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록'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22.03.10 기나긴 5년이 될 것 같은 느낌...
  2. 2016.11.16 누.님.전.상.서 1
  3. 2015.11.27 잡설 1
  4. 2014.05.26 꽃에 대한 단상
  5. 2013.11.28 당신을 위한 법은 없다 - 박영규, 류여해 공저 6
  6. 2013.10.28 그리고 산이 울렸다 - 할레드 호세이니 6
  7. 2013.10.25 가을 단상 2
  8. 2013.06.07 영화 '또 하나의 가족' 제작두레
  9. 2012.11.30 갑갑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다..."26년" 4
  10. 2012.11.20 나를 흔드는 것들 4
  11. 2012.08.27 SNS, BLOG, ... 2
  12. 2012.07.21 하늘이 낮은날 2
  13. 2012.06.30 장마의 시작 6
  14. 2012.05.23 추모 & 회상 2
  15. 2012.05.16 스마트폰 2
  16. 2012.05.14 산책 2
  17. 2012.04.30 감정의 기복 5
  18. 2012.04.08 일상이다 2
  19. 2012.04.07 요즈음 4
  20. 2012.03.28 친구 조금 깊게 알아보기 6
  21. 2012.03.07 6
  22. 2012.03.02 하루치 생각의 분량 3
  23. 2012.02.22 여름, 가을, 겨울. 봄은? 2
  24. 2012.02.19 중독과 집착 3
  25. 2012.02.19 특별한 친구들에 대한 단상 3
  26. 2012.02.19 임진년 새해에는 2
  27. 2012.02.19 지껄인다는 것 2
  28. 2012.02.18 잠이 안와 2

기나긴 5년이 될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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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세월이 시작 될 것 같다.

 

코로나19가 시작된지 3년...

절정을 막 지나치고 있는 이 시점에

코로나19에 버금가는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제발 기우이길...

 

또 검찰을 앞세워

오늘은 누굴 소환하네, 오늘은 누굴 기소하네

그러다 세월이 가고, 그러다 또 촛불을 켜고

그러지 말기를...

 

뉴스를 안 볼 순 없지만 가급적 줄이고

영화를 탐닉하고

저녁 드라마에 빠져 눈물을 흘리고

산책을 늘리고

블로그에 가끔씩 낙서나 하고

그렇게 5년을 소비해야겠다.

그러다 보면 환갑이 넘어가겠구나...

 

외국어를 못해

이민가기 싫지만

마음만은 정말 이민가고 싶다.

이런 걱정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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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누.님.전.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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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누님 전상서.

누나!

난 누나가 생각이 깊지 못하구나... 하고 짐작 했었어.

미안해.
내가 오해했었어.
.
.
.
아에 생각이란게 없었는데...

 


세월호 참사 & 그네탄핵 퍼포먼스... 충격먹었어 

 

 


요즘 이런말 하면 짱돌 맞을 일이지만
누나 처지가 보기 안스러워.

옷 골라줄 사람도 없고
비타민 주사 놔주는 사람도 없고
맞아... 그 연설문. 그거 고쳐 주는 사람도 없고.
아래 것들은 하이에나처럼 몰려 들어
뭐 하야하라나... 어쩌래나.
아! 미안... 나도 엊그제 갖다 왔어.
덕분에 목 쉬었어...ㅠㅠ

 

 

"1960년엔 4.19혁명, 2016년엔 중고생혁명" 역사적으로 어린 중고등학생까지 거리로 나오면 반드시 일난다... 감동 먹었어. 홧팅!

 

 

36년전 전씨 아저씨가 와서
방 빼라고 할 때의 막막함을
또 당하려니 이번엔 버티고도 싶을거야.

근데 어쩌겠어.
어제 뉴스 보니
누나가 혼외자식이니 어쩌니 하면서
찍어낸 채씨가 맡겨만 주면 열심히 하겠대... 뉴스 봤어?

뭐랄까...
솔직히 좀 개그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등골이 오싹해 지는 것도 사실이더라.
그 양반 표정에서 결기가 느껴지더라고...
저사람 특검되면... 누나 X됐다 싶어.

시키는대로 사과문 읽고
시키는대로 사람 쳐내고
시키는대로 눈물 흘리고... 그런거 힘들었지?
그래 그럴거야.
그니까 누나 잘하는거 있잖아..
아~몰랑... 그러고 그냥 내려와.

 

 

하늘엔 애드벌룬도 떠 있고...

 


좀 버티면 없던 일로 되는거... 이제 아냐.
쉽진 않겠지만... 누나도 이젠 눈치 챘길 바래.
지난 주에 광화문 갔더니
와~ 대단하더만.
누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더라.
아마 누나가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이름이 불리기는 처음 일거야.
H.O.T 전성기 쩜져 먹겠더라구.
웬만해선... 정말 웬만해선
잊혀지기 힘들겠더라구.

 

 

나도 소리 질렀는데 청기와집에서 들렸으려나... 


어디서 그러더라.
"개전의 정"을 감안하여 형량을 낮춰주는
마음씨 좋은 판사님들도 있대.

그러니 잘 생각해봐...
아! 미안.
누나한테는 "생각"이라는게 제일 힘든 일인데... 

죄중에 가장 무서운 죄가 "괘씸죄"잖아.
나중에 버티다 탈탈 털리고 나면
괘씸죄로 가중처벌 될지도 몰라.

요즘 100세 시대잖아.
인생 아직 30년도 더 남았어.
차움에서 건강관리 꾸준히 받아서 더 남았을 수도 있잖아.
그러니 그 중에 몇년 정도 없는 걸로 치면 되지 뭐.
요가 좀 하고 책이라는거도 좀 읽고 하다 보면
금방이야...

그래... 남 일이라 쉽게 얘기 하는거야.

근데
이게 남 일이 아니라 내 일이더라구.
아침마다 일어나면
가슴이 뭔가에 짓눌리는 느낌이야.
기분 X같아...

나 주말에 산에도 가고 테레비도 보고 나름 바빠.
주말마다 내 시간 좀 뺏지 말아줘.
부탁이야... 이거 내 첫부탁인거 알지?

그럼 이만 줄일게.

안녕.

p.s 누나 대책회의 그만해... 소용없어. 신문 보면 다 나와...
And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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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다 문득 떠오른 생각들...

 

심심해서 정리 해봤다.

 

 

 

☆ 카카오톡 
 
등록친구 425명.
허전함을 달래주진 않는다 
 
 
☆ 스마트폰 
 
햇살론광고 수신 전용,
"한잔 할래?" 문자 발송 기능도 있다. 
 
 
☆ 담배/부부 
 
한 때 다신 안보려 했다,
그랬었다. 
 
 
☆ 아메리카노/참이슬 
 
다른거 마셔도 된다.
그냥 입에 붙어서 
 
 
☆ 12월 
 
약속 잡고, 독려해서
여럿이 모여 술 마시는 달. 
 
 
☆ 아침 
 
주면 고맙고,
안주면 할 수 없고. 
 
 
☆ 점심 
 
날마다 새 메뉴를 찾지만
어짜피  먹어 봤던 거다. 
 
 
☆ 저녁 
 
안주로 대신하는
삼시세끼 중 한끼. 
 
 
☆ 산 
 
널 보러 간다지만
네 머리 위에서 경치만 보고 오더라. 
 
 
☆ 잡초 
 
경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라는 풀.
출처 : 노유진의 정치카페
사례 : 국정교과서 
 
 
☆ 자가용 
 
출근 할땐 편하지만
음주 할땐 추가비용을 수반하는 물건. 
 
 
☆ YS 
 
만주화 투사, 정치인.
공과 과가 너무 분명해서
한마디 요약이 안되는 사람.
고이 잠드소서...

And

꽃에 대한 단상

|

 

 

 

근자의 어느날 밤.

어찌하다 보니 새벽이었다.

 

몽롱한 취기에 힘입어 에버노트 어플에 핸드폰 자판을 눌러댔다.

