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봉-용문산 종주

|

 

(2013년 6월 29일 세수골에서 백운봉, 함왕봉, 장군봉, 용문산 거쳐 용문사까지)

 

 

 

오랫동안 별러 왔지만 산의 만만찮은 높이와 험난한 산세에 눌려

선뜻 등정에 나서지 못했던 용문산 종주에 도전했다.

 

어느 정도 체력에 자신이 붙으면 종주에 도전해 보려고 차일피일 미루어 왔으나

가보고 싶은 욕구가 점점 커져 그냥 질러보자고 마음 먹고 길을 나섰다.

 

용문산을 유난히 오르고 싶었던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도 여러 블로그에서 백운봉을 한국의 마테호른으로 부른다기에 그 모습이 심히 궁금하였고,

태어나서 1,000m 이상 되는 산은 한라산에 올라본 경험이 유일해서 1,157m의 용문산에 올라 보고 싶었고,

용문산 정상에 있는 나무 모양을 한 하얀 조형물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날 다녀온 등산코스는

세수골 → 백운봉 → 함왕봉  → 장군봉 → 용문산 → 바당바위 → 용문사 이다.

 

하산하여 용문산 관광단지에서 떠나려는 버스를 급하게 타느라

트랭글을 미쳐 종료시키지 못해 소요거리가 14.3km로 찍혀 있지만 실제로는 13km 정도 된다.

느려터진 발걸음으로 산을 타다 보니 남들은 8시간쯤 소요 된다는데 난 거의 10시간이나 걸렸다.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 했다는게 어딘가... 그래서 만족한다.

 

오른쪽 고도를 표시한 그래프의 4km 지점의 뽀족한 봉우리가 백운봉인데  왜 한국의 마테호른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 루드베키아(천인국)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양평터미널에 내렸더니 10시가 조금 안된 시각이었다.

아침에 좀더 서둘러서 적어도 9시에는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했는데 너무 늦어 버렸다.

양평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세수골에 내렸더니 10시 30분이 다되가고 있었다.

 

 

 

 

 

등산계획을 세우면서 여러 블로그들을 검색해 보았는데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두리봉은 지나치고 백운봉 방향 백년약수터를 첫번째 목표로 삼아 등산을 시작 하였다.

두리봉을 가려면 오른쪽으로 돌아가게 되어

용문산 종주를 목적으로 할 경우 시간이 부족할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난 여기서 두리봉을 들렀다 가는 코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여기까지와서 봉우리 하나를 빼먹는게 영 개운치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무모 할 뿐더러 소득도 없는 결정이었다.

 

 

 

본격적으로 등산이 시작되는 지점의 전경이다.

오른쪽 길가에 좁쌀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등산하는 내내 이 좁쌀꽃을 시작으로 생각지도 못한 여러 야생화를 만나게 되었다.

 

 

▲ 좁쌀풀

 

산행이 시작되는 길가에 좁쌀풀들이 활짝 개화하여 등산객들을 반기고 있다.

꽃이 피기전 봉오리들이 좁쌀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이 개나리 만개했을 때를 연상시킨다.

 

 

 

 

▲ 작살나무

 

작살나무 꽃이 앙증 맞게 피어 있다.

꽃이 지고 가을이 되면 보라색 동그란 열매가 포도송이 처럼 주렁주렁 열리는데 그 빛깔이 매우 곱다.

 

 

 

 

▲ 흰까치수염

 

 

 

 

 

 

 

 

 

산수국을 만났다. 그것도 무리지어 있는 산수국을...

이 신비로운 모양을 띤 꽃을 만나다니 행운이다.

 

 

 

흰색의 산수국이 이렇게 파랗게 변색하는 건지, 아니면 종류가 다른건지 모르겠다.

 

 

 

산수국을 보며 가장 신기하게 느껴지는 점은 꽃의 형태가 확연히 다른 두가지 모양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면 볼수록 희얀하게 생겼다.

 

 

 

이건 무슨 풀인지 모르겠지만 잎파리 모양이 예뻐서 찍어 보았다.

꽃이 보이질 않으니 이름을 찾아내기는 난망하다.

