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수국 -
처음 산수국을 접하고 어떻게 이런 신비한 꽃이 다 있을까 하며 놀라워 했다.
한그루의 나무에서 전혀 다르게 보이는 여러(?) 종류의 꽃들이 피어 있고 게다가 꽃 색깔도 제각각이었다.
첫 대면에서는 전혀 사전 지식이 없다 보니 이게 대체 어찌된 꽃인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산수국에 대해 조금 알게된 지금도 이 꽃에 대한 신비로움이 줄어 들지는 않았다.
산수국의 꽃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가운데 참꽃(양성화) 주위로 3장 또는 4장으로 갈라져 보이는 헛꽃이다.
이 헛꽃은 곤충을 유혹하는 역할을 할뿐 수술과 암술이 없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성화다.
이 헛꽃이 산수국의 신비로움을 더하는 것 같다.
가운데 보이는 좁쌀처럼 작은 꽃들이 참꽃인데 어떤 것은 피기전의 모습으로 동글동글하게 보이고,
어떤 것은 막 피어나 촉수를 뻗고 있는 곤충처럼 보인다.
내가 여러 종류의 꽃이 피어있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이런 다양한 모습들 때문이었다.
게다가 토양의 성분에 따라 알칼리성이면 분홍색, 산성이면 청색, 중성이면 흰색을 띈다고 하며 여러색이 섞인 꽃도 있다.
또한 헛꽃은 제 역할이 끝나면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리고 갈색으로 변색한다고 하니 참으로 변화무쌍한 꽃이다.
난 양평에 있는 백운봉 초입에서 청색의 산수국은 봤지만 제대로된 분홍색 산수국은 아직 보지 못했다.
엊그제 명지산에서 산수국 군락을 만났으나 대부분 아직 꽃봉오리 상태였고 반쯤 핀 딱 한송이에서 연한 분홍색의 기운만 느낄 수 있었다.
쥐면 꺼지는 봉곳한 뽕브라처럼 (장옥관)
소줏집에서 등골 안주가 사라졌다 광우병 탓이다 광우병의 잠복 기간은 5년,
올해 86세 친구 아버지 광우병 파동 뉴스 본 뒤엔
퇴근길 아들이 자주 사들고 오던 등골에 젓가락 일절 대지 않더라고,
또 이런 이야기; 아파트 노인정에 나가는 게 유일한 낙인 82세 장모님
며칠째 칩거하시는데 사연인즉, 말기암에 걸린 그 할마씨 점심상에서
얼굴 마주하면 도무지 밥덩이가 넘어가질 않아서,
아흔을 넘기고는 끼니마다 밥공기에서 밥 덜어낸다는 시인의 외할머니,
며느리 볼일 보러 나간 밥상에서는 식은밥 한 공기 말끔히 비우신다는 할머니,
같은 사람일까 다른 사람일까
아, 그랬던가 무릇 생(生)이란
쥐면 꺼지는 봉곳한 뽕브라처럼 속이 비어서
산수국 헛꽃에 죽자고
달려드는
저 겹눈의 허기에 바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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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짜기나 자갈밭에서 자라는 낙엽관목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장미목 > 범의귀과
꽃말 : 변하기 쉬운 마음
- 큰까치수염 -
큰까치수염은 초여름 산행시 등산로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꽤나 흔하긴 하지만 첫눈에 반할 만한 미모를 갖춘 것은 아니어서
야생화에 별 관심이 없다면 "좀 이상하게 생겼군..."하고 무심코 지나치기 쉽상이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반전이 있다.
10 ~ 20㎝정도 길이의 꽃차례 가장 아랫부분부터 위로 차례대로 빽빽하게 꽃이 피어나면서
고개를 아래나 좌우로 틀고 있는 모습이 코끼리의 코를 연상케 한다.
아주 자그마한 꽃들이 오밀조밀하게 피기 때문에 한눈에 살펴 보기는 어렵지만
활짝핀 하얀꽃을 들여다 보면 꽃송이 하나하나 마다 그들만의 자그마한 우주를 형성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좀... 지나친 과장인가? ^^
재미있는 사실은 꽃차례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순차적으로 개화와 수분을 거쳐 열매를 맺기 때문에
하나의 꽃차례에서 꽃과 열매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은 5개이고 암술은 하나라고 하는데 노안이 오지 않았다면 모를까 육안으로 관찰하기는 어렵다.
이름에 "큰"字가 붙은 이유는 까치수염보다 잎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밖에 큰까치수염은 줄기에서 잎이 나오는 부분이 붉다거나
까치수염은 줄기와 잎가장자리와 뒷면에 뽀얗게 보이는 털이 나있다는 등의 구별법이 있다.
비슷한 종류의 꽃들은 구분 할 때 생각과는 다르게 꽃 자체보다 잎이나 줄기 모양, 털의 유무 등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꽃자체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나 보다.
등산하면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큰까치수염이고 까치수염은 만나기 쉽지 않다.
나도 이제서야 살펴보니 찍어 놓은 사진 중에 까치수염 사진은 단 한장 밖에 없었다. (맨 마지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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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각처의 산지 볕이 잘드는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앵초목 > 앵초과
꽃말 : 달성
- 마타리, 금마타리 -
마타리는 키가 1m가 넘을 정도로 껑충하고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는 꽃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데 뿌리에서 안좋은 냄새가 난다고 해서 "패장"이라는 속명을 가지고 있다.
금마타리도 같은 마타리과에 속하지만 사는곳도 틀리고 외양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금마타리는 우리나라 중부이북의 고산지대 바위틈에서 자라며 키는 약 30cm 정도로 아담하다.
엊그제 경기도 가평에 있는 명지산을 오르면서 해발 1,000m 이상 되는 고지에서 금마타리를 처음 대면했다.
전에 본적이 없는지라 일단 반가운 마음에 통성명(?) 대신 증명사진을 찍고 나중에 사진을 명함 삼아 이름을 찾아 보니 금마타리였다.
"마타리"라는 이름이 외래어 같이 느껴지는데 그 유명한 "마타하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우리말 중에 "마타리물"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흘러가지 않고 웅덩이 같은 데에 고여서 더러워진 물"이라는 뜻이란다.
금마타리는 가을에 잎이 노랗게 물들면서 아름답지 못한 향기를 풍긴다고 하고,
마타리도 뿌리에서 안좋은 냄새가 난다고 하니 "마타리물"에서 연유된 이름이라는 설이 가장 그럴싸하다.
금마타리는 하늘과 가까운 고산지대, 게다가 바위틈에서 자란다고 하니 좀 별다르게 느껴진다.
내마음대로 성미가 까다로운 놈이라고 단정해 버렸다.
남들이 버티기 힘든 곳에 자리잡아 고고하게 꽃을 피우고,
지는게 아쉬워 냄새까지 풍기는 까다로운 놈이라고....ㅎ
아무튼 험한 산을 오르며 힘들었지만 이 놈을 만났으니 흘린 땀방울에 대한 보상으로 충분했다.
야생화도 사람과 마찬가지여서 사귀고자 하는 사람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세상이치가 다 그렇듯이...
마타리사진은 작년 8월에 양자산을 오르다 찍은 사진이니
두 꽃의 개화시기가 다르다는 것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찍어 놓은 보람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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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 온정, 미인, 잴 수 없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