아침에 깬 후에 읽어 보며 얼굴이나 붉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뭐 어때. 음주 카톡이나 페북을 하는것도 아닌데 하며,

 

 

들어가면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뭘해야 할까 하는 근심
오늘은 괜찮았나 하는 우려

그런 소소한 생각들이 때때로 나를 괴롭힌다

 

나만의 소심함 때문이겠지만
내 마음을 가끔씩 짓누르는 요소들 중 하나다.

 

그래서 위안을 얻고 싶었나 보다.

꽃이라도 붙들고...

 

 

- 꽃에 대한 단상 -

 

내가 들과 산에서 널 볼때
내가 너희들을 만났을때

 

느끼는 반가움은
나의 근심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기 때문일게다

 

만나서 느끼는 반가움
돌이켜  추억하며 느끼는 반가움
뒤늦게 널 만났었다는 기억에 의존한 반가움
모든 것들이 공존한다

 

어제는 널 잊은듯이 살았지만
오늘은 실존하는 널 찾으러 간다

 

내가 허상으로 느껴지는 순간순간
넌 실제한다

 

그러기에 너의 존재는
내 허상을 메꿀 수 있는
소중한 위안이다.

 

우습게도 넌 너로서 존재하지만
때로는 의도치 않은 역할을 하게 될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의도치 않은 존재의 목적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네가 원하든 그렇지 않던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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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법은 없다 - 박영규, 류여해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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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3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악법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류여해 저자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한 국회 법제실의 충격적 현실(공무원들의 비전문성, 안일한 근무행태 등)과,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한 입법을 고심하는 것이 아니라

말도 안되는 발의건수를 채우기 위해 온갖 영혼 없는 행태를 저지르는 실상을 다루었다.

또한 그때 그때의 시류에 따라 특별법을 남발함으로서 법률체계를 교란시키고

자의적인 법적용이 가능케하여 국민들의 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현실을 고발 한다.

 

이 Part는 마치 내부고발자의 입을 통해 국회 법제실과 국회의원의 한심한 행태에 대한 증언을 듣는듯 하다.

지금까지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던 영역을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서

독자들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Part가 아닌가 싶다.

 

 

Part 2. 법의 유통 권력자들

 

입법의 사유화를 통해 삼권분립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수익사업모델로 삼으려는 자들,

혼란스러운 법률체계를 통해 국민 위에 군림하는 공권력(경찰, 검찰)과 자기들끼리의 밥그릇 싸움,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리에 익숙해진 사법부와 멀어지는 "정의실현"...

 

각종 민자사업, 대형 국책사업 등으로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입법과정까지 파고 들어 독점적 이익을 추구하는 무리들,

국가와 정권을 동일시하고 유난히 부자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사법부.

이들에 둘러 쌓인 국민들에게 "법 앞에서 만인의 평등"과 "정의 실현"은

언감생신, 머나먼 동화나라 이야기로만 들릴 뿐이다.

 

 

Part 3. 법에 무관심할 때 일어나는 비극

 

대중이 지지한다고 해서 항상 옳은 "법"이라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법"을 통해 모든 것을 통제 할 수 있다는 생각 또한 오만이다.

 

입법과정에서 의도가 선했다 하더라도 기대치에 못미치거나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입법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동전의 뒷면을 얼마나 충분히 반영하였을까?

 

우리들은 "법"을 생활 속에서 얼마나 가까이 두고, 읽어 보고, 관심을 가졌을까?

 

 

Epilogue. 그래도 나는 법에게 희망을 걸어본다

 

저자는 Epilogue를 통해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때로는 위법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며 이 책을 마무리 한다.

 

물론 저자의 입장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에 푹 빠져 책을 마무리하긴 어려웠겠지만

과연 우리의 현실이 저자의 바람처럼 희망을 얘기 할 수나 있을까?

 

날마다 쏟아지는 처절한 소식들...

 

맘에 안들면 온갖 치졸한 방법으로 찍어내고

불리하면 종북 빨갱이로 낙인 찍고

눈에 밟히는 노조는 극악한 방법으로 해체를 시도하고

"님을 향한 Royalty"가 모든 인사의 단일 원칙이며

불리하면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여 주어와 목적어를 안드로메다에 꽂아버리고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자기 조상들의 친일 행각을 미화하고, 내친 김에 교과서도 바꾸고

돈되는 공기업은 선진화란 명목으로 매각할 틈을 호시탐탐 노리고

대기업은 세금 깍아주고, 영세사업자는 탈탈 털어 국고 채우려 들고 

반값 등록금, 노인기초연금, 4대중증질환 무상의료 등의 공약은 사뿐히 쌩까 주시고

 

일부 구케의원은 다음 공천권을 위해 온갖 뻘소리를 씨부리고

일부 경찰과 검찰의 대가리는 오로지 자신의 입신양명만이 이 시대의 정의인양 행동하고

대부분의 꼴통 방송, 언론들은 국가보위와 정권보위를 같은 것인줄 알고 떠들어 댄다.

 

이 암울한 시기...

"하다 못해 담벼락에 대고 소리라도 지르라"고 하셨던 고 김대중대통령의 말씀과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하셨던노무현대통령의 말씀을

위안 삼아 살아간다.

 

어디에 대고 소리를 지를까, 

어느 깨어있는 조직에 나의 미력한 힘을 보탤까는 각자의 몫이다. 

 

최소한 귀를 막고 모른척 하는 것 보단 낮지 않을까 하는 바램...그게 다인데...

난 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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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이 울렸다 - 할레드 호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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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읽은 장편 소설...

여운이 길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첫 작품 "연을 쫓는 아이"를 영화로 감상하고

세번째 작품 "그리고 산이 울렸다"를 읽어서 그런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 진듯 하다.

 

물론 이 작품은 아프가니스탄이란 나라 보다는 잡역부 사부르의 아들과 딸인 압둘라와 파리로부터 시작하여

관련된 등장인물로 이야기를 확대해 나가며 줄곧 가족간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화해를 모색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583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Chapter마다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서로간의 관계를 서서히 밝혀주는 서술 방식으로 인해

띄엄띄엄 책을 읽다가는 누가 누군지를 놓쳐 버리기 쉽다.

 

혹시 이 책을 새로 읽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등장인물 관계도를 그려 보았다.

이 도표 때문에 독서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And

가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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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상

 

 

이제 슬슬

서슬한 기운이 내 팔을 들어

어깨동무를 합니다

 

슬그머니 다가온 놈...

나도 반가운척 맞아 봅니다

 

꼭 껴안고 냄새를 맡아보고

생김을 살펴 본 뒤

손으로 만져 봐야겠습니다

 

어짜피

시간의 흐름속에 찰라를 머물다

속절없이 떠나갈 놈이란걸 압니다

 

그래도 내곁에 다가왔으니

무심치 말고

조금은 살갑게 대해 주고 싶습니다

 

삭풍이 몰아 칠때

뒷모습은 서늘했지만 잠시나마 정주었던

그런 놈도 있었다는 기억이라도

간직하고 싶은게지요

 

순환되는

질서의 일부 일지라도

그냥 보내기엔

언제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년에 돌아올 그 놈이

올해에 온 그놈과 같지 않을까봐

벌써부터 그리워집니다

 

 

And

영화 '또 하나의 가족' 제작두레

|

 

신문기사를 읽다가 낚시성 제목때문에 엮었다.

 

한국 최초 '산재 블록버스터'... 6천명이 만든 기적 

 

'블록버스터'란 단어에 꽂혀서 클릭해 봤더니

영화 '또 하나의 가족 제작위원회'의 윤기호PD 인터뷰를 빙자(?)한 제작두레 모집 기사였다.

 

전부터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에서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 관련 뉴스와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의 활동에 관한 뉴스를 지속적으로 접해 왔었는데

오늘 우연찮게 이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관련기사를 접하면서

산재피해자 가족이 겪었을 절망과 슬픔에 공감하면서도

딱히 내가 할만 한 일이 없었는데...

