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악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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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일일친구가 된 어떤 아저씨와 가져온 잣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하산을 시작했다.

 

 

 

운악산의 다섯번째 전경과 만났다. 좀 거시기하지만 남근바위다.

내가 보기엔 에일리언바위가 더 그럴듯한 명칭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근바위를 설명하는 표지석 마지막에 이런 문구가 새겨져있다.

"운악산 정기를 이어 받은 남근석(바위)에 소원을 빌어 보자"

대체 거시기한 이름을 가진 이 바위에 대고 무슨 소원을 빌어 보자는 건지 아리송하다. 다 늦게 딸아이를 점지 해 달라고 해야 하나?

 

 

한참을 내려오다 바위 위에 피어 있는 꽃이 있어 한컷 찍었다.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도 습관이 되어 버렸다.

 

 

 

여섯번째 전경 코끼리 바위다. 코 모양이 뚜렷하다. 이런 모양으로 남아 있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용케 코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위 사진이 절고개 폭포인 것 같은데 표지판을 보지 못해 확신 할 수는 없다. 굉장히 길고 경사가 급한 바위 위로 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수량이 많지 않아 장쾌한 광경을 연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등사 조금 못미쳐에 함허당득통탑(涵虛堂得通塔)과 석등을 만날 수 있다. 1411년(태조11) 현등사를 중창했던 함허조사의 사리탑인데 함허당득통(涵虛堂得通)의 명문이 음각되어 있다고 한다. 음, 그렇다고 한다...

 

 

 

현등사에 오르는 돌계단을 지나면 입구에 "나는 누구인가?"라고 새겨진 돌이 서있다. "도를 아십니까?" 정도의 식상함에 순간 피식거렸다. 사실 죽을때까지 골몰해야 할 화두이긴 하지만 문구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절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우물에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인데 돌로 만든 그릇이 신기해서 한 컷 찍었다. 요즘처럼 수량이 많을 때에만 이렇게 물을 흘려 보낸다고 한다.

 

 

 

현등사는 생각보다 큰 규모의 절은 아니었다. 이 절은 신라로부터 시작되어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여러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위 사진은 현등사삼층석탑인데 1470년(성종 1년) 세종대왕의 8남인 영응대군의 부인 송씨가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던 탑을 개탑하고 부처님의 진신사리 5과를 봉안했다고 한다.

 

 

절의 한쪽에는 좀 특이한 모양의 2층 불당이 증축되어 있었다. 아직 마무리 공사가 안 된 것처럼 보이는데 단청을 입히지 않은 모습도 자연미가 있어 보기 좋은 것 같다. 

 

 

 

 

 

하산 할 때에는 왼쪽의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어 물소리도 듣고 지친 발을 물에 담글 수도 있었다. 나도 5분 정도 발을 담궜는데 피로가 싸악 가시고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이렇게 해서 오전 11시에 시작한 등산이 오후 4시반 정도가 되어 마무리 되었다. 겨우 6km 조금 넘는 거리지만 험한 산길이라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많은 산을 다녀 본 것은 아니지만 운악산은 경기의 5악 중 가장 수려하다는 산답게 아름다운 경치와 볼거리를 품은 산임에 틀림 없는 것 같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꼭 한번 운악산 등반하기를 권고 드린다. 멋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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