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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 지붕에
방울져 떨어지는빗소리에
새벽잠이 어설피 깼다.

투둑 투두둑

아주 오랫만에
이소리를 듣는다는 생각을 하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계속 소리가 들린다.
투두두둑, 투둑, 투둑

한시간은 흐른 것 같다.
어제 늦게 잠이 들었던가?

알람 생각이 났다.
몇시일까 하는 생각에 휴대폰을 켜본다.
6시 18분. 2분 남았다.

침대 귀퉁이에 앉아
정신을 가다듬는다.
아니다. 1분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알람이 울리기 직전에 껏다.
오늘은 알람이 아니라
빗소리가 나를 깨웠군.

비가
공원과 들의
풀씨와 나무를 적셔
새순을 돋게 하겠지만
나에겐
오늘 알람이 되어 주었다.

아마도
새벽부터 나를 흔들어 깨운 봄비가
하루종일 내머리속을 맴돌 것 같다.

추적추적 내리면서
기분도 추적거리게 만들고
계속 내 꽁무니를 쫓아 다니며
추적을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오늘은 오랫만에
방울져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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