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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0 운악산 1

운악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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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장에서 같이 근무하시던 선배가 퇴직하시고 가평군 하면 신상리에 펜션을 지으셨다. 부럽다...

 

오랫만에 OB모임을 이 펜션에서 가지기로 하고 9월 7일 금요일에 퇴근 후 모여 그간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물론 얘기만 하진 않았고 가평 잣막걸리를 밤 늦게까지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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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도 편안하고 주인장도 좋으시다.

 

좀 늦게까지 마셨지만 공기가 좋아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커피도 한잔 마시고 아침 밥도 얻어 먹고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난 미리 계획한대로 운악산을 오르기로 하고 차를 몰아 하판리 출발점으로 향했다. 어제 일기예보는 토요일 오전에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으나 아침에 다시 확인해 보니 오후 늦게나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 일기예보를 한번 믿어 보기로 했다. 하긴 비가 와도 산 근처까지 가긴 했을 것이다.

 

집에서 출발하지 못했기에 점심을 준비하지 못해 가게에 들렀으나 변변한게 없었다.  할 수 없이 싸구려 포장 족발과 생수 한병을 사 가방에 넣었다. 펜션에서 챙긴 잣막걸리 한병과 포장 족발로 점심을 때울 요량이었다.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 출발이다.

여러 음식점들을 지나 등산로로 들어서는 입구에 황토로 지어진 집이 있는데 용도가 매우 궁금했다. 가운에 소나무는 1층부터 지붕까지 집을 관통하고 있다.

아마도 소나무를 그대로 둔채 집을 지었던 것 같다. 관리사무소 정도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운악산 등산로를 표기한 지도다. 미리 파악한 바로는 오른편 산 등성이를 따라 오르고 왼편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게 정석이라고 한다. 나도 당연히 정석을 따랐다.

 

(산행코스)

안내소 → 눈썹바위 → 병풍바위 → 미륵바위 → 만경대 → 정상 (총 3.08Km)

남근석 → 절고개 → 코끼리바위 → 현등사 → 백년폭포 → 안내소 (총 3.35km)

 

 

여느산 같지 않게 조금 낯선 곳이 있어 안내문을 읽어 보았더니 삼충단(三忠壇)이라고 한다. 한자대로 세분의 충신을 모신 제단이다. 1905년에 체결된 을사조약에 울분을 토하며 항거하거나 자결하신 조병세, 최익현, 민영환 세분의 순국열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현등사의 일주문이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등산로 초입은 이렇게 마사토와 자갈로 걷기 편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조금 걷다 보면 계곡으로 내려가는 철재사다리가 있다. 계곡으로 내려가 보니 조그마한 폭포가 보였고 어제 밤에 꽤나 많은 비가 내려서 인지 수량이 풍부 했다.

표지판을 보지 못했는데 아마도 여기가 백년폭포 인것 같다. 작은 산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라 규모가 큰 규모의 폭포가 아니어도 색다른 경치를 구경했다는 사실에 오늘 여기 온 보람이 느껴졌다.

 

다시 등산로로 오르다 보니 왼편의 계곡 모습이 환상적이다. 비록 백담사계곡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의 운치를 보여 준다.

 

 

이제 등산로가 급격하게 가파라 진다. 오른편 산 등성이를 타기 위해 하늘이 보이지 않는 경사도 급한 등반로를 한참이나 올랐다. "악"자 들어간 산 아니랄까봐 상당히 험하다. 숨은 헉헉거리고 장단지는 뻣뻣하게 굳어질 무렵 운악산의 첫번째 절경이 나타난다.

 

 

눈썹바위다. 산 밑에서는 왜 눈썹바위라고 부르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직접 와서 보니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 없었다. 참 희안하게 생긴 바위다.

 

 

눈썹바위를 지나 4~50m를 오르니 사방이 탁 트인 바위 등성이가 있었다. 바위에 오르니 벌써 꽤 많이 오른 것 처럼 보였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산 아래를 바라보며 잠시 땀을 식혔다. 사진에 보이는 골프장은 썬힐 G.C다. 스크린골프 칠 때 상당히 많이 가 봤는데 페어웨이가 좁고 난이도 높은 골프장이었다. 가상으로만 보았던 골프장을 산 위에서 실제로 보다 보니 피식하는 헛웃음이 배어져 나왔다.

