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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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칡꽃 -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너무나 익숙한 칡.
칡냉면, 칡차, 칡즙, 칡효소 등등 주로 먹는걸로 친근하다. 
 
그래서 칡꽃도 야생화냐며 따질 수도 있겠다.
야생화(wild flower)의 사전적 정의가 "산이나 들에 저절로 피는 꽃"이니 칡꽃도 야생화가 맞긴 맞다.

꽃을 보기 위해서 집에서 칡을 키운다는 사람을 본 적은 없지 않은가 ^^ 
 
8월 한여름이 되면 예의 그 왕성하고 억센 덩굴 줄기에서 긴 꽃대가 올라와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한다. (총상꽃차례라 부른다)
칡꽃은 자주색 꽃잎이 모두 5장인데 그중에 가장 바깥에 위치한 큰 꽃잎에는 노란무늬가 선명하게 보인다.

자주색 바탕의 이 노란 무늬가 대비 효과를 키워 화려함을 더하는 것 같다. 
 
이렇게 칡꽃은 화려하고 뿌리는 여러 먹거리나 약재로 사용되어 쓰임새가 많지만 산림에 끼치는 해악 또한 만만치 않다.

칡덩굴이 나무를 타고 오르기 시작하면 나무가 제대로 생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왕성한 번식력으로 주변을 초토화 시키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제거 작업을 벌인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질기디 질긴 생명력을 가진 칡과의 싸움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미국에서는 사방공사용으로 들여왔다가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유해식물로 등록했다고 한다. 
 
칡을 찾아 보면서 알게 된 두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첫째, 칡은 겨울에도 얼어 죽지않고 대부분의 줄기가 살아으며 매년 굵어져서 나무로 분류된다는 사실. 
 
둘째, 갈등(葛藤)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칡 갈(葛)字와 등나무 등(藤)字 인데

칡덩굴은 왼쪽(시계반대방향)으로 감아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시계방향)으로 감아 올라가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두 나무가 같은 장소에서 만나면 감아올라가는 방향이 서로 반대이므로 화합하지 못하고 갈등 할 수 밖에... 
 
내가 칡이라면 등나무 같은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 할까? 등나무도 꽃은 예쁘던데...ㅎ

 

 

칡꽃 (안도현) 
 

칡꽃이 피었다 
 
칡넝쿨 속에 허리 펴고
서서 벌 받는 것처럼 
 
칡넝쿨 속처럼 어둑한 방에 내가 불을 켜 놓으면
어느 틈에 꺼버리고 돌아앉아 파를 다듬던 어머니,
어머니, 정말 어두워서 책을 못 읽겠네요!
하지만 칡넝쿨은 자기가 낳은 꽃을 감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 칡꽃은
어머니가 아끼고 아끼다가 모처럼 내게 밝혀준 몇 촉 燈火인가? 
 
누가 불러도 세상 같은 데 나가지 않고 
 
고개 수그리지 않는
꼿꼿한 꽃, 
 
藤花, 자욱한 향기가 자그마치
구십 평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표고가 낮은 산과 들에서 자라는 낙엽이 지는 덩굴성 나무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장미목 > 콩과
꽃말 : 사랑의 한숨 (진한 향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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