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도봉산 능선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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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일 안골-사패산-자운봉-오봉-여성봉-송추)

 

 

 

도봉산 신선대에는 여러번 올랐지만 같은 줄기에 있는 사패산이나 오봉은 가 본적이 없어

시간 나면 종주를 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겼다.

 

요즈음 가보지 않은 산에 다니느라 짬이 없었는데

이 날은 산행을 마치고 회사에 가서 할 일도 있고 해서 회사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도봉산 능선을 타기로 했다.

 

 

     

 

이왕 종주를 하려면 산의 북쪽 끝에서 시작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검색해 보니 의정부시에 위치한 안골을 들머리로 삼아야 했다.

 

 

 

집에서 안골까지는 전철을 3번, 버스 1번을 갈아타고 가야 했으니

아침에 서두른다고 서둘렀겄만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 등산코스

  안골 → 사패산정상 → 산불감시초소 → 포대능선 → 신선대 → 오봉능선 → 오봉 → 여성봉 → 송추계곡유원지

 

사실은 오봉을 본 후에 우이암매표소 방면으로 하산하려 하였으나

하산 코스가 상대적으로 1km 정도 더 길고 험난해 보여 송추 방면으로 하산하였다.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능선 타고 돌아다니는게 생각보다 쉽진 않아 저질체력이 몽땅 소모되어 버렸다.

이런 식으로 산을 다니는게 체력을 소모시키는 건지 증진시키는 건지 잘 모르겠다.

 

 

 

버스에 내려 안골로 진입하는 도로 왼편에는 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요즘 어딜 가나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애기똥풀들이 제 세상인양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산괴불주머니가 지고 난 자리를 애기똥풀들이 메꾸고 있는 듯 하다.

들꽃들은 자기가 필 차례를 정확히 알고 있는데 난 언제 피었는지 가물가물하다... 피기나 했으려나..ㅎ

 

 

 

안골을 걷다보니 어느집 울타리에 이게 과연 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는 꽃나무를 보게 되었다.

나중에 찾아 보니 불두화라는 꽃이었다.

부처님의 머리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엔 상여에 매다는 종이꽃과 더 닮아 보인다.

 

참고로 수국과 비슷하지만

가장 쉬운 판별법은 수국의 잎사귀는 끝이 갈라져 있지 않고 불두화는 삼지창처럼 세개로 갈라져 있다.

 

 

 

길가에는 뱀딸기도 보였다.

어릴적 방학에 고향에 내려가서 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 사촌 형들은 저건 뱀이 먹는 딸기이므로 먹어서는 안된다고 겁을 줬던 생각이 난다.

 

찾아보니 먹어도 되지만 맛이 없단다...

 

 

 

군대의 추억이 깃들여 있는 싸리나무...

가을이면 겨울내내 쓸 싸리나무 꺽는 작업을 했다.

설마 요즘에는 하지 않겠지...

작업가서 더덕캐서 구워먹고 라면 끓여 먹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길가에는 국수나무도 지천으로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줄기속이 국수 모습 같다는데 미리 알고 있었으면 줄기를 벗겨 보는 건데 아쉽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가까워지면 이제 꽃은 끝났으려니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풀이나 나무나 다 자기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다른데 내가 미쳐 깨닫지 못했을 뿐이었다.

 

꽃을 피우지 않을 때는 그 나무가 그 나무려니 했는데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둘레길 지나 다닐 때마다 수 없이 보아왔던 쪽동백 이었지만

이렇게 예쁜 꽃을 이렇게 많이 피우기 전까지는 무덤덤 했다.

아마 저 꽃이 다지고 나면 잎파리 만으로는 저 나무를 구분하지 못해 또 무덤덤 해지겠지...

 

 

 

안골입구 정류장에서 내려 포장된 도로를 거의 2km 정도를 걸어야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이 방면으로는 산행객이 거의 없다.

안골 방면은 교통이 좋지 않아서인지 가끔씩 한두명의 등산객과 마주칠 뿐이다.

아무튼 조용해서 호젖하게 산행을 시작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바위가 보였는데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심심했는지 나뭇가지로 바위를 받쳐 놓았다. 

전에 백봉산 등산 할 때도 이런 모습을 봤는데 이런 장난도 유행인가 보다.

 

 

 

난 이 샘터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고 촛불 켜놓고 기도 하는 곳이라고 착각했다.

가까이 가보니 큰 바위 밑에서 물이 나는 샘터였다.

여기서 잠시 땀을 식히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산행을 계속했다.

 

 

 

사패산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구간은 경사가 심한 바위를 가이드레일을 붙잡고 올라야 한다.

 

 

 

짧지만 밧줄도 타고...

 

 

 

사패산 정상에 섰다.

기념 할만한 정상석은 없지만

도봉산과 북한산의 능선과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 해 볼 수 있다.

왼쪽 포대능선부터 자운봉을 지나 도봉산주능선, 보문능선, 오봉,

오른쪽 맨 뒤로 보이는 북한산 세 봉우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아닌가 싶다.

 

 

 

사패산 정상에서 바라본 송추방면 정경이다.

