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댕기기'에 해당되는 글 80건

  1. 2019.04.30 천리포 수목원에서의 낙조
  2. 2019.04.10 고향 순천
  3. 2017.10.30 단풍 구경 1
  4. 2017.10.16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
  5. 2017.09.19 한강 노을 1
  6. 2017.03.29 야생화 관찰기
  7. 2017.03.06 2017년산 복수초
  8. 2015.10.27 단풍 유람 2
  9. 2015.04.21 장흥에서 퍼온 매화꽃 2
  10. 2014.11.02 북한산 단풍 2
  11. 2014.05.22 선자령 탐방 2 (야생화 모음) 2
  12. 2014.05.20 선자령 탐방 1 (탐방후기) 2
  13. 2014.04.18 철마산 ~ 복두산 산행 4
  14. 2014.03.31 봄맞이 꽃구경 5
  15. 2014.03.20 아차산... 그리고 눈 4
  16. 2014.01.02 2014년(甲午年) 검단산 해돋이 8
  17. 2013.08.26 제주올레길 10, 9코스 2
  18. 2013.07.22 제주올레길 5코스 外 5
  19. 2013.07.18 제주올레길 7코스 6
  20. 2013.07.18 백운봉-용문산 종주
  21. 2013.07.17 칼봉산 등정
  22. 2013.07.15 청남대 산책 3
  23. 2013.06.21 유명산 산책로 걷기와 등산 7
  24. 2013.06.17 사패산, 도봉산 능선타기 4
  25. 2013.06.05 철쭉구경을 위한 축령산, 서리산 등반 4
  26. 2013.06.03 친구들과 함께 등반한 광교산 4
  27. 2013.05.23 무의도 - 소무의도 관광 4
  28. 2013.05.20 홍릉 답사, 백봉산 종단 4
  29. 2013.05.09 야생화 산행 2 - 화야산 8
  30. 2013.04.29 야생화 산행 - 도일봉 8

천리포 수목원에서의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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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대학 동창회모임.

 

가자마자 사는얘기, 자녀들 얘기 등등은 한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지는 않고.

 

열심히 술마시다가 어느 한 친구가 일몰 시간이 됐다고 
구경가자고 해서 볼 수 있었던 서해안 낙조... 
 
마침 날이 흐렸기에 구름에 반사된 태양빛이 
황홀경을 자아냈다.  
 
태양이 바다로 떨어지기 직전 
마지막 밝은 빛은 쏟아내더니 
그래도 아쉬운 듯
하늘에 그라데이션을 펼쳐주고
조용히, 그리고 순식간에 퇴장했다. 
 
마무리의 교범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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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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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순천에 다녀왔다. (2019.3.20)

 

순천에서 보고 온 봄소식과 낙조

 

 

광대나물

 

큰봄까치꽃

 

산자고.  그리 희귀한 꽃은 아니지만 고향에 약간의 군락지가 있는 걸 확인하고 반가왔다.
이른 벗꽃. 딱 한그루만 개화했다. 너무 일러 매화가 아닌가 싶었다.
와온공원에서 바라본 낙조. 나름 석양이 이쁘기로 이름난 지역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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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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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보는 단풍...


그래도 안보고 지나가기 아쉬워 산행에 나섰다.


집 주변은 아직인데 산에 갔더니 벌써 끝물이다.


다행히 빛이 좋아 단풍이 더욱 붉다.


스산한 가을산에서 낮잠을 잤다.


낙엽 지는 소리, 밤톨 떨어지는 소리, 산새 지저귀는 소리에 잠을 깼다.


一場秋夢을 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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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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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산에 가는 일을 게을리 하고

주로 한강을 걷는다. 

가끔은 남한산성에도 가고...


하루가 다르게 바람이 쌀쌀해지고

땀 닦을 요량으로 가지고 다니는 수건이 쓸모가 없게 됐다.


10월에 접어들면서 

다니는 곳마다 가을을 보게 된다.


가을이구나! 하는 순간 

찬바람 일면서 후다닥 가버릴거다. 매년 그랬듯이...


내게

봄은 왜이리 더디 오는지 하는 계절이고

가을은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 버리는 계절이다.


귀를 에는 찬바람 불기 전에

가을을 즐기려 더 싸돌아 다녀야겠다.


강원도에는 벌써 단풍이 들었다던데...



▲ 화살나무. 추석에 현충사에서...



▲ 은행나무도 현충사에서. 이제 막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 은행이 주렁주렁... 수십 가마니 나오겠는걸~



▲ 남한산성 성벽에 붙어 있는 담쟁이덩쿨. 빨갛게 물들어 간다.



▲ 이 녀석은 변신 완료!!! 



▲ 남한산성에서 가을을 알리는 전령... 지천으로 피어난다.



▲ 눈이 부신 산국 군락. 역시 남한산성.



▲ 누리장 나무 열매. 코발트색 열매가 조금있으면 검은색으로 바뀐다. 꽃은 고약한 냄새를 피우지만 열매는 곱다.



▲ 쑥부쟁이 일듯... 벌개미취와 구분이 어려워서 자신이 없다. 공통점은 가을에 피고 이쁘다는 점...



▲ 까실쑥부쟁이



▲ 은빛으로 넘실거리는 억새. 하늘공원에서...



▲ 솟대와 억새, 그리고 가을하늘.



▲ 가을과 떼 놓을 수 없는 코스모스. 한강둔치에서



▲ 양떼구름. 가을에만 양떼구름이 형성되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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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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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하늘은 높지만 구름이 많아 

노을이 괜찮겠다 싶어

카메라 메고 한경변으로 나섰다.


결국 노을이 지긴 했으나

괴기영화 찍기에 안성맞춤인 하늘이다.


나름 재미있는 빛의 요술을 경험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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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관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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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들어 3주째 오매불망 주말만 기다리다

 

마침내 토요일이 되면 카메라를 메고 근교 야생화 군락지를 찾아 다니고 있다. 
 
첫째주에는 예봉산 세정사계곡, 두째주에는 예봉산, 화야산 큰골, 남한산성을 다녀왔다.

 

하지만 복수초와 너도바람꽃 외에는 아직 때가 일러 별 소득은 없었다. 
 

 

다시 지난주 토요일에 예봉산을 찾았다.  
 
전주와 비교해 보면 몇송이 보지 못했던 복수초가 이제 제철을 맞아 여기저기에 노랗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 너도바람꽃이 서서히 세를 넓히고 있고, 꿩의바람꽃은 성질 급한 몇 녀석만 눈에 띄었다.

 

양지바른 곳에는 중의무릇 두세주도  예의 수줍은 듯한 얼굴을 내밀고 있고,

 

물이 흐르는 바위 틈에는 괭이눈도 곧 노란 꽃받침을 튀울 준비를 하고 있다.  

 

 
올 해 첫 현호색도 아직은 이른듯 딱 한 개체만이 시들한 꽃을 내밀고 있다.

 

나무둥치 밑에는 앉은부채가 도깨비방망이 같은 꽃차례를 품고 포엽을 서서히 열고 있다.  
 
다음주에는 만주바람꽃, 미치광이풀. 또 한주 뒤에는 얼레지, 붉은대극, 피나물, 큰괭이밥 등등이 꽃 피울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예봉산 계곡의 봄꽃 잔치는 4월 중순 앵초와 으름덩굴을 끝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 된다.

 

그 뒤로도 벌깨덩굴 등이 피지만 더이상 사진사들이 찾지 않는 조용한 계곡으로 돌아 간다. 
 

 

지난 일요일에는 수리산 계곡을 다녀왔다. 변산바람꽃을 보기 위해서다.

 

변산바람꽃은 서울에서 먼곳에 있다는 고정관념이 생겨 그동안 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우연히 꽃이름을 검색하다 안양에 있는 수리산계곡에 자생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훼손이 심해 군락지는 입산이 금지되어 있지만 보호구역 옆 계곡에는 들어 갈 수 있었다.

 

계곡에는 변산바람꽃이 군데 군데 피어 있었고 운 좋게도 노루귀도 볼 수 있었다.  
 
예봉산에서는 노루귀를 발견 할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수리산에서 보고 싶은 두가지 꽃을 모두 볼 수 있어서 횡재한 기분이다.  

 

 
다음주에는 어디로 가볼까나...

 

 

 

▲ 여기저기서 반짝반짝... 봄을 알리는 첫번째 전령사 "복수초"

 

 

▲ 유사바람꽃이라는 의미의 "너도바람꽃"

 

 

▲ 복수초에게 선두를 빼앗겼지만 두번째 봄 전령사... 하도 작아 무심코 지나치면 보기 힘든 "너도바람꽃"

 

 

▲ 쌍둥이 "너도바람꽃"

 

 

▲ 약간 빠른감이 있는 "꿩의바람꽃". 곧 꿩의바람꽃 시대가 도래 할 듯...

 

 

▲ 나름 순백의 고고한 자태를 지닌 "꿩의바람꽃"

 

 

▲ 양지 바른 곳에서 봄볕을 즐기고 있는 "중의무릇"

 

 

▲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기로 유명한 "괭이눈" 이놈은 산괭이눈 일까, 아니면 금괭이눈, 아님 선괭이눈? 모르겠다...

 

 

▲ 올해 처음 접한 "현호색"... 아직은 비실비실

 

 

▲ 포엽에 둘러싸인 동그란 꽃차례가 부처님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앉은부채'. 앉은부처의 발음이 변이되었다는 설이 있다.

 

 

▲ 천남성과의 식물이라 독성이 있다고 한다. 먹지 말자~~

 

 

▲ 변산에서 최초 발견되어 등록된 한국특산종이라는 "변산바람꽃"


 

 

▲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5장의 잎은 꽃받침이고, 노랗게 대롱같이 생긴 것이 꽃잎이라고... 식물학자도 아닌데 고우면 그만이지...

 

 

▲ 파란색으로 보이는 것들이 수술인지 암술인지... 암튼 예쁘다.

 

 

 ▲ 나무 그늘 아래서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앵글에 담으려고 아름답지 못한 자세로 엎드리고 뒹굴고... 다리에 쥐난다..

 

 

▲ 올해 처음 접한 "분홍노루귀". 보는 순간 탄성이 나올 정도로 곱다.

 

 

▲ 노루귀의 특징인 줄기에 무수히 난 솜털... 야생화 찍는 사람들이 다들 이 솜털에 반한다는...

 

 

▲ 이놈들 보려고 발품 꽤나 팔았다. 화야산계곡에서 남한산성까지... "흰노루귀"

 

 

▲ 분홍노루귀, 흰노루귀도 봤으니 다음주에는 청노루귀를 찾아 볼까 싶다...

 

 

▲ 솔잎이끼(?) 포자... 가까이 들이대면 나름 예쁜 구석이 있다. 수많은 마이크를 세워 놓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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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산 복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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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블로그에 복수초 사진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지난 토요일 항상 가던 계곡을 찾았다. 
 
계곡 초입부터 진사들이 타고 온 차들로 붐비는 것을 보고

뭔가가 있을 듯 싶어 내심 기대를 하며 계곡을 오르기 시작했다.


 

▲ 계곡은 아직 겨울이다.

 

하지만...

낙엽만 수북하게 쌓인 계곡에는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이 냉기를 뿜어내고 있을 뿐

꽃은 커녕 푸른 새싹 하나 찾기도 어려웠다.

혹시나 하며 주위를 연신 두리번 거리고 뒤돌아 서서 내려다 보기도 하며 열심히 수색했지만 허탕이었다. 
 

 

▲ 사위질빵 씨앗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 처녀치마... 올해엔 꼭 꽃을 보고 말리라. 작년엔 너무 늦어 다 진 꽃대만 봐서 아쉬움이 컸다.

 

 

계곡은 임도가 가로지르며 중간 중간 허리를 끊어 놓았는데

내 나름대로 1단, 2단, 3단으로 구분해 놓았다.

1단 초입에는 홀아비 바람꽃, 1단 상단에 앵초, 2단 중단부에는 얼레지가 지천이었다는 둥...

기억을 되살리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작년 기억으로는 2단 중단부와 3단 초입에 복수초가 있었는데 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

2단 상단부쯤 지나는 순간 좌측 해가 비추고 있는 곳에 아주 가느다란 노란 빛이 스쳤다.

재빨리 다가가 보니 복수초 다섯주가 이제 막 꽃을 틔우고 있었다.

 

 

짜잔~~드뎌 발견했다. 2017년산 싱싱한 복수초...

 

심마니가 산삼을 찾았을 때의 기쁨...보다는 못하겠지만 꽤나 설레는 순간이다.

 

 

 

 

 

 

한참을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하고 있는데

빈손으로 내려오는 듯한 진사 한 분이 내 주위를 어슬렁 거린다.

 

뭔가 발견한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ㅋㅋㅋ

짐짓 모른척하며 내내 그 자리를 지키려다...

같은 동호인 입장에서 신사답게(?) 조용히 물러나 주었다.

다시 산을 오르며 돌아 보니 그양반 물만난 물고기 마냥 신나서 열심히 찍어대고 있었다. 

 

다시 3단 초입에 접어 들었으나 아무 꽃도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발길을 돌리려는데...

복수초 세주가 돌맹이 밑에 자리잡고 있었다.

 

 

▲ 돌맹이 밑에서 해바라기 하고 있는 복수초. 덮고 있던 낙옆 어쨌노...

 

 

▲ 다 찍고 낙엽을 덮어 주었다. 나 매우 착함.ㅎㅎㅎ

 

어느 진사가 다녀갔는지 낙엽을 치워버려 헐벗은 듯해 보였다.

일단 여러 컷을 찍고 나서 꽃머리만 빼고 낙엽으로 덮어주었다.

그리고 인증샷 한컷... 

 

 

고로쇠 나무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수액 채취하느라 빨대를 꽂아 놓았다... 맛이 궁금해 한모금 훔쳐먹었다. 맛은 글쎄...ㅎㅎㅎ

 

느즈막히 산에 올랐더니 어느덧 3시.

한갓진 임도에 자리잡고 컵라면과 막걸리로 배를 채우고...

천하태평... 느릿하게 하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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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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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늦은 아침을 먹고,

산에라도 가라고 채근하는 아내의 성화에  슬금슬금 짐을 챙겼다.

마침 양수역에서 약속이 있다는 아내를 차로 데려다주고

간 곳은 운길산역에서 한참을 들어가야 나오는 계곡이다.

너덜지대 밑으로 졸졸졸 물이 흐르는 수준이어서

계곡이라 부르기엔 어정쩡하지만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좀처럼 산을 오르겠다는 의욕이 나지 않아

차라리 한갓진 계곡에 들어가 단풍사진이나 찍어 댈 생각이었다.

이곳은 언제 와 보아도 신비로운 기운이 돈다.

온갖 봄꽃들이 만발 할 땐 수많은 진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한 때 뿐이고 사람들의 이목을 잘 받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역시나 이 곳을 오르내리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어,

방해 받지 않고 느긋하게 단풍을 즐기며 사진 찍기에 열중했다.

한참을 오르다 허기가 느껴져 자리를 잡고 조촐한 점심을 시작했다.

김밥 한 줄, 덤으로 따라온 단무지 두쪽, 막걸리 한병이 전부인 식사지만

바람소리, 새소리와 함께 즐기는 점심은 나름 운치가 있다.  
 
친구에게 얻은 중국산 의자가 내 엉덩이 두쪽을 받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약간의 불편함을 주었다.

하지만 산에서 이 정도의 안락함이면 됐다.

그래도 내 몸무게를 힘겨워하는 의자 다리가 불쌍해서라도

튼튼한 놈으로 하나 장만 해야겠다. 
 
이 계곡 방문도 올해엔 마지막이지 싶다.
봄부터 벌써 대여섯번을 찾아 왔지만

그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곳에 웬지 애착이 간다.

친한 친구에게 선물로 보여주고 싶은 곳 같은 느낌이다. 
 
 
봄이 되면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을 뚫고
앉은부채, 복수초, 노루귀가 고개를 내밀고,
뒤이어 얼레지가 땅을 뒤덮고,
괭이눈이 돌틈을 메운다.
바람꽃이 봄바람을 불러들이고,
현호색이 군데군데 모여 종알 거리며,
피나물이 눈부신 노란색의 진수를 보여 준다.
이제 끝났나 싶으면
으름덩굴이 줄기마다 한웅큼씩 암수 꽃들을 피워내고,
고고한 자태의 앵초가 꽃대를 세운다. 
 
바위 밑으로 물이 흐르고
나무들이 초록색 이끼 양말을 신고 사는 그곳,
덩굴들이 얽히고 설키고
썩은 나무 둥치 밑에서
새싹이 돋는 그곳의 잔상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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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에서 퍼온 매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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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 생신에 맞춰 처가에 들렀다가 장인어른께서 심어 놓으신 다양한 매화들을 구경하고 왔다.

지난 3월에...

 

나무농사를 지으시는 장인어른을 뵐 때마다 존경스럽다.

 

그 많은 묘목을 접붙이고 가꾸시는 끊임없는 노동,

더디 자라는 나무를 상품으로 만들기까지의 인내와 노력,

나무에 관해서는 박사 못지 않은 해박한 지식...

그런 모든 것들에 자연스럽게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난 농부되기는 애시당초 글러 먹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난 게으른데다, 인내심이 부족 할 뿐더러, 노동에 대한 저항력(?)이 없다.

뱃살을 빼면 생각이 달라 질까? ㅎㅎㅎ

 

 

아무튼

매화는 꽃이 피는 시기, 이용형태, 꽃의 색 등으로 다양한 구분법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자로 되어 있고 추상적인 설명들 때문에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

 
그냥 구분하기 가장 쉬운
꽃의 색깔대로  
 
순백의 백매
하얀꽃잎 안쪽에 연두색이 보이는 청매
붉디 붉은 홍매
핑크빛 분홍매
정도로만 구분해도 충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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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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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단풍구경을 다녀 온 후...
눈부시게 빨갛던 단풍이 눈에 선하다.

 

 

 

- 단풍 애가(哀歌) - 
 
 
이른 봄부터 별렀다 
 
넌 온갖 색으로 치장하고
별 잡스런 모양으로 시선을 끌며
갖가지 찬가로 추앙 받는 동안 
 
난 나면서부터 비바람에 시달리며
부러질 듯한 가지에 매달려
쉼없이 물 퍼올려
널 피우고 결실 맺게 했다 
 
넌 색깔이 예쁘다고
모양이 신묘하다고
온갖 사랑을 독차지 한 것도 모자라
숨겨 놓은 꿀단지를 미끼로
거지 동냥주듯 해도
칭송만 자자하더구나 
 
난 연두색 조끼 한벌로 버티다
한여름 뙤약볕에 그을려
그 곱던 빛깔이 새까만 초록이 되어도
내 노고를 알아주기는 커녕
갉아 먹혀 쭈그러진
내 외양만 탓하더구나 
 
이제 기운이 쇠해
매달릴 힘도 없다
네가 가버린 지금
널 탓해 무엇하겠냐마는
나도 너따라 가기전
꽃단장 해보련다 
 
비록 상처난 얼굴이지만
뻘건 물들여 바람에 살랑거리고
더 이상 유혹할 나비는 없다만
노랑칠로 가을 햇볕에 반짝거려 보련다
그리하여 부스러기 사랑이라도
말라버린 예찬이라도 건져보련다 
 
온몸을 살라
색칠을 해본들 오래가지 못할줄 안다
잠깐의 환호가 탄식으로 변할 즈음
땅빛으로 떨어져
내 마지막 봉사로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려주마 
 
그 소리가 들리거든
빨강의 열정과
노랑의 추억을 안고 간
나를 가끔씩만 기억 해다오
내 조금 있다
연하디 연한 연두로
돌아 올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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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탐방 2 (야생화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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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9일  친구들과 함께 선자령 탐방)

 

 

역시 선자령이다.

지금까지 가본 산 중에 이렇게 많은 종류와

발에 밟힐 정도로 많은 개체의 야생화를 본 적이 없다.

 

아무 산에서나 볼 수 없는 얼레지를 비롯하여

산괭이눈, 홀아비바람꽃 등등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다만 날씨가 흐려 대부분의 꽃들이 빗방울을 머금고

속살을 보여주질 않아 고운 자태를 제대로 담아 오질 못한게 아쉽다.

 

지금 생각해 봐도 신기하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꽃들이 그렇게 널려 있다니...

 

요즘 서울 근교 아무데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중의 하나가 애기똥풀이다.

노란꽃이 예쁘긴 하나 너무 흔하다 보니 별 감흥 없이 지나친다.

 

선자령에 일주일 정도 살다 보면

내가 처음 봤다며 흥분했던 야생화를 마주해도 애기똥풀 대하듯 하게될까?

 

 

 

노랑제비꽃
   쌍떡잎식물 측막태좌목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노랑제비꽃은 우리나라 각처의 산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반그늘과 양지에서 잘 자라며 고산지대에서는 바위틈이나 양지쪽에서 자란다.
  (두산백과)

 

 

선자령을 오르면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꽃이 노랑제비꽃이다.

서울 근교에서는 하나의 산에서 겨우 한두송이 볼까 말까 한데

선자령에는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어 화려한 색감을 뽐내고 있었다.

 

 

 

 

 

 

 

가까이서 찍어보니 화단에 심는 원예용 제비꽃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밀식해 자라고 있었다.

 

 

 

 

 

현호색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현호색과의 다년초.
  우리나라 중·북부 이북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부엽질이 풍부한 반그늘에서 서식한다.
  (야생화도감(봄), 2010.4.10, 푸른행복)

 

▲ 점현호색

 

 

 

▲ 칼퀴현호색

   경기도의 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갈퀴현호색을 만났다.

   꽃잎과 꽃부리 사이의 주두 양쪽에 지느러미 또는 갈퀴모양의 돌기가 달려 있는 점이 특징이다. 

