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산행 - 도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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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7일 중원폭포에서 도일봉거쳐 싸리봉까지...)

 

 

 

진달래 산행지를 검색하다 알게된 산이 강화의 고려산과 용문의 도일봉이다.

 

강화의 고려산을 집에서 가기엔 너무 멀어

용문의 도일봉을 가기로 마음 먹고 등산지도를 프린트하고 가는 버스시간을 알아 보는 등의 준비를 마쳤다. 

 

아침 7시에 친구와 동서울터미널에서 만나 용문으로 가는 7:25분 시외버스를 타고 용문터미널에서 내렸다.

용문터미널에 도착하니 8:30분.

도일봉을 오르는 중원리 가는 버스는 9:10분 출발이라 시간이 많이 남았다.

친구가 앞으로 40분이나 남았는데 기다리느니 택시를 타고 가서

빨리 등산을 하자고 해서 택시를 타고 중원리 마을 주차장에 도착했다.

 

     

     

 

원래의 내 계획은 중원계곡에서 도일봉에 오른 후 싸리봉, 단월산을 돌아 중원산까지

"U"자 형태로 능선 산행을 한 후 용문사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물론 몸상태가 좋지 않으면 중간에 빠져 나올 계획도 세우긴 했다.

결국 컨디션이 나빠서가 아니라 저녁 약속 시간이 빠듯해 싸리재에서 중원계곡으로 하산 하게 되었다.

 

총 소요시간은 6시간 13분, 소요거리는 8.4km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야생화들을 만나 사진 찍기에 몰두 하다 보니 총 소요시간 중 휴식시간이 2시간이 넘는다.

 

 

 

서울은 이미 벗꽃이 그 흔적을 감췄으나 여기는 지금이 한창이다.

산골이라서 그런지 서울과 기온차가 많이 나나 보다.

 

그러고 보니 지난 주에 벗꽃 구경을 가야 했으나

토요일의 우중(雨中) 골프와 지나친 음주로

쇠해진 기력을 보충하느라 일요일엔 방콕하는 바람에 올해 찍은 벗꽃 사진은 이게 다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내려준 곳이 중원계곡 캠핑장이 있는 주차장이었다.

하지만 북적거려야 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택시 기사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여름에는 문전 성시를 이룬 다는데 지금은 고요 그 자체다.

이날 우리가 본 등산객은 우리와 거의 같은 시간에 승합차로 온 대여섯명의 등산객과

산에서 우리를 추월한 등산객 2명이 전부였다.

산을 통째로 전세낸 듯한 기분이었다.

 

 

 

고질병인 종아리 뭉치는 현상을 막기위하여 열심히 준비운동을 한 후 등산을 시작한 시각은 9시 6분이었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산을 타기 시작한 건 처음이다.

역시 뭐든 부지런해야 한다.

덕분에 아주 아주 호젖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중원폭포를 지나 중원계곡을 오르다 왼쪽으로는 중원산, 오른쪽으는 도일봉이 자리잡고 있다.

원래의 계획대로 도일봉, 싸리봉, 단월산, 중원산 코스를 탔다면 좀더 기억에 남을만한 산행이었을텐데 좀 아쉽다.

 

 

 

산행을 시작하는 진입로는 오솔길을 따라 평이하게 이어진다.

오른쪽으로는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새들은 간헐적으로 지저귀며 평화로운 산길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었다.

앞으로도 뒤로도 이 산에 보이는 사람은 친구와 나, 단 둘 밖에 없다.

오늘 이 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가서 왁자하게 사람들이 많은 것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랫만에 이렇게 호젖한 산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가다 보니 계곡을 건너는 목조다리도 보인다.

계곡물은 금방이라도 뛰어 들고 싶을 만큼 맑아 보였다.

산행을 마치고 계곡물에 발을 담궈 봤는데 실제로 물에 뛰어 든다면 3분 안에 저체온증에 걸릴 정도로 차다.

여름이라면 모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중원폭포가 나타났다.

 

 

 

분명 폭포인 것은 맞지만 폭포 자체가 멋있기 보다는 비취색 물빛이 장관이었다.

