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2월 5일) 오후 5시까지 7,8cm의 눈이 내렸다고 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눈이 내리면 영업 끝이다.
덕분에 조기 퇴근을 할 수 있었다.
오후 2시부터 직원들 퇴근시키고
남은 일들을 처리 한 후 집에 도착했더니 오후 5시가 조금 안된 시각.
특별히 할 일도 없고
눈구경도 할겸해서 집 앞 올림픽공원에 갔다.
올해 눈다운 눈은 처음인지라
기쁜 마음으로 눈구경에 빠져들었다.
벌써부터 어둠이 구석구석 스며들고 있어
눈구경하기엔 시간이 조금 늦어 버리긴 했지만...
제법 쌓인 눈길 걷기가 뻑뻑하다.
뽀드득 거리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겨울이란 계절을 실감하게 된다.
천지를 뒤덮을 기세로
펑펑거리던 눈발도
단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하얗게 쌓여
세상의 온갖 추악을 감춘다지만
그놈의 염화칼슘과 새카만 분진이 만나
맨얼굴을 드러낼 때까지
긴시간이 필요치 않다
폐지 줍는 할머니의 등에도
마냥 신나는 동네꼬마의 얼굴에도
가게 앞을 쓸고 있는 슈퍼아저씨 어깨 위에도
차별없이 내린다는 정도가
눈의 사회적 가치일까?
아무렴 어떠랴
그래도 오늘은 공원의 하얀 눈밭을
뽀드득거리며 걸어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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