 

 

▲ 갈퀴현호색과 꿩의바람꽃

 

 

 

 

 

 

 

 

 

 

 

▶ 꿩의 바람꽃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꿩의바람꽃은 학명이 Anemone raddeana Regel이듯 아네모네속에 속한다. 아네모네는 그리스어의 anemos(바람)가 어원으로 숲 속 양지바른 곳이지만 바람 부는 곳을 좋아한다. 아네모네는 꽃의 여신 플로라의 시녀였다. 플로라의 연인, 바람의 신이 아네모네를 사랑하게 되자 이에 질투를 느낀 플로라는 아네모네를 먼 곳으로 쫓아버렸다. 그렇지만 바람의 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먼 길을 방황하던 바람의 신은 어느 황량한 언덕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아네모네를 발견하고 기쁜 나머지 얼싸안았다. 그 광경을 본 플로라는 질투를 참지 못해 아네모네를 한 송이 꽃으로 만들어 버렸다. 바람의 신은 너무나 안타까운 나머지 아네모네를 어루만지며 언제까지나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 꽃이 지금의 죽절향부(꿩의바람꽃)이다. 그래서 이 꽃을 영어로는 윈드플라워(windflower)라 부른다.
(야생화도감(봄), 2010.4.10, 푸른행복)

 

 

꿩의바람꽃은 흐린 날씨에 다들 고개를 숙이고 있어 활짝핀 모습을 보지 못했다.

활짝 피면 꽃잎이 바람개비처럼 보이던데... 아쉽다.

 

 

 

 

 

 

 

▶ 홀아비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의 다년생 야생초이며 이른 봄에 꽃이핀다.

  굵은 뿌리는 끝에 몇개의 비늘 같은 조각이 있다.

  (두산백과)

 

 

 

 

 

 

 

 

홀아비바람꽃도 다들 고개만 숙이고 있었는데

하산하다가 반쯤 입을 벌린 겨우 한 두송이를 볼 수 있었다.

음... 넌 이렇게 생겼구나.

 

 

 

 

 

▶ 애기괭이눈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
  덩굴괭이눈 또는 만금요라고도 한다. 산지의 습한 바위틈에서 자란다
  (두산백과)

 

 

 

 

 

 

▶ 산괭이눈
  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
  산괭이눈은 우리나라 중북부 이북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주로 응달이나, 고목 주변에서 자란다.
  (야생화도감(봄), 2010.4.10, 푸른행복)

 

 

 

 

 

 

 

 

 

 

 

 

 

 

누가 여기서 산괭이눈 농사짓나 싶었다.

지천에 깔려있다...ㅎㅎㅎ

 

 

 

▶ 얼레지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가재무릇이라고도 한다.

  높은 지대의 비옥한 땅에서 자라지만 산골짜기에서 자라는 것도 있다.
  (두산백과)

 

 

 

 

 

 

 

▲ 얼레지와 꿩의바람꽃

 

 

 

 

 

얼레지도 다들 고개를 숙인채 묵념자세로 서 있었는데

날이 조금 개자 한 친구만이 서둘러 꽃잎을 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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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탐방 1 (탐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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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9일  친구들과 함께 선자령 탐방)

 

 

 

한달도 더 전에 한 친구의 제안으로 선자령 여행이 계획되기 시작했다.

 

날짜만 정해 놓고 어영부영 하다가 가기 하루이틀 전에야

인원 확정하고 가져갈 차 정하고 해서 후다닥 대충 계획을 세우고

당일 아침 8시에 광장동 테크노마트 근처에서 만나 출발했다.

 

6명이 SUV 한 차에 끼여 타고 수다를 떨면서 길을 떠났다.

여행목적이 산행, 우애다지기, 술퍼먹기 등등 이었으나

나에겐 야생화 취재라는 나만의 목적이 따로 있었다.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으나 길동무를 구하지 못해

남의 블로그만 기웃거리다가 드디어 선자령에 핀 야행화를 맞으러 가게 돼 꽤나 설레었다.

 

하지만 날씨는 도와 주질 않았다.

화창해야 꽃들이 속살을 보여줄텐데...

 

 

     

 

트랭글에 의하면 해발 840m에서 산행이 시작되어 1182m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온다.

선자령 표지석에는 1157.1m로 나오긴 하지만...

왕복거리는 11.6km, 소요시간은 4시간 45분 걸렸다.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만만하게 보지도 말아야 할 거리다.

지난 겨울에 여기서 돌아가신분도 계시지 않은가... 눈보라치는 상황이긴 했지만.

 

 

 

우리 일행도 표지판을 보고 전망대 방향으로 올라 아랫길로 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아니다.  한번 와본 친구가 그 길로 우리를 인도했다.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에서 등산이 시작된다.

대관령국사성황당은 무교(巫敎)의 대표적인 성지이며

김유신장군이 산신, 범일국사가 성황신으로 모셔져 있는 곳이라고 한다.

 

 

 

싹이 돋아 나는 모양이 예뻐 카메라에 담고 있었더니

지나가는 분이 낙엽송이라고 가르쳐 준다.

맞겠지?  ~~

 

 

 

낙엽송도 꽃을 피워내고 있다.

저 노란게 꽃이 맞겠지?

 

 

 

 

 

포장된 임도를 따라 낑낑거리며 오르다

길 양쪽에 줄지어 있는 가로수 가지가 한쪽 방향으로만 뻗어 있어 찍어 보았다.

산아래 계곡에서 서풍이 지속적으로 불다 보니 가지가 동쪽으로만 자라난 것으로 보인다.

 

니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사느라 힘들겠구나 ~~ㅎ

 

 

 

잡목이 우거진 등성이를 오르는데

구름이 산을 넘어가면서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은 풍광을 연출하였다.

나름 환상적인 장면이었다.

 

 

 

 

 

온통 구름인지 안개인지에 가려 멀리 있는 풍경은 보이질 않고

가까운 곳에 보이는 나무만 멀뚱히 서있다.

운치는 있어 보이지만 대관령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 또 여길 올 수 있을지 모르는데...

 

 

 

 

 

 

 

뭐 도통 뵈질 않으니...

 

 

 

덕분에 이런 사진이 예쁘게 나오긴 했다.

호러영화 포스터로나 어울릴듯한 사진이긴 하지만...ㅎ

 

 

 

드디어 선자령 정상. 해발 1157.1m.

여기까지 오는데 2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내가 야생화 찍느라 일행들을 지체시킨 덕분에 조금 많이 걸린듯 하다.

 

서울 근교 산이 대부분 800m 남짓하니 꽤나 높은 산이다.

근데... 우리 조상들이 선자령이라 이름을 붙었으니 산으로 치지 않고 고개로 생각했나 보다.

 

 

 

 

 

선자령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친구들과 가져온 김밥과 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있는데

비구름이 고개를 넘으면서 약간의 빗방울까지 선사했다.

가뜩이나 바람이 심해 추운데다 빗방울까지 맞으니

체온도 떨어지고 손도 얼어 하산을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선자령으로 오를 때는 구름때문에 보지 못했던

바람개비(?) 모습을 흐릿하나마 볼 수 있었다.

 

 

 

하산하다 보니 낙엽송과 자작나무가 혼재되어 있는 숲이 나왔다.

자작나무는 하얀껍질 때문인지 언제나 이국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나무다.

재작년에 갔던 자작나무숲도 생각나고...

 

 

 

 

 

 

 

 

 

자작나무 숲을 지나니 전나무숲이 나왔다.

예전에 조림한 덕분이겠지만 다양한 생태를 볼 수 있어 좋았다.

 

 

 

길에 나무가 쓰러져 누워 있는데 아직 뿌리가 살아있는지

나무기둥에서 새로운 줄기가 돋아나고 있었다.

나무의 생명력이란 참 놀랍다.

 

이렇게 해서 선자령 다녀온 간단한 후기를 마치고

2편에서는 찍어온 야생화만 따로 모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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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산 ~ 복두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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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2일 철마산으로 올라 복두산으로 하산)

 

 

 

2014년 들어 안양에 있는 수리산, 수원의 바라산~광교산,

경기도 광주의 태화산 등을 다녀 왔지만 포스팅을 하지는 못했다.

 

사진 추리고 허접한 글달고 하는게 생각보다 꽤나 시간이 걸린다.

한번 게을러지면 몇달 동안 자연스럽게 쳐다 보지 않게 되는게 인지상정 이기도 하고...

 

아무튼 네이놈 지도를 보면서 가볼만한 산을 물색하다가

천마산과 연결되어 있는 철마산을 발견하고 가는 교통편과 들머리를 파악하고 산행을 하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진접의 해참공원에서 출발하여 철마산에 오른 후 능선을 타고 천마산까지 갔다가

마치고개로 내려오는 약 15km의 코스였다.

하지만 철마산 정상에서 내리막길에 접어 들자마자 갑자기 왼쪽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해

오남저수지 방향으로 하산 할 수 밖에 없었다.

광주의 태화산 갔을 때에도 같은 증상을 겪어 종주를 포기하고 곤지암리조트로 하산하고 말았는데

그나마 좋아하는 등산을 못하게 될까봐 겁이 더럭 났다.

다행히 정형외과에 갔더니 큰 문제가 없다기에 한시름 덜긴 했다.

 

 

     

 

총 등반거리가 10km 정도인데 6시간 40분이나 소요되었다.

쉬다 놀다 다닌 것도 있지만 철마산 정상부근에서 우연히 몇종류의 야생화를 만나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다 보니 시간가는줄 몰랐다.

 

위 오른쪽 트랭글 고도정보를 보면 알수 있듯 철마산 정상 직전 500m 정도의 가파른 길은

나같이 저질체력의 소유자에겐 초죽음에 이르게 하는 코스였다.

불과 500m 길이의 코스가 고도를 200m 넘게 상승시켜야 했기에

여기서 무릎에 무리가 온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해참공원 입구에 있는 철마산 등산로 안내표지판이다.

위 표지판에 따르면 난 제3코스를 탄 셈이다.

원래는 종주코스 중 천마산코스를 타려고 했지만 말이다.

 

 

 

해참공원 입구 모습이다.

 

난 입구에 도착해서야 버스에서 모자를 떨어뜨리고 온 사실을 발견했다.

오늘 등산이 원할치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이래서 결국 1년사이에 모자3개, 스포츠고글 1개, 수건 1장을 잃어버렸다.

뭐, 지갑 안잃어 버리고 다닌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래도 해참공원에 조팝나무들이 나를 반겨주는듯 활짝 피어 있어

기분을 다잡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돋아나는 새싹들도 싱그럽고...

 

 

 

 

 

철마산 정상까지 3.2km...

이때까지만 해도 까짓거 했다.

 

 

 

요즘 미세 먼지 때문에 하늘은 우중충 하지만

산 곳곳에는 벚꽃들이 피어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아마도 사진 맨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오늘의 첫번째 정상 목표봉인듯 하다.

 

 

 

산벚꽃이 마지막 꽃봉우리를 매달고 있다.

올해 벚꽃이 이게 마지막일듯 싶다.

 

 

 

길가에 제비꽃도 보이고...

 

 

 

고깔제비꽃도 나름 품위를 보여주시고...

 

 

 

진접읍 방면 전경이다.

으... 정말 요즘 미세먼지 문제다.

대략 중국산 60%, 국산 40%라는 미세먼지. 갈수록 심해져 큰일이다.

이러다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사시사철 파란하늘 보기 힘들어 질 것 같다.



 

오늘 등산의 첫번째 봉우리 목표봉이다.

목표봉 표지를 설치 했는데 사람들이 돌탑을 쌓은 것일까?

아님 돌탑 옆에 표지를 설치했을까... 아무튼 약간은 특이하다.




풀... 풀이지만 이름이 있을텐데. 이름을 못찾았다.

이놈도 봄이라고 꽃을 피워낸다. 

그리 볼품 있어 보이진 않지만 꽃은 꽃이다.


 


두꺼운 껍질을 뚫고 새순이 돋아난다.

새순을 쌔순이라고 강하게 불러줘야 할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진달래도 나름의 화려함을 자랑하고..


 


 


 


철마산 정상까지 겨우(?) 760m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 어디 예고 하고 나타나던가.


 


위 사진의 뒤에 보이는 정상이 철마산 정상인데...

계곡으로 조금 내려간 후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생강나무  꽃과 새순이다.

생각나무는 꽃이 필때의 모습과 

잎으로 뒤덮였을 때의  모습을 연결시키기가 쉽지 않다.

잎을 찢어 생강냄새가 나는지 맡아 보면 알 수는 있지만 

나는 아직 층층나무, 물푸레나무 등등과 구별이 쉽지 않다.




철마산 정상을 얼마 안남기고 가파른 등산길 사면에서 

개별꽃, 현호색, 노루귀, 제비꽃 등이 피어 있는 군락지를 발견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야행화를 거의 보지 못해 

오늘 야생화 대면은 거의 포기 했는데 

의외로 고도가 높은 곳에서 군락지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등산은 제쳐두고 한참을 카메라와 씨름을 햇다.




현호색은 많이 봤지만 잎에 점이 있는 점현호색은 처음 대면했다.

현호색의 종류를 찾아보니 제비꽃 저리가라다.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흰갈퀴현호색, 자주현호색, 남도현호색, 흰현호색, 애기현호색, 왜현호색....

현기증난다. 

꽃과 잎모양에 따라 족히 10종이 넘는 것 같고 

부르는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도 있고 해서 핸드폰에 조사한 것 정리해 놓고 

하나씩 발견 할때마다 맞는지 확인해 보려 한다. 

식물학자도 아닌도 이거 뭐하는 건지...ㅎㅎ


 

 


 





흰노루귀.

남의 블로그에서만 보고 오늘 첫 대면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청노루귀도 첫 대면.

딱 한송이 뿐이었다.




태백제비꽃


 

 


 

꽃잔치를 마치고

드디어 천마산 정상이다. 

해발 711m 밖에 안되는데 오늘 따라 왜이리 힘든지...

그동안 산행을 게을리해서 인듯 싶다.




천마산까지는 7.29km 더 가야하고

하산까지는... 10km 정도는 될텐데 하며 은근 걱정이 시작되더니

마침 왼쪽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음... 잘됐다. 핑계거리 생겼다.


 

 

 

 


 

지나온 봉우리들.

사진 가운데 보이는 봉우리가 목표봉인듯 하다.



 


 

 

 

아마도 쩌~~어기 뒤에 보이는 산이 천마산일듯 한데...




왜현호색일듯... 자신없다.

잎이 삼지창처럼 갈라져 있는 것이 특징이라는데...

하도 비슷비슷한 현호색이 많아서 자산 할 수 없다.

누가 틀렸어! 라고 한다면 잽싸게 수긍 할 자세를 갖추고 있다.

 


 

찾아본 종류 중에 

댓잎현호색과 빗살현호색의 중간 쯤의 잎모양을 갖고 있다.

따라서 넌... 그냥 현호색이라고 부르고 말란다.




이놈은 각시현호색과 비슷하나 

잎 테두리가 붉은색을 띠지 않아.... 결국 그냥 현호색이다...쩝


 


이후로 패쓰~~

 

 

 


 


 


 


 

오늘 아주 다양한 현호색을 만났다.

주로 잎모양이 판이한 현호색 들이다.

꽃모양은 수염현호색과 갈퀴현호색을 제외하면 거의가 비슷비슷한데

잎사귀 모양은 서로 판이하다. 

알아 갈 수록 신기하다.





꼬깔제비꽃... 그나마 너희들 구분하는게 훨 쉽다.




태백제비꽃



양지꽃.



 



각시붓꽃.

헷갈릴 염려 없고 얼마나 좋아!  ㅎㅎㅎ


 

 

나무 모양이 신기해서 찍어 봤다.

무슨 나무인지는...




쩔뚝거리는 왼다리를 끌며 상당한 고전 속에 오남저수지 방향으로 하산 했다.


 


여기가 복두산 정상인듯 한데 특별한 표지판은 없었다.

 



다 내려온줄 알았더니 1.4km 남았다.

몸이 성치 않으니 겁도 나고...




오남저수지 모습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다음에는 이번에 못한 철마산~천마산 종주를 꼭 한번 해야 하는데... 어찌될지.

그래도 여러 야생화를 대면 했으니 오늘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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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꽃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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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30일 봄맞이 한강 꽃구경)

 

한식을 앞두고 아버님 묘소에 다녀왔다.

형님이 어머님을 모시고 천안에서 올라오시고

내 부부 내외와 동생이 모였다.

 

묘소 주변에 경계목으로 심어 두었던 옥향 가지치기를 하고 잡초도 뽑았다.

아버님께 간단한 음식을 올리고 절을 드린 후

돗자리에 둘러 앉아 그간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평화로운 오후를 보냈다. 

 

 

▲ 아버님 묘소에 심었던 화목(花木)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콩알만한 꽃들이 주렁주렁 달렸는데

   항상 이맘때쯤 아버님 묘소에 오다보니 한 번도 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한강변에 활짝 핀 개나리를 보고

마음이 동하여 집에 오자마자 카메라를 메고 꽃구경에 나섰다.

 

집에서 차도만 건너면 올림픽공원이지만 이상하게도 공원방향으로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성내천 산책길을 따라 한강변 방향으로 방향을 잡았다.

 

 

 

올림픽공원 잔디에도 조금씩 초록빛이 감돌고 있다.

공원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능선이다.

걷기 보다는 바깥에서 보는 것으로...

 

 

 

생각했던대로 벚꽃은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서울올림픽파크텔 옆 정자 근처에는 꽤 오래된 수령의 벚꽃나무가 줄지어 있는데

올 해에도 어김없이 벚꽃이 예의 그 화려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 올림픽공원 몽촌호의 모습

 

 

 

 

 

 

 

 

 

 

 

 

 

 

 

벚꽃하면 떠오르는 단어...

 

봄,

설레임,

축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연인,

화려함,

찰라, 

산책,

푸른 하늘...

 

상상력 빈곤으로 더이상은 떠오르지 않느다.

심심하면 한번 해 보시길...

 

 

 

 

 

벚꽃을 뒤로 하고 한강변으로 걸음을 옮기다가

못보던 조형물이 보여 사진에 담아 보았다.

별다른 설명문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좀 뜨악했다.

뭐랄까... 금속성 빼빼로 꼭다리?

내 예술적 감수성 수준이라니...

 

 

 

 

 

성내천 둑방길 옆으로 관상용(?) 꽃이 줄지어 피어 있었다.

이름을 찾아보려고 뒤져 봤지만 결국 못찾았다.

꽃모양이 쭈글쭈글해서 그런지 웬지 힘이 없어 보인다.

 

 

 

성내천 둑 사면에서 정체를 모르는 새순이 떼지어 올라오고 있었다.

모양이 좀 괴이 하지만 저 놈들이 커서 뭐가 될지 궁금하다.

 

* 쇠뜨기 : 한국·중국·일본 등 북반구 온대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원자폭탄이 떨어져 폐허가 됐던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장 먼저 새싹을 틔운 것이 쇠뜨기였다고 한다.

              방사능의 열선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뿌리줄기가 땅속 깊이 뿌리를 뻗는 것이다.

              그만큼 강인한 식물이어서 제거하기 매우 어려운 잡초이기도 하다. (출처 : 위키피디아)

 

 

 

봄 맞이의 첨병 제비꽃도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다.

여러가지 변종으로 전문가도 헷갈리게 한다는 제비꽃...

꽃크기가 손톱만큼 작고,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나름의 품위를 갖추고 있다.

 

 

 

 

 

 

 

진달래 하면

봄, 새색시, 지짐이, 개나리, 김소월...

 

벚꽃보다 더 떠오르는 단어가 없네.

 

 

 

 

 

 

 

 

 

 

 

 

 

 

 

개나리 하면...

 

봄, 군락, 진달래, 강한 생명력... 입에 따다 물고요~~

 

개나리와 진달래는 그 꽃의 형태, 빛깔이 현저하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머리속에서 쌍둥이처럼 붙어 다닌다.

아마도 우리 주위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고

봄의 전령사를 대표하는 꽃이 되어 머리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게다.

 

아무튼 대부분 무심히 지나치지만 자세히 보면 예쁘다. 모든 꽃이 그렇듯이.

 

모든 꽃은 치열한 유전자 남기기 투쟁의 결과물이라는 글을 본 것 같다.

그렇다면 개나리는 벌을 불러 들이지도 않고 열매도 맺지 않는 것 같던데

왜 그리 화려한 노랑색의 꽃을 엄청나게 피워내는 걸까? .

힘들게...

 

그리고 개+나리는 나리꽃보다 천대시 해서 "개"자를 붙인걸까?

 

 

 

 

 

 

 

명자나무 꽃이다.

한강변을 걷다가 관상용으로 심어 놓은 나무들 가지속에서

조그마한 꽃봉우리들이 이제 막 피어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꽃이 작아 그리 눈에 띄지 않았는데

접사로 찍어 보니 상당히 화려한 꽃이었다.

나중에야 찾아보니 장미과의 낙엽관목 이란다.

어쩐지 덩굴에 가시가 많이 나 있더라니...

 

카톡 프로필 사진을 이 놈으로 바꿨는데 색이 너무 강해 보여

지울까 하다가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일단 놔뒀다.

산에 가서 야생화 이쁜 놈 건지면 바꿔야겠다.

 

 

 

 

 

조팝나무꽃.

 

흰색의 순결함과 풍성함으로 나의 눈을 현혹하는 꽃.

얘를 보면 웬지 반갑다.

마당이 있다면 심어보고 싶은 나무다.

 

 

 

 

 

 

 

버들강아지도 꽃이라는 사실을 작년에 알았다.

게다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으며 바람에 의해 수분이 된다고 한다.

 

하긴 수십년을 살면서 전혀 내 삶에 있어 실존적이지 않은 문제.

"버들강아지가 과연 꽃일까?" 하는 따위의 의문을 품을 마음의 자세를 가진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왜 버들강아지가 꽃이라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주저리 주저리 거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흰머리 나기 시작해서 그럴게다...

 

 

 

짧은 꽃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

토끼굴 담벼락에서 담쟁이넝쿨이 잎사귀를 틔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직은 연한 색을 띄고 있는 잎사귀들이지만

머지 않아 짙푸른 녹색의 잎들이 이 담벼락을 뒤덮겠지...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시간은 또 내곁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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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그리고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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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없는 긴고랑길

 

도심 한가운데...

 

눈 떨어지는 모습만 소란스럽다

 

 

미세한 공기의 떨림

 

어두워지는 고요만이

 

조그마한 세상을 지배한다

 

 

둘레길을 돌아

 

세상 속으로 빨려들기 직전

 

영화사의 묵직한 동종 소리가

 

허리를 붙잡는다

 

 

괴괴한 느낌

 

텅 비어 버린 생각

 

이 흉흉한 상태는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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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甲午年) 검단산 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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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갑오년 1월 1일 검단산 정상에서 해돋이)

 

2013년에도 검단산 정상 해돋이를 시도 했으나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실패했었다.