 

 

 

사패산 정상 자체가 거대한 바위 하나로 되어 있다.

바위가 평평하다면 팀짜서 축구해도 될만큼 거대하다.

북한산과 도봉산의 여러 봉우리들도 모두 바위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이런 지형이 형성되었는지 신기하다.

 

 

 

이제 사패산에서 내려와 포대능선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꽤나 멀어 보인다.

 

 

 

 

 

산 중턱쯤 회룡사와 석굴암도 보이고...

 

 

 

산불감시초소에 도착했다.

멀리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 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능선산행이 시작된다.

 

 

 

포대능선을 타며 뒤돌아 보면서 한컷...

 

 

 

자운봉을 바라보며 또 앞으로 전진 한다.

 

 

노린재나무 인것 같다.

 

비슷비슷한 나무가 많아 자신 할 수가 없다.

가막살나무, 팥배나무, 노린재나무, 덜꿩나무 모두 꽃의 모양이나 피는 형태들이 비슷비슷해서

나같이 비전문가는 언뜻 구분하기 힘들다.

식물도감이나 여러 블로그를 봤지만 잘 모르겠다.

 

 

 

소나무의 생명력이란 정말 놀랍다.

학생 때 어떤 선생님이 소나무는 뿌리에서 바위를 녹이는 물질을 분비해서

바위 틈에서 뿌리를 내린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그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산을 다니다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자라는 모습을 볼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나무들로 둘러쌓인 산길을 오르다

한줄기 빛이 단풍나무를 비추고 있어서 찍어 봤다.

난 나뭇잎에 태양이 비칠 때 보이는 연두색의 색감이 좋다.

싱그럽다는 표현... 이럴 때 쓰는건가?

 

 

 

대능선 정상에 도달했다.

예전에 여기에 방공포부대가 있어서 포대능선이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곳은 사방의 시야가 확 트여 있다.

 

 

대 위에서 사패산을 바라본 전경이다.

여기에서 바라보니 꽤 많이 산을 탄 것처럼 느껴진다.

 

 

 

제 왼쪽의 자운봉(739.5m)과 오른쪽의 신선대(726m)가 코 앞이다.

일반 등산객이 갈 수 있는 도봉산 최고봉은 오른쪽의 신선대다.

신선대 정상에 등산객들이 빼곡히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도봉산의 하일라이트 난코스 Y계곡이 눈 앞에 펼쳐진다.

어디에 이 난코스의 지명이 적혀 있진 않고 등산객들의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름 인 것 같다.

Y자 모양대로 급격한 경사로 이루어진 바위 계곡을 밧줄과 쇠말뚝을 붙잡고 내려갔다 다시 올라야 하는 코스다.

나도 군대생활 할때는 유격훈련 잘했는데 이젠 온 몸이 뻣뻣해져 Y계곡을 건너기가 만만치 않다.

 

 

 

 

 

 

 

등산의 맛은 저렇게 높은 고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며 경치를 살필 때가 가장 좋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보면 모든게 개미처럼 보이는데 왜그리 아웅다웅 하며 사는지... 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하산하면서 금방 그 개미 무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지만...

 

 

 

 

자운봉을 아래서 올려다 본 모습이다.

아무래도 맨손으로 오르기는 힘들겠지? ㅎㅎㅎ

 

 

 

신선대에 오르는 마지막 바위 구간이다.


 

 

 

 

신선대 정상에서 바라본 북한산 전경이다.

 

 

신선대 정상.

여기도 정상석은 없다.

 

 

 

다시 신선대를 내려와 이제 오봉을 향해 출발 한다.

안골에서 출발하여 자운봉까지 7km 정도의 산행을 하다 보니

이제 슬슬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오봉까지 갈까 말까 망설여 졌지만

언제 또 오겠냐 싶어 발걸음을 서둘렀다.

 

 

오봉(647m)은 자운봉보다 해발고도가 낮긴 하지만

산의 능선을 타는 건 항상 내리막과 오르막이 존재하므로 쉽게 갈 수 있다고 자만 할 수 만은 없다.

인터넷 지도만 보고 능선 타는걸 만만히 봤다가 골탕 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산을 탈때는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ㅎㅎㅎ

 

 

 

예전에 우이령길을 걸으며 아래서 올려다 볼때는 완전하게 보였는데

이 쪽 방면에서는 오봉 전체가 한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봉우리마다 커다란 바위가 하나씩 얹혀져 있는 모습이 색다르다.

 

 


가장 높은 백운대(836.5m)부터 좌측으로 인수봉(810.5m), 만경대(799.5m)가 한 눈에 들어 온다.

역시 북한산의 위풍당당하게 솟아 있는 모습을 보니 명산임에 틀림없다.

산세가 수려하다는 말이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구나 싶다.

 

 

하산하면서 바라본 오봉의 전경.

이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여성봉(504m)으로 향한다.

 

 

 

굳이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여성봉'이란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다.

 

오늘의 산행은 이렇게 해서 마무리 되었다.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소모도 심했다.

그래도 처음 계획했던 대로 모든 목표물을 무난히 소화해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는 산행이었다.

 

다음 주에는 어느 산을 사냥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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