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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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다 문득 떠오른 생각들...

 

심심해서 정리 해봤다.

 

 

 

☆ 카카오톡 
 
등록친구 425명.
허전함을 달래주진 않는다 
 
 
☆ 스마트폰 
 
햇살론광고 수신 전용,
"한잔 할래?" 문자 발송 기능도 있다. 
 
 
☆ 담배/부부 
 
한 때 다신 안보려 했다,
그랬었다. 
 
 
☆ 아메리카노/참이슬 
 
다른거 마셔도 된다.
그냥 입에 붙어서 
 
 
☆ 12월 
 
약속 잡고, 독려해서
여럿이 모여 술 마시는 달. 
 
 
☆ 아침 
 
주면 고맙고,
안주면 할 수 없고. 
 
 
☆ 점심 
 
날마다 새 메뉴를 찾지만
어짜피  먹어 봤던 거다. 
 
 
☆ 저녁 
 
안주로 대신하는
삼시세끼 중 한끼. 
 
 
☆ 산 
 
널 보러 간다지만
네 머리 위에서 경치만 보고 오더라. 
 
 
☆ 잡초 
 
경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라는 풀.
출처 : 노유진의 정치카페
사례 : 국정교과서 
 
 
☆ 자가용 
 
출근 할땐 편하지만
음주 할땐 추가비용을 수반하는 물건. 
 
 
☆ YS 
 
만주화 투사, 정치인.
공과 과가 너무 분명해서
한마디 요약이 안되는 사람.
고이 잠드소서...

And

단풍 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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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늦은 아침을 먹고,

산에라도 가라고 채근하는 아내의 성화에  슬금슬금 짐을 챙겼다.

마침 양수역에서 약속이 있다는 아내를 차로 데려다주고

간 곳은 운길산역에서 한참을 들어가야 나오는 계곡이다.

너덜지대 밑으로 졸졸졸 물이 흐르는 수준이어서

계곡이라 부르기엔 어정쩡하지만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좀처럼 산을 오르겠다는 의욕이 나지 않아

차라리 한갓진 계곡에 들어가 단풍사진이나 찍어 댈 생각이었다.

이곳은 언제 와 보아도 신비로운 기운이 돈다.

온갖 봄꽃들이 만발 할 땐 수많은 진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한 때 뿐이고 사람들의 이목을 잘 받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역시나 이 곳을 오르내리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어,

방해 받지 않고 느긋하게 단풍을 즐기며 사진 찍기에 열중했다.

한참을 오르다 허기가 느껴져 자리를 잡고 조촐한 점심을 시작했다.

김밥 한 줄, 덤으로 따라온 단무지 두쪽, 막걸리 한병이 전부인 식사지만

바람소리, 새소리와 함께 즐기는 점심은 나름 운치가 있다.  
 
친구에게 얻은 중국산 의자가 내 엉덩이 두쪽을 받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약간의 불편함을 주었다.

하지만 산에서 이 정도의 안락함이면 됐다.

그래도 내 몸무게를 힘겨워하는 의자 다리가 불쌍해서라도

튼튼한 놈으로 하나 장만 해야겠다. 
 
이 계곡 방문도 올해엔 마지막이지 싶다.
봄부터 벌써 대여섯번을 찾아 왔지만

그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곳에 웬지 애착이 간다.

친한 친구에게 선물로 보여주고 싶은 곳 같은 느낌이다. 
 
 
봄이 되면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을 뚫고
앉은부채, 복수초, 노루귀가 고개를 내밀고,
뒤이어 얼레지가 땅을 뒤덮고,
괭이눈이 돌틈을 메운다.
바람꽃이 봄바람을 불러들이고,
현호색이 군데군데 모여 종알 거리며,
피나물이 눈부신 노란색의 진수를 보여 준다.
이제 끝났나 싶으면
으름덩굴이 줄기마다 한웅큼씩 암수 꽃들을 피워내고,
고고한 자태의 앵초가 꽃대를 세운다. 
 
바위 밑으로 물이 흐르고
나무들이 초록색 이끼 양말을 신고 사는 그곳,
덩굴들이 얽히고 설키고
썩은 나무 둥치 밑에서
새싹이 돋는 그곳의 잔상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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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알러지성 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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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십 넘어 콧물을 줄줄 흘리며 괴로워 하는 꼴이라니...

