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둘레길 제4코스와 남한산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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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말이 다가오면 이번주엔 어디를 가야 하나 하는 궁리를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토요일에는 포천 포레스트힐 CC로 1년여 만에 필드에 나갔다.

새벽부터 부산하게 준비해서 7시 15분에 티업...

역시 뭐든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자주 해야 흥미를 잃어 버리지 않나 보다.

예전 처럼 애인을 만나러 가는 듯한 설레임도 없고, 잘하고 싶다는 욕망도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라운딩이었다.

이제는 천상 산에나 가야할 모양이다.

 

▲ 아마 저 뒤에 보이는 산이 얼마 전에 다녀온 운악산 일게다. Hill 코스 1번 홀에서...

 

토요일을 골프공 드리블 하다가 보내 버리고

일요일(9/23)까지 주말 산행을 포기 할 수 없어 남한산성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어느 코스로 오를까 검색하다가

집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고, 산이 높지 않으니 거리가 긴 코스로 선택했다.

 

네이버 지도에는 등산길로만 표시 되어 있어서 입구에 진입해서야 여기가 "위례둘레길"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지도만 보고 선택했는데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둘레길이란

명칭이 붙어 있다면 표지판이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핸드폰 트래킹어플로 등반한 코스를 기록한 지도다. 한 화면에 잡으면 너무 조그맣게 보여 지도

3개를 이어 붙였다. 

총 거리 10.13km, 4시간 41분이 걸렸고 2,365kcal를 소모했다고 한다.

그런데 내 뱃살이 그대로인건 뭐지...

 

 

 

보성고등학교 앞에서 30-5번 버스를 타고 하남시 춘궁동 서부농협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 700m 정도를 직진하면 위 사진의 표지판이 보인다.

네이버 지도만 보고 온터라 어림 짐작으로만 입구를 찾다가 이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려

한참을 갔다가 되돌아 오다 겨우 발견했다.

혹시 여길 오시는 분이 있다면 선법사 표지판을 찾는게 빠른 방법이다.

네이버지도에서는 향교말마을출발점이라고 적혀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 천법사까지는 마을길을 500m 정도 올라 오면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둘레길이 시작된다.

표지판에도 보이지만 객산까지는 1km다. 객산의 높이도 산에 설치되어 있는 표지판을 보고서야

알았지만 301m의 낮은 산이다.

 

 

 

등산로가 시작되는 길의 모습이다.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산을 조금씩 오를수록 무난하지 않았다. 경사가 점점 심해지면서 오늘 너무 무리한 

산행계획을 잡은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밀려들었다.

어제 라운딩을 끝내고 집에서 TV를 보다 도봉산 가기 전날에 등장했던 그 친구의 호출로 인해

또 한잔 걸쳤던 터라 다리는 후들거리고 호흡은 매우 거칠어졌다. 시작부터 이렇게 경사가 심한

산은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 매우 힘들게 만든다. 몸이 어느 정도 적응 할 때까지 가쁜

숨을 몰아 쉬며 페이스를 끌어 올릴 수 밖에 없다.

 

 

 

길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었다. 경사가 심한 구간을 지나면 걷기 수월한 오솔길이 나온다.

 

 

 

객산 정상에서 하남시를 바라본 전경이다. 사진 오른쪽 강넌거 보이는 산이 예봉산이다.

객산의 표지판에 적혀 있는 글을 옮긴다.

 

"객산은 해발 301m로 교산동과 천연동, 하사창동, 하산곡동을 끼고 있다. 정상에서 보면

동(東)으로는 검단산, 서(西)로는 금암산, 이성산과 서울시가지, 남(南)으로는 남한산성,

북(北)으로는 한강을 낀 하남시 전경이 눈앞에 다가온다. 여기서부터 남한산성까지는

완만한 능선길로 비탈진 곳이 없어 마치 평지를 걷는 것 같다.

 

객산은 옛날 마귀할멈이 안양에 남산을 만들려고 이천(利川)의 도드람산을 떠서 치마폭에

싸가지고 가던 중, 너무 힘이 들어 이곳에 그냥 놓고 가서 생긴 산으로 객지에서 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전설과, 옛날 지나는 길손이나 관아에 볼 일이 있어 왔던 사람들이 묵어

갔던 객사가 산 밑 고을에 있었기에 객산이라 하였다고도 한다."

 

표지판에 쓰여진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믿지는 말아야 한다. 여기서부터 남한산성까지 마치

평지를 걷는 것 같다고 쓰여 있으나 과장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산길인데 설마 평지를

걷는 것 같을까... 실제 오르막 내리막이 여러번 반복 된다.

 

 

 

객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다 보면 앞이 확트인 곳이 나온다. 내 기억으로는 여기가

마지막으로 나무에 의해 시야가 가려지지 않은 곳이다. 이제 저 산속에 나 있는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남한산성까지 걸어야 한다.

 

 

 

여기를 "사미고개"라고 한다.

 

"하사창동과 하산곡동을 오가는 고개로, 새미재 또는 삼외고개라고도 한다.

