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빙자한 꽃구경 - 추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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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7일 원덕역에서 추읍산. 내리 산수유축제장까지)

 

 

 

한달 전부터 이번 봄에는 여기저기 찾아 다니며 꽃구경을 하기로 마음 먹고 갈만한 곳을 미리 검색해 놓았다.

그 중 한 곳이 지난 주에 다녀온 산수유 축제 현장인 양평군 내리이다.

 

이 곳은 대중교통이 좋지 않아 승용차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어떻게 갈까 고민하다 산수유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등산을 통해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원덕역에서 추읍산에 올라 내리 방면으로 하산하는 방법이었다.

 

오랫만에 친구와 동반산행을 했다.

 

 

     

 

등산도 하고 산수유축제도 볼겸해서 계획한 산행이라 코스가 심플하다.

 

 

 

등산 안내도에서 보듯이

중앙선 용문산행 전철을 타고 원덕역에서 하차하여

1..4km 정도를 걸어 추읍산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 한 후 정상에 올라 3코스인 내리로 하산하는 등산코스를 탔다.

 

 

 

어제(토) 종일 비가 와서 오늘 날씨는 어떨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구름이 아직 완전히 물러나지는 않았지만 날이 맑아 다행이다.

 

사진에 보이는 정상부의 능선이 길게 펼쳐져 있는 산이 추읍산이다.

해발 500m정도 이상은 하얗게 보여 상고대가 열렸나 하고 흥분했지만 올라가 보니 눈이었다.

아니 4월에 눈이라니 날씨가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다. 

겨울의 꽃 시샘이 싸한 뒷끝을 보여주고 있나 보다.

 

원덕역에서 산행 들머리로 접근하는데 상당히 많은 등산객들이 보였다.

단체로 온 팀도 여럿 보였고...

나 뿐만 아니라 이 많은 사람들도 등산도 하고 산수유도 볼 요량으로 몰려 든 것 같다.

나만 똑똑한줄 알았더니...

 

앞에 보이는 하천 이름은 흑천인데 남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천 중 하나다.

하천 바닥의 검은 돌 때문에 검게 보여서 흑천으로 이름지어졌다는 설이 있단다...

 

그나 저나 이 동네 참 고즈넉하다.

 

 

 

산에 오르자마자 생강나무와 진달래가 등산객들을 반긴다.

꽃샘 추위가 아무리 시샘을 해도 다들 지 할일 열심히 한다.

 

 

 

진달래도 군데군데 화사한 분홍을 드러내며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먹어 본적은 없지만 웬지 꽃지짐을 해먹어야 될 것 같은 이 기분은 뭐지?

꽃은 먹는게 아니라 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은 건가?  이게 뭔소리...

 

 

 

 

 

쉬다 가다를 반복하며 얼마나 올랐을까...

하늘에서 눈발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다.

기온도 영상인데 이게 뭔일일까 싶었다.

조금 있다 알게 됐지만 눈이 내리긴 했으나 높이 솟아 있는 나무에 쌓여있던 눈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이었다.

여긴 아직 봄의 혜택이 멀기만 한듯 서 있는 나무들은 온통 흰눈에 덮여 있었다.

 

 

 

등산객들 모두 잠시 산행을 멈추고

이 계절과 불화의 산물인 설경을 카메라에 담으려 분주하다.

 

 

 

 

 

생강나무꽃이 눈의 습격을 당했지만 금방 이겨 낼 것 같다.

벌써 눈들은 녹고 있다.

 

 

 

 

 

오늘 꽃구경을 하려고 산행을 했는데 덤으로 눈구경까지 하게 됐다.

이걸로 겨울도 아듀~~다.

 

 

 

정상까지 1시간 50분 정도 소요되었다.

추읍산 583m.

그리 높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산이다.

 

정상 표지석을 끼고 사진을 찍는 등산객이 많아 기다리다 못해

사람이 없는 잠깐의 틈새를 이용해 표지석을 찍다 자동촛점모드로 전환하지 않아 뿌옇게 찍혀 버렸다.

촛점이 뒤에 보이는 갈대에 맞았다. ㅋㅋㅋ

 

 

 

아직 날은 흐리지만 점차 개고 있어 눈이 빠른 속도로 녹아 사라지고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남한강의 모습이다.