그로 부터 딱 1년이 흘렀다.

 

새해 첫날 해돋이가 뭐 별거랴마는

그냥 넘어가면 뭔가 허전해서 올해에도 다시 한번 도전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대충 씻고 옷입고 준비하고 있었더니

같이 가기로한 집사람은 체력안배상 무리임을 밝히고 등산을 포기했다.

대신 처남과 내가 먹을 커피와 샌트위치를 주섬주섬 챙겨주었다.

 

차를 몰고 애니메이션고등학교 앞에 갔더니

여긴 벌써 해돋이 등산객들로 일요일 아침 못지 않게 북적였다.

주차장에 겨우겨우 주차하고 등산을 시작한 시간이 아마도 5시 30분은 된듯 싶다.

 

연말에 여러 모임들에 참석하느라 등산을 안한지 2달이 넘었다.

역시 오랜만의 등산이라 종아리뿐만 아니라 허리까지 아프고 결려 꽤나 힘들었다.

 

새해 결심이랄건 없지만 주말마다 가급적 빠지지 말고 등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참을 낑낑거리고 올라 약수터에서 하남시가지를 바라보고 야경을 찍어 봤다.

 

 

 

 

 

정상에 도착해보니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좀비들 마냥 다들 뚫어져라 한곳을 응시하면서 추위에 벌벌 떨고 있다.

오로지 "해님"을 맞이하기 위하여...

 

 

 

검단산 정상에는 7시 10분쯤 도착했는데 해뜨기까지는 3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동쪽 하늘 모습인데 뿌옇게 날이 밝고 있다.

 

 

 

해가 저기 어디쯤에서 나타나리라는 징조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산봉우리 밑에서 그 모습을 빼꼼 내비친다.

 

 

 

떠오르는 해에 열광하는 해돋이 좀비들... 그 좀비를 찍고 있는 나... 나도 좀비...ㅎㅎ

 

 

 

드디어 산 봉우리를 올라 타고 있는 해...

사실은 해가 뜨는게 아니라 지구가 도는 거라고 하던데... 그러거나 말거나.

 

 

 

 

 

이제 온전한 모습을 갖추었다.

 

 

 

 

 

 

 

이렇게 해돋이와 사진 찍기를 마치고

올라온 길로 되돌아 가려 했으나 정상에 모여 있던 수백명의 등산객이

좁은길로 몰리다 보니 도무지 진전이 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북쪽 한강방향 능선을 타고 하산하기로 했다.

이길은 햇볕이 들지 않아 제법 미끄러워 애를 먹었으나

덕분에 두물머리의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강 방면 능선 중간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두물머리 전경이다.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팔당호 방면...

 

 

 

 

 

 

 

하산하면서 기온이 급속하게 하락하고 찬바람이 불어 약간의 고생을 했지만

새벽잠을 포기한 보람은 충분했다.

1년전에 해돋이 왔을때의 저질 체력으로 다시 되돌아 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나마 열심히 하던 등산 빼먹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한 것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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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10, 9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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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0일 하기휴가 제주올레길 10, 9코스 역방향으로 걷기)

 

 

벌써 휴가 다녀온지 2달이 다돼 가는데

   이제서야 포스팅 하려니 쑥스럽다.

   그래도 찍어 놓은 사진이 아까워 대~충 올려 보련다.

 

   아~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

 

이렇게 써놓고 또 한달이 넘어 지났다... 세월 빠르다.

7월 무더위에 올레길 걷는다고 땀깨나 쏟은지가 벌써 3개월전...

 

무더위가 지나간 후

가을 냄새도 제대로 못맞고

추위 맞이하게 생겼다.

 

 

     

▲ 제주올레길 10코스                                                                             ▲ 제주올레길 9코스

 

게스트하우스 스텝들의 조언에 따라 10코스의 종점인 모슬포항에서 송악산을 바라보며 역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10코스는 올레길을 걸어본 사람이면 누구든지 추천하는 코스다.

 

● 10코스 주요경로

    모슬포항 → 해변도로 → 하모해수욕장 → 알뜨르비행장 → 섯알오름 학살터(4.3유적지) → 일제 고사포 진지

    → 송악산 → 송악산 산방산 해안도로 → 용머리해안 → 산방산 옆 해안도로 → 화순금모래해변

 

 

 

 

▲ 화순항 방파제

 

 

▲ 해안도로

 

 

▲ 하모해수욕장

 

 

 

 

▲ 아가판사스(보라군자란)

 

 

▲ 알뜨르 비행장 진입 길목

 

엄청나게 넓은 밭과 초지로 이루어진 평지가 펼쳐진다.

 

 

 

 

▲ 가시엉겅퀴

 

 

 

 

 

 

▲ 알뜨르비행장

 

일제에 의해 건설된 비행장이 아직도 군사지역으로 묶여 있나 보다...

 

『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가 중국대륙의 남경 폭격을 위해 1926년부터 10년 동안 건설한데서 비롯된다.

    비행장의 격납고들은 패전의 기운이 역력해지던 1944년, 비군의 일본본토 진공루트 7개을 예상하고

    만들어진 일제의 본토방어계획 중 '결7호' 작전의 가미가제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곳 알뜨르에는 일제의 전투기를 감추기 위해 시설된 당시의 격납고, 총 38개소 중 20개소가

    현재까지도 콘크리트 구조물로 온전하게 남아 있다.』

 

    알뜨르비행장 안내표지판에서...

  

 

▲ 망루?

 

 

▲ 비행기 격납고

 

멀리 산방산이 보인다.

10코스를 역으로 걷는 내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 일제의 유명한 제로센 전투기를 형상화한 작품 (제목 : 애국기 매국기)

 

 

 

 

▲ 섯알오름 희생자 추모비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폭력의 극치를 보여준다.

너무 참혹해 가슴이 답답해질것 같아 영화 '모슬'을 아직 보지 않았는데 꾸~욱 참고 봐야겠다.

 

 

▲ 유해 발굴장소

 

 

 

평지가 끝나고 섯알오름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 일제고사포 진지

 

이 지역 전체가 제주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일제에 의해 비행장과 군사시설 건설에 강제 동원 돼어 곤혹을 치루다가

해방을 맞아서는 4.3사건이 터져 수많은 무고한 양민이 탄압 받고 학살 된 후,

6.25가 발발하자 예비검속이라는 미명 하에 또 한번 양민이 살육된 현장이다.

 

 

 

 

 

 

▲ 형제섬

 

 

 

송악산을 오르는 입구.

사실은 10코스를 역으로 돌고 있기 때문에 하산길이 맞는 표현일지도...

 

 

 

 

 

절벽이 퇴적암으로 되어 있다.

바다 속에서 어마어마한 시간동안 층층이 퇴적되다 어느 순간 지각변동에 의해 불쑥 땅위로 솟아난걸까?

 

 

 

 

 

 

▲ 아마 '가파도'일듯...

 

 

 

 

 

 

▲ 화산흙 위에 퍼져 자라고 있는 '바위채송화'

 

 

 

 

 

 

 

 

 

계곡을 꽉 채우고 있는 수국.

누가 일부러 심었을까?

 

 

 

 

 

 

 

 

 

 

 

 

 

송악산을 이루고 있는 지형이 매우 독특하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산이다.

 

 

 

 

 

 

 

 

 

송악산을 내려와 뒤돌아 보며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절벽에 보이는 동굴이

일제가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해 뚫어 놓은 군사용 동굴이라고 한다.

 

 

 

 

 

 

 

 

▲ 갯불금초

 

 

 

 

 

 

▲ 1991년 고르바초프 방한시 부인인 라이사 여사가 안덕면 사계리어촌계를 방문한 기념으로 세운 조형물... 어째 좀...

 

 

 

걷는 내내 구름속에 가려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산방산이 가까이 다가서자 마침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입장료 내고 용머리 해안에 들어섰다.

 

 

 

용이라도 튀어 나올것 같은 무시무시한 해변이다.

 

 

 

 

 

 

 

 

 

미군들이 가족과 여행 온듯 하다.

신나 보인다.

 

 

▲ 하멜기념비

 

1653년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도중 일행 36명과 함께 제주도에 표착했다고 한다.

 

 

▲ 산방연대

 

 

 

산방산보문사에 조성되어 있는 불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용머리해안 위의 언덕에서 다시 해변으로 접어 든다.

 

 

 

 

 

 

 

 

 

 

 

 

 

 

 

6시간만에 드디어 10코스 시작점에 도착했다.

9코스가 짧은데 더 갈까 말까 고민하다 시간도 남고 해서 더 걷기로 마음을 정했다.

 

 

 

 

 

 

 

점점 깊은 산속으로 들어 간다.

앞 뒤로 이 길을 걷는 사람은 나 혼자 밖에 없다.

게다가 이 코스는 올레길이 아니라 거의 등산 수준이라 지친 몸을 이끌고 걷느라 고생 좀 했다.

 

 

 

여기도 일본군 진지였던 동굴이 보인다.

지독한 일본제국...

 

 

 

 

 

 

 

 

 

길 중간중간에 이런 철제구조물이 설치 되어 있다.

기르는 말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구조물이다.

 

 

 

이 곳은 사유지가 많아 이런 문이 설치되어 있다.

올레길에 사유지를 통과 할 수 있게 해주신 땅주인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래도 9코스는 어쩔 수 없이 재미 없다.

 

 

▲ 소황금

 

 

 

 

 

저 절벽 위에 난 길을 걷다 내려왔다.

저 절벽이 130m에 이르는 '박수기정'인데 바가지로 마시는 샘물(박수)이 솟는 절벽(기정)이라고 한다.

 

 

 

2시간 반에 걸쳐 9코스 걷기가 마무리 되었다.

도합 25km 정도를 걸었더니 완전히 파김치가 되었다.

 

 

 

9코스의 시작점인 대평포구의 모습이다.

 

여기에선 숙소로 돌아갈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아 택시를 불러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선 여행자들과 즐거운 막걸리파티로 하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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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5코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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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9일 하기휴가 제주올레길 5코스 걷기, 정방폭포, 서복공원)

 

 

 

제주 여행 둘째날.

 

어제 저녁 게스트하우스에서 젊은 친구들과 막걸리 파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다가

쇠소깍의 투명카약을 타러 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쇠소깍에 9시 30분 정도에 도착했다.

그러나...

'1박 2일'의 위력 때문인지 예약이 밀려 12시 반에나 카약을 탈 수 있다고 한다.

 

나야 원래 올레길 걸으려고 제주도에 왔지만

잠깐 관광 기분 내보려고 했는데 무려 3시간을 대기 하라고?

 

나는 과감하게 투명카약 타기를 포기하고

5코스 종점인 쇠소깍에서 남원포구까지 역방향으로 걷기로 했고

나머지 젊은 친구들은 근처에서 시간을 보낸 후 카약을 탄다고 해서 헤어졌다.

 

 

 

쇠소깍은 효돈천이 바다와 만나는 소(沼)를 가르키는 지명이라고 한다.

효돈천 자체가 거대한 암석이 오랜 기간 물에 깍여 천을 이룬 형태라

일반적인 개천과는 전혀 다른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효돈천이 바다와 만나기 직전 사진과 같이 신비로운 모습의 소(沼)를 형성하고 있다.

눈으로 봤으면 됐다 싶어 사진 몇장 남기고 바로 걷기 시작했다.

 

 

 

제주도 올레길을 걸으며 굳이 욕심을 낼 필요도 없고 해서

느긋하게 풍광을 즐기며 걸었더니 4시간 조금 넘게 소요 되었다.

 

걷다가 아침으로 먹은 토스트가 부실했는지 너무 허기가 져 시원한 열무국수도 한그릇 사먹고...

 

 

 

쇠소깍을 벗어나서 해안길로 접어 들기까지 도로를 걸어야 되는 구간이 있다.

내륙은 장마가 져 난리라지만 제주도는 하늘만 흐리지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대신 엄청 높은 습도와 기온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고분분투 해야만 했다.

 

아무리 걷기도 좋지만 한여름에 올레길 걷기는 그리 권장하고 싶지 않다.

주로 해안길이나 도로 구간이 많아 직사광선에 바로 노출 될 수 밖에 없고

지열이 올라와 사람을 쉬이 지치게 한다.

 

하지만 여행이라는게 모든 조건이 내 맘에 꼭 맞게 이루어지겠는가?

 

가급적 가장 단순한 여행을 추구했다.

 

멋있는 풍광 보이면 감상하고, 사진 찍고

배고프면 음식 사먹고

힘들면 쉬었다가 걷는

그런 단순한 여행...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는 성공적이었지 않았나 싶다.

 

 

▲ 길가 밭에 심어 놓은 도라지가 예쁘게 꽃을 피워 냈다.

 

 

 

멀리 한라산이 구름에 가려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제주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감귤하우스가 보인다.

귤나무가 심심할까봐 그런지 하우스마다 라디오를 틀어 놓았다.

 

 

 

도로에서 벗어나 해안으로 가는 숲길을 걷다가...

 

 

 

탐스럽게 피어 있는 수국도 만나고...

 

 

 

다시 바다와 만났다.

 

 

 

5코스를 역으로 걷다 처음으로 만나는 포구인 망장포구의 모습이다.

 

 

 

 

 

고목을 이용해 만든 멋들어진 정자가 놓여 있었다.

땀도 닦고 물도 한모금 마시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어선들이 태풍을 피해 대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소형 방파제라고 해야 하나?

가다 보니 포구마다 이렇게 조그마한 배들의 피신처가 마련되어 있었다.

 

 

 

축대 위에 거대한 부처선인장(백년초)이 자리 잡고 있다.

수령이 꽤나 되어 보이는데 어떻게 축대 위에 자리를 잡았을까?

 

 

 

 

 

구름 모양이 신기해서...

 

 

 

공천포 검은모래사장이다.

역시 제주도가 화산섬이라 그런지 바위도 자갈도 모래도 모두 검은색이다.

 

 

 

 

 

곳곳에 애기범부채와 참나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길가에 특이한 형태의 돌장승이 서있다.

하루방이 아니고 장승이 서 있어서 이상하다 싶어 찍었는데 길을 돌아 보니...

 

 

 

무슨 박물관인듯한 건물이 있었다.

닫혀 있어서 들어가 보진 못하고...

 

 

▲ 인동초

 

 

▲ 하늘타리

 

 

 

해안길을 벗어나 잠시 마을길을 걷게 되는데

화산석으로 쌓아 올린 제주도의 전형적인 돌담을 볼 수 있었다.

 

 

▲ 바닷가 돌틈에 피어 있는 '갯패랭이'

 

 

 

위미리에도 조그마한 어선들이 피신 할 수 있는 포구가 조성되어 있다.

 

 

▲ 제주도 바닷가에서 자생한다는 '황근'. 노란 무궁화란 뜻이라고 한다.

 

 

▲ 조배머들코지

 

 

 

 

 

조배(구실잣밤나무) + 머들(땅위로 표출된 암석) + 코지(곶串)

즉, '구실잣밤나무가 군락을 이룬 돌무더기의 곶' 이라는 긴 뜻을 가진 명칭인데

마을의 번성과 인재의 출현을 기대하는 위미리 주민의 신앙적 성소라고 한다.

 

 

 

 

 

 

▲ 송엽국(사철채송화)

 

 

 

 

 

 

 

 

 

 

 

선광사라는 절의 담장 역할을 하고 있는 거대한 나무... 무슨 나무일까?

 

 

 

 

▲ 큰엉

 

절벽에 뚫린 커다란 바위그늘(언덕)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5코스 중에 가장 이국적이고 멋있는 풍광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에서 보듯 바위 절벽에 파도의 힘에 의해 침식된 커다란 동굴이 형성되어 있다.

 

 

 

 

 

 

 

 

 

바위 절벽을 따라 걷기 편하게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고

왼쪽에는 제주 풍림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다.

 

 

 

 

 

 

 

 

 

절벽에 조성된 길이 끝나고 다시 해안도로를 걷게 된다.

 

 

▲ 남원포구 5코스 시작점에 있는 올레길 안내소

 

걷기 시작한 오전에는 흰구름 사이로 간간이 파란 하늘이 보였으나

오후에는 온통 흐릿한 구름으로 덮여 있어 조금은 우중충한 날씨였다.

 

내친 김에 4코스를 연달아 걸을까 하다가

예전에 제주도에 와서 보지 못했던 정방폭포를 구경하기로 마음 먹고 버스를 기다렸다.

에효... 버스를 기다린지 족히 30분은 지나서야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꽤나 인내심이 필요하다.

 

 

 

버스에서 내려 표지판을 두리번거리며 왔다리 갔다리 헤매다가 겨우 겨우 찾아 왔다.

입장료 2,000원 내고 들어왔다.

사진에 보이는 저 폭포 위쪽으로 올레길 6코스가 이어져 있는데 위에서는 폭포가 전혀 안보인다.

고로 폭포를 보려면 입장료 아까워하면 안된다...ㅎㅎㅎ

 

폭포수가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동양에서 유일한 폭포라고 한다.

멋지다~ 오면서 힘들었지만 보람이 있다.

 

 

 

 

 

 

 

 

 

 

 

 

 

 

 

폭포 앞쪽으로 물보라가 일어나며 서늘한 기운을 뿜어 낸다.

난 카메라가 젖을까봐 얼른 도망나왔지만 다들 폭포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느라 분주하다.

 

 

 

한참을 이리저리 폭포를 찍다가

아직 오후 시간이 남아 있어 주위에 뭐가 있나 살피며 걷다 보니

정방폭포로 떨어지는 개울을 볼 수 있었다.

이 개울물이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요즘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이 많지 않다.

 

 

▲ 보라색 꽃이 피고 약재로 쓰인다는 '맥문동'

 

 

 

조금 걷다보니 서북(徐福)공원이란 곳이 나왔다.

중국풍의 정자와 돌담이 있어 의아하게 생각되었는데

서복전시관에 들어가 보고서야 내용을 이해 할 수 있었다.

 

 

 

2200여년 전 중국 진시황때 진시황의 신선과 불로장생약을 찾아 오라는 칙서를 받고

서복(서불)이 영주산(한라산)에 왔다가 돌아가면서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네글자를 새겼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희미한 인연 하나를 가지고 이런 전시관을 짓는다는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결정적으로 제주도를 많이 찾는 중국관광객을 겨냥한 목적이 가장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자바오 총리가 한중수교 15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을때

관계자의 요청으로 서복공원이라는 글씨를 직접 써주었다고 하고

서복 전신상은 산둥(山東)성 정부가 기증했다고 한다.

 

내가 전시관을 나가려는데 역시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왁자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전시관에 머무는 동안 한국인 관광객은 나 혼자였다. ㅠ..ㅠ

 

 

 

 

 

 

 

전시관에 온 덕분에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1/2크기의 마차 모형을 볼 수 있었다.

그럼 중국 서안에 있다는 진시황릉은 가본걸로...

입장료 500원 내고 싸게 맥혔다...ㅎㅎㅎ

(매표소에서 어른 1,300원 인가로 적혀 있는데 500원만 내라고 했다. 봐준건가?)

 

 

 

서복전시관의 전시물은 그다지 볼만한게 없으나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소나무와 절벽 전경이 훌륭하다.

 

정방폭포를 보러 온 관광객이라면 공원도 산책하면서 주상절리 절벽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은 들러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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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7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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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8일 하기휴가 제주올레길 7코스 걷기)

 

 

 

무려 석달 전쯤 예약해 놓았던 저가항공 티웨이를 이용해 제주도에 도착했다.

4박 5일의 나홀로 여행.

 

별다른 일정 없이 오로지 올레길 걷기와

조금 지겨우면 오름 중에 하나 골라 갔다 온다는 단순한 계획이 전부다.

 

간만의 자유...

그런데 평소에 나를 구속한게 있기는 했나?

아! 밥벌이로부터의 해방감은 확실히 있다.

 

일은 잊고

오로지 걷고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 찍고

더위에 온몸을 맡기는 그런 단순한 일정...

 

결론적으로 추억에 남을 만한 여행이었다.

몸은 조금 고달팟지만...

 

 

 

제주 공항을 나서자 마자 보이는 이국적 풍경.

동남아 어느 공항이라고 해도 속을 것 같다.

 

 

 

제주 공항에 9시 반 정도에 도착 한 후 바로 올레길을 걸으려 했으나

너무 짐이 무거워 계획을 변경했다.

일단 짐을 풀고 난 후 올레길을 걷기로 하고 게스트하우스로 이동 했다.

 

사진은 공항리무진을 타고 풍림리조트에 내려

법환마을로 가는 시내버스를 갈아 타려고 걷다가 보게된 다리 '악근교'다.

당연히 다리 아래엔 악근천이 흐른다.

 

 

 

이래저래 이 개천과는 인연이 많다.

 

공항리무진에서 내려 처음 본 제주 풍경이 이 개천이고

오후에 7코스를 걷다가 바다와 만나는 이 악근천을 다시 보게 되고

몇일 뒤에는 여기에서 물놀이를 하게 된다.

짧은 기간 중 세 번이나 마주친 개천.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다...

 

 

 

일단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올레 코스 중 들머리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7코스를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걷기 위해 택시를 탄다는게 아이러니 하지만 코스 시작점부터 제대로 걸으려면 어쩔 수 없다.

 

올레길 7코스는 외돌개를 시작으로 해서 돔베낭길을 걷다가,

내가 숙소로 잡은 '현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법환포구, 해군기지 때문에 아직도 싸움 중인 강정마을 돌아 나와

월평마을에서 끝난다.

위 지도에서 보다 시피 13.7km 정도의 거리이며,

소요시간은 놀다 걷다 해서 4시간 35분이 소요 되었다.

 

 

 

외돌개에 내려 어디 점심 먹을 곳이 없나 찾아 봤지만

간단한 먹거리와 기념품을 파는 가게만 있었다.

 

밥 먹으러 다시 움직인다는게 영 거추장스러워 어쩔수 없이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신 했다.

제주도 휴가와서 먹은 첫 음식이 컵라면이라니...

 

여행 내내 제대로 된 제주 음식을 먹을 기회는 없었다.

그냥 대충 허기를 때우는 식으로 매번 넘어갔다.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뜨거운 탕이나 생선조림 종류가 대부분인데다

1인분은 원천적으로 주문이 안되었다.