 

그래서 티켓 2매 예매한다는 셈치고 제작두레에 참여했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참 화나고 슬픈 일이 많다.

 

                혹시나 궁금하시면 (↑ 사진)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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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다..."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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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사를 통해 영화 '26년'이 11월 29일에 개봉된다는 사실을 알고 무조건 보겠다고 마음 먹었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 보고 싶어 몇년 전에 보았던 강풀의 만화원작을 다시 찾아 보기도 했다.

 

요즈음 대선 시즌이다.

온갖 미디어들은 대통령후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사화 하여 활자로, 또는 음성이나 화면으로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는 나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한 불행했던(?) 군인의 딸을 대통령후보로 가지고 있다.

그녀의 지지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의 이런 끈적끈적하고 갑갑한 대한민국이 싫다.

 

 

이승만에서 시작하여 박정희, 전두환에 이르기까지 암울하고 반복되는 독재의 역사.

제대로 청산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미화하기까지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

갑갑하고 답답하다.

그래서 자료 찾아가며 이사람들 어떤 사람인지 미력하지만 정리 해봤다.

 

 

먼저 나라의 안위나 국민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었던 이승만.

 

미군정과 함께 온갖 친일파들이 또다시 득세 할 수 있도록 만든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서울시민을 안심시키고 한강철교를 폭파해 시민들의 퇴로를 막았다.

독립투사이자 정적이었던 김구의 암살, 진보당 조봉암의 사법살인 뒤에는 이승만이 있었다고 강력히 의심된다.

계엄령 발동으로 2선, 그 유명한 사사오입(산수를 정치에 끌어 들인 공이 크다)으로 3선, 전국적 부정선거로 4선에

당선되었으나 4.19혁명으로 사임, 망명한 하와이에서 사망하였다.

어떤 이들은 이런 그를 국부(國父)라 부른다.

 

★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제작한 영상 참조 바랍니다.

   [백년전쟁 Part.1] 두 얼굴의 이승만 -  http://youtu.be/9bbBKrv1bbg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다까끼 마사오 장군이 5.16쿠데타에 성공하여 1년도 되지 않은

윤보선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탈취한다. 그의 한국명은 박정희다.

 

일찍히 큰 뜻을 품고 보통학교 교사를 때려 치운 후

나이 제한에 걸려 입학이 거절 되자 충성을 맹세한 혈서를 써 보내 만주국 신경군관학교 입학에 성공한다.

대일본제국 본토의 군인이 되고 싶었던 박정희는 다시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관동군으로 배치되어 근무하다

일본이 패망하자 슬그머니 광복군에 섞여 미군 배로 귀국한다.

조금 헤메다가 국군으로 변신하였으나, 여순반란사건때 남로당원임이 발각되어 무기징역을 언도 받았으나

동료의 명단을 불고 감형되었다가 6.25전쟁 때 군에 복귀한다.

61년 쿠데타 성공 후 2년 7개월의 군정을 실시 한 후 윤보선을 누르고 대통령이 된 뒤

67년에는 장기 집권을 위한 3선개헌, 72년에는 유신헌법을 제정하고 죽을때 까지 대통령을 해먹을 수 있는

체육관 선거(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8대, 9대 대통령으로 쭈~~욱 재직한다.

권력의 끝은 언제나 허망하다. 

유신체제에 대한 항거가 부마민주항쟁으로 절정에 달하던 79년, 궁정동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탄에 의해 사망한다.

그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저질러진 수많은 인혁당사건을 위시한 간첩조작사건, 민주인사들의 고문과 탄압은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 그를 어떤 이들은 그래도 굶주리던 백성들을 먹고 살게 해 주었다고 칭송한다.

개뿔 거짓말이다. 국민들이 개고생하면서 일해서 먹고 살게 된 것 뿐이다.

 

★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제작한 영상 참조 바랍니다.

    [백년전쟁 스페셜 에디션] 프레이저 보고서 1부

     http://www.youtube.com/watch?v=z-up2VNU8eo&feature=share&list=PLe8PqJoXeD8QVbbvwnMMwjvQcUZGLtENY

 

지난 11월 14일 구미시 주최로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공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95회 탄신제'에서 남유진 구미시장은 "피와 땀을 조국에 헌신하신 반인반신(半人半神)의 지도자는 이제 위대한 업적으로 남아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고 발언했단다. 대체 구미시장이란 사람과 내가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게 맞는지... 정신적 공황이 온다.

 

그런데 이제 영애님까지 대통령이 되시겠다고 한다. 아! 슬프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전두환장군 납신다.

 

일찍히 군내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만들어 진급을 좌지우지 하다 10.26사태 이후

12.12 군사반란을 통해 군의 지휘체계를 깨뜨리고 막후 1인자로 등극한다.

80년 5월 15일 계엄철폐를 외치며 서울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5월 17일에 오히려 계엄령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

이에 반발한 광주시민들이 전두환 퇴진과 계엄 철폐를 외치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시작되었다.

이후의 비극적이고 참혹한 상황은 영화 '화려한 휴가'나 '26년' 영화 도입부의 에니메이션을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

 

민주화를 외치는 시민에게 군인을 동원해 곤봉으로 패고, 대검으로 찌르고, 총을 쏘라고 시킨(시켰다고 추정되는 ?)

문어장군은 현금 잔고 29만원으로 골프치고, 육군사관학교에서 사열 받고, 동문회 후배들이 만수무강하라고 올리는 큰절을 받는다.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지만 수감 2년 만에 제15대 대통령 선거 직후인 97년 12월 22일에 

김영삼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요구를 받아들어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관련자를 모두 특별사면하면서 석방되었다.

추징금은 2,205억원 중 533억원을 추징하고 1,672억원이 미납되어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어떻게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단 2년만에 그를 풀어 줄 수 있는가?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국민의 감정을 고려치 않은 처사일 뿐만 아니라

후대의 귀감이 될만한 '더러운 역사 청산"을 반쪼가리로 만들어 버렸다.

 

                       ▲ 포스터에 "우린 그사람한테 사과할 기회, 충분히 준 거 같은데?"라고 쓰여 있다.

                          '그 사람'은 기회를 줬지만 사과하지 않았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가해자가 자기의 잘못을 진심으로 고백하고

피해자에게 자기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 했을때

비로서 피해자는 용서에 필요한 조건이 갖춰진 것 뿐이라고...

그리고 피해자가 용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라고

 

그런데 '그 사람'이 단 한번이라도 반성하고, 고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봤는가?

이런 사람을 용서 할 수 있는가?

 

그는 여전히 외교관 여권을 사용해 해외에 나다니고

수많은 경찰이 그를 보호해 주고 있으며

집앞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언론인(이상호기자)이 있으면 수갑을 채워 잡아간다.

손녀 딸은 명품 패딩을 즐겨 입으며

그가 나들이 할땐 경찰이 프리패스 할 수 있도록 신호등을 조작해 준다.

 

이러한 힘이 환수하지 못한 1,672억원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그를 진정한 큰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자발적으로 많은 이들이 믿고 따른 결과인지 나는 알수가 없다.

 

정말 왜 이러는 걸까?

대한민국 차~암 거시기하다.

 

화장실에 갔다가 뭐하러 왔지 생각하며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나올 때의 그런 찝찝함이 남는 날이다.

"26년"이라는 영화때문에...

 

 

 

▲ 이 포스터만 보면 울컥 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은 무엇을 표현하는 것일까?

   억울하게 죽어간 부모님에 대한 회한인지, 분노인지...

 

 

이 영화는 아래의 자막을 보여 주면서 시작한다. (정확하지는 않다)

 

"1980년 5월, 대한민국 국군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는 전대미문의 비극이 발생한다.

 이때의 사망자, 부상자 수는 6.25 전쟁 이후 최대로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4122명에 달한다.

 당시 군의 권력자였던 '그 사람'은 대한민국의 11대 대통령이 됐다."