 

 

 

두리봉 방향에서 여기 헬기장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결국 두리봉엔 들르지 못했다.

분명 표지판을 보고 두리봉을 향해 올랐는데 중간에 길이 사라져 버렸다.

등산로가 없는 산등성이를 30분 넘게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올랐더니

두리봉과 헬기장 중간정도 되는 곳의 등산로와 마주쳤다.

헤메느라 진을 뺏더니 두리봉 방향으로 역진행 할 엄두가 나지 않아 곧장 헬기장 방향으로 올라왔다.

괜히 두리봉을 들리려다가 시간과 체력만 낭비했다.

 

 

▲ 딱지꽃

 

꽃은 양지꽃과 흡사한데 잎사귀 모양이 양지꽃과는 너무 달라 찾아 보았더니 딱지꽃이었다.

딱지꽃은 상처에 피가 날때 잎파리와 줄기를 으깨어 바르면 딱지가 잘 앉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혈 성분이 있나 보다.

 

 

▲ 솔나물

 

헬기장에 솔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아직 꽃이 개화하지 않았다.

잎 모양이 솔잎과 닮아 송엽초라고도 한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백운봉의 모습이다.

오늘 등산코스의 첫번째 봉우리인데 만만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한국의 마테호른이라는 별명을 가지기엔 경사가 그렇게 심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올라보니 착각이었다.

정면에서 바라봐서 급경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 기린초

 

 

 

기린초도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백운봉 줄기에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 큰뱀무

 

 

▲ 까치수염(까치수영)

 

큰까치수염과 꽃모양은 차이가 없지만

잎과 줄기에 잔털이 있으면 까치수염이고 잔털이 없이 매끄러우면 큰까치수염이라고 한다.

 

 

▲ 땅비싸리

 

 

▲ 털중나리

 

 

▲ 꿀풀

 

 

 

백운봉 정상까지 500m 남았다.

하지만 이 마지막 500m가 산 정상의 뾰족한 부분이라 가장 험난한 구간이다.

 

 

 

햇빛이 털중나리의 꽁무니를 비추어 꽃이 전등처럼 빛나고 있다.

 

 

 

 

▲ 골무꽃

 

씨방이 골무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백운봉 정상을 오르다 지나온 헬기장을 뒤돌아 보았다.

 

 

 

지리하게 이어진 급경사의 계단을 지나 드디어 정상이 보인다.

 

 

 

마침내 백운봉 정상에 올랐다.

왼쪽에 보이는 돌이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백두산 천지에서 옮겨왔다는 통일암이다.

 

 

 

백운봉 정상석도 세워져 있다.

해발 940m. 만만치 않은 높이의 산이다.

 

 

 

백운봉 정상 바위틈에 바위채송화가 피어있다.

정말 야생화가 흔한 산이다.

 

 

 

앞으로 가야할 용문산 정상이 멀리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저 능선을 타고 가다 보면 함왕봉, 장군봉이 나오는데

백운봉 정상에서 보았을때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하염없이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오를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다.

이렇게 힘든걸 왜이리 죽자사자 다니는지 모르겠다.

 

 

 

계단을 내려가다 만난 도마뱀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고 눈치만 살피고 있다.

 

 

 

앞으로 돌출되어 있는 바위 위에 앉아 오랜만에 신발 사진 한장 남겼다.

이 신발도 다 헤져 이번 산행 끝나면 버려야 할 것 같다.

 

 

 

애고~~ 끝도 없이 내려간다.

 

 

 

앞으로 용문산까지 3,640m.

m단위로 표기해 놓으니 엄청 멀어보인다.

더구나 백운봉에서 본 산길이 워낙 험난해 보여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냥 걷는다. 길은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므로...

 

 

▲ 바위틈에서 잘 자라고 있는 돌양지꽃

 

 

 

 

 

함왕봉은 나무에 둘러쌓여 있어 주위 전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상석도 없다.

표지판에 누군가 비닐로 코팅하여 붙여 놓은 함왕봉이라 쓰여있는 종이를 보고

이곳이 함왕봉이구나 하고 무덤덤하게 지나쳤다.