예전에 백담사 계곡에서 보았던 그 물빛이었다.

 

 

 

 

 

저 깊은 빛깔을 띠는 폭포수에 뛰어 들면 뭔가 시원한 청량감을 온몸 가득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말리는 사람도 없으니 실제로 뛰어 들어도 상관 없지만 동태가 되는 건 감내 해야 한다.

 

 

 

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다.

여름에 다녀간 어느 등산객의 블로그에는 실제 저 소(沼)에서 수영하면서 활짝 웃는 사진이 걸려 있던데...

음, 그러지 않는게 좋을듯 싶다...

 

 

 

물가에는 이끼가 싱싱한 초록색의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갈림길에 접어 들었다.

지금까지는 놀며 쉬며 느긋하게 왔지만 지금부터 도일봉 정상까지는 쉼 없는 오르막이다.

 

 

 

산 능성이에 도달 할 때까지 이런 오르막이 계속 된다.

도일봉이 주위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여서 만만치 않다.

다행인 것은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서 인지 오늘은 종아리 근육이 뭉치는 말썽을 피우진 않았다.

 

 

 

헉헉거리며 첫번째 능선에 도착하기 직전에 만난 괴목이다.

어찌 저런 불편한 자세로 살아냈는지...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갈림길에서 두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을 오르는 길목에 길지 않은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드디어 도일봉에 도착했다.

864m 이다.

북한산 백운대가 837m이니 꽤나 높은 산에 속한다.

저질 체력때문에 내심 걱정했는데 와보니 흠흠... 별거 아니다.

 

사실 산을 오를 때면 숨이 컥컥 막혀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매주 왜 이런 짓을 하나 싶지만

정상에 도착해 호흡이 제자리를 찾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진 찍느라 부산을 떨고 점심 먹을 자리 찾느라 바쁘다.

사는 것도 등산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사진 앞쪽에 보이는 능선이 원래 가려고 단월산 지나 중원산 가는 능선이고 맨 뒤에 보이는 산이 용문산이다.

용문산의 높이는 1,157m이다.

사진 왼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뾰족한 산이 한국의 마테호른으로 불리는 백운봉이다.

올 여름에는 저 백운봉으로 올라 용문산까지 종주를 해볼 생각이다.

약 12km, 7~8시간 정도 소요 된다고 한다.

여름까지 남은 기간 좀더 열심히 산을 타서 언젠가는 "저까짓거 식은죽 먹기야!"라고 허세를 부리고 싶다. ㅎㅎ

 

 

 

친구와 난 컵라면과 친구 와이프가 친히 싸준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목이 컬컬해서 막걸리 한병씩 나눠 마신건 반주니까...뭐.

그런데 그늘이 없어 정상 한 구석에서 강한 햇빛을 받으며 반주를 했더니

광합성작용(?)이 활발해졌는지 대낮부터 얼굴이 벌개졌다.

다행히 오늘 이산은 우리가 전세를 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상관은 없었다.

 

점심 후 싸리봉을 거쳐 싸리재로 내려갔다.

싸리재에서 아무 생각없이 다시 단월산으로 오르려는데 친구가 저녁 약속 시간을 감안하면

지금 하산해야 한다고 해서 시간을 계산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

원래 계획대로 산행을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자르는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산이 어디 도망가는거 아니니까

중원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하산하기로 했다.

덕분에 몇가지 야생화를 더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으니 아쉬움을 상쇄 할만 했다.

 

 

 

오늘 이산을 온 본래의 목적이 화려한 진달래 군락을 보고 싶어서였다.

진단래 군락은 도일봉과 싸리봉 사이의 능선에 퍼져 있는데

여기가 800고지 인지라 머금은 꽃망울이 터지려면 아직도 1주일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더구나 요즘같이 변덕스러운 날씨에는 2주일이 지나도 필까 말까 하는 상황이다.

우린 진달래 군락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올해 개나리와 진달래군락을 감상하는 건 모두 실패했다.

 

 

아래는 산을 오르 내리면서 찍은 야생화들이다.