 

이 영화의 작품성이 뭐가 중요하겠나.

그냥 한번씩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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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드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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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시간은 감정적으로 무덤덤 하다.

그리고 올해 들어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더더욱 무덤덤 해졌다.

 

이젠 잘 흔들리지 않는다.

물론 자신 할 순 없다.

사람은 항상 변하므로.

 

"40 넘은 사람이 어떻게 변하냐고~~포기해!"

이런 소리 직장에서 많이 하고 많이 듣고 살았다.

 

아니다.

계기가 있고, 그 계기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면 40 넘어도 바뀐다.

하지만 알잖아!

대부분은 그런 계기가 없다는걸.

먹고 살기도 바쁜데...

나? 글쎄다.

 

사실은 이런 얘기가 주제가 아니다.

 

요즈음 나를 흔드는 것,

흔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음, 많지 않다.

하긴 날 흔드는 요소가 많았던 적도 없다.

 

 

 

나를 눈물짓게 하는 것.

 

슈스케4의

홍대광이 하루종일 버스킹(Busking)을 해도

천원을 벌지 못해 좌절 할때의 사연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유승우가 예술고등학교로의 진학을 꿈꿨는데

부모님이 경제사정 때문에 보내주지 못했다는 사정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요즈음의 나는 슈스케가 아니면 눈물 흘릴 일이 거의 없다.

슈스케가 시즌1에서 4까지 넘어오면서 어떤 프레임을 짜두고 거기에 맞는 인물들을

배치하여 감정이입을 강제한다는 비판도 있다.

평론가 입장에서 식상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나는 입맛이 촌스러워 그런지 이런 스토리에 끌리고 감정이입도 잘된다.

슈스케4가 끝나면... 슬픈 영화를 보러 가야겠다.

 

 

나를 화나게 하는 것.

 

쌍용자동차의 해고노동자와 가족 중에 23명째 목숨을 버린 사연을 들을 땐

눈물이 흐르는게 아니라 화가 난다.

 

MB...쓰다가 지운다.

화가 나서 못쓰겠다.

도곡동, BBK, 4대강, 사저, 친인척... 입아프다.

 

곧 개봉 될 "26년"을 보게 되면 슬프고 화나는 감정을 세트로 맛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나를 즐겁게 하는 것.

 

이번 주말에는 어느 산을 갈까 하고 인터넷 지도를 뒤질 때.

 

친구가 술 마시자고 전화 왔을 때.

 

개그콘서트 보면서 낄낄 거릴 때.

김준현...너~~무 재밌다.

 

아! 생활이 나를 단순하게 만든다.

Simple한 도시인의 삶? 뭐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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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BLO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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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의식 중에 SNS와 BLOG를 동일 선상에 놓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카카오톡도...
아니 그냥 그게 뭐던 간에 차별점이 없었다.

약간의 결벽 내지는 강박증상으로 인해 뭔가 질질 끄는걸 싫어 했고 과도하게 빨려 들어갈까봐 끊임없이 경계했다. 어릴적의 전자오락에 대한 트라우마인가?

생각해 보면 나에게 올해 2012년은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고 앞으로도 또다른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계속적으로 자각하게 하는 소소한 사건들도 있었고, 반복적인 자극과 반성을 통해 정리되지 않은 찌꺼기들을 떨어 버릴 수 있는 계기도 있었다.
부처님 껌 씹으시는 소리만 하고 있다.

원래의 얘기로 돌아가보면
페북이나 트윗 같은 SNS는 기본적으로 내 게으른 천성에 비하면 너무 빠른 템포를 가지고 있어서 쫓아 가기에는 역부족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 자체도 그리 설득력 있지 않다는걸 알고 있다. 아마도 내가 SNS의 사용법이 아니라 SNS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어 더이상 적응을 포기했다고 하는 편이 타당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난 여과되지 않은 순간의 감정과 생각의 표출을 감당하지 못한다. 정확히 얘기하면 그렇게 표출된 것들에 대한 뒷감당이 힘들어 가급적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어느 친구가 말한대로 자존감이 낮아서 인지 아니면 지극히 보수적인 태도가 몸에 배어서인지 모르겠다. 생각은 왼쪽, 생활은 오른쪽에서 하다 보니 인지부조화가 몸에 뱃나보다. 별 변명을 다한다.

SNS나 BLOG 둘다 침대 구석에 숨겨 놓고 혼자 쓰고, 혼자 읽는 일기는 아니지 않은가. 아마도 나만의 일기로 충족되지 않은 무언가를 위한 소통을 추구하는 도구로 SNS, BLOG 등이 개발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인지하고 있었지?
난, 이제서야 어떤 생각으로 이 매체를 대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래 안다. 이런거에 특별한 다루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난 단지 버스커버스커의 범준이처럼 목에서 힘 쫘악 빼고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읇조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배운 보람이 있지.
아직 힘 빼는 방법을 익히지 못했다.

그래 뭔가 결심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날거다.
쓰다 보니 혼자 궐기대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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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낮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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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ile6.uf@14149143500A625828895B.jpg"


- 불암산 507m

무겁게 내려 앉은 대기
높은 습도
땀방울은 방울져 흐른다

산 정상 근처에 앉아
지상을 내려다 본다

희뿌연 안개인지 스모그 인지
온세상에 하얀 장막을 쳐 놓아
시야를 멀리 뻗지 못하도록 막는다

장마에 이어 태풍이 지나가더니
이젠 정체모를 저기압이
밝은 새상을 방해한다.

무겁게만 느껴지던 공기가
다행히도 가볍게 흔들리며
한아름의 청량감을 안긴다
이런 가벼운 동요에도
온갖 감각은 곧두서
미묘한 차이를 감지하고 있다.
산에 왔기 때문일까

스치는 잠깐의 미풍
윙윙거리며 지나치는 벌들
식량을 찾아 바쁘게 움직이는 개미
제짝을 찾는지 꺄아악 깍 울어대는 까마귀까지
한가한 산속의 일상을 펼치고 있다

나도 만끽한 토요 산행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또다른 시간을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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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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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부터
장마비가 계속되고 있다

푸석푸석하던
공기를 적시고
퍽퍽하던 산길의
흙먼지를 가라 앉히고
시들거리던 잎파리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살아오면서 장마비를
기다린 기억은 없다

계속된 가뭄으로
저수지가 마르고
농지가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산조차 시들거리는게
올해엔 유난히 눈에 밟힌다
이것도 나이 먹는 징조 중 하나일게다

그렇게 고대하던 비가 오고 있다
두두둑 거리며 쉼없이 떨어지고 있다

예상강우량 120mm
텅텅 빈 저수지를 다 채우진 못하겠지만
우선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충분한 양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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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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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3일에...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를 맞이한 날이다. 나름의 추모를 위하여 19일 서울시청에서 있었던 추모콘서트에 다녀왔고, 또 나 나름대로의 추모를 더하기 위하여  그가 내게 끼쳤던 직간접적인 영향을 떠올려 본다.

아직도 이분에 관한 사진을 보거나 추도의 글을 접할때면 콧등이 시큰거리고 눈자위가 뻐근해지는 증상이 수반된다. 아마도 그의 끝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더 그럴 것이다. 동시에 그를 그런 사지로 몰아 넣은 세력에 대한 분노는 새록새록하다. 오직 본인의 영달을 위해 부엉이 바위로 몰고간 그 인간들의 끝을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으로 인해 내가 받은 영향은 절대적이다. 특히 그는 간접적이긴 하지만 내게 정치에 대해 눈을 뜨게 만들었고 사회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었다.

그 관심은 오마이뉴스라는 매체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마 2002년이었을 것이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어느 기자의 강연을 듣다 "미디어오늘"과 "오마이뉴스"라는 인터넷언론을 소개 받아 인연을 맺게 되었다. 