객산과 남한산성을 연결하는 주능선 중에서 가장 지대가 낮은 곳으로, 고골 사람들이 광주나

이천 우(牛)시장에서 소를 가지고 올 때 이 길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여기가 가장 지대가 낮은 곳이라고 하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여기는 "막은데미 고개"라고 한다. 이름 참 재미있다.

 

"막은데미는 산이 앞을 막은듯하게 생겨서 붙여진 산곡초교 건너편 산동네를 말하며,

이 고개가 그 마을 뒤에 있어서 막은데미 고개라 부르고 있다."

 

 

 

위례둘레길은 이렇게 소나무나 여러 활엽수 사이에 가늘게 나있는 오솔길이 대부분이다.

주위를 둘러 봐도 나무 사이사이로 멀리 보이는 산외엔 보이는 것이 없다. 집에서 불과

30분 정도 버스타고 왔는데 이렇게 첩첩산중에 나있는 길을 걸을 수 있는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바위의 이름이 "새바위"다. 사진을 찍을 때는 해가 비쳐서 그랬는지 어딜 보고 새바위라는

거지? 하고 의문을 가졌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부리모양이며 눈, 날개가 영락 없는 참새다.

참새바위가 더 어울릴 것 같다.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곳이 거의 없어 길을 잃어 버릴 염려가 거의 없지만 이런 표지판을 띄엄띄엄

달아 놓아 안심하고 걸을 수 있었다.

 

 

 

재미있으라고 붙여놓은 이름 같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작명했나 보다.

 

 

 

넝쿨이 소나무를 기어 오르고 있다. 이제 여름도 저물어 가는데...

 

 

 

걷다 보면 길에 통나무나 나무가지를 가로로 놓아 둔 곳이 많았다. 걷기 불편하게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의문이 갔다. 의문은 곧 풀렸다.

이 코스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있었는데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장애물로 설치 한 것 같다.

자전거 금지 표지판을 보지 못한걸 보니 아예 금지시키지는 않았나 보다.

자전거를 금지 시키는게 좋을까?

아차산 같이 등산객들이 많은 산은 금지하는게 당연한데 여기는...글쎄다.

 

 

 

중간 중간 디자인이 예쁜 의자들도 설치 되어 있다. 

여기 쯤이 "바람재"다.

 

"법화사지 위 능선에서부터 개구리 바위까지의 능선을 가리키며, 바람이 항상 부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가 능선인지 알기도 힘들다.

온통 나무들에 쌓여 있어 그냥 다 똑같아 보인다.

 

 

 

사진 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여기가 토성이다. 길 양쪽으로 경사가 급하다.

 

"위례둘레길에는 자연지형인 능선을 이용하여 춘궁동(궁안) 방향은 그대로 두고 적이 침입

하는 산곡동 방향은 경사가 급해 지도록 흙을 깎아 성벽처럼 만든 곳과 능선과 능선 사이의

좁은 협곡에 흙을 다지고 쌓아 연결하여 성벽처럼 만든 방어용 군사시설인 토성으로 추정

되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언뜻 보면 자연스럽게 난 산길인지 인공적으로 조성한 길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아무튼 이런 곳을 토루(방어용 군사시설)라고 부른단다. 설명문을 보니 확신하지는

못하나 보다.

 

"토루(土壘)는 남한산성으로 통하는 길목을 지키기 위하여 설치한 일종의 인위적

방어용 군사시설로 추정된다. 적이 쉽게 침입하거나 공격 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하여

능선을 깍거나 성토하여 적군에게 매우 불리한 지형이 되도록 "S"자 형태의 협곡을

만든 것이다. 적의 침입시 협곡 위 높은 곳에 매복해 있다가 쉽고 효율적으로 적을

교란 시키면서 공격 할 수 있도록 만든 군사시설로 보인다."

 

 

 

길 옆으로는 거의 원시림이다. 오로지 나무와 하늘만 보인다.

 

 

 

"법화골"과 "가지울"임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지나 드디어 남한산성 제13암문에

도착했다.

 

"암문"은 적의 관측이 어려운 곳에 설치한 성문으로, 일종의 비밀 통로이기 때문에

크기도 작고, 적에게 쉽게 식별 될 수 있는 시설도 설치하지 않았다. 남한산성에는

모두 16개의 암문이 있는데 본성에 11개, 봉암성에 4개, 한봉성에 1개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까지 6.73km, 3시간 15분이 소요되었다.

 

 

제13암문을 통과 한 후 그래도 제일 높은 곳이 벌봉(522m)이라고 하니 가려고 했는데

순간적으로 표지판을 놓쳤다. 가다보니 동장대(터)가 나오고 벌봉과는 점점 멀어졌다.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읽어 보니 시야도 확보되지 않고 큰바위 하나만 덩그렇게 있긴

하던데...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벌봉을 못보고 지나친게 조금 아쉽다.

 

 

 

위례둘레길 제4코스는 여기까지다.

아직 남한산성 코스 남았는데... 2편은 언제 올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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