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 5코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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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9일 하기휴가 제주올레길 5코스 걷기, 정방폭포, 서복공원)

 

 

 

제주 여행 둘째날.

 

어제 저녁 게스트하우스에서 젊은 친구들과 막걸리 파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다가

쇠소깍의 투명카약을 타러 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쇠소깍에 9시 30분 정도에 도착했다.

그러나...

'1박 2일'의 위력 때문인지 예약이 밀려 12시 반에나 카약을 탈 수 있다고 한다.

 

나야 원래 올레길 걸으려고 제주도에 왔지만

잠깐 관광 기분 내보려고 했는데 무려 3시간을 대기 하라고?

 

나는 과감하게 투명카약 타기를 포기하고

5코스 종점인 쇠소깍에서 남원포구까지 역방향으로 걷기로 했고

나머지 젊은 친구들은 근처에서 시간을 보낸 후 카약을 탄다고 해서 헤어졌다.

 

 

 

쇠소깍은 효돈천이 바다와 만나는 소(沼)를 가르키는 지명이라고 한다.

효돈천 자체가 거대한 암석이 오랜 기간 물에 깍여 천을 이룬 형태라

일반적인 개천과는 전혀 다른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효돈천이 바다와 만나기 직전 사진과 같이 신비로운 모습의 소(沼)를 형성하고 있다.

눈으로 봤으면 됐다 싶어 사진 몇장 남기고 바로 걷기 시작했다.

 

 

 

제주도 올레길을 걸으며 굳이 욕심을 낼 필요도 없고 해서

느긋하게 풍광을 즐기며 걸었더니 4시간 조금 넘게 소요 되었다.

 

걷다가 아침으로 먹은 토스트가 부실했는지 너무 허기가 져 시원한 열무국수도 한그릇 사먹고...

 

 

 

쇠소깍을 벗어나서 해안길로 접어 들기까지 도로를 걸어야 되는 구간이 있다.

내륙은 장마가 져 난리라지만 제주도는 하늘만 흐리지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대신 엄청 높은 습도와 기온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고분분투 해야만 했다.

 

아무리 걷기도 좋지만 한여름에 올레길 걷기는 그리 권장하고 싶지 않다.

주로 해안길이나 도로 구간이 많아 직사광선에 바로 노출 될 수 밖에 없고

지열이 올라와 사람을 쉬이 지치게 한다.

 

하지만 여행이라는게 모든 조건이 내 맘에 꼭 맞게 이루어지겠는가?

 

가급적 가장 단순한 여행을 추구했다.

 

멋있는 풍광 보이면 감상하고, 사진 찍고

배고프면 음식 사먹고

힘들면 쉬었다가 걷는

그런 단순한 여행...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는 성공적이었지 않았나 싶다.

 

 

▲ 길가 밭에 심어 놓은 도라지가 예쁘게 꽃을 피워 냈다.

 

 

 

멀리 한라산이 구름에 가려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제주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감귤하우스가 보인다.

귤나무가 심심할까봐 그런지 하우스마다 라디오를 틀어 놓았다.

 

 

 

도로에서 벗어나 해안으로 가는 숲길을 걷다가...

 

 

 

탐스럽게 피어 있는 수국도 만나고...

 

 

 

다시 바다와 만났다.

 

 

 

5코스를 역으로 걷다 처음으로 만나는 포구인 망장포구의 모습이다.

 

 

 

 

 

고목을 이용해 만든 멋들어진 정자가 놓여 있었다.

땀도 닦고 물도 한모금 마시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어선들이 태풍을 피해 대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소형 방파제라고 해야 하나?

가다 보니 포구마다 이렇게 조그마한 배들의 피신처가 마련되어 있었다.

 

 

 

축대 위에 거대한 부처선인장(백년초)이 자리 잡고 있다.

수령이 꽤나 되어 보이는데 어떻게 축대 위에 자리를 잡았을까?

 

 

 

 

 

구름 모양이 신기해서...

 

 

 

공천포 검은모래사장이다.

역시 제주도가 화산섬이라 그런지 바위도 자갈도 모래도 모두 검은색이다.

 

 

 

 

 

곳곳에 애기범부채와 참나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길가에 특이한 형태의 돌장승이 서있다.

하루방이 아니고 장승이 서 있어서 이상하다 싶어 찍었는데 길을 돌아 보니...

 

 

 

무슨 박물관인듯한 건물이 있었다.

닫혀 있어서 들어가 보진 못하고...

 

 

▲ 인동초

 

 

▲ 하늘타리

 

 

 

해안길을 벗어나 잠시 마을길을 걷게 되는데

화산석으로 쌓아 올린 제주도의 전형적인 돌담을 볼 수 있었다.

 

 

▲ 바닷가 돌틈에 피어 있는 '갯패랭이'

 

 

 

위미리에도 조그마한 어선들이 피신 할 수 있는 포구가 조성되어 있다.

