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서로가 자연스럽게 파악 된다.
소소한 잡담과 얘기거리를 주고 받으며
그 친구의 생각, 사고체계, 성격, 말투, 성향, 버릇 등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굳이 그 친구를 파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오랜 시간 대화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오랜동안 사귀면서
술도 먹고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눴지만
그 친구한테 그런 면이 있었나? 하는 의문을 가질 때도 있다.
습관적으로 같이 만나서 시간을 보내고 대화하는게 자연스럽다 보니
늘상 보이는 면이 그 친구의 모든 것이라고 단정해 버리는 경우도 있고.
▲ 아침에 출근하다 놀이터에 산수유가 피었길래...그런데 정작 산수유는 잘 안보이는군.
더구나 오랜 동안 접촉이 없다가 갑자기 다시 만나게 되면
그 친구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 할 뿐더러
살아오면서 어떤 변화를 겪었고, 현재는 어떻게 사는지, 무슨생각을 하는지,
전혀 정보가 없다보니 상당히 조심스럽다.
이런 경우 꼭 그럴 필요가 있는건 아니지만
한번쯤은 통으로 그 친구와 대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서로 살아온 과거의 행적을 추적해 보는 거다.
관계가 끊어진 지점, 혹은 그 앞 지점부터 시작해서 쫘악 훑어 보는거다.
특히 살아오면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던 부분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물론 이런 의도적인 대화는 서로 자기 스스로를 스스럼 없이 보여 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것 같다.
한번 비슷한 경험이 있긴 하다.
두세시간 정도에 걸쳐 20대부터 현재까지의 주요 History를
한자리에서 좌악 풀어 낸 적이 있다.
물론 맨정신엔 못하고 술도 많이 마셨지만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두세시간 만에 친구를 다 안다는게 무모한 짓이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최소한 "니는 나를 몰라"라는
썰렁한 멘트는 피 할수 있지 않을까.
그냥 한번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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