 

혼자 흑돼지 삼겹살을 구워 먹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구차하기 이를데 없고...ㅎㅎㅎ

결국 여행 내내 점심은 국수나 짜장면으로 때웠다.

맛있는 것은 서울가서 먹으면 되고, 제주에서는 멋있는 경관만 즐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고.

 

 

 

이제부터는 말을 줄이고 눈으로 보는 걸로...

구구절절이 쓰다보면 이거 공개까지 한달도 더 걸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의 성의만 보이는 걸로...ㅎ

 

 

 

 

 

 

 

 

 

 

 

 

 

코발트색의 바닷물에 파도가 치며 만들어 놓은

그라데이션과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여행의 흥분에 빠져든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바닷물빛의 아름다움에 한참이나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 문섬

 

 

 

 

 

높이가 20m쯤 된다는 외돌개.

혼자 서있어서 외돌개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나 그리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뒤쪽에서 보면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가?

 

 

 

 

 

 

▲ 산책로 주변에 심어져 있는 '사랑초'

 

제주도에 와 본 첫 꽃이기도 하지만 '사랑초'란 꽃의 생애 첫 대면하기도 했다.

 

 

▲ 벌노랑이

 

중부 이남 지방에서 자라고 강장제, 해열제 등의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범섬을 배경으로 참나리가 활짝 개화했다.

지금 제주도는 곳곳에 참나리가 한창이다.

서울 근교 산을 다니면서는 털중나리를 많이 봤는데 제주도에는 참나리 일색이다.

제주 여행 중 다른 종류의 나리는 보지 못했다.

 

 

▲ 국화잎아욱

 

이름만 들으면 토종 야생화같지만 중남미에서 귀화한 식물이라고 한다.

세계화시대에 사람만 아니라 식물도 귀화하여 이땅에 뿌리를 내리고 잘 살고 있다.

 

 

 

 

▲ 돔베낭길

 

돔베(='도마'의 제주 방언) + 낭(='나무'의 제주 방언)

도마처럼 넓은 잎을 가진 나무가 많았던 골짜기란 뜻에서 '돔베낭골'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고 한다.

역시 제주 방언은 어렵다.

 

왼쪽의 바다로 접한 절벽을 끼고 조성된 돔베낭길은 산책하기에 부담이 없는 길이다.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칸나도 심어져 있다.

 

 

▲ 애기범부채

 

정열적인 색깔의 꽃을 자랑하는 애기범부채도 아름다운 제주를 꾸미는데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참나리와 애기범부채가 활짝 피어 7월의 여행객들을 산뜻하게 맞이하고 있다.

 

 

 

 

 

 

 

호젓한 데크길은 주차장에서 끝이 나고 마을길로 접어든다.

 

 

▲ 꽃댕강나무

 

나무를 꺽으면 '댕강'하고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꽃댕강나무는 댕강나무의 원예종이며 제주도 여기저기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어느집 담벼락에 탐스럽게 핀 '능소화'

 

 

▲ 하늘타리

 

남부지방 섬에서 서식한다는 하늘타리이다.

작년에 금오도에 가서도 보았던 꽃이다.

 

 

▲ 갯개불주머니

 

산에 살면 산개불주머니, 갯가에 살면 갯개불주머니 인가 보다.

꽃 색깔이나 형태가 산개불주머니와 약간 다르긴 하지만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동네를 돌아 다시 바다로 올레길이 이어졌는데

바닷가 바위 위에 웬 아가씨가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마치 사진에 찍히기 위해 자연스럽게 포즈를 잡는 모델처럼...

 

이게 웬 기회냐 싶어 잽싸게 최대한 렌즈를 당겨 찍었다.

결국 멋진 한장의 달력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초상권 침해라고 항의 할까봐 안 찍은척 하며 조용히 내갈 길을 갔다.

 

 

 

 

 

 

▲ 부채선인장(= 손바닥선인장, 백년초) 꽃

 

 

▲ 제주를 이국적으로 느끼게 하는 가장 흔한 가로수 = 워싱턴야자수

 

 

 

잎끝이 동글동글하게 말린 특이하게 생긴 이놈의 이름은?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나무에 달려 있는 이 빨강꽃도 열대우림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하게 생겼다.

역시 이름은 모른다.

 

 

 

범섬을 바라보며 계속 해안길을 따라 걷다보니...

 

 

법환포구가 나온다.

이 마을에 내가 묵은 '현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게스트하우스 스텝들은 잘 있나....

 

 

 

 

▲ 범섬

 

 

 

 

 

게스트하우스가 뻔히 보이지만 7코스를 마쳐야겠기에 계속 걷는다.

올때야 버스타고 오면 되니까...

 

 

▲ 참나리

 

 

▲ 며느리밑씻개

 

덩굴식물 한해살이 풀인데 덩굴줄기에 가시가 쫌쫌하게 나있다.

아~ 며느리가 얼마나 미웠으면...

 

 

▲ 순비기나무

 

우리나라 중부이남의 바닷가 모래밭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해안을 따라 걷다보니 순비기나무도 자주 눈에 띄었다.

 

 

 

 

 

 

▲ 참나리와 범섬

 

 

▲ 번행초

 

길가에 흐드러지게 자라고 있는 풀이 있어서 찍어 봤는데 이 풀이 번행초라고 한다.

찾아봤더니 위장에 좋은 3대 약초 중 하나라고...

특이하게도 꽃이 잎이나는 줄기 사이에서 피어난다.

발에 채이도록 많던데... 뭘 알아야 말이지... 

 

 

▲ 주홍서나물

 

이놈은 아프리카가 원산지이고 귀화한 식물이라고 한다.

내가 야생화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제주라서 그런지 낯선 식물이 꽤나 많다.

 

 

 

 

▲ 악근천 부교

 

여기가 아까 공항에서 탔던 리무진 버스를 내려 처음으로 본 악근천이다.

 

 

 

참 예쁜 개천이다.

 

 

 

 

 

2012년 태풍 볼라벤이 쓰러뜨린 나무 위로 돌탑들을 쌓아 놓았다.

 

 

 

악근천이 바다와 맞닿기 직전에 이런 깊은 웅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풍림리조트에 머무는듯한 중국 관광객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3일 뒤에 내가 여기서 물놀이를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올레길은 풍림리조트를 지나 강정마을쪽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멀리서부터 확성기의 기도소리가 들렸다.

제주 해군기지 현장 앞에서

사제와 수녀님들이 공사를 중단하고 평화로운 제주가 되기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시간이었다.

 

 

 

나는 한가롭게 올레길을 걷고 있는데

이 무더위에 거대한 공권력에 대항하며 평화를 기원하는 분들을 보니

죄송스러워 마음이 들어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이 평화로운 제주에 항공모함이 입항 할 수 있는 해군기지가 웬말인가!

무조건적으로 미국의 의도에 발맞춰 중국을 압박하는데 동참해서 우리가 얻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정마을 골목길에 '구럼비야 보고싶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미 구럼비바위는 폭파되고 없어졌을게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해군기지 공사현장은 밖에서 볼 수 없도록 높은 벽으로 둘러 쌓여 있다.

이스라엘의 콘크리트 장벽처럼... 광화문의 명박산성처럼...

불통의 상징물처럼 보인다.

 

 

 

무슨 꽃일까?

 

 

▲ 문주란 (어려서 TV에서 보았던 가수 이름도 문주란이었는데...)

 

 

 

 

 

이날 파도가 꽤나 거칠게 몰아쳤는데 낚시에 여념이 없는 분들이 많았다.

고기를 낚는지... 파도를 낚는지...

 

낚시꾼들 뒤편의 바위틈에서는 용천수가 꽐꽐 솟구치고 있었다.

지하수가 해안가까이의 암석이나 지층 틈새를 통해 솟구치는

제주도 특유의 용천수가 흐르는 현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있었다.

 

 

 

 

 

해안길을 따라 걷다가 잠깐의 숲길을 지나고 나면

월평마을 송이슈퍼에서 7코스가 종료된다.

송이슈퍼에서 올레길 스탬프를 찍어 준다.

 

올레 7코스를 걷는데 큰 어려움은 없고 주변 풍광도 대체로 뛰어나다.

이렇게 해서 휴가 첫날의 걷기는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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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봉-용문산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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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9일 세수골에서 백운봉, 함왕봉, 장군봉, 용문산 거쳐 용문사까지)

 

 

 

오랫동안 별러 왔지만 산의 만만찮은 높이와 험난한 산세에 눌려

선뜻 등정에 나서지 못했던 용문산 종주에 도전했다.

 

어느 정도 체력에 자신이 붙으면 종주에 도전해 보려고 차일피일 미루어 왔으나

가보고 싶은 욕구가 점점 커져 그냥 질러보자고 마음 먹고 길을 나섰다.

 

용문산을 유난히 오르고 싶었던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도 여러 블로그에서 백운봉을 한국의 마테호른으로 부른다기에 그 모습이 심히 궁금하였고,

태어나서 1,000m 이상 되는 산은 한라산에 올라본 경험이 유일해서 1,157m의 용문산에 올라 보고 싶었고,

용문산 정상에 있는 나무 모양을 한 하얀 조형물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날 다녀온 등산코스는

세수골 → 백운봉 → 함왕봉  → 장군봉 → 용문산 → 바당바위 → 용문사 이다.

 

하산하여 용문산 관광단지에서 떠나려는 버스를 급하게 타느라

트랭글을 미쳐 종료시키지 못해 소요거리가 14.3km로 찍혀 있지만 실제로는 13km 정도 된다.

느려터진 발걸음으로 산을 타다 보니 남들은 8시간쯤 소요 된다는데 난 거의 10시간이나 걸렸다.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 했다는게 어딘가... 그래서 만족한다.

 

오른쪽 고도를 표시한 그래프의 4km 지점의 뽀족한 봉우리가 백운봉인데  왜 한국의 마테호른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 루드베키아(천인국)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양평터미널에 내렸더니 10시가 조금 안된 시각이었다.

아침에 좀더 서둘러서 적어도 9시에는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했는데 너무 늦어 버렸다.

양평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세수골에 내렸더니 10시 30분이 다되가고 있었다.

 

 

 

 

 

등산계획을 세우면서 여러 블로그들을 검색해 보았는데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두리봉은 지나치고 백운봉 방향 백년약수터를 첫번째 목표로 삼아 등산을 시작 하였다.

두리봉을 가려면 오른쪽으로 돌아가게 되어

용문산 종주를 목적으로 할 경우 시간이 부족할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난 여기서 두리봉을 들렀다 가는 코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여기까지와서 봉우리 하나를 빼먹는게 영 개운치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무모 할 뿐더러 소득도 없는 결정이었다.

 

 

 

본격적으로 등산이 시작되는 지점의 전경이다.

오른쪽 길가에 좁쌀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등산하는 내내 이 좁쌀꽃을 시작으로 생각지도 못한 여러 야생화를 만나게 되었다.

 

 

▲ 좁쌀풀

 

산행이 시작되는 길가에 좁쌀풀들이 활짝 개화하여 등산객들을 반기고 있다.

꽃이 피기전 봉오리들이 좁쌀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이 개나리 만개했을 때를 연상시킨다.

 

 

 

 

▲ 작살나무

 

작살나무 꽃이 앙증 맞게 피어 있다.

꽃이 지고 가을이 되면 보라색 동그란 열매가 포도송이 처럼 주렁주렁 열리는데 그 빛깔이 매우 곱다.

 

 

 

 

▲ 흰까치수염

 

 

 

 

 

 

 

 

 

산수국을 만났다. 그것도 무리지어 있는 산수국을...

이 신비로운 모양을 띤 꽃을 만나다니 행운이다.

 

 

 

흰색의 산수국이 이렇게 파랗게 변색하는 건지, 아니면 종류가 다른건지 모르겠다.

 

 

 

산수국을 보며 가장 신기하게 느껴지는 점은 꽃의 형태가 확연히 다른 두가지 모양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면 볼수록 희얀하게 생겼다.

 

 

 

이건 무슨 풀인지 모르겠지만 잎파리 모양이 예뻐서 찍어 보았다.

꽃이 보이질 않으니 이름을 찾아내기는 난망하다.

 

 

 

두리봉 방향에서 여기 헬기장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결국 두리봉엔 들르지 못했다.

분명 표지판을 보고 두리봉을 향해 올랐는데 중간에 길이 사라져 버렸다.

등산로가 없는 산등성이를 30분 넘게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올랐더니

두리봉과 헬기장 중간정도 되는 곳의 등산로와 마주쳤다.

헤메느라 진을 뺏더니 두리봉 방향으로 역진행 할 엄두가 나지 않아 곧장 헬기장 방향으로 올라왔다.

괜히 두리봉을 들리려다가 시간과 체력만 낭비했다.

 

 

▲ 딱지꽃

 

꽃은 양지꽃과 흡사한데 잎사귀 모양이 양지꽃과는 너무 달라 찾아 보았더니 딱지꽃이었다.

딱지꽃은 상처에 피가 날때 잎파리와 줄기를 으깨어 바르면 딱지가 잘 앉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혈 성분이 있나 보다.

 

 

▲ 솔나물

 

헬기장에 솔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아직 꽃이 개화하지 않았다.

잎 모양이 솔잎과 닮아 송엽초라고도 한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백운봉의 모습이다.

오늘 등산코스의 첫번째 봉우리인데 만만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한국의 마테호른이라는 별명을 가지기엔 경사가 그렇게 심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올라보니 착각이었다.

정면에서 바라봐서 급경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 기린초

 

 

 

기린초도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백운봉 줄기에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 큰뱀무

 

 

▲ 까치수염(까치수영)

 

큰까치수염과 꽃모양은 차이가 없지만

잎과 줄기에 잔털이 있으면 까치수염이고 잔털이 없이 매끄러우면 큰까치수염이라고 한다.

 

 

▲ 땅비싸리

 

 

▲ 털중나리

 

 

▲ 꿀풀

 

 

 

백운봉 정상까지 500m 남았다.

하지만 이 마지막 500m가 산 정상의 뾰족한 부분이라 가장 험난한 구간이다.

 

 

 

햇빛이 털중나리의 꽁무니를 비추어 꽃이 전등처럼 빛나고 있다.

 

 

 

 

▲ 골무꽃

 

씨방이 골무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백운봉 정상을 오르다 지나온 헬기장을 뒤돌아 보았다.

 

 

 

지리하게 이어진 급경사의 계단을 지나 드디어 정상이 보인다.

 

 

 

마침내 백운봉 정상에 올랐다.

왼쪽에 보이는 돌이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백두산 천지에서 옮겨왔다는 통일암이다.

 

 

 

백운봉 정상석도 세워져 있다.

해발 940m. 만만치 않은 높이의 산이다.

 

 

 

백운봉 정상 바위틈에 바위채송화가 피어있다.

정말 야생화가 흔한 산이다.

 

 

 

앞으로 가야할 용문산 정상이 멀리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저 능선을 타고 가다 보면 함왕봉, 장군봉이 나오는데

백운봉 정상에서 보았을때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하염없이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오를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다.

이렇게 힘든걸 왜이리 죽자사자 다니는지 모르겠다.

 

 

 

계단을 내려가다 만난 도마뱀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고 눈치만 살피고 있다.

 

 

 

앞으로 돌출되어 있는 바위 위에 앉아 오랜만에 신발 사진 한장 남겼다.

이 신발도 다 헤져 이번 산행 끝나면 버려야 할 것 같다.

 

 

 

애고~~ 끝도 없이 내려간다.

 

 

 

앞으로 용문산까지 3,640m.

m단위로 표기해 놓으니 엄청 멀어보인다.

더구나 백운봉에서 본 산길이 워낙 험난해 보여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냥 걷는다. 길은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므로...

 

 

▲ 바위틈에서 잘 자라고 있는 돌양지꽃

 

 

 

 

 

함왕봉은 나무에 둘러쌓여 있어 주위 전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상석도 없다.

표지판에 누군가 비닐로 코팅하여 붙여 놓은 함왕봉이라 쓰여있는 종이를 보고

이곳이 함왕봉이구나 하고 무덤덤하게 지나쳤다.

889.2m의 높이면 백운봉보다 50m 정도 낮다.

 

 

▲ 노루오줌

 

 

▲ 미역줄나무

 

 

 

함왕봉에서 1.1km 떨어진 장군봉.

해발 1,065m.

다시 백운봉(940m)보다 높은 봉우리로 올라온 셈이다.

 

 

 

 

 

용문산 정상부근에 설치되어 있는 여러 종류의 안테나에 촛점을 맞춰 찍어 보았다.

이제 용문산 정상에 많이 가까워졌다.

 

 

▲ ??? (이름을 못 찾았다. ㅠㅠ)

 

 

▲ 산꿩의다리

 

 

▲ 원추리

 

 

▲ 노루오줌

 

 

▲ 기린초군락

 

 

 

 

▲ ???

 

 

 

 

 

드디어 용문산 정상에 도착했다.

보고 싶었던 용문산 가섭봉의 조형물도 보이고...

 

 

 

용문산 정상석이다.

해발 1,157m.

내가 올라본 산 중에 두번째로 높다.ㅎㅎㅎ

나같이 초보 등산객한테는 과분한 산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이 조형물을 보고

너무 멋있게 보여 꼭 한번 직접 보고 싶었는데 조금은 감격스럽다.

 

 

 

요런 정상석도 있고...

 

 

 

무슨 용도인지 모르지만 KT의 안테나 탑도 보이고...

 

 

 

용문산 정상에서 본 중원산의 모습이다.

중원산 뒤로 보이는 산이 도일봉인데 봄에 올랐던 산이다.

도일봉에 올랐을때 올 여름에는 앞에 보이는 용문산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드디어 용문산에 올랐다.

 

 

 

 

 

정상 바로 밑에는 군부대 때문인지 철조망이 쳐져 있는데

여기에 수많은 산악회의 리본이 달려 있다.

다들 왔다 갔다는 증거를 이렇게라도 남기고 싶었나 보다.

 

 

 

이제 하산해야 하는데 내려 갈길이 아득하다.

용문사까지 3.3km나 되는데 시간은 6시가 다 되어 가고 있어 마음이 급해졌다.

 

산아래 용문산 관광단지가 보인다.

에휴~~ 멀다.

 

 

 

이제 깍아지른듯한 내리막이 계속된다.

괜히 1,000m가 넘는 산이 아니다.

 

 

 

 

 

마당바위에 도착하니 7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냥 넓직한 커다란 바위다.

 

 

 

날이 어두어질까봐 노심초사하며 발걸음 재게 놀리다 보니 피곤이 몰려 왔다.

마침내 용문사의 거대한 은행나무를 만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벌써 8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왜이리 조마조마하게 산행을 한담...

다음부터는 계산을 좀더 치밀하게 해서 시간적인 여유를 충분히 확보해야겠다.

 

 

 

 

 

석탑에도 조명이 들어와 있고...

 

 

 

용문사 대웅전에도 불이 켜져 있다.

 

 

 

이 늦은 시간에 용문사로 산책을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용문사를 지나 용문산관광단지의 버스 타는 곳까지도 1km가 넘었다.

이젠 막차를 탈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부지런히 걸어 관광단지를 빠져 나왔을 무렵 멀리 버스가 정차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부리나케 뛰어 버스에 간신히 올라 탔다.

다행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차를 놓쳤으면 1시간을 기다려 9시 15분 차를 타거나 택시를 불러야 했다.

용문버스터미널에서 내렸더니 서울가는 시외버스가 막 도착해서 또 극적으로 올라 탈 수 있었다.

 

산행을 너무 늦게 시작하여 조금 무모한 산행이 될뻔 했지만

그나마 버스를 제때 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용문산 종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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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봉산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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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2일 칼봉산 계곡으로 올라 임도로 하산)

 

 

 

가평군 북쪽에는 높은 산들이 즐비하다.

칼봉산(900m), 연인산(1,068m), 명지산(1,267m), 석룡산(1,155m), 화악산(1,468m)....

 

이 산들의 공통점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평에 가서 군내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야 하는데 보통 부지런해서는 아침 일찍 들머리에 도착하기 힘들다.

 

그런 이유로 좀처럼 가평 북부에 있는 산에 가기를 주저하다가

그 중 가장 만만한 높이를 가진 칼봉산을 가기로 마음 먹고 차를 몰았다.

 

칼봉산 휴양림에서 산행을 시작해 매봉, 깃대봉으로 돌아 원점 회귀하는 산행계획을 짰지만

간신히 칼봉산만 찍고 하산하였다. 

더위도 더위지만 새로 산 등산화가 발에 맞지 않아 발목에 심한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집사람이 발목까지 오는 등산화를 나름 비싼 돈을 주고 사줬는데

발목을 감싸 편하게 하기는 커녕 오히려 발목을 짓눌러 하산 할때는 신발을 질질 끌고 다녀야 했다.

버릴 수도 없고 어찌 할꼬~~

 

 

     

 

칼봉산 휴양림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휴양림에서 경반분교 오토캠핑장을 지나 경반사까지 계곡길을 3km 정도 걷다가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을 오를 때는 이 길이 계곡을 끼고 있어 주위를 둘러 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으나

지친 몸과 등산화 때문에 아픈 발을 딛으며 하산 할때는 꽤나 지겹게 느껴졌다.

 

 

 

칼봉산휴양림에 차를 주차한 후 백학동 한석봉 마을을 지나 한적한 비포장 길을 걷기 시작 했다.

이 비포장 길이 산을 굽이돌아 해발 700m 정도에 위치한 회목고개까지 연결되어 있다.

하산 할때 보니 산악자전거도로라고 되어 있는데 이 깊은곳까지 와서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요즈음 산악자전거에 심취한 사람도 많다고 하니 모르는 일이다.

 

 

▲ 바위채송화

 

 

▲ 개다래(말다래)

 

산을 오르다 보니 잎이 하얗게 변색(?)한 나무가 종종 눈에 띄였다.

이 깊은 산에 누가 농약을 쳤을리도 만무하고 뭐지 하며 일단 사진만 찍어 놓았다.

살펴보니 잎 밑에 꽃도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개다래'였다.

잎은 녹색이었다가 꽃이 필 무렵에 일부는 흰색으로 변하고,

열매는 신장, 류마티스관절, 통풍 등에 명약이라고 알려져 있단다.

