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봉산 등정

|

 

(2013년 6월 22일 칼봉산 계곡으로 올라 임도로 하산)

 

 

 

가평군 북쪽에는 높은 산들이 즐비하다.

칼봉산(900m), 연인산(1,068m), 명지산(1,267m), 석룡산(1,155m), 화악산(1,468m)....

 

이 산들의 공통점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평에 가서 군내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야 하는데 보통 부지런해서는 아침 일찍 들머리에 도착하기 힘들다.

 

그런 이유로 좀처럼 가평 북부에 있는 산에 가기를 주저하다가

그 중 가장 만만한 높이를 가진 칼봉산을 가기로 마음 먹고 차를 몰았다.

 

칼봉산 휴양림에서 산행을 시작해 매봉, 깃대봉으로 돌아 원점 회귀하는 산행계획을 짰지만

간신히 칼봉산만 찍고 하산하였다. 

더위도 더위지만 새로 산 등산화가 발에 맞지 않아 발목에 심한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집사람이 발목까지 오는 등산화를 나름 비싼 돈을 주고 사줬는데

발목을 감싸 편하게 하기는 커녕 오히려 발목을 짓눌러 하산 할때는 신발을 질질 끌고 다녀야 했다.

버릴 수도 없고 어찌 할꼬~~

 

 

     

 

칼봉산 휴양림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휴양림에서 경반분교 오토캠핑장을 지나 경반사까지 계곡길을 3km 정도 걷다가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을 오를 때는 이 길이 계곡을 끼고 있어 주위를 둘러 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으나

지친 몸과 등산화 때문에 아픈 발을 딛으며 하산 할때는 꽤나 지겹게 느껴졌다.

 

 

 

칼봉산휴양림에 차를 주차한 후 백학동 한석봉 마을을 지나 한적한 비포장 길을 걷기 시작 했다.

이 비포장 길이 산을 굽이돌아 해발 700m 정도에 위치한 회목고개까지 연결되어 있다.

하산 할때 보니 산악자전거도로라고 되어 있는데 이 깊은곳까지 와서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요즈음 산악자전거에 심취한 사람도 많다고 하니 모르는 일이다.

 

 

▲ 바위채송화

 

 

▲ 개다래(말다래)

 

산을 오르다 보니 잎이 하얗게 변색(?)한 나무가 종종 눈에 띄였다.

이 깊은 산에 누가 농약을 쳤을리도 만무하고 뭐지 하며 일단 사진만 찍어 놓았다.

살펴보니 잎 밑에 꽃도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개다래'였다.

잎은 녹색이었다가 꽃이 필 무렵에 일부는 흰색으로 변하고,

열매는 신장, 류마티스관절, 통풍 등에 명약이라고 알려져 있단다.

 

산을 다니며 만나는 열매들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은 약재로 쓰인다고 하는데... 뭘 알아야 말이지.

아무튼 개다래 필요하신 분은 칼봉산에 가보시라... 벌써 다 따갔으려나?

 

 

 

 

▲ 개망초

 

요즘 어디를 가나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풀이 개망초다.

북미 원산인 개망초가 왕성한 번식력으로 전국의 산과 들을 뒤덮고 있다.

꽃을 자세히 보면 예쁘긴 하지만 토종식물이 자랄 땅까지 차지해 버려 곱게 보이지는 않는다.

일제 시대때 침목에 묻어 들어 왔다고 하니 꽤나 역사가 긴데 귀화한지 오래 되었으니 토종으로 봐줘야 하나?

 

 

 

1박2일에 나왔다는 경반분교가 나왔다.

분교시절 학교운동장으로 쓰인 것 같은 넓은 장소에 오토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마을과도 상당히 떨어진 산골짜기에 분교가 있었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과거에는 분교를 운영 할만한 학생이 있었다는 건데 지금은 학교 근처에 민가가 몇가구 보이질 않는다.

 

 

 

가지가 휠 정도로 많은 밤나무꽃이 국수줄기처럼 매달려 있다.

아~ 냄새 심하게 난다...

 

 

 

칼봉산도 연인산도립공원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연인산은 과거 우목봉을 개명하여 브랜드화 시켰다는데 덕분에 방문객이 급증했다고 한다.

가까운 시일내에 연인산도 한번 방문 해야겠다.

 

 

 

휴양림에서 출발하여 3km 정도의 비포장도로를 걸어 경반사에 도착했다.

사진에 보이는 왼쪽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MTB 코스를 따라 회목고개에 이르게 되고

경반사로 오르는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도 결국 회목고개에서 만나게 된다.

나는 경반사 앞을 지나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하산 할 때는 MTB코스를 따라 내려왔다.

 

 

 

 

▲ 기린초

 

기린초는 꽃모양만 보면 바위채송화나 돌나물과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잎모양으로 확연히 구분 할 수 있는데 

바위채송화나 돌나물에 비해 넓적하고 톱니모양을 하고 있다.

