베낭에 담았다.

 

 

  ▲ 여수 앞바다에 있는 10여개의 섬들을 다리로 연결하여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는 프로젝트

     가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아마 그 중의 하나 인듯 한데 신기항에서 화태도를 연결되는 다리

     가 건설 중이다.

 

여수 최남단(돌산)에 위치한 항구라서 금오도에 20여분이면 닿을 수 있단다.

배이름은 금오페리5호이다. 배에 탑승해서 하늘을 보니 하늘에 구름이 끼어 있지만 바람이 불어 나름 상쾌했다.


갑자기 이렇게 혼자 집에서 멀리 떨어져 여행 온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동안 혼자 여행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가 뭘까? 시간 문제, 금전적 문제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마 가장 큰 걸림돌은 '두려움'이 아니었을까. 여러가지에 대한 두려움...

 

 

배에 탄 후 사진 몇장 찍고 나니 하선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벌써 함구미항에 다왔나 보다'라고 생각을 하며 베낭을 챙겨 배에서 내렸는데 여천이라는 표지가 눈에 띈다. 조금 이상하다라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좀 틀려도 비렁길 시작점이 곧 나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걷기 시작했다.

 

 

급격한 언덕을 오르니 위와 같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4.7km를 가야 비렁길 시작점이 나온단다. 난 저 표지판을 보고 '음 1시간쯤 걸리겠군' 하며 별생각 없이 걷기 시작했다.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오늘 고전하게 된 순간이다.
원래의 계획은 배를 타고 함구미 항에 내려 1코스부터 차근차근 걸어 4~5코스까지 걷다가 돌아오는 거였는데 엉뚱한 항구에 내려 4.7km를 가야 최초 시작점이 나온다는 것이다

 

 

해가 구름에 가릴 때도 있었지만 아트팔트 지열을 고스란히 받으며 4.7km를 걷는다는게 아무 생각없이 걷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길을 걷은 사람이 나 혼자였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충분히 바보 같은 결정이었다는게 증명된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혼자 하는 여행에 마음이 들떠 있었고 아직은 몸도 가벼웠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아스팔트 길을 걷다가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꽃이 있어 찍었다.

     꽃잎이 실타래를 풀어 놓은듯 생긴게 신기하다. (노랑하늘타리)

 

 

  ▲ KBS의 '한국의 재발견'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는 '방풍나물'이다.

     쌈채소, 무침, 즙 등의 여러 방법으로 먹는데 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방풍나물이 섬에서 잘자라고 성분도 뛰어나 섬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소득원이라고 한다.

 

 

아스팔트 지열을 받으며 1시간여를 걸었더니 마침내 최초 목적지였던 함구미항이 나왔다. 하지만 이미 땀으로 푹 절었는데 이제서야 시작점에 도착하다니 처음부터 오늘의 일정이 꼬인다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왔다.

 

 

위 사진의 금오도 비렁길 안내도를 어제 밤에도 관광안내서에서 봤고 여천항에 도착해서도 봤는데, 이제서야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지도를 자세히 보면 뱃길을 표시해 놓은 점선이 있는데 함구미항으로 가려면 여수항에서 배를 탓어야 했다. 그리고 돌산신기항에서는 여천항으로만 가도록 항로가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배를 20분만 타면 금오도에 닿을 수 있다는 처남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일정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도에서 봐도 여천항과 함구미항이 꽤 멀어 보인다.

 

 

아무튼 일단 시작점에 들어왔으니 걷기 시작했다. 오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단 숲길로 접어드니 새소리, 매미소리, 바람소리가 사람이 없는 정적을 대신했다. 자연의 소리라서 그런지 시끄럽다는 느낌보다는 주위의 풍경에 녹아있는 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리와 풍경을 글로 표현하기엔 내 재주가 너무 무디다.

그래서 소리파일을 올린다. 직접 들어보시라.

 

 

숲길을 빠져 나오니 첫번째 전망대를 설치 해 놓은 '미역널방'이 나온다. 어디에 미역을 널어 놓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이름에 설명 표지판이 없어 유래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 미역널방에서 보면 해안 절벽이 'U'자 형태로 패여 있는데 그 사이에 있는 옥색의 바닷물

      빛과 절벽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비렁길은 이런 절벽 위의 숲길을 걷다가 앞이 탁트인 전망대가 나오고, 전망대를 지나 걷

      다 보면 내리막 길이 나오면서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조그마한 항구가 나오는 형태가 반복

      된다.

 

               

  ▲ 전망대에 망원경이 있어 망원렌즈에 대고 사진을 찍어 보았다.

     무인도에 설치되어 있는 등대가 보인다.

 

  ▲ '미역널방'을 지나 조금 더 걷다보면 '수달피비렁'이 나타난다. 사진과 같이 절벽에 원래부

      터 자라던 나무를 전망대의 일부가 되도록 조성해 놓았다. 시공자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비렁'은 '벼랑'의 여수사투리라고 한다. 따라서 '수달피비렁'은 '수달피'라는 이름의 벼랑

      인가 보다. 걷고 있는 이길의 이름도 '벼랑길'이 된다. 벼랑을 따라 나 있는 길이라서 이렇

      게 이름 붙여졌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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