 

산을 다니며 만나는 열매들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은 약재로 쓰인다고 하는데... 뭘 알아야 말이지.

아무튼 개다래 필요하신 분은 칼봉산에 가보시라... 벌써 다 따갔으려나?

 

 

 

 

▲ 개망초

 

요즘 어디를 가나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풀이 개망초다.

북미 원산인 개망초가 왕성한 번식력으로 전국의 산과 들을 뒤덮고 있다.

꽃을 자세히 보면 예쁘긴 하지만 토종식물이 자랄 땅까지 차지해 버려 곱게 보이지는 않는다.

일제 시대때 침목에 묻어 들어 왔다고 하니 꽤나 역사가 긴데 귀화한지 오래 되었으니 토종으로 봐줘야 하나?

 

 

 

1박2일에 나왔다는 경반분교가 나왔다.

분교시절 학교운동장으로 쓰인 것 같은 넓은 장소에 오토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마을과도 상당히 떨어진 산골짜기에 분교가 있었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과거에는 분교를 운영 할만한 학생이 있었다는 건데 지금은 학교 근처에 민가가 몇가구 보이질 않는다.

 

 

 

가지가 휠 정도로 많은 밤나무꽃이 국수줄기처럼 매달려 있다.

아~ 냄새 심하게 난다...

 

 

 

칼봉산도 연인산도립공원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연인산은 과거 우목봉을 개명하여 브랜드화 시켰다는데 덕분에 방문객이 급증했다고 한다.

가까운 시일내에 연인산도 한번 방문 해야겠다.

 

 

 

휴양림에서 출발하여 3km 정도의 비포장도로를 걸어 경반사에 도착했다.

사진에 보이는 왼쪽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MTB 코스를 따라 회목고개에 이르게 되고

경반사로 오르는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도 결국 회목고개에서 만나게 된다.

나는 경반사 앞을 지나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하산 할 때는 MTB코스를 따라 내려왔다.

 

 

 

 

▲ 기린초

 

기린초는 꽃모양만 보면 바위채송화나 돌나물과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잎모양으로 확연히 구분 할 수 있는데 

바위채송화나 돌나물에 비해 넓적하고 톱니모양을 하고 있다.

 

 

 

 

▲ 노랑어리연

 

경반사에서 키우고 있는 노랑어리연꽃을 찍었다.

꽃모양이 한지를 찢어 붙여 놓은 것처럼 특이하다.

 

 

 

 

▲ 황금달맞이꽃

 

밤에 피는 달맞이꽃과 달리 황금달맞이꽃은 낮에 피는데, 달맞이꽃 원예종이라고 한다.

 

 

▲ 초롱꽃과 황금달맞이꽃 (경반사 화단에서...)

 

 

 

'흰숙은노루오줌'이라고 생각되는데 꽃대가 숙여 있지 않아 헷갈린다.

그렇다고 노루오줌은 아닌데...

 

 

 

이놈은 꽃대를 숙이고 있으니 흰숙은노루오줌이 확실 한 것 같다.

 

 

▲ 회목고개

 

등산계획을 짤 때에는 이 회목고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칼봉산 정상으로 갔다가

회목고개로 내려와 매봉, 깃대봉을 돌려 했는데 올라와 보니 회목고개였다.

칼봉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없는건지 내가 길을 잘못든 건지 모르겠다.

 

 

▲ 산꿩의다리

 

뿌리모양이 산꿩의 다리와 닮았다고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난 꽃모양이 꿩다리와 닮아 이름을 지었을거라고 상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회목고개부터 정상까지는 800m가 조금 넘는데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정상을 쉽게 내주지 않으려는듯 산길이 심술을 부리는듯 하다.

땀 깨나 쏟아야 정상을 볼 수 있다.

 

 

 

 

 

칼봉산 정상석.

꽤 많은 정상석을 봤지만 칼봉산 정상석은 상당히 거창한 편이다.

하지만 칼봉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건 이 정상석이 다다.

나무에 둘러 쌓여 있어 주위 경관이 보이질 않는다.

이 날은 가시거리가 좋지 않아 조망이 가능했더라도 멀리까지 보이진 않았을 거란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이제 하산길이다.

경반리까지 5.6km다.

 

하지만 회목고개에서 올라왔던 길로 하산하기엔

너무 심심하게 느껴져 무작정 MTB코스를 따라 하산하였다.

 

가뜩이나 등산화때문에 발목이 불편한데 대책없이 안가본 길로 가보겠다는 잘못된 결정으로 고생 꽤나 했다.

바로 내려가면 5.6km인데 MTB코스를 따라 내려갔더니 산을 굽이굽이 돌아 거의 9km나 되었다.

나중엔 발목이 너무 쓰라려 신발끈을 거의 다 풀고 질질 끌다시피하고 걸었다.

 

난 산에 가면 가끔 너무 엉뚱한 결정을 해 고생을 사서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길을 계속 걷는데 고도가 낮아지지 않고 산허리를 타고 돌면서  계곡과는 점점 멀어지자

엉뚱한 곳으로 하산 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온 길을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고 그냥 가기에는 불안한 상황...

낙장불입의 정신으로 그냥 앞만 보고 계속 걸었다.

 

 

 

걷다가 '큰까치수염'에 나비가 앉아 꿀을 빠는 모습을 보고 사진기를 들이대는 여유를 보이기도 하며...

 

 

 

 

▲ 꿀풀(하고초)

 

꿀풀은 꿀벌들이 좋아하는 밀원이며 이뇨 및 살균작용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눈에 띄는 풀들은 대부분 약초로 활용 되는듯 싶다.

 

 

 

MTB도로는 끝이 보이질 않고...

 

 

▲ 뱀딸기 군락

 

 

 

MTB도로가 끝날 무렵 생각지도 못한 수락폭포 표지판이 보였다.

사실은 MTB도로가 경반사 앞길로 이어져 있었는데 잘 모르고 엉뚱한 곳으로 하산할까봐 괜한 걱정을 했다.

 

 

 

도로에서 수락폭포를 보려면 5분 정도 계곡을 올라야 한다.

몸은 지쳤지만 그냥 지나치기는 아까워 기를 쓰고 올라가 몇장의 사진을 찍었다.

 

 

 

 

 

근래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수량은 많지 않았다.

 

 

 

 

▲ 원추리(원예종)

 

다시 걸음을 재촉해 경반사, 경반분교를 거쳐 칼봉산휴양림에 도착했더니 6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차도 있겠다, 바쁠거 없다 싶어 맥주 한캔 사들고 근처 계곡물에 발을 담궜다. 

잠깐 동안 하루의 피로를 풀며 산행을 복기해 본다...

 

다음주엔 어느 산을 갈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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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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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5일 대학동창들과 청남대 산책)

 

 

 

이글을 포스팅하는 시점은 청남대에 갔다 온지 한달하고도 10일이나 지났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사진만 추려서 올려 놓고 손을 대지 못한채 시간만 자꾸 흐르고 있다.

 

할 수 없다.

대~충 올린다.

 

대학 졸업한지 벌써 23년이 흘렀지만

지금까지 정기적인 모임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이번에는 청주와 대전에 사는 친구들을 배려해서 충북에 있는 청남대에서 모이기로 했다.

 

어찌 생각해 보면 좀 생뚱맞은 곳을 모임 장소로 택한 것 같기도 하다.

농촌에 계시는 나이드신 분들이 관광버스타고 단체관광 중에 들를 만한 곳을 굳이 동창모임 장소로 택한 이유는

친구 한명이 그냥 '거기 가서 걷고 나와서 밥먹자'라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그러지 뭐' 이런 식이고... 대안으로 제시할 만한 곳도 없고... 우린 참 단순하다.

 

 

 

주차장에서 동창들을 만나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걷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구경하고 쉬고 했더니 7km도 안되는 거리를  걷는데 거의 4시간이나 걸렸다.

오늘은 걷는게 목적이 아니라 관광이 목적이니까...

 

 

▲ 쉬땅나무

 

 

 

대통령역사문화관 옥상에 조성되어 있는 하늘정원의 모습이다.

 

청남대는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대통령 전용별장 이었다. (지금은 관광지니까 과거형으로 쓰는게 맞나?)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全)통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는 말 한마디를 던지고 나자
군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어느 충직(?)한 부하가 주도하여

1983년 6월에 착공하여 불과 6개월만인 12월에 완공하였다고 한다.

알다시피 노무현대통령이 시민에게 개방하였고...

 

전통 할배 대통령때 이런 사치 즐겼으면 추징금이나 좀 내시지... 노년까지 참~ 추하다.

 

 

 

대통령역사문화관 안에 대통령 집무실을 본딴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내 친구 여기 앉아서 사진 찍었는데... 잘... 나왔다. (혹시 이 블로그 볼까봐...ㅎㅎㅎ)

 

 

 

친구들 중 일부... 전형적인 아자씨 폼.

나라고 다르겠냐만...

 

 

 

 

▲ 음악분수가 있는 양어장

 

 

▲ 메타세콰이어숲

 

 

 

메타세콰이어 사이로 데크를 설치해 그늘에서 쉴 수 있게 꾸며 놓았다.

 

 

 

 

 

 

 

 

▲ 금계국을 심어 놓은 산책길

 

▲ 산딸나무

 

▲ 부처꽃

 

 

 

2003년에 노무현대통령이 충북도에 소유권을 이양하고 기념식수한 마가목이다.

 

 

 

본관의 모습이다.

1층은 회의실, 접견실 등 공용공간이고

2층은 대통령 전용공간으로 침실, 서재, 식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나?

 

 

 

청남대에는 50여 그루의 동그란 형태를 띤 '반송'이 식재되어 관리되어 있다고 한다.

 

 

▲ 김대중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동초'

 

 

▲ 어성초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잔디밭이 골프장이다.

역대 대통령 캐리처져들이 세워져 있다.

 

줄지어 심어져 있는 키큰 나무는 북미 원산의 '낙우송'인데

특이한 점은 땅속 뿌리에서 '기근'이라고 불리는 돌기가 뻗어 나와 이를 통해 숨을 쉰다고 한다.

잎에서 하는 광합성작용으로는 성에 안차나 보다.

 

 

 

 

 

대통령광장에 역대 대통령 상이 재임 순으로 세워져 있다.

이분들 중에 내가 자랑스러워 할 만한 분이 몇이나 될까?

 

 

▲ 솟대

 

 

▲ 엉겅퀴

 

우리는 계획대로 산책을 마치고 청남대를 나와

음식점에 둘러 앉아 한식 코스요리를 즐기며 웃고 떠들다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이런 식이면 다음 모임은

천안 독립기념관이나 용산 전쟁기념관 같은데서 하는거 아냐?

 

대학 동참모임에서 그나마 가장 불건전한 놈이 나다... 으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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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 산책로 걷기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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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8일 유명산 갈짓자로 등산하기)

 

 

 

친구와 유명산을 가기로 약속하고 토요일 아침에 산행을 서둘렀다.

친구 차로 움직인 덕분에 생각보다 이른 시간인 9시에 유명산휴양림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네이버 지도를 보고 유명산휴양림에서 선어치고개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소구니산, 유명산을 거쳐

유명계곡으로 하산하는 원형코스 등산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매표소에 물어 봤더니 선어치로 가는 등산로는 없단다.

 

네이버지도!

내 일찍이 너의 부정확성을 눈치챘으나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없는 길을 지도에 표시해 놓은 저의가 무엇이더냐? 끙...

 

 

     

 

휴양림에서 유명산으로 바로 오르는 코스를 타면 정상까지 불과 2km 정도 밖에 안돼

산행이 너무 밋밋하게 끝나 버릴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

이 먼 곳까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온게 아까워 고민하다 산책로로 조성된 길을 뱅뱅돌다가

산에 오르기로 하고 일단 산책(?)을 시작 했다.

 

그렇게 산책과 등산을 병행하고 계곡에서 푹 쉬다가 내려 왔는데도

총 산책 및 산행거리는 8.7km, 소요시간은 5시간 22분 밖에 되지 않는다.

 

 

 

휴양림 안내도에 산책 및 산행 행적을 그려 보았다.

제2매표소에서 시작해 산책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걷다가 다시 유명산 정규 산행코스를 향해

되돌아 온 후 본격적으로 산을 탔다.

 

 

▲ 길가에 피어 있던 바위채송화

 

 

 

휴양림답게 시원한 계곡을 끼고 있다.

 

오늘도 날이 휴덥지근해서 물놀이 하기엔 좋은 날씨지만

등산하기엔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니다.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아 땀깨나 쏟아야 될 그런 날이다.

 

 

 

산책로와 등산로가 갈리는 지점이다.

잠깐의 고민 끝에 도로를 따라 슬렁슬렁 산책을 하다 다시 등산을 하기로 친구와 합의를 했다.

 

 

 

예상대로 무더운 여름날 아침부터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산책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런 호젓한 길을 2.5km 정도 걸었다.

마주치는 사람 없이 이런 길을 맘껏 걸었으니

우리 가 낸 입장료 1,000원 어치 본전은 충분히 뽑았다며 친구와 낄낄 거렸다.

 

 

 

다시 산책로와 등산로가 마주치는 지점에서 이제는 정상을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이제 정상까지는 1.5km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등산로는 매우 가팔랐다.

땀 꽤나 쏟으며 쉬다가다를 반복하다 보니 1시간 조금 넘겨 걸려 정상에 도착했다.

 

 

 

유명산 정상 해발 862m다.

유명산휴양림의 해발 고도가 높아 실제 등산한 해발 높이는 600여m에 불과하다.

그래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사진의 앞에 보이는 산이 '어비산' 일듯 싶다.

 

요즈음 파란 하늘을 보지 못한지 한 달 이상 된 것 같다.

희뿌연한 스모그 또는 미세먼지 때문에 아무리 주위를 둘러 봐도 보이는 풍광이 없다.

산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전망이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주어야 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다 에~잉 소리가 절로 나온다.

 

중국에서 건너온 미세먼지 때문이라면 참 더 갑갑한 일이다.

개선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어 보여서다.

 

 

▲ 쥐오줌풀

 

 

▲ 쪽동백나무

 

 

 

쪽동백나무가 천지사방에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저 꽃사진을 가지고 이름을 검색하다 처음에는 때죽나무로 착각했었다.

꽃이 굉장히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웠다.

 

하지만 쪽동백은 사진과 같이 꽃대가 가지에서 따로 나와 꽃들을 줄줄이 피워 내지만

때죽나무는 잎사귀 사이에서 꽃대가 나와 꽃대 하나에 꽃이 하나씩 달리는 차이점이 있었다.

 

 

 

노린재나무일듯...

 

 

 

위 사진은 찍어 놓고 보니 노린재나무로 추정되는 꽃과 모양이 다르다.

가막살나무가 꽃잎이 5개 라는데...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비슷비슷한 꽃들이 많아 정말 구별이 쉽지 않다.

 

 

 

정상에서 유명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다 적당한 자리를 잡고 점심을 간단히 먹었다.

내가 뜨거운 물을 가져오지 않은 관계로 컵라면은 생략되고

우리의 점심은 달랑 김밥 세줄과 막걸리 한병, 캔맥주 1캔이 전부였다.

 

옆에 대여섯명이 단체로 산행을 온 일행 중의 한 아주머니가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김치를 덜어 주었다. 

김치는 맛있었지만 우리가 김치마저 얻어 먹어야 하는 처지인가? 하는 자괴감이 몰려 오더라는...

다음엔 내가 김치라도 직접 싸와야겠다...

 

 

 

단풍나무가 너무 편하게 살려 했는지 땅바닥에 누워서 자라고 있다.

별로 그리 편해 보이진 않는다.

 

 

 

 

 

 

 

 

 

 

오른편에 계곡을 끼고 이런 돌길을 2km 이상 내려와야 한다.

계곡의 경치는 수려했지만

울퉁불퉁한 돌길에 자꾸 발코가 채이고 발목이 비틀려 평온한 하산 길은 아니었다.

 

 

 

 

 

 

 

 

 

박쥐소의 전경이다.

유명계곡에는 박쥐소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소(沼)들이 있다고 한다.

마당소, 용소, 궝소 등이 있다는데 표지판이 없어서 이름이 붙여진 소(沼)인지도 모르고 지나쳤다.

 

 

 

산을 다 내려와 주차장 가는 길에서 함박꽃나무를 만났다.

유난히 커 보이는 꽃이 달려 있어 찍었는데 크기는 7~10cm 정도 된다.

관상용으로 심는 나무라고 한다.

 

 

 

이리 저리 시간을 끌었는데도 아직 3시가 안된 시각에 산행이 종료됐다.

그렇지만 집에는 분명 어둠이 짙게 깔린 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오늘도 운동한거 도로아미타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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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산, 도봉산 능선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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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일 안골-사패산-자운봉-오봉-여성봉-송추)

 

 

 

도봉산 신선대에는 여러번 올랐지만 같은 줄기에 있는 사패산이나 오봉은 가 본적이 없어

시간 나면 종주를 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겼다.

 

요즈음 가보지 않은 산에 다니느라 짬이 없었는데

이 날은 산행을 마치고 회사에 가서 할 일도 있고 해서 회사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도봉산 능선을 타기로 했다.

 

 

     

 

이왕 종주를 하려면 산의 북쪽 끝에서 시작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검색해 보니 의정부시에 위치한 안골을 들머리로 삼아야 했다.

 

 

 

집에서 안골까지는 전철을 3번, 버스 1번을 갈아타고 가야 했으니

아침에 서두른다고 서둘렀겄만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 등산코스

  안골 → 사패산정상 → 산불감시초소 → 포대능선 → 신선대 → 오봉능선 → 오봉 → 여성봉 → 송추계곡유원지

 

사실은 오봉을 본 후에 우이암매표소 방면으로 하산하려 하였으나

하산 코스가 상대적으로 1km 정도 더 길고 험난해 보여 송추 방면으로 하산하였다.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능선 타고 돌아다니는게 생각보다 쉽진 않아 저질체력이 몽땅 소모되어 버렸다.

이런 식으로 산을 다니는게 체력을 소모시키는 건지 증진시키는 건지 잘 모르겠다.

 

 

 

버스에 내려 안골로 진입하는 도로 왼편에는 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요즘 어딜 가나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애기똥풀들이 제 세상인양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산괴불주머니가 지고 난 자리를 애기똥풀들이 메꾸고 있는 듯 하다.

들꽃들은 자기가 필 차례를 정확히 알고 있는데 난 언제 피었는지 가물가물하다... 피기나 했으려나..ㅎ

 

 

 

안골을 걷다보니 어느집 울타리에 이게 과연 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는 꽃나무를 보게 되었다.

나중에 찾아 보니 불두화라는 꽃이었다.

부처님의 머리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엔 상여에 매다는 종이꽃과 더 닮아 보인다.

 

참고로 수국과 비슷하지만

가장 쉬운 판별법은 수국의 잎사귀는 끝이 갈라져 있지 않고 불두화는 삼지창처럼 세개로 갈라져 있다.

 

 

 

길가에는 뱀딸기도 보였다.

어릴적 방학에 고향에 내려가서 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 사촌 형들은 저건 뱀이 먹는 딸기이므로 먹어서는 안된다고 겁을 줬던 생각이 난다.

 

찾아보니 먹어도 되지만 맛이 없단다...

 

 

 

군대의 추억이 깃들여 있는 싸리나무...

가을이면 겨울내내 쓸 싸리나무 꺽는 작업을 했다.

설마 요즘에는 하지 않겠지...

작업가서 더덕캐서 구워먹고 라면 끓여 먹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길가에는 국수나무도 지천으로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줄기속이 국수 모습 같다는데 미리 알고 있었으면 줄기를 벗겨 보는 건데 아쉽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가까워지면 이제 꽃은 끝났으려니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풀이나 나무나 다 자기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다른데 내가 미쳐 깨닫지 못했을 뿐이었다.

 

꽃을 피우지 않을 때는 그 나무가 그 나무려니 했는데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둘레길 지나 다닐 때마다 수 없이 보아왔던 쪽동백 이었지만

이렇게 예쁜 꽃을 이렇게 많이 피우기 전까지는 무덤덤 했다.

아마 저 꽃이 다지고 나면 잎파리 만으로는 저 나무를 구분하지 못해 또 무덤덤 해지겠지...

 

 

 

안골입구 정류장에서 내려 포장된 도로를 거의 2km 정도를 걸어야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이 방면으로는 산행객이 거의 없다.

안골 방면은 교통이 좋지 않아서인지 가끔씩 한두명의 등산객과 마주칠 뿐이다.

아무튼 조용해서 호젖하게 산행을 시작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바위가 보였는데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심심했는지 나뭇가지로 바위를 받쳐 놓았다. 

전에 백봉산 등산 할 때도 이런 모습을 봤는데 이런 장난도 유행인가 보다.

 

 

 

난 이 샘터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고 촛불 켜놓고 기도 하는 곳이라고 착각했다.

가까이 가보니 큰 바위 밑에서 물이 나는 샘터였다.

여기서 잠시 땀을 식히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산행을 계속했다.

 

 

 

사패산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구간은 경사가 심한 바위를 가이드레일을 붙잡고 올라야 한다.

 

 

 

짧지만 밧줄도 타고...

 

 

 

사패산 정상에 섰다.

기념 할만한 정상석은 없지만

도봉산과 북한산의 능선과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 해 볼 수 있다.

왼쪽 포대능선부터 자운봉을 지나 도봉산주능선, 보문능선, 오봉,

오른쪽 맨 뒤로 보이는 북한산 세 봉우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아닌가 싶다.

 

 

 

사패산 정상에서 바라본 송추방면 정경이다.

 

 

 

사패산 정상 자체가 거대한 바위 하나로 되어 있다.

바위가 평평하다면 팀짜서 축구해도 될만큼 거대하다.

북한산과 도봉산의 여러 봉우리들도 모두 바위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이런 지형이 형성되었는지 신기하다.

 

 

 

이제 사패산에서 내려와 포대능선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꽤나 멀어 보인다.

 

 

 

 

 

산 중턱쯤 회룡사와 석굴암도 보이고...

 

 

 

산불감시초소에 도착했다.

멀리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 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능선산행이 시작된다.

 

 

 

포대능선을 타며 뒤돌아 보면서 한컷...

 

 

 

자운봉을 바라보며 또 앞으로 전진 한다.

 

 

노린재나무 인것 같다.