 

 

 

 

▲ 노랑어리연

 

경반사에서 키우고 있는 노랑어리연꽃을 찍었다.

꽃모양이 한지를 찢어 붙여 놓은 것처럼 특이하다.

 

 

 

 

▲ 황금달맞이꽃

 

밤에 피는 달맞이꽃과 달리 황금달맞이꽃은 낮에 피는데, 달맞이꽃 원예종이라고 한다.

 

 

▲ 초롱꽃과 황금달맞이꽃 (경반사 화단에서...)

 

 

 

'흰숙은노루오줌'이라고 생각되는데 꽃대가 숙여 있지 않아 헷갈린다.

그렇다고 노루오줌은 아닌데...

 

 

 

이놈은 꽃대를 숙이고 있으니 흰숙은노루오줌이 확실 한 것 같다.

 

 

▲ 회목고개

 

등산계획을 짤 때에는 이 회목고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칼봉산 정상으로 갔다가

회목고개로 내려와 매봉, 깃대봉을 돌려 했는데 올라와 보니 회목고개였다.

칼봉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없는건지 내가 길을 잘못든 건지 모르겠다.

 

 

▲ 산꿩의다리

 

뿌리모양이 산꿩의 다리와 닮았다고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난 꽃모양이 꿩다리와 닮아 이름을 지었을거라고 상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회목고개부터 정상까지는 800m가 조금 넘는데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정상을 쉽게 내주지 않으려는듯 산길이 심술을 부리는듯 하다.

땀 깨나 쏟아야 정상을 볼 수 있다.

 

 

 

 

 

칼봉산 정상석.

꽤 많은 정상석을 봤지만 칼봉산 정상석은 상당히 거창한 편이다.

하지만 칼봉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건 이 정상석이 다다.

나무에 둘러 쌓여 있어 주위 경관이 보이질 않는다.

이 날은 가시거리가 좋지 않아 조망이 가능했더라도 멀리까지 보이진 않았을 거란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이제 하산길이다.

경반리까지 5.6km다.

 

하지만 회목고개에서 올라왔던 길로 하산하기엔

너무 심심하게 느껴져 무작정 MTB코스를 따라 하산하였다.

 

가뜩이나 등산화때문에 발목이 불편한데 대책없이 안가본 길로 가보겠다는 잘못된 결정으로 고생 꽤나 했다.

바로 내려가면 5.6km인데 MTB코스를 따라 내려갔더니 산을 굽이굽이 돌아 거의 9km나 되었다.

나중엔 발목이 너무 쓰라려 신발끈을 거의 다 풀고 질질 끌다시피하고 걸었다.

 

난 산에 가면 가끔 너무 엉뚱한 결정을 해 고생을 사서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길을 계속 걷는데 고도가 낮아지지 않고 산허리를 타고 돌면서  계곡과는 점점 멀어지자

엉뚱한 곳으로 하산 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온 길을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고 그냥 가기에는 불안한 상황...

낙장불입의 정신으로 그냥 앞만 보고 계속 걸었다.

 

 

 

걷다가 '큰까치수염'에 나비가 앉아 꿀을 빠는 모습을 보고 사진기를 들이대는 여유를 보이기도 하며...

 

 

 

 

▲ 꿀풀(하고초)

 

꿀풀은 꿀벌들이 좋아하는 밀원이며 이뇨 및 살균작용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눈에 띄는 풀들은 대부분 약초로 활용 되는듯 싶다.

 

 

 

MTB도로는 끝이 보이질 않고...

 

 

▲ 뱀딸기 군락

 

 

 

MTB도로가 끝날 무렵 생각지도 못한 수락폭포 표지판이 보였다.

사실은 MTB도로가 경반사 앞길로 이어져 있었는데 잘 모르고 엉뚱한 곳으로 하산할까봐 괜한 걱정을 했다.

 

 

 

도로에서 수락폭포를 보려면 5분 정도 계곡을 올라야 한다.

몸은 지쳤지만 그냥 지나치기는 아까워 기를 쓰고 올라가 몇장의 사진을 찍었다.

 

 

 

 

 

근래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수량은 많지 않았다.

 

 

 

 

▲ 원추리(원예종)

 

다시 걸음을 재촉해 경반사, 경반분교를 거쳐 칼봉산휴양림에 도착했더니 6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차도 있겠다, 바쁠거 없다 싶어 맥주 한캔 사들고 근처 계곡물에 발을 담궜다. 

잠깐 동안 하루의 피로를 풀며 산행을 복기해 본다...

 

다음주엔 어느 산을 갈꺼나~ 

 

 

'돌아 댕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올레길 7코스  (6) 2013.07.18
백운봉-용문산 종주  (0) 2013.07.18
청남대 산책  (3) 2013.07.15
유명산 산책로 걷기와 등산  (7) 2013.06.21
사패산, 도봉산 능선타기  (4) 2013.06.17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