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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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화 이야기. 서른번째)

 

- 광대나물 - 

 
3월 중순 장모의 생신에 맞춰 처가에 내려갈 때마다 밭둑에서 마주치는 들풀이 광대나물이다.

시골에 가면 밭둑이나 들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인데도

 도시에서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이름에 나물이 붙었으니 식용했을터,

찾아보니 살짝 데쳐 봄나물로 무쳐 먹는데 취나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처가에서도 고향에서도 이 광대나물을 무쳐 먹는 사람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먹을게 흔한 요즘 인상적인 맛이 나지 않아 이젠 나물이었다는 전설로만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슨 들풀이던지 간에 자세히 살펴 보면 그들만의 개성으로 가득하다.
광대나물도 마치 치마처럼 보이는 자주색 점박이 잎과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순형화 脣形花)의 꽃이 어울려 광대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외양을 갖고 있다. 
 
잎은 줄기 중간중간에서 감싸듯이 나서 층을 이루고 있고, 진한 자주색으로 보이는 점들이 박혀있다.

이 점들이 사실은 자가수분하는 폐쇄화라고 한다.

위쪽에 잎을 벌리고 있는 꽃은 곤충과 바람의 도움을 받아 수분을 하는 개방화이고

주위 환경이 안 좋을 때를 대비해 폐쇄화를 같이 피운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광대나물 씨앗에는 엘라이오좀(elaiosome)이라고 하는 냄새를 풍기는 방향체가 붙어 있는데

이 냄새가 개미들을 끌어 모아 씨앗을 퍼트리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이중 삼중으로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려는 노력들이 이른봄 밭둑에 지천으로 널려 있게 만드는 힘인가 보다. 
 
꽃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장흥에서 찍어온 광대나물에는 아래 꽃잎이 흰색바탕에 자주색 점무늬가 있는데

순천에서 찍어온 녀석은 진한분홍에 무늬가 없다.

자라난 환경 때문인지 세세한 분류가 다른지는 모르겠다.

형제정도로 생각하는게 맘 편할듯 하다. 
 
한창 무더운 여름날 남한산성에서 비슷한 꽃을 보고 헷갈렸던 풀이 층층이꽃이다.

같은 꿀풀과의 층층이꽃의 외양은 비슷하지만 광대나물은 이른봄부터 피고

층층이꽃은 여름이 한창인 7~8월에 핀다.

층층이꽃의 이파리는 길쭉한 형태를 띄며 마주나고 있어 구분하기가 어렵진 않다.

마지막 사진이 층층이꽃이다. 

 
 
봄봄봄(김형영) 
 
다들 살아 있었구나.
너도,
너도,
너도,
광대나물
너도, 
 
그동안
어디 숨어서
죽은 듯
살아 있었느냐. 
 
내일은
네오내오없이
봄볕에 나가
희고 붉은 꽃구름
한번 피워보자. 
 

 

 

 


 

전국의 양지바른 밭이나 길가에 자라는 두해살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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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 그리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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