 

 

▲ 제주도 바닷가에서 자생한다는 '황근'. 노란 무궁화란 뜻이라고 한다.

 

 

▲ 조배머들코지

 

 

 

 

 

조배(구실잣밤나무) + 머들(땅위로 표출된 암석) + 코지(곶串)

즉, '구실잣밤나무가 군락을 이룬 돌무더기의 곶' 이라는 긴 뜻을 가진 명칭인데

마을의 번성과 인재의 출현을 기대하는 위미리 주민의 신앙적 성소라고 한다.

 

 

 

 

 

 

▲ 송엽국(사철채송화)

 

 

 

 

 

 

 

 

 

 

 

선광사라는 절의 담장 역할을 하고 있는 거대한 나무... 무슨 나무일까?

 

 

 

 

▲ 큰엉

 

절벽에 뚫린 커다란 바위그늘(언덕)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5코스 중에 가장 이국적이고 멋있는 풍광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에서 보듯 바위 절벽에 파도의 힘에 의해 침식된 커다란 동굴이 형성되어 있다.

 

 

 

 

 

 

 

 

 

바위 절벽을 따라 걷기 편하게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고

왼쪽에는 제주 풍림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다.

 

 

 

 

 

 

 

 

 

절벽에 조성된 길이 끝나고 다시 해안도로를 걷게 된다.

 

 

▲ 남원포구 5코스 시작점에 있는 올레길 안내소

 

걷기 시작한 오전에는 흰구름 사이로 간간이 파란 하늘이 보였으나

오후에는 온통 흐릿한 구름으로 덮여 있어 조금은 우중충한 날씨였다.

 

내친 김에 4코스를 연달아 걸을까 하다가

예전에 제주도에 와서 보지 못했던 정방폭포를 구경하기로 마음 먹고 버스를 기다렸다.

에효... 버스를 기다린지 족히 30분은 지나서야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꽤나 인내심이 필요하다.

 

 

 

버스에서 내려 표지판을 두리번거리며 왔다리 갔다리 헤매다가 겨우 겨우 찾아 왔다.

입장료 2,000원 내고 들어왔다.

사진에 보이는 저 폭포 위쪽으로 올레길 6코스가 이어져 있는데 위에서는 폭포가 전혀 안보인다.

고로 폭포를 보려면 입장료 아까워하면 안된다...ㅎㅎㅎ

 

폭포수가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동양에서 유일한 폭포라고 한다.

멋지다~ 오면서 힘들었지만 보람이 있다.

 

 

 

 

 

 

 

 

 

 

 

 

 

 

 

폭포 앞쪽으로 물보라가 일어나며 서늘한 기운을 뿜어 낸다.

난 카메라가 젖을까봐 얼른 도망나왔지만 다들 폭포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느라 분주하다.

 

 

 

한참을 이리저리 폭포를 찍다가

아직 오후 시간이 남아 있어 주위에 뭐가 있나 살피며 걷다 보니

정방폭포로 떨어지는 개울을 볼 수 있었다.

이 개울물이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요즘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이 많지 않다.

 

 

▲ 보라색 꽃이 피고 약재로 쓰인다는 '맥문동'

 

 

 

조금 걷다보니 서북(徐福)공원이란 곳이 나왔다.

중국풍의 정자와 돌담이 있어 의아하게 생각되었는데

서복전시관에 들어가 보고서야 내용을 이해 할 수 있었다.

 

 

 

2200여년 전 중국 진시황때 진시황의 신선과 불로장생약을 찾아 오라는 칙서를 받고

서복(서불)이 영주산(한라산)에 왔다가 돌아가면서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네글자를 새겼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희미한 인연 하나를 가지고 이런 전시관을 짓는다는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결정적으로 제주도를 많이 찾는 중국관광객을 겨냥한 목적이 가장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자바오 총리가 한중수교 15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을때

관계자의 요청으로 서복공원이라는 글씨를 직접 써주었다고 하고

서복 전신상은 산둥(山東)성 정부가 기증했다고 한다.

 

내가 전시관을 나가려는데 역시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왁자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전시관에 머무는 동안 한국인 관광객은 나 혼자였다. ㅠ..ㅠ

 

 

 

 

 

 

 

전시관에 온 덕분에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1/2크기의 마차 모형을 볼 수 있었다.

그럼 중국 서안에 있다는 진시황릉은 가본걸로...

입장료 500원 내고 싸게 맥혔다...ㅎㅎㅎ

(매표소에서 어른 1,300원 인가로 적혀 있는데 500원만 내라고 했다. 봐준건가?)

 

 

 

서복전시관의 전시물은 그다지 볼만한게 없으나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소나무와 절벽 전경이 훌륭하다.

 

정방폭포를 보러 온 관광객이라면 공원도 산책하면서 주상절리 절벽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은 들러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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