 

친구와 컵라면과 김밥, 과일, 그리고 무겁게 지고 올라온 막걸리로 풍성한 점심을 먹었다.

혼자 일때는 궁상 맞아 보일까봐 자연스럽게 구석진 곳을 찾게 되는데

친구와 같이 있으니 남 눈치 안보고 아무데나 자리를 깔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내리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가에도 생강나무 군락이 있었다.

구름 속에 숨어 있던 해가 비치자 노오란 색이 더 고와 보인다.

 

 

 

 

 

 

 

 

 

 

 

산을 어느정도 내려오자 인공조림한 리기다 소나무 군락지도 보이고...

 

 

 

산수유나무가 보이기 시작했다.

산을 거의 다 내려 온듯 싶다.

 

 

 

노란 꽃 색깔과 팝콘 같은 모양새가 생강나무나 산수유 둘다 비슷하다.

하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면 꽃잎 모양은 상당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진 클릭해서 확대해 보면 그 차이가 분명하다.

(사실은 말로 설명하기가 매우 애~~매 해서...)

 

 

 

앞에 작품활동에 열심인 아저씨... 오늘 산행에 같이온 절친이다.

 

 

 

하늘이 이렇게나 맑게 개이다니... 산행을 시작한 오전과는 너무나 다른 하늘이다.

오늘 하루처럼 다양한 풍경과 만난 날이 있었던가 싶다.

 

 

 

 

 

흐드러진다.는 표현을 뒀다 뭣하랴...

 

 

 

 

 

 

 

 

 

 

 

마침내 축제장에 도착했다.

이 산수유축제는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가 벌써 10회째다.

어제 비가 와버려 적자가 나지나 않을까 하는 굳이 남들이 안하는 생각이 든다. 직업병인가...

 

 

 

무대쪽에서는 흥겨운(= 나에겐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엄청난 출력으로 사방에 울려퍼지고,

행사장 뒷쪽에서는 양평 한우를 구워 먹기 위한 숯을

현장에서 만드느라 마을 어르신들이 열심히 화목을 불사르고 있고,

마당 가운데에는 참관객들이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연기를 피우며 한우를 사와 구워 먹고 있다.

정말 정신을 쏙 빼버리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친구와 나도 고기를 구워 볼까 하다가 이내 포기했다.

이 무슨 전쟁통도 아닌데 뿌연 연기속에서 피난민처럼 쪼그리고 앉아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이 영 마뜩지 않아서였다.

 

우린 차양속에서 한쪽 테이블을 차지하고

수퍼에서 파는 아주 평범한(= 맛없는) 도토리묵과 파전 비슷한 것을 시켜

소주 한병과 산수유 동동주 한병을 섭취 한 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 와중에 양평군수님이 무대에서 인사하고 노래도 부르시고...

앵콜에 앵콜을 받아 무려 4곡이나 부르셨다.

이 분 오늘 표좀 벌었다.

 

 

 

지상의 분주함과는 달리 하늘에는 수백미터의 연이 하늘로 솟아 올라 하늘거렸다.

묻고 싶다. 거긴 어때?

 

 

 

산수유축제와 오리새끼 전시가 관련은 없어 보이지만 아무튼 전시 되어 있어서 찍어 보았다.

아! 관련이 있구나... 둘 다 노랗다.

모든 새끼들은 예쁘구나.

 

 

 

이곳에 산수유축제가 없는 363일은 아마도 이사진 처럼 조용한 곳일텐데...

추읍산을 반대편에서 올려다보니 전혀 다른 산처럼 보인다.

 

주최측에서 제공해주는 셔틀버스를 타고 귀가를 하려고 줄을 섰으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 언제 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히치하이킹을 할까 어쩔까 고민하고 있는데 동네에서 긴급 투입한 포터 트럭이 우리 뒤에 도착했다.

이럴땐 줄이고 뭐고 필요없다.

잽싸게 트럭 뒷자석에 자리를 잡았다. 덕분에 수월하게 귀가...

 

여행 중의 난관은 언제든지 튀어 나올 수 있다.

항상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의도치 않은 행운도 근처에 숨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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