 

비슷비슷한 나무가 많아 자신 할 수가 없다.

가막살나무, 팥배나무, 노린재나무, 덜꿩나무 모두 꽃의 모양이나 피는 형태들이 비슷비슷해서

나같이 비전문가는 언뜻 구분하기 힘들다.

식물도감이나 여러 블로그를 봤지만 잘 모르겠다.

 

 

 

소나무의 생명력이란 정말 놀랍다.

학생 때 어떤 선생님이 소나무는 뿌리에서 바위를 녹이는 물질을 분비해서

바위 틈에서 뿌리를 내린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그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산을 다니다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자라는 모습을 볼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나무들로 둘러쌓인 산길을 오르다

한줄기 빛이 단풍나무를 비추고 있어서 찍어 봤다.

난 나뭇잎에 태양이 비칠 때 보이는 연두색의 색감이 좋다.

싱그럽다는 표현... 이럴 때 쓰는건가?

 

 

 

대능선 정상에 도달했다.

예전에 여기에 방공포부대가 있어서 포대능선이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곳은 사방의 시야가 확 트여 있다.

 

 

대 위에서 사패산을 바라본 전경이다.

여기에서 바라보니 꽤 많이 산을 탄 것처럼 느껴진다.

 

 

 

제 왼쪽의 자운봉(739.5m)과 오른쪽의 신선대(726m)가 코 앞이다.

일반 등산객이 갈 수 있는 도봉산 최고봉은 오른쪽의 신선대다.

신선대 정상에 등산객들이 빼곡히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도봉산의 하일라이트 난코스 Y계곡이 눈 앞에 펼쳐진다.

어디에 이 난코스의 지명이 적혀 있진 않고 등산객들의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름 인 것 같다.

Y자 모양대로 급격한 경사로 이루어진 바위 계곡을 밧줄과 쇠말뚝을 붙잡고 내려갔다 다시 올라야 하는 코스다.

나도 군대생활 할때는 유격훈련 잘했는데 이젠 온 몸이 뻣뻣해져 Y계곡을 건너기가 만만치 않다.

 

 

 

 

 

 

 

등산의 맛은 저렇게 높은 고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며 경치를 살필 때가 가장 좋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보면 모든게 개미처럼 보이는데 왜그리 아웅다웅 하며 사는지... 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하산하면서 금방 그 개미 무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지만...

 

 

 

 

자운봉을 아래서 올려다 본 모습이다.

아무래도 맨손으로 오르기는 힘들겠지? ㅎㅎㅎ

 

 

 

신선대에 오르는 마지막 바위 구간이다.


 

 

 

 

신선대 정상에서 바라본 북한산 전경이다.

 

 

신선대 정상.

여기도 정상석은 없다.

 

 

 

다시 신선대를 내려와 이제 오봉을 향해 출발 한다.

안골에서 출발하여 자운봉까지 7km 정도의 산행을 하다 보니

이제 슬슬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오봉까지 갈까 말까 망설여 졌지만

언제 또 오겠냐 싶어 발걸음을 서둘렀다.

 

 

오봉(647m)은 자운봉보다 해발고도가 낮긴 하지만

산의 능선을 타는 건 항상 내리막과 오르막이 존재하므로 쉽게 갈 수 있다고 자만 할 수 만은 없다.

인터넷 지도만 보고 능선 타는걸 만만히 봤다가 골탕 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산을 탈때는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ㅎㅎㅎ

 

 

 

예전에 우이령길을 걸으며 아래서 올려다 볼때는 완전하게 보였는데

이 쪽 방면에서는 오봉 전체가 한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봉우리마다 커다란 바위가 하나씩 얹혀져 있는 모습이 색다르다.

 

 


가장 높은 백운대(836.5m)부터 좌측으로 인수봉(810.5m), 만경대(799.5m)가 한 눈에 들어 온다.

역시 북한산의 위풍당당하게 솟아 있는 모습을 보니 명산임에 틀림없다.

산세가 수려하다는 말이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구나 싶다.

 

 

하산하면서 바라본 오봉의 전경.

이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여성봉(504m)으로 향한다.

 

 

 

굳이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여성봉'이란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다.

 

오늘의 산행은 이렇게 해서 마무리 되었다.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소모도 심했다.

그래도 처음 계획했던 대로 모든 목표물을 무난히 소화해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는 산행이었다.

 

다음 주에는 어느 산을 사냥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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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구경을 위한 축령산, 서리산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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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5일 기다리던 철쭉군락...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올 해에는 이런 저런 꽃들을 쫓아 다니며 

봄을 온전히 맞으리라는 결심을 하고 부지런히 산을 다녔다.

 

제대로 마중나가 본 꽃도 있고 날짜를 제대로 맞추기 못해 지나친 꽃들도 많다.

 

봄꽃의 마지막 이랄 수 있는 철쭉군락을 보기 위해 3월부터 가보기로 마음 먹었던 곳이 서리산 철쭉동산 이다.

남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며 이제나 저제나 활짝 필까를 엿보다가

나름 절정에 달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날을 택하여 등산을 시도했다.

 

택일한 날짜는 5월 25일.

하지만 결론적으로 몇일 늦었다.

월급쟁이가 주중에 산에 갈 수는 없어서

할 수 없이 토요일을 택해 철쭉동산에 갔는데 불과 몇일 만에 많은 꽃들이 져버렸다.

지난 주 토요일에 가본 블로거의 사진을 보니 아직 활짝 피지 않았던데... 아쉽지만 어쩌겠나.

내년을 기약해 본다.

 

 

     

 

총 9.9km, 5시간 34분이 소요되었다.

 

* 등산코스

  축령산 산림휴양관 → 남이바위 → 헬기장 → 축령산 정상 → 절고개 → 서리산 → 철쭉동산 → 산림휴양관

 

 

 

축령산 휴양림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는 방법을 알아 봤으나 이래 저래 시간제약이 많았다.

더구나 저녁엔 약속까지 잡혀 있는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자가용을 이용하였다.

잠실에서 친구를 픽업하여 경춘고속도로를 타다가 화도IC에서 내려 국도로 축령산 휴양림에 접근 했다.

 

축령산 휴양림 매표소를 지나 우회전하여 제1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야 했으나

직진하는 바람에 산림휴양관 근처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차를 한 후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동안 남의 블로그에서 보았던 휴양림 풍경이 아니라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보이고 등산객들이 가길래 따라가다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표지판을 유심히 살펴 보니 이 길은 축령산 정상을 지나 절고개로 직행하는 코스였다.

 

멀리까지 왔는데 축령산을 지나 칠 수는 없어 고민하다 아래 방향을 보니 축령산 방향으로 가는 샛길 표지판이 보였다.

하마터면 제1주차장까지 고도를 100m 정도 낮추었다가 다시 오를뻔 했다.

친구와 난 고도 100m를 벌었다고 희희낙낙하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고난을 이때는 알 수 없었기에...

 

 

 

다리를 건너다 찍은 계곡 사진이다.

 

이 날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였다.

그런데 운전을 하고 오다 보니 가게를 지나쳐 버렸다.

주차를 하고 나서야 이 사실을 깨달았다.

 

가진 음식이라곤 친구가 사온 김밥 두줄과 약간의 과일이 전부였다.

내 베낭에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컵라면에 부어 먹으려던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과

얼음물 한병. 얼린 커피 한병이 전부였다.

이 지방에서 유명한 잣막걸리를 사려고 서울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은 잘못이 컷다...

 

 

 

샛길로 오르다 보니 등산객은 우리 둘 밖에 없어 조용해서 좋았다.

하지만 산에서 길을 잃고 헤멘 경험이 있는지라 산악회에서 매달아 놓은 리본을 살피며 조심조심 산에 올랐다.

등산로 옆에는 풀솜대가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붉은 병꽃나무꽃도 보이고...

올해 많은 꽃들의 이름을 알게 됐지만

산에 병꽃나무가 이리 흔한지도 처음 알았다.

아마도 저 꽃들이 지고 나면 같은 나무를 보고도 이 나무는 뭘까 하고 궁금해 하겠지...

 

 

 

한 시간쯤 오르다 보니 절벽을 향해 가지를 옆으로 뻗은 소나무가 자리잡고 있었다.

절벽 아래 계곡에서는 휴양림에 놀러 온 사람들의 왁자한 소리가 들려 왔다.

다들 웃고 떠들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듯 했다. 

 

나는 왜 저들처럼 산밑에서 재미있게 놀지 못하고 낑낑거리며 산을 타고 있나 싶다.

내가 이걸 더 즐겁다고 생각하나?

흐음... 잘 모르겠네...

 

 

 

첫번째 통과 과제인 남이바위는 860m, 서리산까지는 4,450m 남았다.

나처럼 남은 거리를 미터단위로 표지판에 써 놓으면 등산객들이 싫어하겠지? ㅎㅎ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남이바위에 도착했다.

남이바위는 능선에 돌출되어 있어 사방을 살피기에 좋은 장소다.

물론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멀리까지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남이바위란 명칭도 조선시대 세조때의 명장인 남이장군이 축령산에 자주 올라 지형지물을 익혔고

이 바위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장군들은 등산에도 능했어야 한다...

 

 

 

남이바위에서 남이장군을 생각하며(?)

다리를 계곡에 늘어뜨리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실 많이 후들거렸다.

이젠 고소공포증까지 생겼나...

 

 

 

 

남이 바위에서 헬기장 찍고 축령산 정상까지는 3~4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드디어 축령산 정상이다.

해발 886.2m.

꽤나 높은 산이지만 우리가 워낙 높은 곳에서 산행을 시작 해서 인지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해발로만 따지면 불과 500m 정도 밖에 오르지 않았다.

 

 

 

우리는 막걸리도 없는 가벼운 점심을 후딱 해치우고 다시 서리산으로 향했다.

2,870m. 걸음으로 따지면 약 4,800걸음 정도...

이렇게 따지면 영원히 도달 할 수 없을 것 같은 거리다. ㅎㅎ

 

 

 

철쭉동산은 아직 멀었지만 군데군데 철쭉들이 피어 있었다.

화단에 심는 관상용 철쭉에 비해 산에 피어 있는 대부분의 철쭉꽃은 연분홍 빛을 띠어 강렬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군락을 지어있는 철쭉을 보겠다고 기를 쓰고 가는지도 모르겠다.

 

 

 

축령산 정상에서 서리산까지는 여느 능선과는 사뭇 다른 길이었다.

내가 가봤던 산과 산을 잇는 대부분의 능선은

길 양쪽으로 경사가 심하고 능선의 폭이 매우 좁은데 비해

여기는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길 양 옆으로도 평평한 지형을 이루고 있었다.

 

 

 

심지어 여기가 능선일까 싶을 정도로 길이 넓어 어느 도심의 공원에 온 느낌마저 줄 정도다.

대신 오르막과 내리막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사람 진을 빼 놓는다.

한 고개 넘으면 끝이려니 하지만 또 한고개가 펼쳐지고... 거의 무한반복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이날 기온이 높다보니 땀은 줄줄 흐르고

햇빛은 따갑게 내리쬐지만 그늘이 충분치 않아 평소보다 더 힘들게 생각됐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끝은 있는법.

결국 서리산 정상에 도착했다.

철쭉군락 보는 걸 목적으로 축령산을 거치지 않고 서리산으로 직행한 산객들과 합류하다 보니

서리산 정상은 엄청나게 북적였다.

 

정상석을 사람 없는 배경으로 찍으려면 반나절은 기다려야 할 판이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을 배경삼아 정상석을 대충 찍고

오늘 등산의 주목적인 철쭉을 보러 발걸음을 돌렸다.

 

 

 

서리산의 유래가 적혀 있는 표지판이다.

 

서리가 쉽게 녹지 않아 서리산이라고?

이 산은 겨울에 한번 와봐야겠다.

눈이 온 겨울 풍광이 색다를 것 같다.

 

 

 

드디어 철쭉군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던 것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자세히 살펴보니 이미 많은 꽃들이 져버렸다.

헐~

 

뭐 이정도에라도 감사하다고 생각해야 하나?

기대가 너무 컷던지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점점 실망스러움이 커지고...

 

 

 

 

 

조금 짙은 빛깔을 띠는 만개한 진달래꽃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래 본다.

집사람이 카메라마저 일본여행에 가져가 버려 휴대폰 카메라로 찍다 보니 손맛도 없고...

 

 

 

서리산 정상에서 철쭉동산 전망데크가 있는 곳까지는

이렇게 수령이 수십년 된 철쭉으로 둘러 쌓여 터널처럼 연결 되어있다.

비록 꽃은 지고 없지만...

 

 

 

전망데크에 올라 철쭉동산 전체를 조망해 본다.

 

 

 

전망데크에서 보면 철쭉군락이 한반도 모양으로 보인다고 해서 유명한데

보시다시피 그렇게 보인다고 우기기가 쉽지 않다.

 

 

 

사진을 세로로 찍어봐도...

 

 

 

그래도 기념석은 찍어야지.

철쭉동산 왔다 간다... by 곰양.

 

 

 

오늘 깨달은게 있다.

갑자기 핸드폰을 오른손에 쥐고 나를 향해 빙긋이 웃는 아줌마가 있다면 함부로 오해하지 마라.

 

꽃을 배경으로 셀카 찍고 있는 중이다... 예쁜척 하면서...

 

하마터면 왜 그러시냐고 말 걸뻔 했다. ㅎㅎㅎ

 

 

 

이제 하산 하는 길만 남았다.

평소 같았다면 화채봉이 얼마 안 남았으니 들렀다 하산하련만

오늘은 이래저래 힘도 딸리고 해서 바로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하다가 남들은 다 봤다고 올려대는 족두리풀을 발견했다.

꽃 색깔도 어둡고 거의 땅에 붙다시피 해서 피는 꽃이라 그리 사랑스럽지는 않지만

직접 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럽다.

 

 

 

더불어 덩굴꽃마리도 봤다.

화야산에서 첫대면을 하고 오늘이 두번째다.

이 놈은 꽃이 작을뿐더러 유난히 흰 빛을 띠어 빛을 몽땅 반사해 버린다.

핸드폰 카메라이기도 하지만 접사로 찍기가 매우 까다로운 꽃으로 기억 될 것 같다.

 

 

 

산을 조금 내려오다 보니 잘 다듬어진 임도와 만났다.

이곳이 휴양림이어서 그런지 산 높은 곳까지도 시멘트로 정비되어 있었다.

자연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아 보이진 않지만...

 

 

 

이렇게 해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산행을 마쳤다.

친구와 난 산에서 먹지 못한 잣막걸리를 먹고 싶었으나 운전때문에 참고

맥사(맥주+사이다)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산행 뒤의 맥사 한잔... 캬~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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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 등반한 광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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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8일 대학 동창들과 함께한 광교산 등반)

 

 

 

어제(5/17) 무의도에 갔다 왔지만 등산은 하지 않은 관계로 체력적인 부담도 없고 해서

수원에 살고 있는 대학 동기들의 광교산 산행에 흔쾌히 동행하기로 했다.

 

전에도 한 번 광교산 산행을 해본 터라 

요즈음 가보지 않은 산을 사냥(?) 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가본 산을 또 가는 건 조금 아쉽지만

친구들 얼굴 본지도 오래 됐고, 요즘 재미를 붙이고 있는 트랭글 앱에서의 배지 획득하는 재미도 있어

나름 즐거운 산행이었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경기대후문 반딧불이화장실에서 형제봉, 비로봉, 광교산(시루봉)을 거쳐

억새밭에서 작은말로 하산 하는 코스다.

 

 

 

청광종주의 들머리나 날머리로 유명한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저질체력 및 육중한 몸매의 소유자로서 개인적인 로망으로 삼고 있는 청광종주의

기념비적인 장소를 직접 눈으로 보니 감회(?)가 좀 남다르다.

'나도 언젠가는 양재 남부터미날에서 시작해서 청계산, 광교산을 거쳐 이 화장실에서 산행을 마치리라' 라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오늘은 광교산 자락을 사전 답사 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반딧불이 화장실 건너편에는 광교저수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많은 수원 시민들의 산책과 휴식을 담당하는 고마운 곳인듯 싶다.

 

호수 주변에는 송화가루가 쌓여 누렇게 보여

보기는 좋지 않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니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어느새 산은 짙어가는 녹음에 둘러 쌓여 있다.

 

광교산 자체가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오늘 오르는 코스도 험하지 않고

대체로 부드러운 흙길로 되어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산행을 진행 할 수 있었다.

 

 

 

 

 

 

 

그나마 군데군데 피어 있는 철쭉이 초록 일색의 밋밋한 산길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고 있다. 

철쭉도 이제 거의 끝물인듯 싶다.

 

 

 

형제봉을 오르는 10m 남짓한 로프 구간이 있다.

친구들 사진을 찍어 준다고 미리 올라와 카메라를 들이 댔더니 뒤에 있는 친구가 해맑게 웃는다.

저친구 작년에 결혼했는데 늦둥이 보려나~~

(얼굴은 초상권 운운 할까봐 모자이크 처리 했다 ^^)

 

 

 

1시간 30분 정도 걸려 형제봉에 도달했다.

이름이 왜 형제봉일까 의문이 들어 찾아 보니 형봉과 제봉이 있단다.

여기는 형봉. 제봉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조용한 산책로 처럼 보이는 등산로가 계속 펼쳐진다.

 

 

 

산길을 오르다 보니 요상하게 생긴 소나무가 보였다.

가지가 갈라진 곳이 반들반들 하다.

등산객들이 많이들  앉아 기념사진을 찍었나 보다.

그리 조형미는 없어 보이지만 희안하게 생기긴 했다.

 

 

 

산을 오르던 친구가 나를 급하게 불러 가보니 바위 위에 아주 조그마한 도마뱀이 기어가고 있었다.

길이가 10cm나 될까?

이렇게 산행객이 많은 산에서 용케도 살아 남았다.

 

 

 

2시간 30분 정도 걸려 광교산 정상에 도착했다.

반딧불이 화장실에서부터 5.9km, 해발 582m 이다.

 

친구들은 수원에 살아서 그런지 정상에 왔다는 감회가 통 없는듯 하다.

잠시 가쁜 숨을 가다듬더니 빨리 내려가잔다.

하긴 점심도 가져 오지 않았으니 빨리 하산해서 허기 달래는게 우선이다.

 

 

 

땅에 떨어진 철쭉 꽃을 주워 한장 찍어 보았다.

 

철쭉이 진달래와 다른 점이 여러가지 있지만

철쭉은 사진과 같이 점무늬가 선명하고 암술만 남긴채 꽃이 통째로 떨어 진다고 한다.

 

 

 

이 꽃도 제비꽃 종류 인 것 같은데...

 

 

 

 

 

우리는 통신탑을 지나 억새밭 방향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보리밥과 돼지바베큐, 막걸리가 기다리고 있는 식당이 눈 앞에 어른 거려서...

 

 

 

하산하다 벌깨덩굴을 만났다.

이 녀석들 보는 것도 올해에는 마지막이겠구나.

 

 

 

작은말로 하산하니 공원처럼 꾸며져 있어 시민들이 나들이 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꼬마 아가씨들이 신이나서 뛰어 다니고 있다.

 

 

 

계곡물을 가두는 조그마한 저수지가 있고 그 주변에는 철쭉이 강렬한 빨강을 뿜어 내고 있었다.

 

저수지에는 대체 뭘 먹고 자랐는지 나와 몸매가 비슷한 관상용 잉어가 유유자적 헤엄을 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난 과자도 안먹는데 왜 이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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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 - 소무의도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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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7일 무의도 호룡곡산 산행에서 소무의도 관광으로 급 수정...)

 

 

 

요즈음 산행을 하면서 처음 계획했던대로 실행이 잘 안된다.

아마도 계획을 치밀하게 짜지 않아서 인것 같다.

 

부처님 오신날.

부처님을 모셔 놓은 절이 없는 곳으로의 산행계획을 짰다.

부처님 뵈러 가시는 분들과 겹치면 산행이 너무 지체 될 것 같아서였는데...

웬걸... 나들이 행락객과 겹치면서 길에다 많은 시간을 깔아 버렸다.

덕분에 진이 빠져 산행은 포기하고 칼국수 먹고 커피 마시고 경치 구경하는 걸로 일정을 대신 했다.

산행을 못해 아쉬움은 남았지만 예기치 않은 관광으로 느긋한 하루를 보냈다.

 

 

 

나름 아침부터 일찍 서둘러 인천공항에 도착해 보니 9시 정도였다.

인천공항 3층 7번 게이트 앞에서 222번이나 2-1번 버스를 타고 잠진항에 가야 하는데

친구가 핸드폰 밧데리 문제로 머뭇거리다 보니 9시 20분 차를 놓쳐 버렸다.

우리는 뒤늦게 줄을 섰으나 이미 줄은 길게 늘어졌고 9시 50분에 온 2-1번 버스는 미니버스였다.

헐~ 타지 못하고 잘렸다.

결국 10시 20분에 온 222번 버스를 탔으나 무의도에 들어가려는 승용차들에 밀려

잠진항에 버스가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서 2km 이상을 걸었다.

 

위 사진은 영종도에서 잠진항이 있는 잠진도로 연결되는 도로 인데

배에 차를 실으려는 차량 행렬이 7~800m 정도 늘어서 있다.

 

무의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하기야 나중에 뉴스를 보니 이날 모처럼의 연휴를 맞아 전국이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고 한다.

 

 

 

건너는데 단 5분도 안걸리는 바다를 건너기 위해 배를 탔다.

왕복 배삯은 3천원.

아! 갈매기 줄 2천원짜리 새우깡도 샀다.

농심은 갈매기가 먹여 살린다.

 

 

 

 

▲ 제목 : 일시정지(∥)

 

 

▲ 제목 : 새우깡을 잡아라~~

 

 

▲ 제목 : 삼~~단 합체

 

새우깡 던져 주면서 사진 몇장 찍고 나니 벌써 내리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1~2분 정도 밖에 안 지났는데...

 

잠진항까지 걸어오면서 봤는데 잠진도에서 무의도까지 연결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배에서 새우깡을 미끼로 던져주며 갈매기에게 포즈를 요구 할 수 있는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내리니 벌써 11시 30분...

큰무리선착장의 정 반대편에 있는 소무의도로 가려면 다시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

선착장에서 줄을 서고 있는데 버스가 왔다.