오마이뉴스는 그 이름의 파격성에 맞게 "모든 시민이 기자다"라는 모토와 함께 독자를 기자로 끌어들이는 유래없는 시도를 통해 아직까지 인터넷 진보매체의 맏형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내고 있다. 한참 이 매체에 빠져 올라오는 기사를 거의 실시간으로 탐독 했었는데 그때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터졌다. 아마도 이 사건이 나를 좀더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꽃다운 나이의 여학생 두명이 벌건 대낮에 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죽었는데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의 부당함이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분노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누구는 "나를 키운건 구할이 교양이다"라고 했고, 내 친구는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다"라고 불리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난 "나의 정치적 성향을 결정한 것은 구할이 분노다"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특별한 철학을 가지고 있지 못했고 아는 것도 없었기에 현실에 대한 분노가 아마도 나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원이었으리라 생각 된다.

아무튼 오마이뉴스를 탐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조금씩 접하게 되었고 조정래씨의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던 사실들을 한번 더 확인하고 프레시안 같은 매체로 시야를 확장하는 등의 여러가지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마침내, 아주 조금 역사에 대한 부채의식이 느껴져 왔다. 도대체 나란 인간은 그 혼란스럽던 8~90년대를 대학생의 신분으로 살았으면서 어찌 그리 아무일 없었다는듯 무심하게 살았을까 하는 자책감이, 나를 아주 조금 괴롭혔다. 아주 조금... 충분히 참을 수 있을 만큼의 자책감. 많이 낯 간지럽고 어디 가서 창피해서 얘기하기도 부끄러울 만큼의 부채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노무현 후보자를 흔드는 세력이 나타났다. 이른바 "후단협". 후보단일화협의회라는 말 그대로 갈대와 같이 지조없이 흔들리는 구케으원 모임이다. 자신들의 당 대권후보가 지지율이 낮으니 오직 축구 밖에 모르는 인기있는 부자아저씨를 자당의 대통령 후보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신이상자 내지는 권력 외에는 세상에 의미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 잘나가는 후보를 우리의 보스로 삼자는 모리배들의 모임되겠다. 겉으로는 딴당 후보와 자당의 후보를 단일화 해서 경쟁력을 높이자고 했지만 속마음은 위에 얘기 한 것처럼 찌질한 자당 후보를 버리고 윤기 쫘르르 흐르는 몽준이를 옹호하자였다.

이때 혜성같이 짠하고 나타난 이가 있었으니 그이름 "유시민" 전 국회의원(17대)이다. 현재는 통합진보당의 평당원 신분이지만 몇일 전까지만 해도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였다. 내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정치인이다. 불운하기도 하고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이다 보니 그의 행보를 일반적인 정치인의 Frame으로 이해하기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많다.

나머지 쓰려다 실패했다... 언제인가는 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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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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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이 나에게 미친 영향에 대한 서술 -

혁명이다.
처음에는 이 조그마한 손안의 컴퓨터가 뭐 그리 대단 할까 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실제 내가 공짜폰으로 가입한 연아폰에서 갤럭시S로 갈아 탄 후 처음엔 이 자그마한 물건으로 뭘 해야 할지도 몰랐고, 단지 비싼 사용료를 물어야 하는 장난감이라는 인식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꼭 틀린 말도 아니지만...


그후 가장 쉽게 발견한 용도는 포터블 오락기였다. 부하직원으로부터 소개 받아 빠진 고스톱 오락. 그게 실제 돈은 아니지만 차츰 따 놓은 돈이 쌓이면서 맘이 뿌듯했다. 억대의 도박 자금을 모은다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게다가 멍청한 컴퓨터는 내가 무리한 "고"를 외치지만 않는다면 내 상대가 되질 않았다. 그게 게임을 만든 프로그래머의 의도였다는걸 알아챌 때까지는... 재미있었다. 알고 난 뒤론 당연히 흥미가 떨어졌다.

다음엔 전세계인 중 많은 사람을 핸드폰을 자기 분신으로 여기게 만든 불후의 명작 "앵그리버드". 내 고등학교 시절의 갤러그나 제비우스 같은 중독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앵그리버드 초판부터 리오버전. 시즌스버전을 모두 깨고 났을땐 차라리 홀가분 했다. 이젠 더 이상 이 나이에 이런 게임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니까 라는 착각 때문에.
이후 허전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중독성 있는 게임 몇 개를 찾아 자진해서 중독 되려고 노력하다 눈앞이 침침해지면서 급속도의 노안이 진행되는 것을 느끼고 관두기 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어찌하다 보니 "나는 꼼수다"를 접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작년(2011년) 7~8월 정도로 기억된다. 이미 10회 정도까지 배포되었던 것 같다.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한동안 mp3파일을 컴퓨터로 다운받아 스마트폰에 옮겨 담고 북한산둘레길 걸으며 듣고 집에 와서 듣고 시간 날때마다 복습하고 했던 일들이 새롭다.

 

아마도 여기까지가 작년에 벌어졌던 일인 것 같다.


올해 들어와서는 사용 범위가 좀 더 다양해졌다. 주로 네트웍 통신용으로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전에 다니던 직장이 무선통신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회사여서 통신사업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2G(CDMA), 2.5G(EV-DO), 3G(WCDMA), 4G(LTE)에 이르기까지 무선통신망이 점차 진화하고 있는데 결국 이들의 차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무선데이타의 속도일 뿐이다. 그 안에 쓰고 있는 주파수대역이 어쩌고 통신규약이 저쩌고는 사실 몰라도 무방하다.

 

그 당시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건 도대체 소비자들이 무선데이타를 쓸데가 별로 없는데 무선데이타 통신에 왜 그리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일까였다. 다시 말하면 Killer Application이 없는데 무선Data 속도를 늘리는데에만 치중하는 것은 바보짓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실제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는 고작해야 90년대에 전화로 P/C통신 하던 식으로 Nate(사업자간에 폐쇄된 공간)에 접속하여 벨소리 다운받기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무선Data 통신요금이 무서워 얼른 빠져나와야 했던 시절이었고.

 

그러나 세상에 i-phone이라는 물건이 나오면서 시장자체가 완전히 바뀌어 버리게 된다. 위에서 말한 Killer Application 이라는게 화상전화처럼 단순하게 무선Data를 소모하는 하나의 기술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손안에 컴퓨터를 사람들에게 들리움으로서 무선Data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버렸다. 결과적으로 사람들마다 스마트한 기기를 손에 붙들고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네트웍에 접속함으로서 무한Data 소비시대에 접어 들어가게 되었다.


이거 쓰다 보니 남들 다 아는 얘기를 무미건조하게 서술하는 논문이 되려고 한다. 이런 얘기를 장황하게 기술하는 이유는 나도 여기에 편승하여 내 삶이 지대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오늘 이 얘기를 꺼낸 동기이기도 하다.

게임의 중독에서 빠져 나오자 또 다른 중독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름 아닌 여러 종류의 통신(?)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제일 먼저 시작한 건 Twitter와 Facebook이었다. 시작은 2010년 10월경이었다. 당시에 온갖 매스컴에 SNS 얘기가 도배 되고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SNS에 가담하지 않으면 뭔가 무지 뒤떨어지고 고리타분한 인간으로 전락할 것 같은 위기감 때문에 일단 둘다 가입은 했다.

 

Twitter는 유시민, 노회찬 등 좋아하는 정치인 몇명을 팔로우하면서 시작했는데 도무지 내 정서와 맞지 않아 달랑 멘션 하나 남겨보고 포기했다.별 미련도 남지 않아 이후 쳐다보지도 않는다.