889.2m의 높이면 백운봉보다 50m 정도 낮다.

 

 

▲ 노루오줌

 

 

▲ 미역줄나무

 

 

 

함왕봉에서 1.1km 떨어진 장군봉.

해발 1,065m.

다시 백운봉(940m)보다 높은 봉우리로 올라온 셈이다.

 

 

 

 

 

용문산 정상부근에 설치되어 있는 여러 종류의 안테나에 촛점을 맞춰 찍어 보았다.

이제 용문산 정상에 많이 가까워졌다.

 

 

▲ ??? (이름을 못 찾았다. ㅠㅠ)

 

 

▲ 산꿩의다리

 

 

▲ 원추리

 

 

▲ 노루오줌

 

 

▲ 기린초군락

 

 

 

 

▲ ???

 

 

 

 

 

드디어 용문산 정상에 도착했다.

보고 싶었던 용문산 가섭봉의 조형물도 보이고...

 

 

 

용문산 정상석이다.

해발 1,157m.

내가 올라본 산 중에 두번째로 높다.ㅎㅎㅎ

나같이 초보 등산객한테는 과분한 산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이 조형물을 보고

너무 멋있게 보여 꼭 한번 직접 보고 싶었는데 조금은 감격스럽다.

 

 

 

요런 정상석도 있고...

 

 

 

무슨 용도인지 모르지만 KT의 안테나 탑도 보이고...

 

 

 

용문산 정상에서 본 중원산의 모습이다.

중원산 뒤로 보이는 산이 도일봉인데 봄에 올랐던 산이다.

도일봉에 올랐을때 올 여름에는 앞에 보이는 용문산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드디어 용문산에 올랐다.

 

 

 

 

 

정상 바로 밑에는 군부대 때문인지 철조망이 쳐져 있는데

여기에 수많은 산악회의 리본이 달려 있다.

다들 왔다 갔다는 증거를 이렇게라도 남기고 싶었나 보다.

 

 

 

이제 하산해야 하는데 내려 갈길이 아득하다.

용문사까지 3.3km나 되는데 시간은 6시가 다 되어 가고 있어 마음이 급해졌다.

 

산아래 용문산 관광단지가 보인다.

에휴~~ 멀다.

 

 

 

이제 깍아지른듯한 내리막이 계속된다.

괜히 1,000m가 넘는 산이 아니다.

 

 

 

 

 

마당바위에 도착하니 7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냥 넓직한 커다란 바위다.

 

 

 

날이 어두어질까봐 노심초사하며 발걸음 재게 놀리다 보니 피곤이 몰려 왔다.

마침내 용문사의 거대한 은행나무를 만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벌써 8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왜이리 조마조마하게 산행을 한담...

다음부터는 계산을 좀더 치밀하게 해서 시간적인 여유를 충분히 확보해야겠다.

 

 

 

 

 

석탑에도 조명이 들어와 있고...

 

 

 

용문사 대웅전에도 불이 켜져 있다.

 

 

 

이 늦은 시간에 용문사로 산책을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용문사를 지나 용문산관광단지의 버스 타는 곳까지도 1km가 넘었다.

이젠 막차를 탈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부지런히 걸어 관광단지를 빠져 나왔을 무렵 멀리 버스가 정차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부리나케 뛰어 버스에 간신히 올라 탔다.

다행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차를 놓쳤으면 1시간을 기다려 9시 15분 차를 타거나 택시를 불러야 했다.

용문버스터미널에서 내렸더니 서울가는 시외버스가 막 도착해서 또 극적으로 올라 탈 수 있었다.

 

산행을 너무 늦게 시작하여 조금 무모한 산행이 될뻔 했지만

그나마 버스를 제때 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용문산 종주를 마쳤다.

 

 

'돌아 댕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올레길 5코스 外  (5) 2013.07.22
제주올레길 7코스  (6) 2013.07.18
칼봉산 등정  (0) 2013.07.17
청남대 산책  (3) 2013.07.15
유명산 산책로 걷기와 등산  (7) 2013.06.21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