줄은 길고 버스는 작아 또 잘렸다. 헐~~

기다리기에 지쳐 작은소라 한컵을 2천원 주고 사서 친구와 열심히 이쑤시게로 까먹엇다.

맛은 고동과 비슷하다.

하지만 허기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소무의도로 건너가는 다리 앞에 있는 표지판이다.

우리는 일단 다리를 건너가 소무의도에서 칼국수를 먹기로 하고 다리를 건넜다.

나중에 트랭글 트랙을 보니 친구와 난 표지판에 있는 코스대로 전 구간을 걸었다.

그래봐야 2.5km 밖에 되지 않는다.

 

 

소 무의도는 이런(↑) 곳이다. ㅎㅎ

 

 

 

 

 

버스에서 내리면 보이는 무의도 광명항이다.

 

 

 

무의도에서 '소무의인도교'를 건너와 식당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썰물 때였는지 다리 밑둥이 다 드러나 보이고 배들도 뭍에 얹혀져 있다.

 

식당에서는 바지락이 아니라 해물칼국수가 메뉴에 있었다.

맛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푸짐한 바지락칼국수를 원한다면

영종도에서 잠진항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조개구이집에서 먹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를 마치자 어느덧 1시가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식당에 들어가지 전만 해도 등산을 포기 할 생각은 없었으나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도 부르고, 시간도 너무 늦어 버려 계획을 관광으로 급변경 하기로 친구와 합의를 보았다.

 

등 따시고 배부르면 험한 일(?) 하기 싫어지는게 인지상정이다.

 

 

 

 

 

우리는 섬을 둘러보는 관광에 착수했다.

사진은 무려 해발 80m에 이르는 '안산'에 오르는 계단 입구다. ^^;;

 

 

 

담쟁이덩굴이 소나무 가지를 타고 오르며 잎을 피워내고 있다.

 

 

 

계산 옆 경사진 곳에 각시붓꽃이 활짝 피어 있다.

 

 

 

 

 

가운데 보이는 섬이 해녀섬이다.

 

 

 

'안산'의 정상에는 '하도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정자가 있다.

 

 

 

 

 

 

표지판에 박정희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겼던 곳이라고 적혀 있다.

그래서 이곳의 이름을 '명사의 해변'이라고 지었나?

아니면 한자로 명사(明沙), 밝은색의 모래란 뜻으로 지었나?

 

설마 박정희대통령이 이곳에서 휴양을 즐겼다는 이유 만으로

'명사의 해변'이라고 이름 짓지는 않았겠지... 으음... 설마

 

 

 

포토존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조각해 놓은 것 같은데...

아무튼 친구와 난 번갈아가며 남.녀 석상 사이에 끼어 앉아 사진을 찍었다.

별로 쓸데는 없지만...

 

'작은섬 밀려드는

 다가앉는 속삭임

 너와 나 우리

 따스한 만남이야기'

라는 다소 오글거리는 문구가 석상 옆면에 새겨져 있다.

 

 

 

 

 

수평면 너머 희미하게

좌측으로는 인천대교 우측으로는 송도 국제업무지구가 보인다.

 

 

 

해변에 닻이 버려져 있다.

혹시 일부러 가져다 놓은 건가?

 

 

 

명사 해변을 지나면 몽여해수욕장이 나온다.

 

 

 

 

 

등나무 꽃.

포도송이처럼 달린 꽃이 나름 매력적이다.

 

 

 

몽여해변길을 걷다 보니 재미 있게 꾸며진 커피샾이 보였다.

우린 산행이 아니라 관광 중이므로 목적에 충실하기 위하여 커피샾 '티파니'에 들렀다.

 

 

 

여기에서 각자 기념사진 한장씩 찍고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주인장께 물어보니 원래는 이 건물이 창고로 쓰였는데

실내 개조를 위해 공사를 하다보니 건축폐기물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마땅히 버릴데도 없어 고민하다 폐기물 위로 테라스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냈고

이왕이면 커피샾을 내는 것도 괜찮다 싶어 현재에 이르게 됐단다.

 

주인장 부부는 주말에만 섬에 넘어와 커피샾을 연단다.

따라서 평일에는 가도 커피 못 마신다... 배짱 장사다..ㅎㅎ

 

 

 

커피샾의 조그마한 화단과 화분들에는 꽃잔디를 비롯해 여러 꽃들이 심어져 있었다.

 

 

 

이건 아마 '매말톱꽃' 일듯...

 

 

 

 

 

 

 

 

 

 

 

 

 

 

 

커피를 마시며 한갓진 오후를 맘껏 즐기다가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오늘 바다와 갈매기는 실컷 구경하는구나...

 

 

 

 

 

산책로에 있던 팥배나무꽃이다.

가을이면 팥알만한 빨간 열매가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등대가 바다 한가운데 떠있다.

등대가 쓸쓸해 보이기 보단 한가 해 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한가해서 그런가~

 

 

 

 

 

여기는 '부처깨미'라 불리는 곳인데 소무의도 주민이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기 위하여

제물로 소를 잡아 풍어제를 지냈던 곳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를 알리기 위해서인지 만선기를 꽂아 놓았다.

 

 

 

'부처깨미'에서 부터 이어지는 길은 '떼무리길'로 총 400여 미터 밖에 되지 않지만

금오도의 비렁길처럼 해안 절벽 위로 나 있으면서 바다가 보여 경관이 뛰어 나다.

 

오늘 이 짧은 '떼무리길'을 걸은 것 만으로도 소무의도에 온 보람이 있다.

 

 

 

 

 

 

 

 

▲ 인도교 난간의 그림자

 

 

 

 

 

 

다시 큰무리선착장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줄을 서다가

길다란 막대 위에 앉아 있는 갈매기를 보고 다가가 찍었다.

이 놈 도망가지도 않는다.

얘들도 닭둘기처럼 닭매기가 되려나...

 

 

 

다시 배를 타고 영종도로 건너가면서 갈매기들을 찍었다.

이 녀석들이 배를 따라 오는 건 순전히 '새우깡의 힘' 때문이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무의도로 넘어가려는 차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연휴라서 무의도에서 1박을 하려나 보다.

 

 

 

 

 

친구와 난 무의도관광 뒤풀이를 위해 조개구이집에 들렀다.

혼자 다니다 친구와 같이 다니다 보니 뒤풀이가 외롭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귀가가 늦어지는 단점이 있다.

우린 조개찜을 시켰는데 둘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다.

조개찜을 배불리 먹어 보기는 처음 이다.

 

조개구이...No~~   조개찜... 강추!

 

 

 

And

홍릉 답사, 백봉산 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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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1일  홍릉을 답사 후 발걸음이 편한 백봉산 가로지르기)

 

 

 

이제 봄 야생화 시즌도 끝이 나고...

 

지난 주에 화야산에서 심마니 흉내 내느라 생긴 험한 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번 주에는 조금 편안 할 것으로 생각되는 등산 계획을 세웠다.

 

검색 해 놓은 지 꽤 오래 되었지만 그닥 끌리지도 않고, 별 특징도 없어 보여 뒤로 미루어 두었던 산이다.

하지만 등산 해본 결과 나름의 매력이 넘치는 산이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백봉산은 높지 않은 대신 동서방향으로 긴 능선을 가지고 있어 트래킹 한다는 마음으로 오르기에 좋은 산이다.

또한, 정상에 올라 마치고개 방향으로 하산 한 후 천마산으로 연계 종주를 시도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백봉산의 매력은 부드러운 흙으로 감싸져 있는 육산(肉山)이라

오르 내리는 발걸음이 어느 산보다도 편안하다는데 있다.

내 생각에는 지금까지 가본 산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흙길로 등산로가 꾸며져 있지 않나 생각된다.

 

8시에 잠실역(8호선) 9번출구에서 친구와 만나 1000번 버스를 타고 홍유릉 정류장에서 하차 하였다.

아침에 조금 빨리 서두른 탓에 시간이 많이 남을 것 같아 홍유릉을 둘러 본 뒤 백봉산을 타기로 하였다.

 

홍유릉은 홍릉(고종.명성황후 합장)과 유릉(순종.순명효황후.순정효황후 합장)을 합쳐 부르는 명칭이다.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능(40기)이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되었다고 한다.

 

홍유릉은 9시부터 개방한다고 하여 정문 앞에 있는 역사관을 잠시 둘러 본 후 입장하였다.

 

 

 

능에 들어서자 왕릉답게 수령이 오래 되어 보이는 키 큰 전나무들이 길을 감싸고 있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능을 가꾸는 직원 몇 분만 보이고 산책하는 시민들은 보이지 않았다.

가끔 새들만이 고요한 정적을 깨뜨릴 뿐...

웬지 숙연한 기분마저 들게 하는 분위기다.

 

 

 

입구에서 좌측 길을 따라 걸으면 먼저 홍릉이 나온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한다는 홍살문이 맨 앞에 배치되어 있고 좌.우로는 석물이 줄지어 서 있다.

가운데에 보이는 건물은 침전인데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석물은 능에서 가까운 쪽에서부터 문관, 무관, 기린, 코끼리, 사자, 해태, 낙타, 말 순서로 배열되어 있다.

 

 

 

침전의 모습이다.

제례를 지낼 때 쓰이는 상이 놓여 있다.

가운데에 큰 상이 제수를 차려 놓는 제상, 좌측이 축문을 올려 놓는 축상, 오른쪽이 향로, 향합을 올려 놓는 향상이다.

 

 

 

처마의 단청이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다.

 

 

 

정작 고종과 명성황후를 모셔 놓은 능에는 접근 할 수 없도록 나무 담장이 쳐져 있어 가 보진 못하고

오른쪽의 약간 높은 언덕에서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언덕에는 애기똥풀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요즈음 들이나 산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야생화인데 천연 염색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역시 왕릉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소나무가 어울린다.

푸른 하늘을 향해 용이 승천 하는 듯 하다.

 

쓰고 나서 다시 사진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소나무 껍질 사이사이에는 이끼가 끼어 있다.

세월의 두께를 말해 주는 것 같다.

 

 

 

 

 

석재로 조성해 놓은 배수로에도 애기똥풀이 피어 있다.

 

모든 자연은 예로부터 그 자리에서 나고 지고 또 피는데

그것을 인지하는 건 관심의 유무 아닐까 싶다.

 

분명 과거에도 지천으로 널려 있는 이 풀들을 보았을텐데

이제서야 그 존재를 깨닫게 된 건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거고,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건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 인 것 같다.

 

애기똥풀처럼 내가 나이 든 증거도 지천이다.

 

 

 

침전 옆에 심어져 있는 향나무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가지가 사방으로 나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모습을 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유릉에 왔지만 침전 등의 건물이 공사 중이라 들어가 보진 못했다.

 

 

 

담장 옆 한켠에는 라일락이 피어 있다.

향기가 코 끝을 스치지만 진하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교정에 라일락이 심어져 있었는데 이 맘때 쯤이면 라일락 향기가 사방에 퍼져

여드름쟁이 고딩의 마음을 흔들었던 기억이 선하다.

 

 

 

홍유릉 입구쪽 화단에는 겹철쭉이 피어 있다.

꽃잎이 겹겹히 피어 올라 유난히 화사하다.

색이 너무 화려하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조화처럼 보인다.

 

 

 

홍유릉 구경을 마치고 산행을 위해 들머리로 가는 골목길 어느 담장에 피어 있던 겹황매화를 보았다.

찬란한 봄이다.

 

 

     

 

이제 역사유적 탐방을 마치고 백봉산 산행이다.

음~~ 요즘 여러가지 한다. ㅎㅎ

 

위 트랙 사진에서 보듯이 남양주시청 1청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마석 청구아파트 앞으로 하산하였다.

총 거리는 9.8㎞, 5시간 45분이 소요 되었다.

들머리에서 수리봉까지 2.5㎞, 다시 백봉까지는 2㎞, 백봉 정상에서 청구아파트까지는 5.3㎞이다.

하산길이 긴 편이지만 대부분 내리막 인데다 부드러운 흙길이어서 조금 지치긴 했지만 대체로 무난한 산행이었다.

 

 

 

산행 들머리는 금곡중고등학교에 붙어 있는 금곡실내체육관 주차장에서 보이는 입구에서 시작된다.

입구를 조금 걷다 보면 울창한 소나무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 치톤피드... 맘껏 흡입해 본다. ㅎㅎ

 

 

 

애기나리가 산 이곳 저곳에 무리지어 자라고 있다.

이 녀석은 수줍은듯 꽃이 다들 땅을 향해 피어 있다.

세파에 찌들은 건 아닐테고... 어째 힘들어 보인다.

숲속 그늘에서 자라는 생육환경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덜꿩나무 인듯 한데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

꽃이 활짝 피면 훨씬 예쁠텐데 아쉽다.

 

 

 

등산을 하다 '어 이게 무슨 나무지?' 하며 습관적으로 사진을 찍고

집에 와 이놈 이름을 찾아주려 검색해 보았다.

꽃이 개화하지 않은 상태라 한참을 헤메다 알아냈다.

화야산에서 보았던 병꽃나무인데 이 놈은 '붉은병꽃나무'라서 쉽게 알아 보질 못했다.

 

 

 

단풍나무 꽃이다.

나름 활짝 개화한 상태다.^^

 

 

 

산을 오르다 쉼터가 나와 쉬려는 순간

땅바닥에 떨어져 수북히 쌓여 있는 꽃잎을 보았다.

꽃잎은 떨어져도 예쁘구나...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나무에 앉아 있던 직박구리가

땅으로 내려와 어여쁜 자태를 뽑내며 먹이 구걸(?)을 한다.

얼른 최대한의 줌으로 당겨 찍었다.

사진도 찍었으니 먹거리를 주어야 하는게 사람의 도리이나, 미안하게도 줄만한게 없다.

그렇다고 막걸리를 줄 수도 없고... 쏘리다.

 

 

 

화야산에서도 보았던 각시붓꽃이다.

 

 

 

철쭉꽃이 싱그런 잎새와 어울려 여기저기 많이 피어 있었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어서 참꽃, 철쭉은 먹을 수 없어서 개꽃이란다.

우리 민족 참 가난했나 보다.

이리 이쁜 꽃을 먹을 수 없다는 이유 하나로 천대시 하는 "개"자를 붙이다니...

요즘 같이 먹을 것 흔하고, 반려동물 위하는 시대라면 절대로 개꽃이라고 불리지 않았을 거다.

 

 

 

 

 

등산로를 오르다 길 옆에 피어있는 조그마한 꽃을 보고 신이 나서 카메라에 담았다.

찾아 보니 '구슬붕이'란다.

꽃말은 '기쁜소식'이라는데... 복권이라도 사볼까?

 

 

 

백봉산 정상에 도착했다.

해발 584m, 들머리부터 4.5㎞ 2시간 50분 정도 소요되었다.

 

 

 

백봉산 정상에는 팔각정이 있어 앉아 편히 쉴 수 있다.

친구와 김밥과 컵라면을 나눠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음료는 막걸리^^

주말마다 산에 다녀도 살이 안빠지는 이유가 있다.

 

 

 

팔각정에서 바라본 마석 방면 하산길이다.

능선을 타고 5㎞가 넘는 꽤나 긴 길을 걸어야 한다.

 

 

 

복숭아꽃이 피었습니다.~~

 

 

 

하산길에 바람에 꺽여 쓰러진 소나무를 볼 수 있었다.

나이테로 봐서는 50년이 훨씬 넘은 나무 같은데... 아깝다.

 

 

 

하산길도 돌이 거의 없는 부드러운 흙으로 되어 있다.

 

 

 

이날 애기나리는 질리도록 봤다.

이렇게 흔한 꽃일 줄이야...

 

 

 

산이 보여준 하산길 선물... 참나무 추파춥스.

이상한 모양을 발견하고 만져봤더니 말랑말랑 했다.

꽃도 아니고 도토리도 아니고 잎도 아닌 저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달달한지 입에 넣어 볼 걸 그랬나? ^^

 

 

 

이리하여 거의 여섯시간에 걸친 등산을 마쳤다.

아침에 빨리 등산을 시작했더니 마쳤는데도 대낮이다.

친구와 난... 당황스러웠다.

 

And

야생화 산행 2 - 화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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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4일 달랑 화야산만...)

 

 

야생화 얼레지로 유명한 청평의 화야산을 다녀왔다.

얼레지나 노루귀 같이 초봄에 얼굴을 내미는 야생화는 다 졌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한번 가보고 싶었다.

 

사실 지난 주에 갈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용문의 도일봉을 갔었다.

저마다 야생화 찍겠다고 진사들로 버글버글할 계곡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등산을 취미로 삼기 시작하면서 사진은 재미 삼아 찍다 보니

보기 어려운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기 보다는 평화로운 등산이 우선이다.

 

야생화 촬영 성수기를 피해 화야산을 온 덕분인지

평화로운, 아니 무섭도록 고독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총 등산거리는 10.9km 밖에 안되는데 무려 7시간이 넘게 걸렸다.

등산을 시작한 후 큰골 여기저기를 쏘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놀면서 쉬엄쉬엄 등산을 한데다

꽃에 정신이 팔려 순간 길을 잘못 들어 등산로가 없는 능선을 두시간이나 헤맸기 때문이다.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전에도 한번 이런 일이 있었는데 가끔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산에만 가면 "U"턴이 있다는 사실을 까먹고 무조건 직진을 해대니 몸이 X고생이다.

 

 

 

동서울에서 청평터미널에 내려 9:10분에 삼회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삼회1리 큰골에서 내렸다.

버스에 등산객이 가득 탔는데 삼회1리에 내린 등산객은 나를 포함해 달랑 4명이 다였다.

 

다들 삼회2리 사기막골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고동산, 화야산, 뾰루봉을 종주하려고 하나 보다.

 

나도 화야산 종주코스를 탈까, 아니면 큰골 탐방을 할까를 고민하다 

얼레지 흔적이라도 보고 싶어 삼회1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려 마을 입구에 진입 하자마자 활짝 핀 철쭉들이 반겨 주었다.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펼쳐져 있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두개의 갈래길로 나누어지는데 다시 하나의 길로 모아지기 때문에 어느 길로 가던지 상관 없다.

 

 

▲ 금낭화

 

도로 옆에 붙어 있는 가정집의 정원에 금낭화가 심어져 있었다.

집주인이 화려한 꽃 때문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 놓은 것 같다.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며, '며느리주머니'로 불리기도 한다.

아! 모양이나 색 모두 참 화려하다.

 

 

 

 

▲ 팥꽃나무

 

이 꽃도 금낭화를 키우는 정원에 심어져 있었다.

꽃의 모양과 '팥꽃'이라는 이름이 웬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 오다가다 몇 종의 꽃사진을 찍었는데

거의 이름을 몰라 알아내려고 인터넷을 뒤졌는데 꽤나 지난한 작업이었다.

 

수백장의 꽃사진 속에서 비슷한 꽃의 이름을 찾아내고 다시 검색해서 확인 해보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못찾은 꽃들도 있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하다 우연히 찾을 수 있을지도...

 

 

 

마을길을 걷다 보면 조그마한 하천이 나오는데 정겹기 그지없는 풍경을 보여주었다.

하천변에 있는 꽃나무가 살구나무인지 앵두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따사로운 느낌을 더해 주고 있다.

 

 

▲ 귀롱나무

 

하천변에 자리잡고 있는 귀롱나무는 꽃이 한창이다.

 

 

 

 

▲ 겹벚나무

 

꽃이 여러겹으로 겹쳐있어 겹벚나무라고 했나 보다.

벚나무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데 머리가 아프므로 여기까지만...

 

 

▲ 조팝나무

 

흰꽃이 쫌쫌하게 피어있는 조팝나무를 볼 때마다 팝콘이 연상된다.

조팝나무라는 이름도 튀긴 좁쌀을 나뭇가지에 붙인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난 튀긴 좁쌀을 보지 못해 팝콘이 생각났나 보다.

 

 

 

 

 

 

▲ 양지꽃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지꽃이다.

내가 이놈을 처음 알게 된 곳이 아차산 이었든가...

 

 

▲ 병꽃나무

 

꽃모양이 병을 닮았다 해서 병꽃나무라 하는데 암만 봐도 병을 닮지는 않은 것 같다.

이 꽃을 따서 찐후, 말려서 꽃차로 우려내 마신다고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꽃의 색깔이 아래의 사진처럼 붉어진다.

 

 

 

 

▲ 줄딸기

 

산딸기의 사촌쯤 되나 보다.

이녀석도 7~8월에 빨간 열매가 달리는데 먹을 수 있다.

 

맛은? 모른다.

그때쯤 다시 와서 따먹어 볼까?

 

 

 

 

▲ 복숭아꽃(도화)

 

벚꽃, 살구나무꽃, 앵두나무꽃 등등 비슷한 꽃들이 하도 많아서 복숭아 꽃이 맞다고 보장은 못하겠다.

다만 꽃피는 시기와 꽃이 달려 있는 형태가 복숭아꽃에 제일 가까와 보인다.

무책임 하지만 아님 말고~~

 

 

 

 

 

이 하얀꽃은 관목에서 딱 한송이만 달려 있었는데 이름을 도저히 찾지 못하겠다.

비슷한 형태의 꽃은 한두가지 봤지만 영 자신이 없다.

 

p.s 꽃이름을 찾았다. 매화말발도리...

 

 

 

계곡 중간쯤에 화야산 운곡암이라 쓰여진 일주문이 있다.

암자에 계신 스님한테는 미안하지만 암자에 일주문이라... 좀 과하게 느껴진다.

 

 

 

일주문 왼편에 있는 약수터에서는 약수가 쏟아지고 있었다.

 

찌그러진 양동이는 쏟아지는 물줄기를 받아 내고,

개나리 꽃잎은 사방에 떨어져 별을 그리고,

약수 먹고 자란 이끼는 초록의 생명력을 뿜어 낸다.

 

나는...

마음에 담는다. ㅎㅎ

 

 

▲ 약수를 머금은 이끼

 

 

▲ 산괴불주머니

 

산괴불주머니가 흔하긴 한가 보다.

지천으로 널려 있다.

암자 뒤편에는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흔하다고 예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 단풍나무꽃

 

단풍나무에 씨앗이 달린건 많이 봤지만 사진처럼 꽃이 피어 수정이 된 후

씨앗으로 여문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적은 없다.