 

Facebook도 거의 같은 처지였다. 그나마 Facebook은 Twitter보단 거부감이 덜하였다. 아주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옛 직장 동료들을 한 두명이나마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짜피 적극적으로 대화와 소통을 목적으로 시작 한 것도 아니고 내 주위에 그럴만한 사람들도 없었기에 가끔 심심할 때마다 누가 보든지 말든지 신경쓰지도 않고 단촐하게 사진 한장, 글 한줄 올리는게 Facebook 활동의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친구 한 명(JYS)에게 친구등록을 신청하게 되었고 그 친구에게 딸린 동창들이 있어서 그 친구들과도 페친을 맺고 하다 보니 친구가 급작스럽게 늘게 되었다. 그중 한명이 동창회그룹을 만들면서 초대하는 바람에 1년 반동안 등록한 친구 수보다 훨씬 많은 친구를 등록하게 되었고. 게다가 이 친구들이 시도 때도 없이 게시물을 올리고, Youtube 음악을 올리고, 감상을 적고, 댓글을 달고 하다 보니 나도 어느새 상당 부분 빠져 들었다. 이 글의 주제인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접속하여 누가 뭔 말을 올렸는지 체크하고 내가 게시한 게시물에 댓글은 달렸는지 확인하고... 이러한 현상이 나만의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아주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평범한 경험 이란걸 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 보니 이건 좀 아니다 싶기도 하고 "감정의 기복"도 생기기도 해서 현재는 쉬고 있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다. 개인 간에 1:1로 카톡으로 대화한다면 뭐 그리 깨가 쏟아지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크게 즐기진 않았는데 어릴적 친구 18명이 한방에 모였더니 상황이 달라졌다. 누군가는 말을 꺼내고 마침 시간이 되는 친구가 말을 받고, 주거니 받거니가 계속되면 어느새 대화방의 읽지 않은 메시지가 수백건에 달하고 밀린 숙제 하듯 읽기도 바빴다. 그렇다고 안 읽자니 뭔가 아쉬움이 남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것도 수시로 새로운 얘기 없나 기웃거리게 되고 안보면 불안하고 전형적인 중독증세를 낳는다.

 

이 밖에도 카카오톡을 만든 회사가 아쉬움이 남았는지 "카카오스토리"까지 만들어서 이젠 사진까지 올리며 소통하라고 난리를 치니 온통 사람들과의 관계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충실해 진다는 느낌까지 든다. 이거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요즘 어디에 가나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TV를 보거나, 신문기사를 검색하거나, 카톡으로 친구와 대화하거나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강 변을 산책 해봐도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엊그제 신문에서 본 뉴스에 따르면 휴대폰 가입자 5,255만명중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50%가 넘었다고 한다. 놀라운 수치다. Apple이 시작하고 삼성이 따라하면서 이들이 사람들에게 소비 시킨 금액과 시간을 따져보면 엄청난 수치가 나올 것이다. 물론 스마트폰은 Hardware에 불과하고 Twitter, Facebook, 카카오톡 등의 SNS, 각종 오락, 신문, 만화 등등의 컨텐츠가 받쳐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겠지만 말이다.

 

사실 스마트폰의 혁명은 들고 다닐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든 것부터 시작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컴퓨터를 만들고 나니 자연스럽게 그 조그만 컴퓨터에서 구동되는 어플들이 만들어지고 거기에서 수익이 발생하면서 스마트폰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순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들 잡스가 위대 하다고들 하나보다.

그나마 그동안 내 스마트폰 갤럭시S(이젠 완전 구닥다리가 되어 버렸다)에 수많은 무료 어플을 깔았다 지웠지만 아직까지도 가장 활용도가 높은 어플은 Evernote라는 것이다. 우연찮게 접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카카오톡에 조금 길게 쓸 글을 임시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하다 이젠 내 원고지가 되고 수첩이 되어 버렸다. 갤럭시S의 화면 크기가 작아 아주 긴 글을 쓰기엔 불편하지만 웬만한 메모나 글들을 바로바로 적을 수 있고 저장된 글을 컴퓨터에서도 보고 수정 할 수 있어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중 사진찍기와 Evernote에 글쓰기가 가장 요긴하다고 느껴진다.

스마트폰이 어느 순간 내 인생에 다가와 내게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스마트폰 자체라기 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손쉽게 접근이 가능해진 SNS, Podcast 다운받아 듣기, 사진찍기, 글쓰기 등을 통해 내게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는 또 무슨 어플이나 Service가 나와 나를 흔들까?

어느 블로그에 갔더니 주인장이 i-phone을 찜질방에 가서 머리 위에 놓고 자다 도둑 맞았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내 아이폰을 가져간 게 아니다. 내 몸의 절반을 가져 갔다." 아마도 그 사람은 실제로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나도 얼마 전에 술 한잔을 걸치고 택시를 타고 집에 왔는데 핸드폰이 없어진 걸 발견했다. 순간 요즘 유행하는 용어인 멘탈붕괴가 느껴지더군. 다행히 찾긴 했다.

이제 살면서 스마트폰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럼 즐겨야 하는데 마냥 즐기기에는 뭔가가 자꾸 걸린다. 어느 스님이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말라고 하시던데... 내가 과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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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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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내린 비가
아직 마르지 않았다

나트륨 등이 비추는 산책길에
나무들이 뿜은 듯한 안개가
뽀얗게 내려 앉고 있다

어디선가 흘러와
콧속을 간지럽히는건
아마 아카시아 향일듯 싶다
아니 라일락 일지도...
비온 뒤의 텁텁한 공기와 섞여
무딘 코를 혼란에 빠뜨린다

그 향기가
내 발걸음을 쫓아다니며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어디서부터 날 쫓아 온걸까?

비를 머금은 덕분인지
길가의 풀들은 한결 생기가 돈다
이젠 연두를 벗어 던지고
제법 진한 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다

바람은 불지 않는다
공기가 물기를 머금어서인지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낮은 온도 때문에
촉감은 상쾌하다

집에서 걸어 온지 한 시간
잠깐이다
걸음이 잠깐인지
생각이 잠깐인지
아니면 왔다가 가는게 잠깐인지...

그래, 멀리보면 모든게 잠깐이다
그 잠깐을 위해
이렇게 걷고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읇조린다

그렇게 오늘의 산책도
마무리 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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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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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감정의 기복이 발생한다.

갑자기 축축 처지고 만사가 귀찮고 활력은 떨어지고 사는게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

 

그게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그런건 아니고

어떤 생각의 꼬투리가 자꾸 자꾸 부정적인 생각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들이 부질없어 보이고

철없고 한심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면서

부가적으로 의욕은 감퇴하고 활력은 떨어진다.

 

어찌 보면 이런 현상이 바이오리듬과 관계가 있을지도... 좀 무책임한 분석이긴 하다.

하긴 근래에 여러면에서 너무 헤프게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헤프게 살다보니 긍정의 모멘텀이 모두 소진되어 버리고

하락추세에 접어 들었는지도...

 

밥 빌어 먹고 사는 처지에 묵언수행을 할 수 도 없고...

 

최소한 당분간 말이라도 아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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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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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리
네시간 넘게 웃고 마시고...떠들고

잠은 두시부터
기상은 여섯시
알람이 켜진다
뇌에도 신호가 전달되었다
"어이. 일어나랜다"
...
허리에 힘을주고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오뚜기처럼 탄력있게...는 무리다
비비적 비비적 겨우 일어났다

음. 머리를 도리도리, 도리질
잠인지 술인지, 섞여서 옴몸을 휘젓는군
뇌도 얼굴도 머리카락도 푸석푸석하다

일상을 맞을 준비를 하자
대충 열심히 씻고 닦고
면도하고 광내고 바르고 거울 한번 보고

헉! 그러나마나 별차이 없다
옛날엔 따끄면 좀 낫더니
세월이 좀 먹어버렸군.라고 생각한다

양말, 와이셔츠, 바지,
넥타이, 가디건, 양복저고리 순으로
순서를 지켜야 한다
옷을 다입고 나서
빼먹은 넥타이를 매거나
양말을 신으려면 두배는 힘들다

이제 방에서 탈출
식탁에 서서
바나나 하나를 집어들고 고민한다
이걸 먹어 말어
안내켜서 포기
포트에서 어제 내려놓은 차디찬 커피를 발견
장비가 막걸리 마시듯 기꺼이 원샷!
영양가는 없지만 해장엔 만점이다

이제 출발
아차 핸드폰 챙겨야지. 여분의 밧데리까지
요샌 밧데리 떨어지면 세상과 단절된다.
현관 도어락 버튼을 누르고
문을 살며시 연다
식구들 깨울라...

