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福壽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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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초(福壽草) -

 

(야생화 이야기 서른두번째)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원하는 '행복'과 '생명'. 이 두 글자로 이름 붙여진 꽃이 복수초다.


이른 봄에 얼음을 뚫고 피어나는 꽃이라는 뜻으로 얼음새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관상용으로 심어진 꽃으로만 보았던 터라 올 해는 꼭 산에서 대면하려고 1년을 별렀다.

급한 마음에 2월말부터 예봉산으로 마중을 나갔지만 꽃대 하나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2주일 정도를 더 기다린 3월 중순에야 마침내 첫 대면에 성공했다.


다른이들도 마찬가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특히 이른 봄에 만나는 야생화에 대해서는 몇가지 감상들이 동반된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 겨울을 이겨낸데 대한 애뜻함, 봄볕에 대한 희열, 안도, 희망...

이런 감상들이 꽤나 상투적이긴 하지만 이른 봄이 아니면 언제 메마른 내 머리 속에서 이런 생각들을 떠올려 보겠나 싶다.


노오란 봄볕을 머금은 복수초를 마주 대한 순간 솔직히 잠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작년에 너무 늦게 산을 찾아 보지 못한게, 꽤나 후회스러웠기 때문에 반가움이 더 컷을게다.


복수초를 자세히 살펴보면 8~9장의 꽃받침 위에 겹쳐진 10~30장의 꽃잎이 빙둘러 나있고

수십개의 수술이 가운데 동그랗게 모여있는 암술을 호위하듯 뻗어 있다. 

아직 겨울이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는데 이 놈들 수분은 누가 해주나 싶었지만 기우였다.

이름 모르는 곤충들이 일용 할 양식을 구하느라 부지런히 꽃들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하산길, 뉘엇뉘엇 저물어가는 봄볕에 반사된 노란 복수초를 보면서

이른 봄이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데 어울리지 않는 '슬픈추억'이라는 꽃말은 어디서 유래한걸까?



복수초 (이희숙)


까르르 웃음 터진
암팡진 저 계집 좀 봐
무슨 말을 하려다
꼭 다문 입술처럼
겨우내 동안거에 들더니
어머니 젖무덤 같은
보드라운 대지의 피부를
겁도 없이 들썩이네



복수초(미산 윤의섭)


응달의 잔설이
희끗희끗한데
바위틈의 얼음 꽃이
춘심을 품었네


냉혹한 고혹미
간지러운 애무에
부끄러운 꽃 얼굴
붉은 가슴이 설레고


산새의 지저귐이
고요를 깨고
골짜기의 물소리를
놀라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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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복수초' 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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