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다..."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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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사를 통해 영화 '26년'이 11월 29일에 개봉된다는 사실을 알고 무조건 보겠다고 마음 먹었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 보고 싶어 몇년 전에 보았던 강풀의 만화원작을 다시 찾아 보기도 했다.

 

요즈음 대선 시즌이다.

온갖 미디어들은 대통령후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사화 하여 활자로, 또는 음성이나 화면으로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는 나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한 불행했던(?) 군인의 딸을 대통령후보로 가지고 있다.

그녀의 지지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의 이런 끈적끈적하고 갑갑한 대한민국이 싫다.

 

 

이승만에서 시작하여 박정희, 전두환에 이르기까지 암울하고 반복되는 독재의 역사.

제대로 청산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미화하기까지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

갑갑하고 답답하다.

그래서 자료 찾아가며 이사람들 어떤 사람인지 미력하지만 정리 해봤다.

 

 

먼저 나라의 안위나 국민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었던 이승만.

 

미군정과 함께 온갖 친일파들이 또다시 득세 할 수 있도록 만든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서울시민을 안심시키고 한강철교를 폭파해 시민들의 퇴로를 막았다.

독립투사이자 정적이었던 김구의 암살, 진보당 조봉암의 사법살인 뒤에는 이승만이 있었다고 강력히 의심된다.

계엄령 발동으로 2선, 그 유명한 사사오입(산수를 정치에 끌어 들인 공이 크다)으로 3선, 전국적 부정선거로 4선에

당선되었으나 4.19혁명으로 사임, 망명한 하와이에서 사망하였다.

어떤 이들은 이런 그를 국부(國父)라 부른다.

 

★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제작한 영상 참조 바랍니다.

   [백년전쟁 Part.1] 두 얼굴의 이승만 -  http://youtu.be/9bbBKrv1bbg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다까끼 마사오 장군이 5.16쿠데타에 성공하여 1년도 되지 않은

윤보선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탈취한다. 그의 한국명은 박정희다.

 

일찍히 큰 뜻을 품고 보통학교 교사를 때려 치운 후

나이 제한에 걸려 입학이 거절 되자 충성을 맹세한 혈서를 써 보내 만주국 신경군관학교 입학에 성공한다.

대일본제국 본토의 군인이 되고 싶었던 박정희는 다시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관동군으로 배치되어 근무하다

일본이 패망하자 슬그머니 광복군에 섞여 미군 배로 귀국한다.

조금 헤메다가 국군으로 변신하였으나, 여순반란사건때 남로당원임이 발각되어 무기징역을 언도 받았으나

동료의 명단을 불고 감형되었다가 6.25전쟁 때 군에 복귀한다.

61년 쿠데타 성공 후 2년 7개월의 군정을 실시 한 후 윤보선을 누르고 대통령이 된 뒤

67년에는 장기 집권을 위한 3선개헌, 72년에는 유신헌법을 제정하고 죽을때 까지 대통령을 해먹을 수 있는

체육관 선거(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8대, 9대 대통령으로 쭈~~욱 재직한다.

권력의 끝은 언제나 허망하다. 

유신체제에 대한 항거가 부마민주항쟁으로 절정에 달하던 79년, 궁정동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탄에 의해 사망한다.

그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저질러진 수많은 인혁당사건을 위시한 간첩조작사건, 민주인사들의 고문과 탄압은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 그를 어떤 이들은 그래도 굶주리던 백성들을 먹고 살게 해 주었다고 칭송한다.

개뿔 거짓말이다. 국민들이 개고생하면서 일해서 먹고 살게 된 것 뿐이다.

 

★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제작한 영상 참조 바랍니다.