 

사실은 사진을 찍을 때도 저 빨간게 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냥 빨간 뭔가가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알았다.

단풍나무도 꽃이 핀다...

 

 

 

햇빛에 비친 연녹색의 단풍잎 색이 너무 예쁘다.

단풍나무는 단풍이 졌을때만 예쁜게 아니구나...

나이 먹고 소소하게 많이 배운다.

 

 

 

바위의 가느다란 틈에는 어김없이 돌단풍이 매달려 있다.

한 뼘은 커녕 한 치도 안되는 틈에서 뿌리를 틀고, 잎사귀를 피어내고, 꽃을 튀운다.

으음~~ 쫌 독하다.

사람도 살아내려면 이렇게 해야 하나...

 

 

 

 

 

 

▲ 미나리냉이

 

잎은 미나리를 닮았고 꽃은 냉이를 닮았다고 미나리냉이라고 한단다.

자기의 존재를 너무 무시하는 듯한 이름 아닌가?

누구를 닮은 놈으로만 규정 짓다니 좀 억울하겠다...

 

 

 

 

 

큰골의 등산로는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는데 길과 골이 몇번 교차한다.

그래서 사진같이 길이 물에 잠겨있는 곳이 서너군데 있는데 돌을 다리 삼아 밟고 건너야 한다.

여름에 물이 불어나면 무서울거 같다.

 

 

▲ 회리바람꽃

 

이름에 바람꽃이 들어갔으니 바람꽃 종류인가?

잎에 비해 꽃이 너무 소박하다.

나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이런거 하나도 못보고 달랑 이놈 하나 봤다.

 

사진을 찍을 때는 이놈도 꽃속에 포함시켜야 하나... 그랬는데

명색이 바람꽃이라니 예쁘다고 해줘야 하나...

 

찾아보니 아직 활짝 개화한 상태가 아니다.

활짝 개화하면 조금 더 꽃다워 보이려나. ㅎㅎ

 

 

▲ 얼레지

 

얼레지가 지천에 널려 있다.

얼레지 군락이 큰골 여기저기에 펼쳐져 있는걸 보니 과연 화야산은 얼레지의 천국이다.

 

얼레지가 다 졌을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벌써 씨앗을 맺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이 녀석들한테는 벌써 가을이다.

 

얼레지 군락 중간 중간에 땅이 파헤쳐져 있는 곳을 보았다.

누군가 채취해 간 흔적으로 생각되는데, 맞다면 참 고약한 사람들이다.

 

회사에 사진을 취미로 했던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채취해서 사진 잘 나올만한 곳에 대충 심어놓고 사진찍고,

훼손하고 줄기 꺽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프로들이라고 한다.

아마추어들은 절대 그런짓 안한다고...

 

한 두사람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눈쌀을 찌푸리는데 제발 그러지들 말았으면 싶다.

 

 

고사리  (관중)

 

고사리(관중) 순이 기하학적 문양을 보여준다.

이런 고사리의 모습을 본따 여러 장식의 문양으로 사용했나 보다.

 

 

 

또다른 종류의 고사리(?) 인듯 하다.

색깔이 그다지 친근하지는 않다.

 

 

 

배배 꼬여 있던 고사리(관중)이 잎을 편 모습이다.

곤충이 애벌레에서 탈피해 전혀 다른 모습의 성충이 되듯 땅을 비집고 올라올 때와는 전혀 다른 형태를 띈다.

변화무쌍한 고사리(관중) ~~

 

 

 

이 녀석 이름은 못찾았다.

꽃이 피려고 하는건지

꽃이 지고 열매를 맺으려고 하는지 조차 모르겠다.

콩과 식물인듯 한데 언젠가는 니 이름을 찾아 주꾸마~~

 

P.S 이녀석 이름은 "개감수"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 감수·낭독이라고도 한다.

 

 

 

문제의 화야산장에 도착했다.

 

화야산장에 문제가 있다는게 아니라

화야산장 옆에 작은 텃밭과 염소를 키우는 장소가 있는데

그쪽에 사람을 홀릴 만큼 화려하고 커다란 벗꼿나무, 목련나무들이 있었다.

화야산장 사진을 찍고 화야산 정상을 가르키는 이정표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꽃나무들에 이끌려 농장쪽으로 나 있는 잘못된 길로 접어 들고 말았다.

 

 

 

 

 

벚꽃과 농장사진을 찍고, 경치를 감상하고 하다가

아무 생각없이 농장 위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올랐다.

 

 

 

이 삼십분 정도 길을 오를 때까지는 분명히 길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길은 사라지고 비탈진 계곡만이 떠억 버티고 있었다.

 

이 삼십분 알바한게 억울 하더라도 여기쯤에서 되돌아 갔어야 했다.

하지만 난 우직하게 직진을 고집했고 주위에는 날 말려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뒤 조금만 오르면 등산로가 나타날거라는 무모한 믿음으로 무려 두시간 동안이나 고난의 행군을 해야 했다.

 

미끄러지고 자빠지면서 아무도 없는, 길도 없는 산을 고독(?)하게 올랐다.

심마니도 아닌데...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ㅋㅋ

 

 

▲ 미치광이풀

 

길도 없는 산을 오르다 보니 깊은 산골짜기에 산다는 미치광이풀을 만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독성이 매우 강해 먹게되면 미치광이가 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꽃의 색깔도 무서워 감히 먹을 생각을 하진 않을 것 같다.

 

 

 

 

 

경사가 심해 숨은 폭발할 지경이고,

낙엽이 쌓여 발은 푹푹빠지고 ,

잔가지들은 몸 여기저기를 할퀴고,

잡는 썩은 나무마다 툭툭 부러져 중심을 잃기 일쑤인 비탈길에서

악전고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산 등성이를 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정식 등산로는 나타나지 않았고 시간은 벌써 한시가 훌쩍 넘어 버렸다.

허기라도 달래야겠기에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가져온 컵라면에 밥을 말아 먹었다.

 

산에서 약초나 석청을 캐는 사람들을 TV에서 봤는데

그분들은 체력이 얼마나 좋기에 길 없는 산을 그리 쏘다닐 수 있는지 새삼 존경스럽다.

 

 

 

식사 후 능성이를 조금 오르자 마침내 제대로 된 등산로를 만날 수 있었다.

원래 화야산을 오른 후 능선을 타고 뾰루봉 방향으로 하산하는 계획을 잡았었는데

나는 화야산에서 뾰루봉으로 가는 능선으로 치고 올라와 버린 셈이 되었다.

 

화야산 정상을 밟을 것이냐 뾰루봉으로 바로 갔다가 하산 할 것이냐를 고민하다가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화야산 정상은 한번 밟아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화야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드디어 정상이다.

9시 30분에 버스에 내려 등산을 시작했는데 정상에 도착하니 2시 30분이다.

정상에 오기까지 무려 다섯시간이나 걸렸다.

여기가 무슨 설악산 대청봉이라고... ㅋㅋ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늘은 맑았지만 대기에 미세먼지가 많은지 주변의 산들이 제대로 보이질 않아 파노라마 사진 찍는 건 포기했다.

 

 

▲ 현호색

 

화야산 정상 부근에는 현호색과 개별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

전에 보았던 파란색 현호색뿐만 아니라 보라빛을 띠는 종류도 있었다.

현호색도 그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정확한 이름까진 모르겠다.

 

 

 

 

 

 

 

 

개별꽃과 현호색이 같이 어울려 피어있다.

현호색의 화려함과 개별꽃의 정갈함이 조화롭다.

 

 

 

 

 

 

▲ 각시붓꽃

 

하산하다가 만난 각시붓꽃.

예의 그 화려한 색깔과 무늬를 자랑한다.

 

 

 

 

▲ 금붓꽃

 

각시붓꽃과 금붓꽃 둘다 산행 내내 딱 한주 밖에 보질 못했다.

이 산에서는 붓꽃이 귀한가 보다.

 

▲ 고깔제비꽃

 

 

 

왜 고깔제비꽃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잎이 고깔처럼 돌돌 말려 올라와 고깔제비꽃이라 불린다.

 

 

▲ 남산제비꽃

 

 

▲ 태백제비꽃

 

남산제비꽃은 잎이 갈라져 있고 태백제비꽃은 잎이 둥글다.

다르다니까~~

 

 

 

이제 부지런히 하산을 서두른다.

큰골이 워낙 길어 하산도 꽤나 시간이 걸린다.

 

 

 

일본 잎갈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다.

 

 

 

산을 내려오다 보니 흑염소들이 보였다.

아까 화야산장에서 보았던 흑염소들이다.

화야산장에서도 울타리 없이 키우던데 이놈들을 방목하나 보다.

막 땅을 뚫고 올라온 어린 순을 따먹느라 그런지 사람이 와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저놈 한마리 잡아서 어머니 흑염소즙을 해드리면 좋을텐데...

 

 

▲ 덩굴꽃마리

 

산을 내려오다가도 꽃들이 계속 발목을 잡는다.

창백한 얼굴을 지닌 덩굴꽃마리를 만났다.

여성이 한복에 신는 하얀고무신이 연상 된다.

너무 마구잡이로 갔다 붙이나?

 

 

 

 

▲ 돌단풍

 

산을 오를 때는 보지 못했던 돌단풍 꽃을 발견하고 계곡물을 배경으로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자세히 살펴 보면 같은 꽃이라도 어찌 저리 다르고 나름대로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 볼수록 신기하다.

 

 

 

 

▲ 벌깨덩굴

 

오늘 산행에서 마지막으로 만난꽃, 벌깨덩굴이다.

잎이 깻잎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꽃이 활짝피면 하얀수염이 붙은 아래쪽 꽃잎을 혀를 내밀듯이 쑥 내민다.

본 것처럼 얘기하지만 인터넷 찾아보고 알았다.

 

 

 

이리하여 일곱시간에 걸친 산행인지, 고행인지, 야생화탐방인지 아리송한 야외활동(?)을 마쳤다.

이날 찍은 사진이 모두 284장, 블로그에 올린게 71장이다.

되다. 여러모로 이번엔 무리였다...

 

버스정류장에서 나같이 길을 잘못들어 산을 헤맨 아저씨를 만나 1시간이나 남은 버스를 포기하고

콜택시를 불러 청평역으로 와 동서울행 직행버스에 몸을 실었다.

 

일요일엔 몹쓸 심마니 흉내낸 휴유증으로 하루종일 자다깨다,

침대에 딱 붙어 시체놀이에 전념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주엔 어느 산을 갈까나~~

윽... 벌써 내일이다.

 

And

야생화 산행 - 도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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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7일 중원폭포에서 도일봉거쳐 싸리봉까지...)

 

 

 

진달래 산행지를 검색하다 알게된 산이 강화의 고려산과 용문의 도일봉이다.

 

강화의 고려산을 집에서 가기엔 너무 멀어

용문의 도일봉을 가기로 마음 먹고 등산지도를 프린트하고 가는 버스시간을 알아 보는 등의 준비를 마쳤다. 

 

아침 7시에 친구와 동서울터미널에서 만나 용문으로 가는 7:25분 시외버스를 타고 용문터미널에서 내렸다.

용문터미널에 도착하니 8:30분.

도일봉을 오르는 중원리 가는 버스는 9:10분 출발이라 시간이 많이 남았다.

친구가 앞으로 40분이나 남았는데 기다리느니 택시를 타고 가서

빨리 등산을 하자고 해서 택시를 타고 중원리 마을 주차장에 도착했다.

 

     

     

 

원래의 내 계획은 중원계곡에서 도일봉에 오른 후 싸리봉, 단월산을 돌아 중원산까지

"U"자 형태로 능선 산행을 한 후 용문사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물론 몸상태가 좋지 않으면 중간에 빠져 나올 계획도 세우긴 했다.

결국 컨디션이 나빠서가 아니라 저녁 약속 시간이 빠듯해 싸리재에서 중원계곡으로 하산 하게 되었다.

 

총 소요시간은 6시간 13분, 소요거리는 8.4km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야생화들을 만나 사진 찍기에 몰두 하다 보니 총 소요시간 중 휴식시간이 2시간이 넘는다.

 

 

 

서울은 이미 벗꽃이 그 흔적을 감췄으나 여기는 지금이 한창이다.

산골이라서 그런지 서울과 기온차가 많이 나나 보다.

 

그러고 보니 지난 주에 벗꽃 구경을 가야 했으나

토요일의 우중(雨中) 골프와 지나친 음주로

쇠해진 기력을 보충하느라 일요일엔 방콕하는 바람에 올해 찍은 벗꽃 사진은 이게 다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내려준 곳이 중원계곡 캠핑장이 있는 주차장이었다.

하지만 북적거려야 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택시 기사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여름에는 문전 성시를 이룬 다는데 지금은 고요 그 자체다.

이날 우리가 본 등산객은 우리와 거의 같은 시간에 승합차로 온 대여섯명의 등산객과

산에서 우리를 추월한 등산객 2명이 전부였다.

산을 통째로 전세낸 듯한 기분이었다.

 

 

 

고질병인 종아리 뭉치는 현상을 막기위하여 열심히 준비운동을 한 후 등산을 시작한 시각은 9시 6분이었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산을 타기 시작한 건 처음이다.

역시 뭐든 부지런해야 한다.

덕분에 아주 아주 호젖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중원폭포를 지나 중원계곡을 오르다 왼쪽으로는 중원산, 오른쪽으는 도일봉이 자리잡고 있다.

원래의 계획대로 도일봉, 싸리봉, 단월산, 중원산 코스를 탔다면 좀더 기억에 남을만한 산행이었을텐데 좀 아쉽다.

 

 

 

산행을 시작하는 진입로는 오솔길을 따라 평이하게 이어진다.

오른쪽으로는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새들은 간헐적으로 지저귀며 평화로운 산길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었다.

앞으로도 뒤로도 이 산에 보이는 사람은 친구와 나, 단 둘 밖에 없다.

오늘 이 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가서 왁자하게 사람들이 많은 것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랫만에 이렇게 호젖한 산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가다 보니 계곡을 건너는 목조다리도 보인다.

계곡물은 금방이라도 뛰어 들고 싶을 만큼 맑아 보였다.

산행을 마치고 계곡물에 발을 담궈 봤는데 실제로 물에 뛰어 든다면 3분 안에 저체온증에 걸릴 정도로 차다.

여름이라면 모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중원폭포가 나타났다.

 

 

 

분명 폭포인 것은 맞지만 폭포 자체가 멋있기 보다는 비취색 물빛이 장관이었다.

예전에 백담사 계곡에서 보았던 그 물빛이었다.

 

 

 

 

 

저 깊은 빛깔을 띠는 폭포수에 뛰어 들면 뭔가 시원한 청량감을 온몸 가득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말리는 사람도 없으니 실제로 뛰어 들어도 상관 없지만 동태가 되는 건 감내 해야 한다.

 

 

 

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다.

여름에 다녀간 어느 등산객의 블로그에는 실제 저 소(沼)에서 수영하면서 활짝 웃는 사진이 걸려 있던데...

음, 그러지 않는게 좋을듯 싶다...

 

 

 

물가에는 이끼가 싱싱한 초록색의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갈림길에 접어 들었다.

지금까지는 놀며 쉬며 느긋하게 왔지만 지금부터 도일봉 정상까지는 쉼 없는 오르막이다.

 

 

 

산 능성이에 도달 할 때까지 이런 오르막이 계속 된다.

도일봉이 주위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여서 만만치 않다.

다행인 것은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서 인지 오늘은 종아리 근육이 뭉치는 말썽을 피우진 않았다.

 

 

 

헉헉거리며 첫번째 능선에 도착하기 직전에 만난 괴목이다.

어찌 저런 불편한 자세로 살아냈는지...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갈림길에서 두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을 오르는 길목에 길지 않은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드디어 도일봉에 도착했다.

864m 이다.

북한산 백운대가 837m이니 꽤나 높은 산에 속한다.

저질 체력때문에 내심 걱정했는데 와보니 흠흠... 별거 아니다.

 

사실 산을 오를 때면 숨이 컥컥 막혀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매주 왜 이런 짓을 하나 싶지만

정상에 도착해 호흡이 제자리를 찾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진 찍느라 부산을 떨고 점심 먹을 자리 찾느라 바쁘다.

사는 것도 등산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사진 앞쪽에 보이는 능선이 원래 가려고 단월산 지나 중원산 가는 능선이고 맨 뒤에 보이는 산이 용문산이다.

용문산의 높이는 1,157m이다.

사진 왼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뾰족한 산이 한국의 마테호른으로 불리는 백운봉이다.

올 여름에는 저 백운봉으로 올라 용문산까지 종주를 해볼 생각이다.

약 12km, 7~8시간 정도 소요 된다고 한다.

여름까지 남은 기간 좀더 열심히 산을 타서 언젠가는 "저까짓거 식은죽 먹기야!"라고 허세를 부리고 싶다. ㅎㅎ

 

 

 

친구와 난 컵라면과 친구 와이프가 친히 싸준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목이 컬컬해서 막걸리 한병씩 나눠 마신건 반주니까...뭐.

그런데 그늘이 없어 정상 한 구석에서 강한 햇빛을 받으며 반주를 했더니

광합성작용(?)이 활발해졌는지 대낮부터 얼굴이 벌개졌다.

다행히 오늘 이산은 우리가 전세를 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상관은 없었다.

 

점심 후 싸리봉을 거쳐 싸리재로 내려갔다.

싸리재에서 아무 생각없이 다시 단월산으로 오르려는데 친구가 저녁 약속 시간을 감안하면

지금 하산해야 한다고 해서 시간을 계산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

원래 계획대로 산행을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자르는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산이 어디 도망가는거 아니니까

중원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하산하기로 했다.

덕분에 몇가지 야생화를 더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으니 아쉬움을 상쇄 할만 했다.

 

 

 

오늘 이산을 온 본래의 목적이 화려한 진달래 군락을 보고 싶어서였다.

진단래 군락은 도일봉과 싸리봉 사이의 능선에 퍼져 있는데

여기가 800고지 인지라 머금은 꽃망울이 터지려면 아직도 1주일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더구나 요즘같이 변덕스러운 날씨에는 2주일이 지나도 필까 말까 하는 상황이다.

우린 진달래 군락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올해 개나리와 진달래군락을 감상하는 건 모두 실패했다.

 

 

아래는 산을 오르 내리면서 찍은 야생화들이다.

 

▲ 산괴불주머니

 

양귀비목 현호색과의 두해살이풀이며 습한 산지에서 자라는데 너무 흔해서 별 대접을 못 받는다고 한다.

역시 희소성이 있어야 대접을 받는데...

아래에 나오는 현호색꽃과 같은 과에 속하고 꽃말은 "보물주머니"라고 한다.

무슨 보물을 지니고 있을까..

 

 

 

 

 

 

▲ 현호색

 

이름이 어려워 한참을 기억해 내지 못했다.

이 꽃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오늘 내가 본 것은 한 종 뿐이다.

등산로 옆 여기저기에 상당히 많이 피어 있었다.

꽃이 너무 작게 피어 카메라 예쁘게 담기 어려웠다.

사실 핑계고 매우 미숙한 찍사라서...

현호색의 꽃말도 "보물주머니"다.

 

 

 

꽃들이 "왜?"라며 놀라는 표정을 짓는듯 하다.

초점을 제대로 못 맞췄다...쩝

 

 

 

현호색과 개별꽃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 개별꽃

 

들별꽃이라고도 한다.

별꽃은 꽃잎 한장이 깊게 갈라져 있어 10개의 꽃잎으로 보이는게 들별꽃과의 차이점이다.

개별꽃의 꽃말은 "귀여움"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별꽃의 꽃말은 "밀회" "추억"이라고 한다.

글자 한자 차이에 꽃말은 전혀 다른 뜻이다. 한끝 차이가 크다.

 

 

 

 

 

 

▲ 고깔제비꽃.

 

고깔제비꽃은 어린 잎이 고깔처럼 돌돌 말려 올라오고 분홍색 꽃을 피운다.

 

엊그제 한겨레에서 "7년 연구자도 아리송…'공포의 꽃' 제비꽃" 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제비꽃이 변이와 교잡이 심해 구분이 쉽지 않아 전문가도 어려워 한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 덕분에 내가 찍은 다섯종의 제비꽃 이름을 손쉽게 알 수 있었다.

 

 

 

 

 

 

▲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은 해발 600~700m의 약간 높은 산에 무리지어 나며 노란색 꽃이 두드러진다.

나도 이 놈을 산을 한참이나 오르다 만난 것 같다. 

 

 

 

 

▲ 태백제비꽃

 

태백제비꽃은 흰색 꽃과 갈라지지 않은 잎을 지녔다. 숲 속 북사면 약간 기름진 곳에 자란다.

 

 

 

 

▲ 남산제비꽃

 

잎이 손바닥처럼 갈라져 있고 흰 꽃이 핀다. ‘남산’이 어딜 가리키는지는 모른다. 전국에 분포한다.

 

난 이 꽃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제비꽃이 아닌 다른 종류의 야생화를 담은줄 알고 좋아했는데 찾아보니

이 놈도 제비꽃의 한 종류라고 한다. 

잎의 모양이 특히하게 생겨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제비꽃이 맞단다... 

 

 

 

 

▲ 제비꽃

 

제비꽃 시리즈 마지막으로 그냥 "제비꽃"이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제비꽃 종류이며 꽃말은 "겸양"이다.

이 제비꽃도 버스정류장 의자 아래에 있던 것을 찍은 것이니 흔하긴 한가 보다.

 

 

▲ 노랑매미꽃

 

줄기를 자르면 붉은색 액체가 나오기 때문에 “피나물”이라고도 하며 중부이북 지방에서 자란다.

꽃말은 "우둔"이다.

도대체 꽃말은 누가 짓는 것일까?

 

 

 

 

 

 

 

 

▲ 민들레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는 민들레다.

노란 민들레의 꽃말은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 흰색 민들레는 "내사랑 그대에게"라고 한다.

노래 때문인지 "일편단심"이 꽃말이 되는게 마땅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지...ㅎ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희열"이라고 한다.

어째 맞는 것 같은가?

 

3시 50분 버스를 타고 용문터미널에 가려고 부지런히 산을 내려왔는데

주말에는 3시 50분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단다... 허걱이다.

부지런히 정보 서치해서 왔는데 헛수고다.

 

결국 콜택시 불러 용문터미널로 가 동서울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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