오늘도 세상으로 뛰어든다

일상이다.

(3월 29일 페북에 올린글. 여기에 보관하고 싶어서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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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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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거리며 내릴줄 알았던 보슬비가
장대비로 변해 강변을 넘실거린다.
좀 과하다 싶게 밤새 퍼붓더니
이젠 눈까지 합세했다.
한놈은 미리와서 위세를 부리고
한놈은 갈때를 모르고 강짜를 부린다.
아직 비구름을 비집고 비치기에는
햇볕이 힘에 부친다

눈비가 물러난 자리에
온전히 햇볕이 자리잡을줄 알았다
그리하여 빗물 머금은 땅에
온기를 불어 넣을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엔 엉뚱한 놈이
주인행세를 한다
바람이다.
왜왔냐고 물었더니
눈과 장대비가 가길래 얼결에 따라왔단다
참 개념없는 놈들이다
개념이 없을뿐더러
웬 힘자랑을 그리 해대는지
나를 땅바닥에 패대기 치겠다고 덤빈다

하늘엔 뭉게구름이 피어올랐다
도대체 왜들이러지
이건 한여름에 등장해야 되는데...
다들 자기들의 입장순서와 시기가
뒤죽박죽이다
뭉게구름은 뒤늦게 눈치챘는지
바람에 밀려 종적을 감추기 바쁘다

간신히 비집고 들어온 햇볕이
초롱초롱 하지 못하다
요즈음 들어 엉뚱한 놈들에게
린치 당하다보니 영 주눅이 들어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그래도 맏형인데
곧 자리를 박차고 건재함을 증명하겠지

우리는 안다
온세상이 아지랭이로 어지러워 지고
노오란 개나리가 펑하고 터질 거란걸.

잿빛세상은 풀빛세상으로 교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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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조금 깊게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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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서로가 자연스럽게 파악 된다.

소소한 잡담과 얘기거리를 주고 받으며

그 친구의 생각, 사고체계, 성격, 말투, 성향, 버릇  등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굳이 그 친구를 파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오랜 시간 대화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오랜동안 사귀면서

술도 먹고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눴지만

그 친구한테 그런 면이 있었나? 하는 의문을 가질 때도 있다.

습관적으로 같이 만나서 시간을 보내고 대화하는게 자연스럽다 보니

늘상 보이는 면이 그 친구의 모든 것이라고 단정해 버리는 경우도 있고.

   ▲ 아침에 출근하다 놀이터에 산수유가 피었길래...그런데 정작 산수유는 잘 안보이는군.


더구나 오랜 동안 접촉이 없다가 갑자기 다시 만나게 되면

그 친구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 할 뿐더러

살아오면서 어떤 변화를 겪었고, 현재는 어떻게 사는지, 무슨생각을 하는지,

전혀 정보가 없다보니 상당히 조심스럽다.

이런 경우 꼭 그럴 필요가 있는건 아니지만

한번쯤은 통으로 그 친구와 대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서로 살아온 과거의 행적을 추적해 보는 거다.

관계가 끊어진 지점, 혹은 그 앞 지점부터 시작해서 쫘악 훑어 보는거다.

특히 살아오면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던 부분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물론 이런 의도적인 대화는 서로 자기 스스로를 스스럼 없이 보여 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것 같다.


한번 비슷한 경험이 있긴 하다.

두세시간 정도에 걸쳐 20대부터 현재까지의 주요 History를

한자리에서 좌악 풀어 낸 적이 있다.

물론 맨정신엔 못하고 술도 많이 마셨지만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두세시간 만에 친구를 다 안다는게 무모한 짓이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최소한 "니는 나를 몰라"라는

썰렁한 멘트는 피 할수 있지 않을까.

그냥 한번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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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며시 다가와
짐짓 딴청을 부린다

하지만 누구나 알아챈다
오면서 일으킨
바람, 냄새, 소리로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다
마침내 거리로 나온다

지나는 곳마다
장이 서고

스치는 곳마다
잔치가 열린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아는체 할까 하는
마음이 들 때면
이미 자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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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치 생각의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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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을 보내며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며 보낼까. 그 생각의 용량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깨어있는 동안엔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 한다.

하지만 생각의 대부분은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생각,
외부 자극에 대한 리액션에 필요한 생각,
직업적 필요때문에 반복적으로 정형화된 일련의 프로세스들을 기계적으로 연결하는 생각
정도일 것이다.

먼저 생존에 필수적인 생각
   * 배가 출출한데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 목마르다. 녹차, 커피, 생수?
뭐 이런 단순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생각들...

두번째, 외부 자극에 대한 리액션에 필요한 생각
   * 내 코에 파리가 앉았다. 머리를 흔들어 파리를 날려 보낼까, 아니면 손바닥으로 확 쳐서 잡을까.
이렇게 외부에서 뭔가 자극이 왔을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생각이다. 

세번째, 직업적 필요 때문에 기계적으로 반복하거나 일련의 프로세스대로 연결되는 생각
   * 마우스를 움직여 A10 Cell에 갖다 놓고 숫자 5,467,600을 타이핑 한후에 엔터. A11 Cell에는 A2에서
     A10까지 Sum  함수를 사용하여 합계를 낸 후.... (나 같은 놈)
이런 식으로 직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관련된 행위들을 반복하거나 앞과 뒤의 행위들을 연결시키기 위하여 하는 생각들 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제외하려는 생각들인데 설명이 너무 구차하다.

여기서 한가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한계로 외부의 자극에 대해 동물적으로 반응하는 행동의 어디까지를 생각의 범주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예쁜 아기가 웃는 모습을 보고 나도 따라 웃는다면 이 행동이 내 생각의 결과인지 단순한 외부자극에 대한 리액션인지 애매하다. 모르는건 패스~

아무튼 이렇게 짧은 지식과 사고체계를 가진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위에 나름 정리한 세가지(일상적인 생각)를 제외하고
여타의 하루 분량의 생각들을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어느 정도의 길이가 나올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상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장의 길이와 내 삶의 행복지수 또는 만족도와 상관관계가 있을까 하는 상상도 함께 해본다.

아마 의미있다고 판단되는 생각을 건조한 단어로 나열한다면 그리 많은 문장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하루분의 생각으로 A4 한장을 채울 수 있을까. 만약 이렇게 군살 쫙 빼고 생각의 건더기만 나열한다면 푸석거리는 단어 몇개 외에는 건질만한 것이 없는 날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문장의 길이가 길수록 좀 더 나은 생활이라는 보장도 없다. 온갖 번뇌와 증오, 갈등, 혐오의 문장들로 꽉 차 있다면 차라리 텅빈 백지가 나을수도 있을테니까.

 

그래 애초부터 쓸데 없는 엉뚱한 상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미련이 남았다. 뭐하나 건질거 없나?


* 자뻑용 권총 (출처: 어디더라...)

그래서...
아주 재미없고, 안전하고, 들으나 마나한 결론을 하나 썼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니라서 지웠다.
생각이라는 걸 정의하고, 종류별로 분류하고, 유의미한 것과 무의미한 것들로 거른 후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면 좋은 삶을 살게 될거야'라는 류의 얄팍한 생각을 글로 옮기고 나니,
'시간나면 잠이나 자지 그랬어' 하는 자책감이 몰려와 그냥 지웠다.
역량도 안되는데 앞으로 이런 무리한 짓은 말아야겠다. 괜히 머리만 아프다.

한가지 얻은건 있다.
안돌아 가는 머리를 회전시키며 기름칠해서 치매예방에 기여했다는 정도의 위안.
할머니 고스톱치는 이유와 같다.