    [백년전쟁 스페셜 에디션] 프레이저 보고서 1부

     http://www.youtube.com/watch?v=z-up2VNU8eo&feature=share&list=PLe8PqJoXeD8QVbbvwnMMwjvQcUZGLtENY

 

지난 11월 14일 구미시 주최로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공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95회 탄신제'에서 남유진 구미시장은 "피와 땀을 조국에 헌신하신 반인반신(半人半神)의 지도자는 이제 위대한 업적으로 남아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고 발언했단다. 대체 구미시장이란 사람과 내가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게 맞는지... 정신적 공황이 온다.

 

그런데 이제 영애님까지 대통령이 되시겠다고 한다. 아! 슬프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전두환장군 납신다.

 

일찍히 군내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만들어 진급을 좌지우지 하다 10.26사태 이후

12.12 군사반란을 통해 군의 지휘체계를 깨뜨리고 막후 1인자로 등극한다.

80년 5월 15일 계엄철폐를 외치며 서울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5월 17일에 오히려 계엄령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

이에 반발한 광주시민들이 전두환 퇴진과 계엄 철폐를 외치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시작되었다.

이후의 비극적이고 참혹한 상황은 영화 '화려한 휴가'나 '26년' 영화 도입부의 에니메이션을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

 

민주화를 외치는 시민에게 군인을 동원해 곤봉으로 패고, 대검으로 찌르고, 총을 쏘라고 시킨(시켰다고 추정되는 ?)

문어장군은 현금 잔고 29만원으로 골프치고, 육군사관학교에서 사열 받고, 동문회 후배들이 만수무강하라고 올리는 큰절을 받는다.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지만 수감 2년 만에 제15대 대통령 선거 직후인 97년 12월 22일에 

김영삼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요구를 받아들어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관련자를 모두 특별사면하면서 석방되었다.

추징금은 2,205억원 중 533억원을 추징하고 1,672억원이 미납되어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어떻게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단 2년만에 그를 풀어 줄 수 있는가?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국민의 감정을 고려치 않은 처사일 뿐만 아니라

후대의 귀감이 될만한 '더러운 역사 청산"을 반쪼가리로 만들어 버렸다.

 

                       ▲ 포스터에 "우린 그사람한테 사과할 기회, 충분히 준 거 같은데?"라고 쓰여 있다.

                          '그 사람'은 기회를 줬지만 사과하지 않았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가해자가 자기의 잘못을 진심으로 고백하고

피해자에게 자기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 했을때

비로서 피해자는 용서에 필요한 조건이 갖춰진 것 뿐이라고...

그리고 피해자가 용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라고

 

그런데 '그 사람'이 단 한번이라도 반성하고, 고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봤는가?

이런 사람을 용서 할 수 있는가?

 

그는 여전히 외교관 여권을 사용해 해외에 나다니고

수많은 경찰이 그를 보호해 주고 있으며

집앞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언론인(이상호기자)이 있으면 수갑을 채워 잡아간다.

손녀 딸은 명품 패딩을 즐겨 입으며

그가 나들이 할땐 경찰이 프리패스 할 수 있도록 신호등을 조작해 준다.

 

이러한 힘이 환수하지 못한 1,672억원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그를 진정한 큰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자발적으로 많은 이들이 믿고 따른 결과인지 나는 알수가 없다.

 

정말 왜 이러는 걸까?

대한민국 차~암 거시기하다.

 

화장실에 갔다가 뭐하러 왔지 생각하며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나올 때의 그런 찝찝함이 남는 날이다.

"26년"이라는 영화때문에...

 

 

 

▲ 이 포스터만 보면 울컥 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은 무엇을 표현하는 것일까?

   억울하게 죽어간 부모님에 대한 회한인지, 분노인지...

 

 

이 영화는 아래의 자막을 보여 주면서 시작한다. (정확하지는 않다)

 

"1980년 5월, 대한민국 국군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는 전대미문의 비극이 발생한다.

 이때의 사망자, 부상자 수는 6.25 전쟁 이후 최대로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4122명에 달한다.

 당시 군의 권력자였던 '그 사람'은 대한민국의 11대 대통령이 됐다."

 

이 영화의 작품성이 뭐가 중요하겠나.

그냥 한번씩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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