 

▲ 산괴불주머니

 

양귀비목 현호색과의 두해살이풀이며 습한 산지에서 자라는데 너무 흔해서 별 대접을 못 받는다고 한다.

역시 희소성이 있어야 대접을 받는데...

아래에 나오는 현호색꽃과 같은 과에 속하고 꽃말은 "보물주머니"라고 한다.

무슨 보물을 지니고 있을까..

 

 

 

 

 

 

▲ 현호색

 

이름이 어려워 한참을 기억해 내지 못했다.

이 꽃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오늘 내가 본 것은 한 종 뿐이다.

등산로 옆 여기저기에 상당히 많이 피어 있었다.

꽃이 너무 작게 피어 카메라 예쁘게 담기 어려웠다.

사실 핑계고 매우 미숙한 찍사라서...

현호색의 꽃말도 "보물주머니"다.

 

 

 

꽃들이 "왜?"라며 놀라는 표정을 짓는듯 하다.

초점을 제대로 못 맞췄다...쩝

 

 

 

현호색과 개별꽃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 개별꽃

 

들별꽃이라고도 한다.

별꽃은 꽃잎 한장이 깊게 갈라져 있어 10개의 꽃잎으로 보이는게 들별꽃과의 차이점이다.

개별꽃의 꽃말은 "귀여움"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별꽃의 꽃말은 "밀회" "추억"이라고 한다.

글자 한자 차이에 꽃말은 전혀 다른 뜻이다. 한끝 차이가 크다.

 

 

 

 

 

 

▲ 고깔제비꽃.

 

고깔제비꽃은 어린 잎이 고깔처럼 돌돌 말려 올라오고 분홍색 꽃을 피운다.

 

엊그제 한겨레에서 "7년 연구자도 아리송…'공포의 꽃' 제비꽃" 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제비꽃이 변이와 교잡이 심해 구분이 쉽지 않아 전문가도 어려워 한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 덕분에 내가 찍은 다섯종의 제비꽃 이름을 손쉽게 알 수 있었다.

 

 

 

 

 

 

▲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은 해발 600~700m의 약간 높은 산에 무리지어 나며 노란색 꽃이 두드러진다.

나도 이 놈을 산을 한참이나 오르다 만난 것 같다. 

 

 

 

 

▲ 태백제비꽃

 

태백제비꽃은 흰색 꽃과 갈라지지 않은 잎을 지녔다. 숲 속 북사면 약간 기름진 곳에 자란다.

 

 

 

 

▲ 남산제비꽃

 

잎이 손바닥처럼 갈라져 있고 흰 꽃이 핀다. ‘남산’이 어딜 가리키는지는 모른다. 전국에 분포한다.

 

난 이 꽃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제비꽃이 아닌 다른 종류의 야생화를 담은줄 알고 좋아했는데 찾아보니

이 놈도 제비꽃의 한 종류라고 한다. 

잎의 모양이 특히하게 생겨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제비꽃이 맞단다... 

 

 

 

 

▲ 제비꽃

 

제비꽃 시리즈 마지막으로 그냥 "제비꽃"이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제비꽃 종류이며 꽃말은 "겸양"이다.

이 제비꽃도 버스정류장 의자 아래에 있던 것을 찍은 것이니 흔하긴 한가 보다.

 

 

▲ 노랑매미꽃

 

줄기를 자르면 붉은색 액체가 나오기 때문에 “피나물”이라고도 하며 중부이북 지방에서 자란다.

꽃말은 "우둔"이다.

도대체 꽃말은 누가 짓는 것일까?

 

 

 

 

 

 

 

 

▲ 민들레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는 민들레다.

노란 민들레의 꽃말은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 흰색 민들레는 "내사랑 그대에게"라고 한다.

노래 때문인지 "일편단심"이 꽃말이 되는게 마땅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지...ㅎ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희열"이라고 한다.

어째 맞는 것 같은가?

 

3시 50분 버스를 타고 용문터미널에 가려고 부지런히 산을 내려왔는데

주말에는 3시 50분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단다... 허걱이다.

부지런히 정보 서치해서 왔는데 헛수고다.

 

결국 콜택시 불러 용문터미널로 가 동서울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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