난 오늘 생각한 분량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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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가을, 겨울. 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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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너무나 눈이 부셔서
하얗게 색이 바란 세상.
초록만이 흰색을 버틴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지만
버드나무 가지를 흔들만한
미풍만 있어도 행복하겠다

보내기 힘들지만
보내고 나면 아쉬운 시간
좀더 재밌게 놀아줄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가을

사람을 홀리는
산과 나무가 지천이다

개성 없던 초록은 물러나고
빨갛게 노랗게 불타오른다

하지만 이내
흥분은 가라앉고
일상의 식상함으로 돌아온다

오늘을 태우고 난
잔불이라도 있어야
다가올 추위를 견디지 않을까




 



겨울

해질녘의 싸늘함이
변심한 애인의
매몰찬 말투와 닮았다.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럿지만
땅은 아직도
너무 단단하다.

스무밤이 지나면
눈은 녹고
바람은 잦아들겠지

하지만 난 
여전히 외투를 걸치고 있을게다





 

아마 스무밤이 지나면 봄에 대해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사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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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과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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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 술이나 마약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동의어 "의존증"
집착 :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

고2까지 오락실을 거의 가지 않았다. 특별히 가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게 아니라 별다른 기회가 없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더니...난 오락실을 따라갔다. 중독됐다. 고3때... 돈만 생기면 쫓아가고, 심지어 어머니 지갑에서 백원짜리를 훔치기도 했다. 이후 대학교에 가고 나서 아마 일학년이 지나서야 시들해졌던 것 같다. 난 남들 다하는 당구를 배우지 않았다. 중독의 휴유증을 또 겪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대학교 생활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엉뚱한데 중독이 됐다. 이제까지 한번도 피우지 않던 담배가 이상하게 피우고 싶어졌다. 꿈에서조차 담배피는 뽀빠이가 나를 유혹 했다. 아마도 학교생활에 적응도 잘 안되고, 재미도 없다보니 위안거리를 찾고 싶었나 보다. 아니면 종교에 대한 반항심이었을지도...
처음엔 내가 조정 할 수 있을줄 알았다. 내가 원하면 피우고 아니다 싶으면 말고. 대단한 착각이었다. 전자오락 따위도 못끊는 주제에.
이후 25년 넘게 공기를 더럽혔다. 내 폐와 함께.
마침내 중독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거의 일년이 다되간다. 심한 부작용과 싸우고 있지만.
난 꿈을 거의 꾸지 않는다. 아마 생각이 나지 않는 거겠지. 사람은 다 꾼다고 하니...
그런데 희안하게도 담배피는 꿈은 아침에도 기억이 생생하다. 하도 생생해서 금연이 깨진걸로 착각하며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

술은 조금 사차를두었다. 학교 다닐때는 주머니도 가볍고 또 그리 잘 마시지도 못했다. 좀과하다 싶으면 거의 내용물 확인하고 무지 괴로워 했기 때문에 술과 절친이 되리라곤 생각치 않았다. 물론 착각이었다.
문제는 졸업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부터다.
사회 초년병으로서, 가장으로서, 모든게 낯선 환경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퇴근 후 입사동기와 나누는 소주가 없었다면 그 모든걸 어떻게 감내하고 살았겠는가. 안다. 다 핑계다.
그래서 나쁜놈 또 하나가 점점 절친이 돼갔다. 그놈 사귄지도 삼십년 다돼간다.
오늘 알았다. 난 '알콜중독'이 아니라 '알콜의존증'이야 라고 떠들고 다녔는데 "중독"의 다른이름이 "의존증"이란다.

중독이란 말이 긍정적으로 쓰이는 경우는 "A에게 중독됐다"란 식의 다소 낭만적인 묘사나, "운동중독" 같이 그런거 한번 걸려봤으면 하는거 외에는 거의없다.

술, 담배, 마약, 도박, 전자오락, 커피, 과자, 설탕, 일... 다른 의미지만 농약. 중금속 중독도 있고.
의도적이든 우연이든 간에 사람이 중독 될 수 있는 가지수는 상당할거다.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상태"
중독의 의미를 되새겨 볼수록 살벌하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것들과는 거리를 두는게 좋겠지. 그래야 친구들과 양로원 동기 먹기도 수월할테니.

그런데 카톡에 누가 글을 올렷나 수시로 체크하고, 휴대폰 만지작거리고 안절부절 못하는건 중독인가? 집착인가? 아마도 집착일게다.
"어떤 것에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메달림"상태가 심하다 보니 친구 중 한명이 마음을 정돈하고자 잠시 카톡계를 등지겠다는 전갈을 보내왔다. 부디 집착과 중독을 평정하고 해탈의 경지에 오르기를...설마 부처로 환생하지는 않겠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뭔가. "집착을 버리기 위한 수행과정이다"라고 말하면 다들 재수없어 하겠지? 그냥 할일도 없고 심심해서 그런다. 그래도 나 오늘 오랜만에 맨정신으로 글쓴다. 기특하지 않나?

2012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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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친구들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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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안지 30년이 넘었지만
누에고치마냥 자신만의 세계에만 존재하다
소통의 마법사 "카카오톡"의 힘과
송년회의 성황으로
급속한 친근감을 과시하는 일련의 무리. 특별한 친구들이 생겼다.

요즘 다행히 우리란 단어를 쓸수도 있겠다~~ 싶다.
그 많은 차이, 몰이해, 숨겨진 신념 등등은 다 가리고
어린시절을 공유했던 가느다란 추억의 끈에 간단히 메달려
높은 친밀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살아왔던 관성대로 얘기하고 떠들고 웃어도 문제는 없어 보인다.
아마 앞으로도 이해관계가 없기에 무난 하겠지만
사람이 모이면 감정을 다치는 일들은 필연적으로 생겨 날게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수용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 할텐데...
걱정이 많으면 쉬 늙는다.

2012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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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새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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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짐

일년에
딱 한번씩 맞이하는 새해

"벌써!"라는 탄식과
"또 시작!"이라는 구호가 교차한다

걸어온 만큼보다는
남은게 짧아
구보보다는 산보가 좋겠다

오늘 저녁엔
희망과 행복이
동의어가 될 날에
빨간 동그라미를 그려야겠다


2. 소망

누워 있으면
심하게 칼로리가 소모되고
생각만 하면
턱선이 갸름해지는
궁극적으로
내 아들의 몸매를 만들어 주는
그런 기계를
껌값에 제공하는
사회공헌기업이
나타나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내평생 소원인
자연스럽게
다리꼬고 앉기가 가능해진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소망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서
삶의 의욕이 복돋아진다는
역설을 믿고싶다.

아울러 세계엔 피~~스

2011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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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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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였다

하지만
내일 아침은
숙취와 함께
또렷한 부끄러움을
대면 할것이다


매일 아침이
새벽별처럼
차갑게 빛나길 바란다면
저녁의 암울함을
어찌할 것인지

반복되는
일과속에서
편집점을
찍을수 있는
시공간을 확보 할 수 있을까

필요한 것은
심호흡과 걷기정도.
엠피쓰리는 필수.
여분의 노래가 있다면
기꺼이 흥얼거리겠지

시간을 소비하나
아니면
시간이 내 옆을
무심히 지나가나

그 극명한 차이가
습자지 한장의
질량 만도 못하다면
난 어디에 있지?

2011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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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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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묵직하게
쏟아지다
갑자기 하얗게 시어버렸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말라는,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싯귀는
오늘따라 왜이리 시리지.
이 추운날 광화문에서
물대포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소녀시대를 보고,
아이유를 읽고,
자우림을 듣고
으~~음...
감흥을 얻는다.

그래!
나의 결핍을 당신들이 채워주니까.

나도 누군가의 결핍을
조금이라도 메꿀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 인생 일까?

횡설수설의 밤
명료한 낮보다 나은 점은
생각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이 밤을 통째로 즐기기에는
아침이 버겁다.

2011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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