 

올 6월 들어 갑자기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재채기를 해대 여름 감기에 걸린줄 알았다.
하지만 열이 난다던지 머리가 아프는 등 감기 증상이 없어 이상하다는 생각만 했다.

점점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에 갔다.
난 항상 병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

 

의사선생님께 알러지 비염이 의심된다고 하자

나이가 들어 알러지가 생긴 것 같다며 센~ 약을 지어 주겠다고 했다.

그 약을 먹자 거짓말처럼 싸악 나았다. 더 이상 코찔찔이가 되지 않았고 재채기도 멈췄다.

하지만, 약이 떨어지자 도루아미타불...

마침 메르스가 온 나라를 덮쳐 민심이 흉흉하던 차에

회사에서 연신 재채기를 해대며 콧물을 질질 흘리고 있자니 눈총을 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

알러지는 하루 아침에 좋아질리 만무하다는 소신으로

약국에서 산 항히스타민제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처음에는 오전에만 그러더니 갈수록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드는 재채기와 흐르는 콧물때문에

삶의 질의 현저히 떨어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이젠 깡으로 버틸 나이도 아닐 뿐더러 점점 심해지는 증상을 더 이상 참지 못해 다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의사선생님께 증상을 설명하자 알러지반응 검사를 해보자며

검사실에 들어가 등짝을 내 놓은채 엎드려 있으라고 했다.

간호사가 등에 뭉툭한 침 같은걸로 여러 군데 점을 찍는 것 같더니

거기에 시약을 떨어뜨리고 침으로 콕콕 찔렀다.

약 10분이 경과 한 후 의사선생님이 검사실에 들어와 상태를 보더니 몇번 몇번 알러지라며

결과는 집먼지, 집진드기 알러지란다.

어~ 하시더니 환삼덩굴 꽃가루 알러지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간호사는 내 핸드폰을 달라고 하더니 자기 번호를 입력하는게 아니라...
내 등짝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 사진을 살펴보니 검사를 시작하며 뭉뚝한 침으로 점을 찍은 것처럼 느껴졌던 건 볼펜으로 숫자를 적은 거였다...
사진을 확대해보니 31번과 53번 밑에 빨갛게 달아오른 붉은 점이 선명하게 보인다.

음...사실 좀 창피했다.

집먼지, 집진드기라니. 환삼덩굴 꽃가루 알러지는 그나마 낮다.

 

갑자기 안하던 집안 대청소를 하고 싶어졌다.

단순히 진공청소기를 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스팀걸레질까지 마구마구 하고 싶어진다.

안다. 나 원래 약샵하다.

 

 

요즈음 날마다 나이듦을 원망하게 된다.

머리카락이 시어져 지져분함을 견디다 못해 염색을 하게 되고,

가급적 셀카는 찎지 않게 되고, 늘어나는 뱃살을 한탄한다.

그래 안다. 그래봤자 흐르는 세월을 돌이킬 수 없다는걸. 이길 수 없다는걸.

즐기진 못할 망정 피해서 될 일은 아닌걸 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을 몰라서가 아니라 맘은 청춘인데 몸은 회춘이 필요한 시기다.

그래서 그런지 인지부조화가 발생한다.

이젠 의지보단 초연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ps. 환삼덩굴은 성내천변을 걸으며 많이 봐왔다.

사납게 주위를 뒤덮고 잎과 줄기에 가시가 나 있는데다 외래종이라 인상이 고약하던 놈이었다.

그런데 이제 나에게 알러지까지 선사하다니.

나쁜넘. 내 니 뿌리를 뽑진 못하겠지만 네놈의 악행을 틈나는대로 내 지인에게 고발하리라.

내 소심한 복수를 맞으라~~~
환삼덩굴이 혈압강하에 좋다는 둥 약초로서 효능이 있다고 하나 먹는 사람 못봤다.

유해식물로 지정됐나 보다. 한강에서도 플랭카드 걸고 제거작업 하더라.

흥!! 이다.

 

 

                            ▲ 환삼덩굴꽃

 저 꽃대를 흔들면 미세한 꽃가루가 엄청나게 흩날린다. 유해종은 왜그리 성장속도도 빠르고 번식도 잘하는지

모르겠다. 자기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에도 그리 유익하지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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