 

 

 

 

이제 등성이를 타고 등반을 계속 한다.

이 산에서는 유난히 눈에 확 띄는 소나무가 많이 보였다. 이 소나무도  두 그루가 마주 보고 자라며 서로를 위한 배려에서인지 가지를 각각 반대 방향으로 뻗고 있다.

 

 

돌양지꽃이다. 다년생 초본으로서 안개가 많고 습기가 높은 곳의 바위틈에서 자란다고 한다. 꽃은 이미 져버렸다.

 

 

고사목이 보여 얼른 사진 몇장을 찍었다. 이 산에는 소나무도 많지만 고사목도 꽤 보였다. 어떤 나무였는지 모르지만 살아 있을 때 못지 않은 풍광을 연출해 주고 있다.

 

 

운악산에서 보아야 할 두번째 전경 병풍바위다. 병풍바위를 잘 볼 수 있도록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보면 볼수록 매력있는 산이다. 바위들을 보면 그 자체로 한폭의 동양화다. 어렸을때 산수화를 보면서 굉장히 비 현실적인 산들을 그린다고 생각 했었는데 이제 보니 서양화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보고 관찰에 기초하여 그렸다는 생각이 든다. 바위나 바위를 뚫고 서있는 소나무들이 실제로 눈 앞에 펼쳐져 있으니 말이다.

 

 

병풍바위 전망대를 지나고 나면 더이상 두 발로만 등산하기 어려운 코스가 나온다. 조금전 병풍바위 전망대에서 본 그 바위를 오르기 위해 바위 사이를 비집고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바위에 설치되어 있는 쇠줄이나 지지대를 발로 밟고 손으로 잡고 한참을 올라야 한다. 그 와중에도 잠깐씩 사진을 찍었다. 위 사진은 밑둥이 불룩 튀어나온 배불뚝이 소나무인데 안타깝게 고사해 버렸다. 바위 틈에서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다 이제 그 끈을 놓아버렸다.

또 다른 고사목이다.

 

 

 

세번째 전경 미륵바위의 모습이다. 아무리 봐도 미륵의 모습이 연상되지 않는다. 필시 내 도력이 부족해서 일게다.

 

 

소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모두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바위 틈을 비집고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서 인지 세월의 고난이 느껴진다.

 

 

 

이 소나무도 대단하다. 처음 자리를 잡은 곳에서 물을 찾기가 어렵자 바위 틈으로 무려 5~6m나 뿌리를 뻗고 있다. 소나무의 생명력이 놀라울 뿐이다.

 

 

네번째 전경 만경대다. 만경대는 넓직한 바위로 자체가 볼거리는 아니고 사방이 확 트여 있어 산 아래 전체를 조망 할 수 있는 곳이다. 정상보다 약간 낮은 곳이긴 하지만 주위 풍경을 보기에는 최고의 지점이다.

 

만경대에서 본 좌측 풍경.

 

 

만경대에서 본 우측 풍경.

 

파노라마로 찍어봤다. 하늘에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어 어둡고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운악산 동편 전체를 조망 할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100m 남았다. 한발 한발 딛다 보니 정상이 가까워 진다. 사람의 발걸음이 좁고 느리지만 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결국엔 도착하더라는 평범한 사실이 떠오른다.

 

 

가평군에서 설치해 놓은 운악산 비로봉 표지석이다. 937.5m의 높이는 내가 가본 산 중에서 한라산을 빼고는 가장 높은 산이다. 이제 1,000m급 산을 찾아 봐야겠다. 하긴 300m짜리 산도 1,000m가 넘는 산도 등산은 언제나 힘들었다. 높이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 표지석은 포천시에서 세워 놓은 것이다. 이 산의 정상에서 서로의 경계가 갈려서 이렇게 각자 설치해 놓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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